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은 왜 5조 원에 인수됐을까?

2019. 12. 19ㅣ구독하기ㅣ지난 레터ㅣ웹에서 보기

코스피 2,194.76 ▼ 0.92 (-0.04%)

코스닥 648.95 ▼ 1.63 (-0.25%)

코스피200 294.22 ▼ 0.18 (-0.06%)

미국 USD 환율 1,168.50 ▲ 1.50 (+0.13%)

⏳ 머니레터 줄거리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극장판: 하늘도깨비 대 요르문간드>가 개봉합니다. / by 효라클
배달의 민족이 5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에 인수된 이유는 뭘까요? / by 최기영
여러분의 돈 관련 고민을 보내주세요! 사연 당첨 시 선물을 드립니다. / by UPPITY

투데이슈

오늘 개봉하는 신비아파트,

어떤 회사가 투자했을까?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오늘, 극장판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극장판: 하늘도깨비 대 요르문간드>가 개봉합니다.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겨울방학 시즌에는 어린이들이 볼 수 있는 전체관람가 영화들이 개봉하죠. 현재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체관람가 영화는 <겨울왕국2>와 <신비아파트> 두 개입니다.

<겨울왕국2>는 상영관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새로 개봉하는 <신비아파트>가 치고 올라올 예정입니다.

벌써 실시간 예매율은 <겨울왕국2>를 제치고 3위를 기록 중이에요.

그래서 님이 알아야 할 것

<신비아파트> 제작에 공동투자한 회사는 오로라입니다. 신비아파트 완구도 오로라가 만들어요. 오로라는 아기상어 완구도 만들어서 아기상어 관련주이기도 합니다.

과연 신비와 금비는 주비와 함께 요르문간드를 격퇴할 수 있을지(당연히 하겠지만…), 오로라는 신비아파트의 흥행으로 떠오를 수 있을지! 기대되는 시점입니다.

📌 본 정보는 개별종목에 대한 매수 추천이 아니며 이를 근거로 행해진 거래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

💬 효라클's Comment

<신비아파트> 애니메이션은 CJ E&M과 오로라가 합작해 만들었습니다. 신비아파트 완구도 오로라에서 제작하여 판매하고요.

이번 영화에서는 새로운 캐릭터 주비가 등장하는데, 주비의 캐릭터 완구 판매량이 새롭게 생긴다는 점에서 오로라에게 호재입니다.

올겨울 어린이들을 사로잡을 <신비아파트>가 기다려집니다.

Weekly 스타트업 씬

배달의 민족은 왜

5조 원에 인수됐을까? 🛵

무슨 일이 있었냐고요?

지난 13일, 깜짝 놀랄 만한 기사가 떴죠. 얼핏 봤을 때는 배달의민족이 요기요에 팔렸다는 거로 보일 수도 있어요. 앱 다운로드 수와 이용자가 더 많고, 여러 가지 다양한 사업들을 병행하고 있는 배민이 왜 요기요에 팔렸을까? 하고 의아해하셨을 수도 있고요.

사실 요기요는 독일의 배달서비스 전문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이며, 배달의민족의 운영사는 '우아한형제들'이에요. 이번 인수합병 건은, 정확히 말하자면 딜리버리히어로에서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거랍니다.

이 과정에서 우아한형제들(이하 우형)의 기업가치가 4조 7천억 원으로 평가됐습니다. (밥 하기 싫을 때 눌러보는 배달 앱의 회사가 이렇게 어마어마한 곳이었다니 🤣) 이중 국내외 투자자 지분의 87%를 인수하는 형태였어요. 나머지 13%의 지분은 우형 경영진들이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이것도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의 지분으로 전환됐습니다. 우형은 이제 DH의 100% 자회사가 된 거예요.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한국에선 ‘요기요’와 ‘배달통’, ‘푸드플라이’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현재 40개 국가에서 28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 유니콘이죠.

이번 인수 소식은 이런 점에서 화제가 됐어요.

스타트업이 엄청난 금액(약 5조 원)에 완전 인수를 당했다는 점
업계 1위 기업이 2, 3위 기업에 인수되었다는 점
한국식 B급 정서의 브랜딩을 추구하며 성장해, 한국 스타트업을 대표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기업이 외국계 기업이 되었다는 점

무엇보다 인수 규모가 국내 IT기업 M&A 역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전단지를 모아 만든 앱이 5조 가치까지 성장한, 스타트업씬의 전설적인 엑싯(Exit) 사례로 기록될 겁니다.

사실 우형 경영진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었을지도 몰라요. 우형은 이미 6차례에 걸쳐 5,000억 원 정도의 누적 투자를 받아왔는데요.

