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믿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무심코 책<사피엔스>를 읽었는데 흥미롭더라고요. 책의 1부 인지혁명 챕터에서 ‘인간동물은 이중 실재에 살고 있다'고 말해요.


“인지혁명 이후, 사피엔스는 이중 실재 속에서 살게 되었다. 한쪽에는 강, 나무, 사자라는 객관적 실재가 있다. 다른 한쪽에는 신, 국가, 법인이라는 가상의 실재가 존재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상의 실재는 점점 더 강력해졌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강과 나무, 사자의 생존이 미국이나 구글 같은 가상의 실재들의 자비에 좌우될 지경이다.”


세상을 객관적 실재와 가상의 실재로 구분하는 게 신선했는데요. 저자는 인권 역시 가상의 실재라고 해요. 이 부분에서 잠시 멈칫했죠. 진화학적인 관점에선 인간동물 역시 무작위로, 유전자 돌연변이 같은 것으로 진화한 존재이니 마땅히 가질 권리라는 건 없다는 이야기 같더라고요. 이 관점에서 보자면 인권, 페미니즘, 비거니즘은 모두 가상의 실재죠. 또 가부장제, 자본주의, 능력주의도 가상의 실재예요. 원래 그런 건 없죠. 가상의 실재는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이야기예요. 그렇다면 난 어떤 가상의 실재, 어떤 이야기를 믿고 싶은 걸까 고민했는데요. 가상의 실재로 인해 객관적 실재인 살아있는 존재들이 죽거나 아픈 일이 없는 이야기를 믿고 싶어요.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믿나요? 혹은 믿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대구이슬람사원 #이주민 


🕌 이슬람사원 앞에서 돼지고기 파티를 벌였어요

2020년부터 짓지 못한 대구 북구 대현동의 이슬람사원. 그동안 모보이스에서도 종종 소식을 전했는데요. 여전히 사원 건축을 하지 못한 채 혐오가 극심해지는 상황이에요. 최근 이슬람사원 반대 주민들이 임시 예배당 앞에서 돼지고기 수육 파티를 벌였다고 해요. 반대 주민들은 이슬람사원 건립을 막기 위해 더 단단하게 단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들은 사원 근처에 공공시설을 짓자는 북구청의 중재안도 거부한 상황이에요. 부끄러운 혐오의 모습에 대해 많은 이들이 비판하고 있어요.



📢 “상대방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을 강요하는 것은 폭력일 뿐이다"


✦ 무아즈 라자크 경북대 유학생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한국의 식문화라는 것을 이해합니다. 시장에 가면 돼지고기를 파는데 그 점에 대해서 무슬림들은 신경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의도적으로 돼지고기 바비큐 파티를 하는 것은 일종의 이슬람 혐오를 보여주려는 것이었습니다. 상처를 받았습니다. 무슬림 공동체는 그들의 행동에 대해 매우 실망감을 느꼈습니다…저희는 주민들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이곳에서 떠나라고만 주장한다면 거기에는 해결책이 없다고 봅니다.”


✦ 정보라 작가 “나는 가장 가까이 있는 무슬림 유학생을 붙들고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학생은 괜찮다고 대답했다. 전혀 괜찮지 않았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무슬림 학생회는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어르신을 공경해 대화로 해결하고 싶다는 의견을 표했다. 공사 현장 주변의 아수라장과 무슬림 학생들의 차분한 태도가 너무나 대비돼 마음이 아팠다…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은 2월 돼지 수육과 소고기국밥 파티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주민들은 사원 건립과 기도모임이 이슬람 문화라면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은 한국 문화이므로 무슬림 학생들이 한국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대방이 먹을 수 없는 음식을 차려놓고 받아들이기를 강요하는 것은 그저 무례이고 폭력일 뿐 어느 나라의 문화도 아니다.”


✦ 서창호 대구경북차별금지법 제정연대 집행위원장 “도시는 본질적으로 낯설고 다른 것들이 섞이고 공존하는 공간이다. 인종・종교・언어 등이 다르고 친근하지 않다는 이유로 나의 옆집에 누군가 이사 오는 것을 금할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다.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생각이 공존하는 도시의 본질이 그러하고, 그러한 도시를 뒷받침해야 할 대구시와 북구청의 행정은 지금 이슬람사원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급선무다.”



💬 무수의 코멘트

의도적으로 돼지고기 수육 파티를 한 이들을 떠올리며 복합적인 마음이 들었어요. 한국인으로 부끄러웠고, 이 행동이 이슬람 혐오이자 동물을 외면하고 비건을 차별하는 행동이라고 느꼈어요. 사원 반대 주민들은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한국의 문화라며 언제부터 돼지고기를 먹는 걸 설명해야 했냐고 말해요. 그러나 우리 사회에도 종교・가치관・건강상의 이유로 동물을 먹지 않는 이들이 있잖아요. 인간동물처럼 비인간동물도 누군가의 음식이 아니라 자신 모습대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까지 생각하니 더 복잡하더라고요. 하나의 사건도 겹겹의 레이어가 쌓인 문제로 이해되곤 해요. 당신은 이 문제를 마주하고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드나요?



