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은 트럼프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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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하이브리드 통치로 신냉전 자유주의 시대 끝낸다

📌 이번 미국 대선에서 음미해볼 현상들을 몇 가지만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 전국 유권자와 경합주에서 모두 도널드 트럼프가 우위를 차지했다.
  • 대졸 이상과 고졸 이하 유권자들의 선택이 선명하게 갈렸다.
  • 더 이상 청년층은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집토끼가 아니다.
  • 민주당 승리의 기본 공식인 오바마 정치연합이 해체되고 흑인, 히스패닉 등의 남자들이 공화당으로 기울어졌다.
  • 교외 백인 여성들이 민주당에 기대한 만큼의 표를 던지지 않았다.
  • 트럼프는 민주당을 네오콘의 집결지로 비난하고 피스메이커 캠페인을 전개했다.
  • 트럼프는 수차례의 사법 위기를 모두 돌파했다.

📌 위의 현상들은 종합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1. 전반적 시대정신은 트럼프 편이다
나는 이번 대선 초반부터 기본적으로 경제 및 ‘법과 질서’, 이 두 가지의 담론이 시대정신의 핵심을 구성한다고 주장해왔다.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실제 복잡한 현실이 어떻든간에 유권자의 인식에서는 줄곧 경제 무능과 무질서 세력이었다.

2. 구조적 조건뿐 아니라 캠페인도 중요하다
캠페인이란 변수를 뺀 구조적 환경은 어디까지나 기울어진 운동장을 보여줄 뿐 최종 결과를 미리 결정하지는 않는다. 사실 이번 선거는 트럼프의 극단적 자기파괴 본능을 최대한 통제한 수지 와일스의 안정적 캠페인이 다국적 군대가 짧은 시간에 결합한 해리스의 무능한 캠페인을 누른 선거이다.

3. 학위 ‘분단’(균열)이 완성되었다
이제 미국 민주당은 1930년대 프랭클린 루즈벨트 뉴딜 이래 노동자 계급의 운동 정당이 아니다. 민주당은 이제 여피와 지식인 계급의 정당 브랜드로만 규정된다.

4. 미국 판 이준석 현상이 도래했다
민주당이 선의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협소한 정체성 정치를 전개해서 당의 외연을 축소하고 포퓰리즘의 반격을 유발했다. 실제로 오늘날 이 정체성 정치를 주도하는 진보주의자들조차도 올바른 정치적 발언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불안해하는 현상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5. ‘신냉전 자유주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나는 바이든과 해리스를 신냉전 자유주의자로 규정한 바 있다. 그들은 러시아, 중국 등 비자유주의 국가에 대한 과거의 온정주의 노선을 접고 단호한 디리스킹(De-risking, 위험완화화)을 선택했다.

6. 트럼프의 당선은 하이브리드 통치 시대를 의미한다
앤드루 아라토 교수가 분석한 포퓰리즘 정권 중 하이브리드 유형에 나는 주목한다. 주로 행정부 등을 동원해 권위주의 통치를 수행하면서 아직 남은 민주주의적 잔재와 결합한 하이브리드를 의미한다.

7. 트럼프의 국내외 통치는 진화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가 성공적으로 통치하기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트럼프와 주변 세력 특유의 카오스와 과거 지향의 DNA이다. 다른 하나는 트럼프와 주변 인사들의 엇갈린 특징들이다. 대통령과 주변 참모들 사이에 4년 내내 부단한 엇갈림이 존재할 것이다.

8. MAGA 운동의 계승자는 ‘트럼피즘 라이트’이다
트럼프 당선에 미국 민주당이 유일하게 위안을 찾을 빛은 향후 MAGA 운동의 계승자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나는 그나마 부통령 J. D. 밴스에 주목한다. 이번 선거 일등 공신이자 페이팔 마피아인 일론 머스크와 피터 틸, 그리고 틸의 수제자 밴스에 더 주목할 생각이다.

9. 민주당의 대전환은 고통스럽게 오래 걸릴 것이다
이제 혼돈의 대전환기에 접어든 미국에 안정적 정치질서란 존재하지 않는다. 문제는 과연 민주당이 향후 최소 8년을 만들어갈 새로운 가치와 담론, 유권자 연합, 그리고 새 후보군과 메시지를 형성해갈 수 있느냐이다. 앞으로 당분간 미국 민주당의 비틀거림이 예상된다.

