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4.3.7 | 724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인공지능과 테크업계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어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오픈AI와 샘 올트먼에게 소송을 걸었다는 뉴스 보셨죠?


라고 제가 어제 아침 미라클레터 서두에 써서 보냈는데요. 😅 


오픈AI가 일론 머스크의 주장에 대해서 자신들의 블로그를 통해서 반박했어요. 심지어 일론 머스크와 주고받았던 이메일까지 공개.


사실 머스크가 제기한 소송은 '법정'에서 승패를 가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여론전'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었어요. 


AI 개발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오픈AI와 그 리더인 '샘 올트먼'을 '악의 세력'으로 공격해, 스크래치를 내려는 것이 목적인 것이죠. 


블로그의 반박문은 이 '여론전'에 오픈AI가 진지하게 뛰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해요. 무려 다섯명의 오픈AI 공동창업자가 반박문에 이름을 걸었씁니다. 


사실 이 여론전에는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 뿐만 아니라 AI를 만드는 모든 회사, 미국의 빅테크, 벤처캐피털,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까지 수많은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져 있습니다. 그러니 미라클레터가 다루지 않을 수 없겠죠? 머스크의 소송서류 주요 언론보도를 정리해서 예정에 없던 목요일자 레터를 여러분들께 보냅니다! 


오늘의 에디션  
  1. 오픈AI 꼬꼬무
  2. 오픈AI가 꼭 오픈소스를 해야할까?
  3. 한줄브리핑

2016년 오픈AI 설립 후 일론 머스크를 인터뷰하는 샘 올트먼. <와이콤비네이터>


꼬리에꼬리를무는 오픈AI 이야기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 두 사람의 이야기는 2012년 이미지넷 경진대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의 지도를 받던 알렉스 크리제프스키와 일야 수츠케버가 엔비디아 GPU로 학습시킨 인공지능 '알렉스넷'이 이미지 인식대회에서 우승을 하면서, 인공지능업계의 '라이트 형제 모먼트'가 발생합니다. 인간의 뇌신경망을 모방한 딥러닝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된거죠.


딥러닝의 엄청난 가능성을 알아본 구글이 2014년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회사인 '딥마인드'를 인수하는데요. 이를 걱정스럽게 바라본 사람이 있었어요. 바로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 2012년 부터 이미 딥마인드를 알고 있던 그는 구글이 인수하기전에 딥마인드를 인수하려고도 했습니다. 


그는 절친인 당시 래리 페이지 구글 CEO를 2015년 7월 자신의 생일 파티에서 초대하는데요. 두 사람은 이곳에서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서 격렬한 논쟁을 벌입니다. 래리 페이지는 기계로 이뤄진 인공지능이 결국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고, 일론 머스크는 그렇게 되면 인류는 끝이라고 주장했죠. 래리 페이지는 일론 머스크를 인간이라는 종에만 집착하는 '인종주의자(Speciest)'라고 비난하기도 했죠.


그 토론이 있은 후 일론 머스크는 구글이 소유한 딥마인드에 대항할만한 자신의 AI연구조직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어요. 

이 남자 갖고싶다.. <렉스 프리드먼 유튜브>


딥마인드 갖고 싶었던 머스크 오픈AI를 만들다 

논쟁이 있기 두달 전인 2015년 5월, 당시 와이콤비네이터의 사장이었던 샘 올트먼이 일론 머스크에게 'AI의 맨하탄 프로젝트'를 만들자고 제안을 해와요. 그 아이디어는 구글에 대항하는 비영리 AI 연구소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로 발전되고, 일론 머스크는 그 연구소에 '오픈AI'라는 이름까지 붙여줍니다. 인류를 위한 AGI(일반인공지능)를 만들자는 거창한 목표까지 세웠죠. 


