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26호를 발행합니다.

리영희는 남에게 편지를 보내고 종종 복사본을 남겼습니다. 말년을 준비하면서 복사본에 간단한 설명을 붙여놓기도 했고요. 그 중에 <대구사회>로 시작되는 8언절구 짧은 노트는 리영희가 구체적인 지역과 어떤 관계를 맺었을까를 궁금하게 했습니다. 대구지역 독립언론 뉴스민의 이상원 기자가 20년 전의 독립언론 선배인 <대구사회비평> 발행인 김용락 선생님을 만나 인터뷰하고 글을 보내주었습니다.

지난 달, 한 분이 커다란 그림을 들고 재단 사무실로 쓰는 공간을 찾아왔습니다. 리영희를 수묵화로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생전에 몇몇 화가들로부터 초상화 선물을 받기는 했지만 사후에 이런 선물을 받는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추계대 교수인 수묵화 작가 박순철 선생님은 늘 혼란스럽고 뭔가 채워지지 않아 헤매던 시절에 리영희의 “글을 쓰는 유일한 목적은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다”를 읽고 창작‘태도’의 방향이 섰다고 말했습니다. 이 창작태도를 박순철 선생님은 따로 보내 준 글에서 “어떠한 의도나 목적을 배제하고, 기존의 인식의 틀도 벗어나 대상을 있는 그대로 직관해서 마주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쓰고 있습니다. 귀한 선물과 글 감사합니다.

6월 8일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영화 상영회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영화상영 후에 갖게되는 토론회의 예비모임이 있었습니다. 김효순 심아정 김미례 세 분이 풀어내는 이야기가 심상치 않음을 장담합니다. 아직 자리에 여유가 있으니 편하게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재단 소식

다큐영화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 상영회에 초대합니다.

'다이도지와 사회를 연결하는 교류지'인 <기타코부시>의 2017년 4월 호 표지입니다. 다이도지 마사시는 늑대부대원이었고 2017년 5월 24일 도쿄구치소에서 다발성골수암으로 병사하였습니다. 

이번 6월 8일 영화상영이 끝나고 김미례, 심아정, 김효순 선생님이 함께하는 QnA에서 영화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아직 상영회 자리가 남아있으니 많은 신청바랍니다. 

재단 아카이브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이상원 / 대구경북독립언론 뉴스민 편집국장
리영희는 편지를 보내고 종종 복사본을 남겼다. 말년에 자료를 정리하면서 '친필'이라고 써 넣었고 다음과 같은 설명을 쪽지로 붙여놓았다. "대구에서 민주운동 인사들이 발행하는 <대구사회>지의 2003년 신년호에 보낸 글.
<대구사회>지의 발전 무궁하여라 
'지역주의'의 망존을 타파함에 앞장서서 
영.호남의 화해와 정다움으로 민주적 성세를 이루면 
남북민족 합심하여 마침내 통일을 이루리라
재단과 함께하는 사람들

나의 창작활동에 빛이 되신 리영희 선생님!


박순철 / 추계대 교수
리영희 선생님의 《우상과 이성》 머리말에서 하신 말씀이다. 개인전도 하고 들썩이는 언론의 평가도 받았지만 늘 혼란스럽고 뭔가 채워지지 않은 것이 있었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지?’ ‘니가 뭘 안다고…’‘너는 뭐 때문에 작업을 하느냐’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한 그 즈음이었다. 리영희 선생님의 저 글은 충격이었고 가슴이 뭉클했다. 2000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중국 출신의 작가 가오싱젠의 창작론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가오싱젠은 예술가의 도덕성은 진정성이라 강조했다. 서로 다른 두 분의 말씀을 나는 창작태도에서 어떠한 의도나 목적을 배제하고, 기존의 인식의 틀도 벗어나 대상을 있는 그대로 직관해서 마주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사실 명석하지 못해서 학교 다닐 때 중간정도에서 오르락내리락 했다. 그래서 내 나이 60넘도록 아직도 매일 책과 씨름을 하고나서야 겨우 그 의미를 파악하는 정도다. 그렇게 꾸준히 한다고 했음에도 갈수록 모르겠고 안개 속을 해매는 중이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그럴 듯 싶다.

발행인: 김효순(리영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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