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3. 31
#11 디저트는 왜, 맛있을까?


최근 다녀온 이탈리아 출장 중 여러 인상 깊었던 부분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그들의 디저트 문화이다. 그들은 식사 후 간단하게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데 테이블에 앉아서 마시기도 하지만 에스프레소 한잔과 한 입 거리 디저트를 주문해 카페 주인과 스몰토크를 나누며 바에 기대 커피를 마신다는 것. 그 모습이 자칫 급해 보일 수 있으나 그들의 대화는 정말 일상적인(아마도?) 이야기이다. 오늘 기분이 어떠냐, 날씨가 좋다 뭐 이런 소소한 이야기들.. 나는 여기서 되려 여유로움을 느끼게 된 것은 왜일까?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타인의 안부를 물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여유로움과 부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시각도, 맛도, 향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짧지만 따뜻한 순간과 함께라면 이보다 더 맛있는 디저트가 있을까? -Y-

📃 오늘의 grds paper

1. Music

2. 꼭 들러야 할 디저트 숍 4

3. 달콤한 영화가 필요하다면

4. Home Baking : Scone

5.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

6. Home Cocktail Recipe : Monte Cassino

7. grds news

Music

🎧 Michel Legrand, Stéphane Grappelli, Django Reinhardt - Insensiblement


장자크상페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된 앨범 커버에 이끌려 듣게 된 재즈 연주곡. ‘insensiblement(프랑스어로 서서히, 조금씩이라는 뜻)’라는 나른한 노랫말로 시작해 흘러나오는 바이올린의 선율이 감미롭다.🎻 행복한 꿈을 꾸는 듯하다. 달콤한 마카롱과 함께 홍차를 마시며 들어보기를.

꼭 들러야 할 디저트 숍 4

디저트 '진짜' 맛집을 찾아 다녀왔어요.

여러분이 좋아하는 디저트가 있다면 추천 메뉴를 참고해 보시길!

서울 종로구 동순라길 126-3 503호

아름답게 만들어진 디저트를 볼 때면 하나의 건축물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패스츄리는 바닥, 크림은 기둥, 그 위에 덮인 지붕과 장식. 드엠은 카페보다는 작업실 느낌에 가깝다. 조용하게 바쁜 디저트 작업실에 방문해 잠시 머물며 맛보는 달콤함! 헤이즐넛과 커스터드 크림, 슈가 들어가 달콤하고 견과류의 고소함이 느껴지는 ‘파리브레스트’와 코코넛의 은은한 향과 식감을 즐길 수 있는 ‘타르트 코코-까페’. 마냥 달지 않은 고급스러운 맛의 디저트가 향긋한 홍차와 참 잘 어울린다.🫖

서울 종로구 경희궁2길 7 4층

서촌에 있던 자하가 경복궁역 근처로 이전했다. 이런 곳에 카페가 있다는 생각이 들 때쯤 도착한다. 어머니가 떡을 만들고 아들이 커피를 내리는 곳이다. 버터 향이 씹을수록 맛있었던 앙버터, 한입 베어 물면 과즙이 흐르는 달콤 상큼한 딸기🍓, 제철의 쑥 답게 향긋함이 가득 느껴지는 쑥 찹쌀떡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던 디저트였다. 떡만 사서 포장하는 손님도 많으니 떡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방문해보기를!

서울 마포구 양화로 7길 4-13 1층

일본식 디저트와 식사류를 판매하는 아늑한 카페, 수택. 대표 메뉴인 ‘딸기 파르페’는 생딸기, 생크림, 그래놀라, 딸기청,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층층이 들어가 숟가락을 멈출 수 없다. 커스터드푸딩에 바나나 브륄레를 곁들인 ‘바나나 브륄레 푸딩’은 입에서 사르르 녹는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당 충전이 필요한 오후 2시에 가면 보다 더 만족스러운 시간이 될 것이다.