📌 할리우드 영화의 달콤한 결론과 달리 현실에서는 반대로 배트맨(바이든)원더우먼(해리스)은 무력하고 조커(트럼프)는 강력하다. 과연 미국의 리버럴과 온건 보수주의자, 그리고 좌파들이 이 어두운 시절, 새로운 미국의 아침을 열어갈 수 있을까?
안병진 /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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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민자들은 ‘평화 대통령’ 트럼프를 찍었다

📌 10월 23일
미국 대선이 다가오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어디서나 대선 이야기가 오간다. 10월에 필자는 우연히 워싱턴D.C.에서 로비스트로 활동하는 지인과 월가에서 대규모 자산을 관리하는 지인을 각각 만났는데, 두 사람 모두 트럼프의 승리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었다.

📌 10월 26일
뉴욕의 사전 투표가 시작돼 투표를 하러 나섰지만 긴 대기 시간으로 실패했다. 사흘 뒤 평일 오후 다시 방문해 다행히 짧은 줄에서 무사히 투표를 마칠 수 있었다. 뉴욕은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주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필자의 투표가 대선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결국 선거의 향방을 결정하는 것은 경합주들이다. 

📌 11월 3일
<초선> 상영회를 위해 미시간으로 향했다. 공항에 마중 나온 미시간 한인 주민은 반드시 해리스가 당선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또다시 트럼프를 찍을 수 있겠어요? 그런데 놀라운 건 여기 많은 교민들이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거예요. 특히 나이가 조금 있는 이민 1세대 중 교회 다니는 분들이 더 그래요.”

미시간대로 가는 길에 트럼프-밴스를 지지하는 큰 깃발과 표지판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하지만 대학가인 앤아버에 도착하자 지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그런데 해리스나 민주당에 대한 지지 표지판이나 적극적인 활동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스라엘-가자 분쟁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에 대한 반감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 11월 4일
미시간공항으로 가기 위해 우버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알바니아 출신이었다. 그의 선택은 당연히 트럼프였다. 이유를 묻자 그는 경제와 전쟁에 대한 불만을 들었다. 트럼프가 ‘평화 대통령’이라는 모순적 타이틀을 스스로 내세우게 만든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

📌 11월 5일
드디어 투표일이다. LA에서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데 이번에는 아르메니아 출신 기사였다. 그 역시 경제난과 불만족스러운 현실에 트럼프의 당선을 바란다고 했다. “이민자 추방이나 소수자 탄압에 대해 우려가 되지 않냐”는 질문에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8시 투표가 끝나고 100여 명의 민주당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자정이 넘어가면서 트럼프의 압도적인 승리가 확정되었다.

📌 11월 6일
전날 밤의 실망감이 무색하게 남가주의 날씨는 밝고 쾌청했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주위 모든 이들의 삶은 정상적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트럼프 시대가 다시 온다고? 우리는 이미 4년간 트럼프 행정부 1기의 혼란을 경험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해리스가 트럼프에게 다시 패배했다.

📌 바이든 정부 기간에 인플레이션, 국경 관리 실패, 그리고 두 차례의 전쟁을 둘러싼 불안정한 외교 정책은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지나치게 강조된 정치적 올바름(PC), 여성의 낙태권, 성소수자 권리 보호는 보수층에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도 있다. 해리스 또한 근래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존재감이 희미했던 부통령 중 한 명이었다.
전후석 / 재미 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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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이펙트(House Effect)
여론조사는 왜 제각각일까?

  •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조사 결과가 일정하게 다른 편향을 보이는데, 이를 하우스 이펙트라 한다.
  • 표본 접촉 방법의 차이, 표본 종류의 차이, 조사 기간의 차이, 유무선 전화 비율의 차이, 접촉 횟수의 차이, 질문 방식의 차이, 내용 구성의 차이, 질문 순서의 차이, 질문 길이의 차이 등 다양한 변수가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 선관위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는 여론조사의 정확성을 위해 가중방식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성, 연령, 지역 등 3개의 변수를 정해주고 가중치를 적용해 표본의 구성비율이 모집단의 구성비율과 일치하도록 보정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중방식 때문에 하우스 이펙트가 더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다.
  • 한국에선 정치 브로커가 가중방식을 악용해 국정에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고, 미국에선 여론조사가 실제 표심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강하다. 안팎으로 여론조사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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