#퀴어 #학생인권조례


🤯 학생인권조례가 폐지 위기에 처했어요

특히 서울과 충남 지역에서 구체화하고 있는데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성별・종교・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학생들을 차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두발과 복장 규제, 체벌도 금지하고 있죠. 때문에 학교 문화가 달라지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는데요. 보수 종교단체와 학부모단체 등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범시민연대'를 만들고 작년 서울시의회에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청구했어요. 주요 이유로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와 왜곡된 성적 지향을 유도하고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어요.



💥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의 퀴어혐오는 심각해요

이번 서울시학생인권조례뿐 아니라 차별금지법을 반대해왔고요. 최근 ‘학교 구성원 성・생명윤리 규범 조례안'과 ‘학교 구성원의 인권 증진 조례안' 제정을 요구하고 있어요. 그 배경으로는 보수 기독교단체의 동성애 혐오가 있어요. 때문에 여러 법안과 조례에서 ‘성정체성', ‘성적지향'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빼고, ‘생물학적 성별'과 ‘이성애' 중심으로 교육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이 요구한 ‘성・생명윤리 규범 조례안' 일부 조항을 보자면요.


  ✦ 혼인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정신적, 육체적 연합을 의미한다

  ✦ 성관계는 혼인관계 안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

  ✦ 남성과 여성은 개인의 불변적인 생물학적 성별을 의미하고, 이는 생식기와 성염색체에 의해서만 객관적으로 결정된다

  ✦ 아동・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은 원치 않은 성행위를 거부할 소극적인 권리로 제한되어야 하고, 성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동일한 선상에 두고 취급하거나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


퀴어・아동・청소년 등 수많은 존재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이라 문제적이죠. 이에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 “학생은 규제와 탄압의 대상이 아니다"


✦ 허율 고등학생 “학생들은 규제와 탄압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를 짊어져 나갈 미래세대이다"


✦ 서울학생인권조례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면 학생 인권침해를 구제할 수 있는 여러 기구가 없어지고 학생 자치와 인권교육, 소수자 차별 금지 조치도 위축될 것이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헌법상 보장되는 행복추구권과 인권을 부정하고 성소수자를 철저히 배제하고 혐오의 대상으로 간주했다. 인권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시민을 길러낸다는 학교교육의 목적에 반한다. 유네스코가 제시한 ‘포괄적 성교육 가이드라인'에 완전히 배치되는 내용으로 구시대로 돌아가자는 주장이다.”


✦ 유엔인권이사회 “학생인권조례와 인권기본조례 폐지 프로젝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학생인권조례 폐지 움직임은 성적 지향과 성 정체성에 근거한 차별에 반대하는 보호를 약하게 만들고 국제 인권 기준과 차별 금지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


✦ 이한 성교육 전문강사 “혐오세력의 존재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이들이 최근 보수정권에 힘입어 검증되지 않은 내용과 다분히 특정 존재를 지우려는 형태의 혐오를 조례나 교육의 형태로 드러내고 있다. 심지어 이런 세력이 민간위탁을 받는 형태로 공공의 영역에 진입하는 것이 문제다.”


💬 무수의 코멘트

일부 보수 기독교가 퀴어를 혐오하고 차별적인 법과 조례를 만들고 있지만, 개신교인 중 많은 이들이 차별금지법을 찬성하며 목소리 내고 있어요. 그중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님은 퀴어・여성・사회적 약자를 위해 앞장선 분이었는데요. 지난 4일, 임 목사님의 갑작스러운 부고에 많은 이들이 슬퍼하고 있어요. 2018년 뉴스앤조이에서 전한 임보라 목사님의 인터뷰를 나누며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 임보라 목사님 “사랑이 혐오보다 강하다. 사랑하면 사실 목숨을 내어 주는 게 두렵지 않다. 사랑은 두려움을 없애고, 두려움이 없어지면 용기를 갖게 된다. 물론 아직도 내가 베푸는 사랑은 부족하다. 하지만 그동안 성소수자 커뮤니티와 쌓아온 신뢰관계에서 축적한 사랑의 양이 있다. 아무리 교단들이 흔들려해도 이 사랑을 포기하지는 않을 거다.”



