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찰리입니다. 오늘은 하이스트 영화의 대표작 중 하나인 줄스 다신의 <리피피>(1955)를 소개해드립니다. 20세기 중반, 미국과 소련사이의 냉전시대때 헐리우드도 예외없이 역사속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습니다. 헐리우드의 배우, 감독, 작가들은 HUAC(House Un-American Activities Committee)이라는 '비(非)미 활동 조사 위원회'의 부름을 받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동료들을 고발하는 이들도, 끝까지 HUAC에 협조하지 않은 이들도 존재했습니다. 전자 중 가장 유명한 이는 엘리아 카잔이라는 영화감독입니다. 그는 자신의 동료들을 고발한 행동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고, 후에 <워터프론트>(1954)라는 영화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카잔의 창작의 원동력은 죄책감이라고 평하는 평론가들도 있습니다. (그는 참고로 <루비 스팍스>(2012)의 배우 조 카잔의 할아버지이기도 합니다) 공산주의자로 거론된 영화계 종사자들과 HUAC에 비협조적이었던 이들 등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은 더 이상 일을 할수 없었기에 많은 이들은 멕시코나 유럽으로 갔으며, 시나리오 작가들의 경우에는 필명을 사용해 계속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유명하게는 <스파르타쿠스>(1960)와 <로마의 휴일>(1953)을 쓴 달톤 트럼보가 있습니다. 2015년에 <트럼보>라는 영화로 그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했죠. 이 난리속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라 유럽으로 간 이들 중 한 명이 오늘 소개할 영화의 감독 줄스 다신입니다. 그는 <밤 그리고 도시>(1950)를 만들던 도중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그후로 5년동안 영화를 만들지 못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프랑스에서 만들 기회를 얻은 영화가 바로 <리피피>(1955)입니다. <리피피>(1955)는 원래 동명의 책이 원작으로, 원작은 인종차별주의적이고 심지어 시체성애증도 나와(😮!) 다신 또한 원작 책을 싫어했고 많은 부분을 고쳤다고 합니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리피피>(1955)를 감상하고 "내가 읽은 최악의 범죄소설을 사용하여 줄스 다신은 내가 본 최고의 범죄 영화를 만들어냈다" 라고도 평했습니다. 5년동안 감옥에 있다가 나온 토니는 마리오와 조, 그리고 세자르와 함께 유명한 보석상을 털기로 합니다. 유명한 보석상인만큼 보안도 철저하기에 그들은 많은 준비를 합니다. 보지 않고 주변 가게들 위치를 외우기도 하고, 보석상을 털 시간대에 몇시에 무엇이 일어나고 누가 지나가는지를 기록하고, 보석상 안에서 전화를 빌려쓰면서 어떤 보안 장치를 쓰는지 파악하고 같은 장치를 사서 어떤식으로 해제 시킬것인지를 연구합니다. 많은 준비가 끝나고나서 그들은 새벽에 보석상을 텁니다. 대략 30분동안 영화는 음악도 없고, 대사도 없이 4명의 인물들이 보석상을 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성공적으로 보석상을 털고 나서 이들은 흩어집니다. 하지만 세자르의 실수로 인해 그들은 발각이 될 위기에 처하게 되고 영화의 후반부는 위기에 처한 이들이 각각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따라갑니다. <리피피>(1955)는 하이스트 영화 혹은 케이퍼 영화로, <아스팔트 정글>(1950)이 케이퍼 장르의 규칙들을 정의하는 하이스트 장르의 첫 영화였다면, <리피피>(1955)는 하이스트를 준비하는 과정을 좀 더 강조시킨 영화입니다. <오션즈 일레븐>에 영향을 준 영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리피피>(1955)는 단순한 케이퍼 영화는 아닙니다. 보통의 하이스트 영화들에서 하이스트 부분이 클라이막스이고, 마지막을 장식한다면, <리피피>(1955)에서 하이스트 부분은 영화의 중심일 뿐입니다. 케이퍼 영화는 영화의 전반부일뿐이고, 후반부는 그들의 행동이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여줍니다. <리피피>(1955)는 '인간'이라는 요소에 집중을 한 영화입니다. 또한 <리피피>(1955)에는 줄스 다신 자신의 상황이 반영되어있습니다. 주인공 토니가 감옥에 있었던게 5년이라는 사실도 다신이 5년동안 영화를 만들지 못했던 상황과 비슷합니다. 무엇보다 다신은 이 영화에서 세자르 역할로 출연을 했는데, 세자르는 영화 후반에 살기 위해 다른이들을 배신합니다. 배신의 댓가로 세자르는 토니에게 총살당합니다. 현실에서 배신당한 입장인 줄스 다신이 영화속에서는 배신하는 입장의 세자르 역할이라니 아이러니하죠. 영화속에서 의리를 강조하는 분위기는 현실에서 블랙리스트 관련 상황에 대한 다신의 입장임이 자명합니다. 줄스 다신은 <리피피>(1955)를 만들고 깐느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는데, 5년동안 했던 고생이 아마도 조금은 보상받은 느낌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리피피>(1955)는 현재 스트리밍 사이트들에서 감상이 가능하지 않지만, 기회가 되신다면 꼭 보시는것을 추천드립니다😉😉 P.S. <리피피>(1955)는 모방범죄가 너무 많이 일어나서 멕시코에서 상영이 금지가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P.P.S. 엘리아 카잔의 <워터프론트>(1954)는 네이버 시리즈온과 구글 플레이 무비에서 감상 가능하십니다😏 P.P.P.S. <트럼보>(2015)는 넷플릭스, Play24, 웨이브,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감상하실수 있습니다🙂 P.P.P.P.S. 누벨 바그 감독 중 하나인 장-피에르 멜빌의 <암흑가의 세 사람>(1970) 또한 <리피피>(1955)의 영향이 잘 드러납니다. 보석상을 터는 시퀀스가 <리피피>(1955)와 마찬가지로 음악과 대사 없이 진행됩니다. <암흑가의 세 사람>(1970)은 웨이브, 왓챠,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감상 가능하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