2015년 12월 구글에 대항하는 연구소로 만들어진 오픈AI에 일론 머스크는 많은 기부를 합니다. 또한 오픈AI의 사무실 임대료도 오랜 기간 내줘요. 힌튼 교수와 함께 구글에 합류한 일야 수츠케버를 오픈AI로 영입하는 일도 합니다.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가 오픈AI의 공동 의장을 맡았는데 당시의 영향력은 일론 머스크에게 더 실려있었습니다. 샘 올트먼은 2018년까지 와이콤비네이터의 사장직도 겸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오픈AI를 운영하면할수록 AI 연구는 돈 먹는 하마라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인공신경망의 크기를 키우고, 데이터를 더 많이 모으고, GPU를 더 성능좋은것을 사용할 수록 AI의 성능이 좋아졌어요. 특히 구글이 2017년 발표한 '트랜스포머'모델은 '돈'과 '컴퓨팅파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모델이었어요.   


그래서 오픈AI 내부에서도 비영리 회사인 오픈AI를 영리법인으로 바꿔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해요. 투자를 받으려면 당연히 영리법인이 되어야하겠죠? 하지만 이는 인류 전체를 위한다는 오픈AI의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것. 


일단 공짜로 드릴게요. 하지만 앞으로는 GPU 없이는 살 수 없는 몸이 될겁니다. by 젠슨


AI는 돈 먹는 하마였다 

그런데 여기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 '라쇼몽'처럼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 측의 얘기가 서로 달라요. 


일론 머스크 :


사장인 그렉 브록먼이 회사를 영리법인으로 만들자고 하자, 샘 올트먼이 비영리법인을 유지해야한다고 말했어요. 그러더니 제가 2018년 회사를 떠난 후에 비영리 법인이 영리법인을 지배하는 구조를 만들더니, 2019년에는 영리법인이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를 받았어요. 구글에 대항해서 만들어진 오픈AI는 이제 마이크로소프트 자회사나 다름이 없어요!!


샘 올트먼 측 : 


오픈AI를 영리법인으로 만들자고 먼저 얘기한건 일론 머스크에요! 돈을 투자해도 구글을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자 일론 머스크가 스스로 의장에서 물러났어요. 그는 테슬라 내부에서 직접 AI를 개발한다고 했고, 그 전에는 테슬라에 오픈AI를 합병시키려고 했죠. 우리는 당연히 반대했습니다. 



형이 2017년~2019년 너무 힘들었어.. <일론 머스크 X> 


2018년 너무 힘들었던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와 오픈AI의 얘기를 조합하고, 오픈AI 창업자들의 얘기에 좀더 무게를 두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제가 멋대로 퍼즐을 맞춰볼게요. 🤓


일론 머스크는 딥마인드 같은 회사를 갖고 싶었죠. 하지만 오픈AI는 빨리 성과를 내지 못했고 생각보다 너무 많은 돈이 들었어요. 일론 머스크는 오픈AI 초기에 8000만달러를 기부했어요. 머스크의 이메일에 따르면 매년 수십억달러(최소 조단위)의 돈이 필요해요. 구글과 같은 회사만이 가능한 일이었죠. 


그래서 일론 머스크는 밑빠진 독인 오픈AI에서 손을 떼고 본업인 테슬라와 자율주행AI에 집중하기로한 것 같아요. 지금은 테슬라가 잘 나가지만 2018년의 테슬라는 모델3 생산 병목에 걸리면서 당장 파산해도 이상하지 않은 회사였어요. 일론 머스크는 오픈AI를 부양할 능력이 없는 아빠였다고 해야할까요.. 


일론 머스크라는 돈줄을 잃은 오픈AI는 그래서 외부투자를 받기 시작하는데 이때 들어온 사람들이 비노드 코슬라 코슬라벤처스 창업자, 리드 호프만 링크드인 창업자 같은 이들이었죠. 그리고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를 받으면서 오픈AI는 가장 중요한 '컴퓨팅파워(라고 쓰고 엔비디아 GPU라고 읽는다)'를 얻게됩니다.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아빠가 떠난 아이한테 든든한 새아빠 노릇을 해줄 '후견인'이 생겼다고 할까요? 


