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하지만 대규모의 대중 시장으로 진출할 때는 이 전략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 초기 나이키는 성능 기반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운동화의) ‘성능’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화의 뛰어난 성능이라는 주장은 (그저) 엔지니어의 추상적 관념일 뿐이었다.

3. (그러던) 나이키는 뛰어난 러너들의 ‘솔로 투혼’을 극적으로 표현하며 첫 번째 돌파구를 마련했다. ‘솔로 투혼 캠페인’은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하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는 새로운 도구에 목말라 있던 대중 시장의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4. 많은 소비자들이 (성능이 아니라) 나이키의 ‘문화 표현’에서 가치를 발견했고,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데 나이키의 제품이 도움을 줄 거라고 믿게 된 것이다.

5. 1980년대 후반, 나이키의 광고대행사였던 ‘위든 앤 케네디’는 나이키가 이 이념을 훨씬 도발적이고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다시 말해, 의지가 강한 운동선수가 나이키를 만나 인종차별과 가난 같이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사회적 차별을 훌륭하게 극복한다는 이념을 만든 것이다. 그게 바로 ‘Just do it’ 신화였다.

6. (그렇게) 나이키는 가장 가혹한 형태의 사회적 차별에 직면한 운동선수들이 나이키의 솔루 투혼에 의지하여 그런 장애물을 극복하고 마침내 승리한다는 신화를 만들어냈고, 소비자들도 나이키에 의지하여 자신이 직면한 어려움을, 특히 치열한 노동시장의 도전을 극복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7. (나이키 제품의 탁월성을 주장하는) 일부 지지자들이 나이키가 뛰어난 운동화 디자인을 통해 성능을 효과적으로 마케팅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달리기 선수라면 모를까, 신발 엔지니어들처럼 나이키 운동화의 기술적인 성능을 높이 평가하는 소비자는 실제로 극히 드물다.

8. 오히려 나이키가 대중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던 것은 (성능이 아니라) ‘문화 표현’이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Just do it이라는) 나이키의 ‘문화 표현’에 자신의 상황을 이입했다.

9. 제품이 아니라, 나이키의 ‘문화 표현’이 소비자의 정체성 목표와 관련해서 기능적인 역할을 했다는 말이다.

10. 심지어는 나이키의 문화 표현에 동질감을 느끼게 되자, 소비자들은 나이키의 운동화가 자신들의 능력을 향상시켜줄 것이라고 강하게 믿기 시작했다.

- 더글라스 홀트 외, <컬트가 되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