👓오늘의 여행지 - 대만 가오슝, 레트로 군위, 백암순대, 하이난 골프장, 제주의 예술
님에게 드리는 트래비의 여행이야기 2023.11.06

안녕하세요.  트래비 레터 18호를 전해 드리는 에디터 SG입니다.


2023년의 트래비는 중화권과 가까이 지냈습니다. 4월호는 홍콩, 8월호는 마카오로 꾸몄고, 올해 마지막 트래비(12월호)는 대만으로 꽉 채워질 예정입니다.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는 아니고, 제2의 도시 가오슝(Kaohsiung)을 비롯해 핑동(Pingtung), 타이동(Taitung)을 주 무대로 한 남동부 특집입니다.

 

대만은 한국 젊은층의 인기 여행지입니다. 올해 유독 그렇게 느껴집니다. 실제로 2022년 하반기부터 한국인의 대만여행 키워드 검색이 급증했는데, 19~39세 그룹의 관심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다녀와 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더라고요. 적당한 항공권 가격과 현지 체류비, 자유여행에 적합한 환경(교통·관광지 접근성 등), 여행자에 대한 현지인의 배려 등 여러모로 부족함 없는 목적지였습니다. 이번 트래비 레터는 12월호 예고편이자 가오슝에 대한 사사로운 이야기입니다.

갖가지 표정을 짓고 있는 '가오슝'  
가오슝의 대중교통으로는 노면전차와 MRT(지하철)가 있다. 두 시설 모두 깨끗하고, 이용하기 편하다. 가격도 저렴

새로운 여행을 나서기 전에는 기대와 걱정이 공존한다. 처음 가는 목적지라면 더욱이. 개인 여행이라면 기대 7 : 걱정 3, 출장이라면 기대 3 : 걱정 7의 비율이다. 대만 가오슝은 후자에 속한다. 날씨, 관광지 상태, 치안, 위생은 물론 내 컨디션까지 온통 신경 쓰인다. 시작부터 순조롭길 기대하며 항공사 선택에도 신중을 기한다.

가오슝 하늘길은 중화항공과 함께

가오슝으로 향하는 하늘길은 중화항공과 함께했다. 인천-가오슝(12:15-14:25), 가오슝-김포(14:30-18:15) 일정인데, 3박4일 여행에 적합한 스케줄이다. 게다가 가오슝공항은 후쿠오카공항처럼 도심과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 중심지인 메이리다오역(Formosa Boulevard Station), 가오슝역, 가오슝 아레나역까지 MRT(지하철)로 15~2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입국심사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오후 4시 정도면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인천-가오슝 노선에는 새 기종인 A321-Neo가 투입된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추가 비용을 내더라도 40열을 추천
기내식도 준수하다. 다양한 콜라보로 즐거움도 잡았다
대만 차 브랜드 WOOTEA와 협업해서 만든 디저트(버블 밀크 티 마시멜로 비스킷). 이코노미 디저트 중 손에 꼽는 맛  

11월 초의 가오슝은 여행하기 좋은 날씨였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바짝 덥고, 오후 3시 이후에는 누그러진다. 해가 조금씩 지기 시작하는 오후 5시부터는 선선한 바람이 분다. 걷고 싶은 그런 날씨다. 

가오슝의 러브 리버

가오슝에서는 다양한 도시의 모습이 조금씩 보였다.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과 조경은 후쿠오카(또는 일본)와 닮았고, 냄새는 발리를 생각나게 한다. 수많은 오토바이는 방콕을, 간판 모양새는 홍콩을 떠오르게 한다. 각기 다른 모습이 조화를 이뤄 가오슝을 이루고 있다. 한 가지로 정의하기 힘든 다양성이 매력인 여행지다.


또 5일이라는 짧은 시간을 통해 가오슝 사람들을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여행 중 만난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상냥했다. 단, 영어 소통은 지금까지 다녔던 모든 여행지 중에서 가장 안 되는 곳이었다. 당황할 정도로. 오랜만에 신체를 적극 활용해 원하는 것을 쟁취했다. 음식 주문도 구글 지도에 나온 이미지로 해결. 

야시장
엄청난 크기의 간판  
복권 가게가 편의점만큼 흔하다  

음식은 대체로 입에 맞았다. 특히, 루러우판은 인상적이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빕구르망을 받은 보홈(Bo Home)의 루러우판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잘 만든 갈비찜을 흰쌀밥 위에 얹은 맛이다. 가격도 좋다. 루러우판 한 그릇이 고작 60TWD(약 2,700원)다. 양이 부족하면 한 번 더 주문하면 그만이다. 갖가지 반찬을 시켜도 1만원이면 충분하다. 

루러우판(사진 정중앙).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맛이다
대만의 맛이 버겁다 하더라도 괜찮다. 가오슝에서 일본 문화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식당도 마찬가지다. 일식당(이자카야부터 파인다이닝까지)이 꽤 많고, 한신 아레나(백화점) 등 일본 기업도 상당수 진출해 있다. 백화점에 가면 한식도 있으니 끼니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치진섬에서 본 일몰
관광지도 다 소개하고 싶은데, 주요 명소는 트래비 12월호에서 만날 수 있다.  대신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몇 곳을 살짝 공개한다. MRT 주황색 노선의 종점인 시즈완역(Sizihwan Station)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으면 구산 선착장(Gushan Ferry Pier Station)에 닿는다.