서울 종로구 율곡로10길 16

이탈리아 출장 중에 하루에 3잔씩 마셨던 에스프레소를 잊지 못해 에스프레소가 맛있다는 곳을 찾았다.☕️

원두를 선택할 수 있고 산미가 덜한 single로 ‘에스프레소’와 ‘에스프레소 콘파냐’를 한 잔씩 주문했다. 콘파냐는 섞지 않은 상태에서 갈색 부분을 마시면서 크림이랑 적절한 비율로 마시는 걸 추천. 크림에 설탕을 넣지 않고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넣어 만든다고 한다. 직접 로스팅을 한다고 하니 다양한 메뉴를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

달콤한 영화가 필요하다면

🎬 Chocolat, 2000

프랑스 어느 시골 마을이 배경인 영화 <초콜렛>은 보는 내내 눈요기가 가득하다. 초콜릿을 즐겨 먹지 않는 사람까지도 초콜릿을 한입 물고 싶게 하는 달콤한 영화이다.🍫


권위적인 레너드 시장을 중심으로 엄격한 규율에 생활하는 마을 사람들, 그 사이 평화를 깨는 듯한 모녀가 등장한다. 자유로운 엄마 비앙과 딸 아눅, 모녀는 초콜릿 가게를 만들어 마을 사람들에게 하나씩 선물한다. 비앙이 주는 초콜릿은 마법과도 같아 기운 없는 노인들은 활기를 찾는가 하면 사랑이 식은 부부에게 열정을 주기도 한다. 친절함과 뛰어난 감각으로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훔친 비앙의 초콜릿을 먹기 위해 하나 둘 비앙의 초콜릿 가게를 찾게 된다. 더 이상의 스포일러는 금물! 뒷이야기는 달콤하고 따뜻한 영화가 필요한 어느 주말에 보는 것을 추천!

🎬 Julie & Julia, 2009

영화 <줄리 & 줄리아>는 요리를 통해 꿈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누구보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작가를 꿈꿔왔던 ‘줄리’는 하나의 도전을 시작한다. 프렌치 셰프 ‘줄리아’의 요리책에 나오는 524개의 레시피를 따라 요리해서 365일 동안 자신의 블로그에 연재한다.👩🏻‍🍳


좋아하는 건 더욱 잘하고 싶고 그래서 시작하는 것부터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 했는데 요리를 망쳐 낙담하거나, 어떤 날은 욕심이 과해서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가까운 이들의 응원과 중간중간 맛보는 달콤함이 당신을 계속 전진하게 도와줄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도전을 이어 나가 보길!

Home Baking : Scone

버터의 연하고 노란 색깔과 밀가루의 포근한 촉감, 오븐에 구울 때 집안에 퍼지는 고소한 향기는 베이킹의 매력이다. 요리는 좋아하지 않지만 왜인지 베이킹은 늘 재미있다. 하얗고 부드러운 재료들을 만지고 반죽하면 잡생각이 사라진다.🧈


베이킹이 처음이라면 스콘으로 시작해 보는 걸 추천한다. 특별한 장비는 필요하지 않고, 하라는 대로 잘 따라서 만들면 맛있는 스콘이 완성된다. 주말 아침 과일잼을 곁들여 커피를 마시며 가족들에게 직접 만들었다고 생색도 내본다. 과하지도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한 행복감이 입안에 퍼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

디저트도 각자의 취향을 타지요.
team grds에게 자주 즐기는 디저트가 있는지 물어봤어요!

W - 차 🍵


카페인에 취약한 편이라 카페에 가면 차를 선택할 때가 많고, 자연스레 다양한 종류의 차를 접하게 되었다. 커피 대신 차를 마시는 것이 생활화 되어, 간단하게 마시는 티백부터 직접 차를 우려 마시는 다도 시간을 가지며 하루에 적어도 3잔의 차를 마신다. 나에게 차를 마시는 행위는 좋은 차로 몸을 데우고 평온한 마음을 얻는 소소한 호사이기도 하다. 다구와 찻잎을 바라보는 시각, 물을 끓이고 차를 따를 때의 청각, 차의 향기를 느끼는 후각, 차를 마실 때 미각, 다구 표면을 만지는 촉각. 오감을 극대화하여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차, 나의 하루를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H - 초콜릿 🍫


