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원, 김은혜의 소식지 입니다.

은혜의 이야기

MK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자란 은혜는 커서 선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습니다. 모든 크리스천이 선교에 기여해야 한다면, 선교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것만으로 제 몫을 다했다고 생각했지요. 복음 전파를 위한 고생(?)은 충분히 했으니 저는 선교사로 부르지 말아 달라고 당돌한 기도까지 했습니다.

한편 선교사 자녀를 위한 사역에 참석하며 여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여름 휴가를 통째로 MK 캠프에 쓰신 선생님들, BFA에서 만난 교사 선생님들입니다. 어릴 때부터 주일학교 교사로, 설교 통역자로, 성경공부 자료 번역자로 부모님 사역에 동원될 수밖에 없던 제가 처음으로 사역 대상자가 되었고, 선생님들이 부어주신 사랑이 너무나 큰 힘과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MK 사역이 마음에 조금씩 자리 잡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BFA 교직원 중 유일하게 한국어로 대화할 수 있었던 신영미 선생님이 너무나 큰 힘이 되었기에 언젠가 학교로 돌아와 선생님처럼 아시아계 학생 돌봄 사역을 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재학 중 진원과 결혼했습니다. 두 아들을 낳고 키우며 국제회의 통역사로 일했습니다. 여느 맞벌이 가족처럼 바쁘게 생활하며 주일에는 봉사도 열심히 했습니다. 하나님 잘 믿으며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해, 모든 통역사들이 바쁜 가을에 한 달이나 일이 하나도 없었고, 하나님께 괴로움을 토로하면서 여태 하나님을 오해했다는 걸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잘 될 때에만 하나님을 찬양했던, 실상은 하나님을 온전히 믿지 않았던 제 모습을 회개했습니다. 내 형편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하나님은 좋으시고 나를 사랑하심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고 의지하며 살고자 하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진원의 이야기

군생활 중 예수님을 만나 구주로 영접한 진원은 제대 후 미국 오하이오의 작은 도시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대학 졸업을 한 학기 앞둔 시점에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온 은혜를 만났고,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와 직장생활을 하던 중 2010년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습니다. 일도 열심히 하고, 두 자녀도 잘 키우며 교회도 성실히 다녔지만, 오직 저와 제 가정만을 위해 살았습니다.


몇 년 전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제 삶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내 삶을 통해 이루시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붙들고 기도하며 교회에서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받았습니다. 약 2년간의 훈련을 거친 끝에 내가 아닌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살지는 않았습니다. 이를 회개하며 제가 받은 은혜를 나누고 베푸는 삶을 소망하게 되었습니다.

계기

2023년 초 BFA 졸업생 모임에서 만난 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BFA 사역 가능성이 언급되었습니다. 잊고 있던 은혜의 꿈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은혜와 진원 둘 다 각자 커리어를 열심히 쌓아가던 시기였고, 학교가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당장은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지 생활을 위한 돈을 더 모으고, 학습 환경 변화에 대비해 아이들 영어 준비도 더 시키고, 부부의 영성 훈련도 더 하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더라도 5년 쯤 지나 준, 시우가 고등학생이 되면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2024년 봄, 부부가 함께 독일 BFA를 방문했습니다. 은혜가 스위스에 출장을 가게 되어 이참에 진원도 합류하여 현장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출장지에서 기차와 차로 이동하기에 그리 멀지 않았기에 이보다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졸업한 지 20년 만에 처음 방문하는 학교와 마을은 그대로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은혜가 학생일 때 계시던 선생님 중 몇 분이 아직 재직 중이셨습니다.

교직원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학교의 운영 방식은 세상 논리로는 불가능한데, 한결 같이 학교를 지키고 번성케 하신 하나님의 은혜가 놀라웠고, 한 걸음 한 걸음 하나님만 의지하며 사역하시는 선생님들과 대화하며 감동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우리를 반기는 학생들을 보며 우리도 이곳에 필요한 사람들이라고 느꼈습니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만난 후,

우리가 BFA에 빨리 가는 것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시작

귀국 후 동탄드림교회와 MK BEAM을 통한 파송이 결정되었습니다. BFA에 지원서를 제출했고, ‘축하합니다! 이제 가서 후원금 모금하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합격 통지서를 받았습니다. 저희 삶의 새로운 장이 시작된 것입니다.