투자자로서는 투자한 금액에 이익을 더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가능한 방법은

기업이 최대한 빠른 시간내에 엄청난 이익을 발생시키거나
누군가에게 더 비싼 가격에 다시 인수되거나
증권거래소에 상장(IPO)을 해서 주식을 대중이 직접 거래할 수 있게 해서 다수가 더 큰 금액으로 주식을 살 수 있게 만들거나

이 세 가지 밖에 없거든요.

특히 투자를 여러 번 받으면 경영진의 주식 수는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투자를 받는다는 건, 투자금을 받고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주거나 새로운 주식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죠.

돈을 받고 기존 주주의 주식을 주면 당연히 기존 주주의 주식 수가 줄어들고요.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면 기존 주식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것을 '대주주의 지분이 희석된다'라고 하는데요, 우형도 연이은 투자유치로 경영진 지분이 13%까지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이렇게 지분 희석이 어느 정도 진행된 기업은 IPO(상장)로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습니다.

상장을 한다는 건 대주주가 보유한 것보다 많은 주식이 시장으로 쏟아지거나, 제삼자에게 매각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경영권을 노리는 이들이 적대적 M&A(인수 합병)를 시도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지분이 많이 희석된 경우에는 IPO가 아주 부담스럽죠.

한편, 골드만, 세쿼이야, GIC, 힐하우스 등의 투자처들은 반드시 이익을 내고 말겠다는 느낌의 기업이라, 우형 경영진을 빠르게 회수 가능한 방법을 만들라고 압박했을 수도 있습니다.

지분 관계상 투자사가 경영진보다 더 큰 의결권을 갖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선택된 방법이 매각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한편, 이번 인수로 인해 국내 배달앱 시장은 1위, 2위, 3위 가 같은 회사가 됐습니다. 이들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는 대략 90% 이상을 차지하게 됩니다. 즉, 독과점이 되어버린 건데요.

우리나라에서는 기업의 인수합병 계약 시,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 라는 절차를 밟게 돼있습니다.

인수합병으로 인해 독과점이 되어버리면,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기에 공정위에서 해당 인수합병 여부를 승인하는 제도를 만들어 두었거든요.

독과점 이슈에 대해서 아마도 DH는 ‘국내 배달 시장이 생각보다 더 큰 규모고, 자신들의 점유율이 50%를 안 넘는다’라는 논리로 독과점에 대응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래서 님이 알아야 할 것

스타트업 씬에서는 이번 M&A를 환영하고 축하하는 분위기이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우선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를 외치며 한국 특유의 문화를 강조한 기업이 해외 기업에 팔렸다는 점에서 일종의 배신감(?)을 느낀 것인데요.

이 부분에서 우형이 앞으로의 브랜딩 전략을 어떻게 바꿔나갈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또 현재 사업 모델 측면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있습니다. 우형은 동네의 외식업 사장님들에게 수수료나 광고비를 받아 매출을 내고 있는데요.

불경기로 동네 사장님들이 배달 건당 2,000원~3,000원 내는 것도 힘들어 하는 판국에, 우형은 5억 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에 매각됐고, 창업자들은 어마어마한 부와 명예를 얻은 것처럼 보이니 상대적 박탈감 또는 괴리감이 들 수 있죠.

그리고 배민, 요기요, 배달통의 경쟁이 사라지면서 각 서비스의 차별점이 줄어들고, 일시에 비용을 높이는 등의 독과점 폐해가 발생한다면 사장님뿐만 아니라 배달을 시키는 소비자에게 그 피해가 갈 수도 있습니다.

💬 최기영's Comment

우형은 지속적으로 투자를 받아야 하는 사업 구조입니다. 한정된 배달업, 외식업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받아 엄청난 마케팅을 통해 결국은 1위로 올라섰지만, 아직까지 투자금을 회수할 만큼의 수익을 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래서 우형이 시도한 것은 로봇 등의 IT 기술. IT 기술로 외식업을 혁신하며 시장의 파이를 더 키우려 했었고, 이 역시도 막대한 투자금이 드는 일이 었죠. 다행히 알려진 것 이상으로 성과를 내왔습니다. DH는 그 기술에 배팅을 한 거죠. DH가 우형을 인수한 여러 이유 중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이 부분입니다.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어 우형은 더 커져야 하는데, 베트남에 진출하는 등 해외로 눈을 돌리던 차에 이번 딜이 성사됐습니다.

우형의 IT기술을 통해 동남아 시장을 장악해 보자는 게 DH와 우형의 결론일 수도 있어요. 그게 꼭 배달시장만은 아닐것입니다. 우형은 이미 울트라콜 등 배달라이더 들의 위치 추적 기술,AI 등 모빌리티에 대한 기술이 꽤나 있는데, 이를 동남아시아에서 펼쳐 볼 수도 있으니까요.

이번 인수가 우형이 배달과 외식업계를 넘어서는 회사가 되기 위한 시작이 아닌가 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