밥을 많이 먹든 적게 먹든, 먹고 나면 무언가 허전하다. 이때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정제 탄수화물을 찾게 되는데 눈앞에 보이는 과자와 초콜릿. 무엇이든 입에 넣어야 입에서 시작된 당이 온몸으로 퍼지면서 비로소 일상의 채워짐을 느낀다. 이왕 먹는 거 더 달고 더 풍미가 가득한 것, 그러면서도 소화가 잘되고 영양성분이 좋은 것을 찾는데 그것은 바로 당 가득한 초콜릿! 초콜릿 자체에는 50%의 높은 지방과 그 외에도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가져 3요소를 충족시키고 더불어 철분과 같은 무기질도 풍부하다! (아무래도 마른 사람의 삶은 이번 생에 힘들 것 같다.)

Home Cocktail Recipe
: Monte Cassino

몬테 카시노는 라스트 워드(Last Word)의 변형된 모던 클래식이다. 2010년 다몬 다이어(Damon Dyer)가 베네딕틴 500주년 칵테일 대회에서 상을 받은 레시피에서 가져왔다.🏅 몬테 카시노는 이탈리아 로마(Rome)에 위치한 언덕의 이름으로 베네딕틴이 만들어진 수도원이 위치해 있으며 세계 2차대전 때 폭격으로 파괴되었다고 한다. 아마 대회에 관련된 이름을 짓기 위해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 마실 때 마티니(Martini)의 짭짤한 맛이 혀끝에서 느껴진다. 베르무트(Vermouth)의 맛에 가까운 것 같다. 심플 시럽(Simple syrup)이 들어가지 않지만, 단맛을 느낄 수 있다. 끝은 스파이시하면서 계피 맛이 느껴지는 데 뷰카레(Vieux Carre) 칵테일과 비슷한 지점도 있고, 물을 조금 마신 후 입 안에는 다크 초콜렛 향이 은은하게 남는다. 오랜만에 이렇게 복합적인 맛을 느낄 수 있는 칵테일을 마셔보는 듯 하다. 이 한잔에 많은 자극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고 놀랍다. -E-

🍸 준비물

라이 위스키(Rye whisky) 20ml

옐로우 샤르트뢰즈(Yellow Chartreuse) 20ml

베네딕틴(Benedictine) 20ml

차가운 물(Chilled water) 10ml

레몬 껍질 가니쉬(Lemon twist)

투명얼음(Clear ice)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한다.

  1. 보스턴 쉐이커를 준비하고 라이위스키 20ml, 옐로우 샤르트뢰즈 20ml, 베네딕틴 20ml, 차가운 물 10ml를 순서대로 넣는다.
  2. 투명한 각얼음을 넣고 10-12초 쉐이킹한다.
  3. 칠링된 쿠페 잔에 따르고 레몬 껍질으로 가니쉬한다.

grds news

아직 공식 인스타그램에도 안 올라간 따끈한 소식을 grds paper 구독자분들께만 먼저 소개한다.📣  대대적인 홍보는 이르지만 살짝 스포를 해보자면 4월 중순, 그라더스의 새로운 loafer 01 leather가 출시된다. 디렉터가 이탈리아 출장 중에도 아주 편안하게 잘 신었던 제품으로 디렉터 계정에 사진을 올렸을 때 문의가 쇄도했다는 후문이..🙊


클래식한 블랙과 위 사진의 바이 컬러 브라운, 두 가지로 출시 될 예정이니 오래 신을 좋은 로퍼 하나쯤 찾고 계셨던 분들은 곧 출시할 그라더스 loafer 01 leather 버전을 추천한다.

"내가 요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확실하기 때문이야. 세상 뭐 하나 확실한 일이 없는데 요리는 내가 무엇을 넣고 어떻게 하면 결과가 어떨지 알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니까."


영화 『줄리앤줄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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