오픈AI가 잘되지 않았다면 일론 머스크는 소송을 걸지 않았을거에요. 하지만 2022년 11월 등장한 챗GPT가 세상을 놀라게하면서 일론 머스크는 현타가 왔을거에요.


"AI가 이렇게 중요한 거였지.. 내가 잊고 있었네"

 

집에서 뛰쳐나갈땐 언제고.. 자기가 아빠래 <달리3> 


가질수 없다면 부셔버리겠어 

일론 머스크가 오픈AI에 영향력을 발휘할 방법은 없었어요. 그래서 그는 일단 xAI라는 인공지능회사를 세웁니다. 번개불에 콩 구워먹듯 만들어서 '그록'이라는 모델도 내놓죠. 


하지만 그록은 아무리 봐도 오픈AI의 GPT의 성능에 미치지 못하는거에요. 게다가 요즘 테슬라 주가도 폭락하고, 소송때문에 받기로 한 주식도 못 받고.. 


그래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내가 오픈AI 진짜 아빠다. 지금 나쁜 경영진과 후견인에게 지배당하고 있다. 아이의 행복(모두를 위한 AI)을 위해 오픈소스로 모든 걸 풀어야한다!'  


오픈AI 창업자들도 화가 났습니다.


'집에서 뛰쳐나갈 때는 언제고? 잘 되니까 나타나서 친아빠라고? 흥칫뿡'

 

AI 오픈소스를 두고 키배를 벌이는 레전드 VC들


오픈AI가 오픈소스를 해야 꼭 오픈이야?


일론 머스크는 왜 여론전을 하는 걸까요? 단순히 내가 창업했던 조직이 내가 떠나고 나서 잘 되니까 '질투'가 나서는 아닐 것 같아요. 


먼저 오픈AI가 이름과 달리 자신들의 연구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실제로 많이 있어요. 인공지능 연구는 구글,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특정 기업이 아니라 모두가 투명하게 볼 수 있고, 감시할 수 있는 '오픈소스'형태로 가야한다고 보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요.


그래서 이번 반박문에서 오픈AI는 이렇게 말하죠.


우리는 오픈소스 기여를 포함하여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일상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오픈AI의 미션을 AGI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2016년 메일에서 일리야 수츠케버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AI 구축에 가까워질수록 개방성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오픈AI의 개방성은 AI가 구축된 후 모든 사람이 그 결실의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뜻이고 그 과학적인 내용을을 공유하지 않아도 괜찮습다는 뜻입니다."

그러자 일론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네(Yup)"

오픈AI의 개방이 오픈소스를 의미하는 것을 아는데 왜 자꾸 오픈소스를 하라고 얘기하느냐는 것이죠. 

아무리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진다고 해서 오픈AI가 Q*나 소라 같은 최신 연구결과를 공개할 것같지는 않아요. 그리고 심지어 일론 머스크가 만든 xAI도 '오픈소스'와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오픈AI를 공격하면서 오픈AI의 비판자들과 오픈소스의 지지자들을 집결시킬 수는 있죠.

소라말고 또 숨기고 있는거 있는거 아니지?? 말해봐 <WSJ>


정치인 여러분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여론전의 진짜 목적. 그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고리를 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관계는 지금도 애매해요. 샘 올트먼 추출사태에서 알 수 있었듯이,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영향력이 없었어요. 이번에 이사회에 의결권이 없는 참관인 자격을 얻은 것이 전부.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를 투자한 것에 대해서 각국 정부는 관심이 많아요. 그것이 혹시 경쟁을 저해하는 반독점 요소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어요.


그런점에서 일론 머스크의 여론전은 결국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봐야할 것 같아요. 특히 올해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에서 대통령 후보들이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길 바라고 있지 않을까요? 


만약 이런 여론전이 대통령이나 미국 의회를 움직이게 한다면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의 연합을 흔들 수 있고, 오픈AI 도전자들에게 기회가 생길수도 있죠. 


