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생성 AI가 보인 가능성
일단 이미 오픈AI에 10억 달러(약 1조 2440억 원) 이상을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엔 100억 달러(약 12조 4400억 원)를 투자해 총지분 49%를 확보하는 안을 제안한 것으로 오늘 알려졌어요. (디인포메이션이 최초로 큰 투자 논의가 진행 중이다라고 보도를 했고, 세마포(Semafor)라는 미디어 스타트업이 이 구체적인 내용을 알리는 보도를 했어요)
아직 오픈AI가 창출하는 수익은 5000만 달러(약 620억 원) 보다 훨씬 낮은 수천만 달러 수준이라고 알려졌는데요. 현재 주요 사업 모델도 확정하지 않은 이들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큰 베팅을 한 것이죠.
오픈AI를 넘어 생성 AI 전체에 대한 관심도 이전보다 훨씬 커졌고, 테크 기업들의 가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지난 1년 가까이 돈을 쌓아놓고 투자를 아끼던 벤처캐피털들은 현재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모두 엿보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생성 AI에 자본이 몰리는 분위기는 지난달부터 이미 시작되었고, MS가 더 늦기 전에 큰 투자를 하겠다고 나선 이유 중 하나라고도 볼 수 있어요.
아마존이 최근 또 1만 8000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등 테크 업계의 구조조정이 올해 들어서도 계속 이어지고, 경기까지 하강할 것이라고 예측되는 국면에서 다른 세계가 구축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MS라는 빅테크가 사활을 건 이유
MS는 그간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검색 엔진인 빙(Bing)에 챗GPT의 기술을 적용하고, MS오피스의 워드 등과 이메일 시스템에도 적용할 것으로 보여요. 이미 워드 등에는 오픈AI의 소프트웨어가 일부 반영되었다고 하는데요. MS는 구글이 장악한 검색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이미 장악하고 있는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더 앞서가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베팅을 한 것으로 예상돼요.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검색 엔진이 시장에 등장하고, 전 세계 수억 명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에 관련 기술이 적용된다면 사람들의 일과 삶에 상상하는 것 이상의 큰 변화가 생길 수 있어요. MS는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 산업의 새로운 판이 짜이는 시점에 이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고 계산했을 테고요.
이미 사람들이 챗GPT를 숙제부터 논문 리서치 그리고 자신의 일 등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 그 가능성은 상상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어요. 이메일을 대신 써주는 수준을 한참 넘어, 앞으로 정보와 지식의 생성이 필요한 일에서 사람들의 시간을 크게 아껴줄 수 있다고 증명되고 있고요.
물론 선생님들이 챗GPT를 활용한 과제를 걱정하고 뉴욕과 같은 도시에서는 아예 공립학교들의 네트워크와 기기에서는 접속이 금지되는 풍경 등도 이미 많은 변화를 암시하고 있죠.
성과보다는 경쟁이 커질 테지만
단, 빙이 단기간 내 구글을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오랜 기간 관련 기술을 개발해 온 구글도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 현재 이미 강력한 기반을 가진 구글 그리고 MS를 등에 업은 오픈AI가 넘치는 자금과 강력한 클라우드 컴퓨팅 파워를 기반으로 업계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의심하는 시선은 별로 없어요.
또 메타라는 빅테크도 AI를 개발하고 활용한 지 오래되었죠. 다만 구글과 메타가 관련 생성 AI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여전히 발생하는 정보 오류 혹은 유해 정보 생성 등이 걱정되기 때문이에요.
기술은 많이 발전했지만 큰 기업들이 이를 본격적으로 공개하고, 이를 활용하는 제품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내놓는 리스크를 감행하고 있지 않은 것이에요.
이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제품을 내면서 경쟁을 더 크게 할 수 있는 시간이 오기까지는 현재 일각의 기대보다 당연히 오래 걸릴 수 있어요. (물론 챗GPT에 적용된 GPT-3을 뛰어넘는 GPT-4가 나오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소문도 현재 무성하지만요)
과열 신호가 나온 상황이지만
피치북에 의하면 2022년에 생성 AI에 투자된 돈은 약 137억 달러(약 17조 원)였어요. 총 78건에 대한 투자였고요. 이는 이전 5년 간 해당 분야에 투자된 돈을 합친 것과 비슷해요. 2023년에는 벤처 투자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와중에도 이를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 투자될 것으로 보이죠. 누가 투자를 하게 되건 오픈AI에 대한 투자 한 건으로 올해 1월부터 지난해 전체에 버금가는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고요.
뉴욕타임스가 인용한 한 벤처캐피털은 현재 생성AI 스타트업은 약 450개라고 스프레드시트로 정리해 공개했어요. 지난해 크립토 투자로 큰 실패를 보고, 대부분의 테크 투자가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한 투자자들이 오랜만에 만난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할 것으로 보여요.
투자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이미 막을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닌 상황에요. 더 늦기 전에 더 앞선 기술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경쟁은 시작되었어요.
전형적인 FOMO(Fear Of Missing Out) 투자의 모습이고, 버블 형성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현재 생성 AI가 보여주는 구체적인 가능성의 힘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