#채용성차별 #직장내괴롭힘


🏢 고용노동부가 중소금융기관을 감독했어요

    최근 고용노동부가 새마을금고, 신협 등 중소금융기관 60곳을 감독한 결과 성희롱・성차별 문제와 함께 임금체불과 휴게시간 보장이 안 되는 등 노동권이 보호받지 못한 실태를 확인했어요. 일부 사례를 보자면요.


      ✦ 여성 직원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손 만지기・껴안기 등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

      ✦ 성적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성희롱 발언

      ✦ 지각을 이유로 사유서 작성 시 부모님 확인 요구 및 협박 등 괴롭힘

      ✦ 정규직만 복리후생 규정을 적용하고 기간제라는 이유로 체력단련비・가족수당 주지 않음

      ✦ 임신 중 근로자에게 시간 외 근로를 시켜 모성보호 규정 준수하지 않음


    지난달엔 전북 한 지역농협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자살한 일이 있었어요. 이 문제에 대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중소금융기관 조직문화가 변할 때까지 집중적인 근로감독을 통해 불법과 부조리를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밝혔어요. 



    ☄️ 차별적인 조직의 문제는 채용부터 시작됩니다


    ✦ 최근 전주 신협 채용 성차별・성희롱 사건이 있었어요

    • 4명의 남성 면접관들은 여성 지원자에게 외모를 평가하는 발언을 하며 춤을 춰보라고 요구했어요. 해당 지원자를 그 자리에서 거절했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어요. 이에 인권위는 전주 신협 기관 이사장과 중앙회장에게 전 직원 인권 교육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시행하라고 권고했어요. 인권위는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채용 성차별에 대해 제도의 미비점을 검토하고 개선할거라 밝혔어요.


    ✦ 고용노동부는 성차별적인 채용공고를 올린 업체 811곳을 적발해 조치했어요

    •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주가 노동자를 모집 및 채용할 때 성별로 차별해서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어요. 직무 수행과 관련 없는 용모・키・체중 등 신체적 조건, 결혼유무의 존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해서도 안 됩니다. 이를 위반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요. 허나 여전히 차별적인 채용 공고를 흔히 볼 수 있어요. 특히 아르바이트 구인공고가 가장 많은데요. 특정 성별을 모집하거나 우대한다는 말이 적혀있거나 신체적인 조건을 요구해요. ‘주방(남), 홀(여)’처럼 직종이나 직무별로 성별을 구분 지어 채용하고 임금도 달라지죠. 고용노동부는 성차별 채용공고 모니터링은 연 1회에서 연 2회로 늘려 지속해 단속한다고 해요.


    💬 무수의 코멘트

    일다에서 성폭력과 미투 사건을 맡아 해결해온 이은의 변호사님이 ‘피해자 편에 서는 법'을 연재하고 있어요. 가장 최근 글이 직장내 성폭력 피해자의 이야기라 찬찬히 읽었습니다. 김원경 님은 성폭력 피해 형사소송, 가해자의 역고소, 민사소송의 과정을 7년 동안 해내왔어요. 많이 지치고 힘든 시간에서도 그는 마지막 재판 후 함께한 사람들에게 기념품을 선물하고 현수막을 준비했다고 해요.


    “재판이 끝나고, 김원경 씨가 사람들에게 기념품이라며 여행용 치약칫솔 세트를 건넸다. 거기 무슨 상표 같은 게 붙어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29살 김원경의 환히 웃는 사진 위에 ‘관심과 응원 고맙습니다’ 문구가 적혀있었다. 김원경은 법원을 나서며 기념사진도 찍자고 했다. 딱 필요한 만큼의 크기에, 고운 바탕색을 깐 현수막을 준비해왔다. 거기에 ‘나는 지지 않았다'라고 적혀있었다. 재판정에서 참았던 눈물이 터질 뻔했다. 우리 중 누구도 2022년까지 이 송사를 하게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오래 걸렸지만, 끝내 사필귀정 네 글자로 마무리할 극적 순간을 상상하지 못했다.”


    내가 겪을 가능성이 높은 일이 종종 두려워요. 그런데 원경님처럼, 은의 변호사님처럼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용기가 생겨요. 내가 비슷한 일을 겪더라도 살아갈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겨요. 물론 막상 그때가 되면 다를 수 있겠지만, 누군가의 삶으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건 참 귀한 일 같아요. 그래서 내 목소리를 내보려 시도하고,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보라고 이야기 하나봐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모보이스 읽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보내줘요
    당신의 이야기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모어데즈 시작이 궁금한가요?
    드디어 모어데즈 소개 페이지가 생겼답니다!
    어떻게 전해야할까 고민하며 수정을 거듭했어요
    찬찬히 읽어봐줘요




    우리가 가진 것은 목소리뿐이란 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다른 가능성은 없다는 뜻이다.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리 큰 비극적인 일을 겪어도 그 비극에서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러나 함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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