지금의 LLM 개발 경쟁은 오픈AI가 앞서나가고, 구글이 한발짝 뒤쳐져서 따라가고 있는 모습. 반면 오픈AI 대항마라는 앤스로픽의 클로드는 아직은 GPT와 격차가 1년은 있는 것 같아요. 이건 여러 오픈소스모델도 비슷한 것 같아요. 


왜냐면 이미 AI 개발 경쟁은 텍스트 생성에서, 멀티모달리티와 비디오생성으로 넘어간 것 같거든요. 대부분의 도전자들은 아직 이미지 생성과 LLM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오픈AI와 다른 기업들간의 격차가 소송과 오픈소스 논쟁의 배경에 있다고 생각해요. 구글, 메타, xAI, AI스타트업까지 오픈AI는 정말로 무서운 존재가 아닐까요? 마치 2016년 알파고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한 구글처럼요.   


구글의 인공지능 독점을 막기위해 일론 머스크가 세운 오픈AI는 원래의 목적을 이뤘어요. 다만 그걸 해낸 사람은 1971년 생의 일론 머스크가 아닌 1985년생의 샘 올트먼이었어요.   

테크 뉴스 요약해 드립니다 <챗GPT/달리2>


한줄 브리핑 🎤


  •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3분기에만 309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는 디인포메이션의 보도. 전년 3분기 누적 844억달러로 전년대비 40% 성장했다고. 한편 미 의회에서는 틱톡을 바이트댄스에서 분리시켜야한다는 법안이 추진 중.    
  • 구글의 무인택시 서비스 웨이모가 실리콘밸리 베이에이리어 지역(고속도로 근처)과 로스엔젤레스에서 운행 승인을 받았어요. 그 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만 운행했는데 광범위한 지역에서 영업이 가능해진 것. 
  • 애플이 유럽시장에서 에픽게임즈의 개발자 계정을 폐쇄시켰어요. 이로 인해 에픽게임즈는 앱스토어 내에서 자신들의 스토어를 열 수 없는 상황. EU의 디지털시장법이 도입되면서 애플은 외부 기업이 자체적인 스토어를 열 수 있도록 EU에서만 허용했죠. 그런데 소송 중인 에픽게임즈의 계정을 폐쇄시킨 것. 
맺음말

우리는 언제 스스로가 '늙었다' 아니면 '뒤쳐졌다'고 느끼는 걸까요? 저는 저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이 제가 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난 '업적'이나 '성과'를 만들어낼 때 그런 것을 느낀답니다. 이 나이 먹도록 나는 뭐했지..라는 생각이 드는거죠.


누가 뭐래도 일론 머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업적을 이뤄낸 사람이죠. 세계 1위 부자이기도 했고(과거형), 테슬라, 스페이스X 같은 위대한 기업을 만들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트위터 인수 이후 위기에 몰리고 있어요. 하지만 2018년의 어려웠던 상황과 비교해보면, 지금은 정점에 올랐던 사람에게 찾아오는 하락기 정도로 봐야할 것 같아요. 언젠가 다시 올라갈 날이 있는거죠.


그런 일론 머스크에게 파죽지세로 상승하는 오픈AI와 샘 올트먼의 모습은 자신이 '늙었다' 혹은 '뒤쳐졌다'는 느낌을 받게하지 않았을까요? 무엇보다 자신이 버리고 떠난 조직을 그가 일으켜세웠으니까요.


나보다 뛰어난 젊은 사람을 봤을 때 '질투'를 느끼는 건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감정을 가지고 상대를 깎아내리고 방해까지 한다면, 그거야말로 진짜 늙었다는 걸 인정하는 것 아닐까요?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정보의 밀도가 높은 지금 시대에 나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 차별화된 결과물을 내놓을 것인가'라고 생각해요. 오늘의 레터가 여러분에게 신선하고 재밌게 다가왔다면, 오늘의 저는 업적 달성입니다! 

 

여러분의 멋진 미래를 위해
이덕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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