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번째 책편지(2024. 9. 19.(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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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놀이

  🌕우리나라의 최대 명절인 추석을 보냈다. 언제부터인지 명절 분위기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명절을 맞아 새 옷을 한 벌 얻어 입을 수 있었고, 며칠 전부터 음식 준비가 시작되었고, 연휴 내내 손님들의 방문이 이어졌었다. 북적북적 들떴던 명절 풍경이 이제는 추억 속 장면이 되어버렸다. 올 추석은 특히 많은 것들을 생략하고, 조용하게 보냈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절대 빼놓지 않는 게 있다. 둥근 보름달 아래에서 소원을 비는 것이다.


  🙏꼭 추석이 아니어도 둥근 보름달을 만나면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게 된다. 왠지 둥근 보름달은 상서로운 기운을 가득 품고 있는 것 같고, 밝은 빛으로 나를 감싸주는 것 같아 마음속 소원들을 늘어놓게 된다. 아마도 어린 시절 장독대 위에 맑은 물 한 그릇을 올려놓고 달빛 아래서 뭔가를 간절하게 빌던 할머니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둥근 보름달이 뜨는 추석을 보내면서 ‘달 이야기’를 만나보자. 밝고 둥근 보름달처럼 마음이 풍성해지고 기쁨으로 가득 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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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내리는 밤

정유진 지음 | 고래뱃속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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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이 된 지금도 둥그렇고 커다란 보름달을 보면 달 속에 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 모습을 찾게 되고, 자꾸만 나를 따라오는 달에 가까이 가 닿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림책 『달 내리는 밤』은 깊은 산 속에 커다랗고 둥근 달이 둥실 차오른 장면으로 시작된다. 문득 토끼는 달이 손에 닿을 것만 같아 팔을 힘껏 뻗어본다. 달에 닿기에는 아직 더 부족하다. 그러자 동물 친구들이 하나, 둘 나타나 점점 더 높이높이 탑을 쌓게 되고, 금방이라도 닿을 것 같은 순간 빗방울이 떨어지고 탑도 무너진다. 갑자기 비구름에 사라졌던 달은 달을 향한 동물 친구들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숲속으로 내려와 모두를 환하게 비춰준다. 모두가 달에 닿게 된다.


  그림책 속 동물들은 달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비를 만나 와르르 무너지는 어려움을 겪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을 향해 머물러 있었다. 그때 희망의 달빛이 동물들에게 다가왔다. 이 장면은 아래위, 양옆으로 커다랗게 펼쳐지며 표현되었다. 숲속 동물들이 달빛에 온몸을 적시며 모두가 달이 되는 순간이다. 숲속 동물들 모두 둥글고 큰 달 안에서 행복하게 달과의 여행을 즐기는 장면이 마음을 풍성하고 기쁘게 해준다.


  이 그림책 속의 동물들이 황금빛 달을 만나는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달과의 행복한 놀이’를 하게 될듯하다. 둥근 보름달이 두둥실 뜬 날 이 그림책을 들고 달빛 아래서 신나는 달 놀이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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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꽃 밥상

지영우 지음 | 사계절 |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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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살면서 가장 편하고 만만하게 생각했던 사람은 할머니이다. 소심하고 내성적이었던 내가 어리광과 투정을 마음껏 부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랬던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세상 어디에도 기댈 곳 하나 없이 혼자 남겨진 기분이었다. 그리고 무엇 때문인지 할머니가 없이 먹는 밥은 금방 배가 고파졌었다. 그림책 『달꽃 밥상』에도 할머니와의 이야기가 나온다. 밥 수저 위로 반찬을 올려주시던 나의 할머니를 그리워하며 이 그림책을 펼쳤다.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 아빠와 손자가 함께 밥을 먹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밥상이 단출하고 쓸쓸해 보인다. 반찬 투정이 먹히지 않는 현실에서 아프기 전에 맛있게 밥상을 차려주시던 할머니가 그립다. 그리움은 판타지 세상으로 이어진다.


  깊은 밤, 배가 고파 잠이 들지 않는 아이는 여자아이로 변한 할머니와 함께 우유갑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산길을 지나 개미와 반딧불이를 따라 도착한 곳은 할머니의 할머니 집이다.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할머니는 밥상을 준비한다. 꽃잎 한 소쿠리와 달 한 그릇을 떠서 밥을 짓고, 달로 전을 부쳐 풍성한 밥상이 차려진다!


  기차여행 내내 ‘칙칙폭폭’, ‘살랑살랑’, ‘찰랑찰랑’, ‘소복소복’, ‘치르르 치르르’, ‘살살’ ‘톡톡’, ‘우헤헤 푸하하’ 기쁨이 샘솟고 있다. 기차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집은 사실 변한 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여행 내내 두둥실 보름달이 어두운 밤을 밝혀 길을 안내하고, 모두를 따뜻하게 품어주었듯 서로의 존재 자체와 행복했던 기억들이 이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단단하게 지켜줄 것이다.


  나도 둥근 보름달을 따라가다 보면 어릴 적 내 할머니의 기억을 찾아낼지도 모르겠다. 보름달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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