페리를 타고 5분이면 가오슝의 섬 ‘치진섬(Cijin)’에 발을 들이게 된다. 분위기도 동남아 휴양지와 비슷하다. 길거리 음식들을 지나면 가오슝의 바다가 여행자를 반긴다. 그리고 일몰은 꼭 보기를. 11월에는 오후 5시부터 해가 뉘엿뉘엿 지고 5시30분이면 꽤 어두워진다. 노을을 보고 저녁 식사하러 가면 일정도 딱 맞다. 치진섬의 일몰은 괌, 코타키나발루 등의 것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가오슝의 도심과 완전히 분리된, 다른 차원의 공간처럼 느껴진다. 
밤이 되면 깨어나는 도시  
가오슝은 밤이 돼야 제대로 깨어나는 도시 같다. 오전에는 명소에 가도 문을 연 상점이 그리 많지 않다. 더위의 기세가 가라앉는 시간부터 가오슝의 시계는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또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특정돼 있다. 관광객은 야시장으로, 현지인들은 백화점으로. 관광지에는 사람이 그렇게 없더니 두 곳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특히, 가오슝 아레나역에 있는 루이펑 야시장과 한신 아레나는 나름 핫플이다.

참, 가오슝의 핫플은 명확하지 않다. 거주하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도 고개를 갸우뚱할 뿐. 시원한 답변을 얻을 수 없었다. 그저 날이 더우니 백화점이 최고의 데이트 장소이자, 쇼핑 공간이라고. 
  소우산 커플 관경대에서 찍은 야경. 부산항 같기도
마지막으로 야경 포인트다. 소우산 커플 관경대로 향하면 된다. 걸어갈 수도 있는데, 우버 가격이 합리적이니 되도록 택시를 타길 권한다. 이곳은 일몰+야경 포인트라 5시쯤 가면 가오슝이 갖가지 색으로 물드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가오슝 도심과 치진섬을 두루 조망할 수 있는데, 항구 쪽은 마치 부산항 같아 친숙하게 느껴진다. 
가오슝도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 사진은 한신 아레나(백화점)  
🛍️기념품 Tip
가오슝 시내에 있는 카발란 쇼룸  

‘카발란(KAVALAN)’이 인기라던데🍸

 

국내 위스키 시장의 성장과 함께 대만의 싱글몰트 위스키 카발란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대만 여행 시 캐리어 한구석은 카발란의 몫이다. 가오슝에서는 어디서 구매해야 할까. 우선 롯데면세점 온라인 기준 카발란 비노 바리끄 솔리스트는 24만7,000원~27만8,000원(1L, 11월5일 기준)이다.

가오슝공항 출국장 면세점  

가오슝공항 면세점에서는 4,400TWD(약 20만3,000원, 1L)이다. 가오슝 시내에 있는 카발란 쇼룸(Kavalan Showroom)에서는 700ml 기준 3,500TWD(약 16만1,500원)이다. 쇼룸에서는 카발란 솔리스트 피노 쉐리(6,600TWD, 약 30만4,700원) 등 카발란 위스키의 거의 모든 종류를 갖추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위 가격을 기준으로 가오슝 내 리쿼샵, 까르푸(마트)와 비교해서 구입하면 득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보얼예술특구에 있는 써니힐 매장. 펑리수+홍차 세트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다른 손에는 ‘펑리수’

 

대만 기념품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파인애플 케이크인 ‘펑리수(鳳梨酥)’다. 브랜드도 다양한데, 치아더, 수신방, 이메이, 순청, 써니힐, 썬메리, 신진향 등이 유명하다. 가오슝 시내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브랜드는 써니힐(SunnyHills)과 치아더(ChiaTe)다.


써니힐은 보얼예술특구 근처에 매장이 있는데, 펑리수 1개+홍차 1잔을 무료로 시식할 수 있다. 구매하지 않더라도 여행 중 쉼터로 활용할 수 있어 한 번 찾아갈 만하다. 써니힐 펑리수의 가격은 6개 300TWD(약 1만3,800원), 10개 500TWD(2만3,000원)다. 

치아더 펑리수 

치아더는 한신 아레나(백화점) 내 마트 Mia C'bon에서 구매 가능하다. 가격은 12개 550TWD(약 2만5,300원)다. 모두 박스 포장이 돼 있어 주변 사람들 선물용으로 활용해도 좋다.

Travel More

'군위'에서 발견한 레트로


군위에서는 흔한 패스트푸드점 하나 찾아보기 어렵고, 프랜차이즈 업체도 드물다. 땅 넓고 산 많고, 드문드문 사람이 있으며 나머지 공간은 맑은 물과 공기가 채운다. 세상의 소동에 한 발 떨어져 있기를 결심한 것처럼. 대신 빛바랜 학교와 흙 묻은 돌담, 오래된 간이역 등 ‘레트로’를 형상화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

전국 3대 순대 '백암순대'를 만나다


용인 백암은 순대로 통하는 지역이다. 조선시대부터 유명했던 이곳의 순대는 이제 우리 전통 순대의 대명사로 굳혀졌다. 돼지 소창에 부속 고기와 채소 등을 듬뿍 넣은 백암순대는 입안에서 풍성한 맛을 선사한다. 게다가 백암에 있는 순대 전문점들은 여전히 직접 순대를 만들고 있다. 한 곳이라도 빠트리면 섭섭한 이유다.

  중국 하이난 골프장 3
지금 제주에서 가장 예술적인 공간 4
Travie Scrap

이번 트래비 레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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