저희 파송단체인 MK BEAM과 함께 여러 훈련이 진행되었습니다.


  • 2024년 10월 4일부터 11월 21일까지 진행된 ‘글로벌 오뚝이 프로젝트’를 통해 믿음 안에서의 TCK 양육을 위한 노하우를 전수 받았습니다.
  • 2025년 1월 26일부터 2월 1일까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탐방훈련을 다녀왔습니다. 톈샨국제학교를 방문하여 중앙아시아 MK들의 삶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고, 선배 선교사님들을 통해 강한 도전과 격려를 받았습니다. 특히 은혜 BFA 재학 시절 교장 선생님이시던 한스 펑 선교사님이 현재 톈샨국제학교를 이끌고 계시기에 반가운 해후의 기회가 되었습니다. 30년째 MK 교육 선교에 헌신하고 계시는 한스 펑 선생님은 사역 초기에 MK들이 성장하여 MK를 섬기는 날이 오기를 기도했다고 하셨는데, 저희가 그 기도의 응답이라는 말씀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전주 MK BEAM 센터에서 4기 선교사 후보생 합숙훈련이 열렸습니다. 아내들이 MK인 세 가정이 모여 함께 교제하고 격려하며 도전과 힘을 얻었습니다. 2세대 MK로 파송될 우리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아이들의 원활한 준비를 도와주셨습니다.
  • 2월 8일부터 9주간 온라인 카이로스 훈련에 참여 중입니다. 성경을 바탕으로 하나님께서 선교를 기뻐하심을 다시 확인하고 마태복음 28장 18-20절의 대위임령을 실천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동역자 모집

올 여름 독일로 가게 될 사람은 저희 넷이지만, 저희 가정 홀로 이 사역을 할 수는 없습니다. BFA에서의 선교를 위해 기도와 재정으로 함께 하실 동역자들이 꼭 필요합니다. 지난 2월부터 저희 부부는 동역자 모집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사역지로 떠나기 전 마지막 훈련이자 하나님을 가장 많이 의지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친구, 선후배, 지인, 성도님들을 만나 저희 사역과 비전을 나누고 후원을 요청드리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었는데, 뜻밖의 풍성한 은혜를 누리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연락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반겨주고, 소식에 기뻐하고, 기꺼이 후원을 약속하시는 분들, 그동안의 근황을 나누며 간증을 들려주시는 분들, 알고보니 이미 선배 선교사로서 도전과 권면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여러 성인 MK들을 만나며 다음 세대 MK들을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역을 해야 할지 고민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많은 분들이 재정후원을 약정해주셔서 목표금액의 28% 가량을 달성했습니다. 올 8월부터 사역을 시작하기 위해선 100% 채워야하고, 우선 학교 근처에 집을 계약하려면 50%를 달성해야 합니다. 금액의 크고 작음에 상관 없이 모든 후원이 소중합니다. 하나님께서 예비해두신 동역자들을 모두 만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행사 소식
MK BEAM 파송예배가 4월 6일 주일 오후 3시 전주 제자교회에서 열립니다. 함께 훈련 받고 기도로 파송을 준비한 4기 훈련생 세 가정이 함께 파송을 감사하고 축하하는 예배입니다.

주파송교회인 동탄드림교회 파송예배 일자도 확정되었습니다. 6월 22일 주일 낮 12시에 동탄드림교회에서 저희 가정의 파송예배를 드립니다.

오셔서 함께 기뻐하고 감사하며 축복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기도 요청
  1. 하나님 아버지의 심정으로 MK들을 사랑할 수 있도록 성령 충만하길
  2. 집 계약을 위하여 빠른 시일 내에 정기 후원금이 50% 달성되길
  3. 동역자 모집 과정 중에 담대함과 평강, 건강 주시길
  4. 준, 시우가 한국에서 마지막 학기를 잘 마치고 새로운 환경으로 순조롭게 전환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