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사랑을 못 받는 의외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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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레터 #41

사랑받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그 이유를 알려 드릴게요!

또한 독특한 우울증에 대해 알아보고,
정신병의 오명에 대해 다룰 거예요.

그리고

레터를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날씨가 쌀쌀해졌네요. 일교차 조심하세요!
그리고 마음의 일교차도 잘 들여다 봐주세요 :)

👦 에디터 DK가 전합니다.

💭 사랑받는 게 어렵다면

1. 구독자님의 부모님(양육자)는 어린 시절의 구독자님을 어떤 방식으로 돌보고 사랑해 주셨나요? 지금 구독자님은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나요?

2. 부모님의 “잘했어” 한 마디를 들으려고 높은 성적을 받는 것에 집착하고, 부모님의 감정과 욕구를 면밀하게 파악하여 악착같이 착한 아이가 되려 하고, 자신이 받아야 할 돌봄을 부모에게 제공하여 부모님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아이들이 있어요.

3. 혹은 부모님이 심하게 완벽주의자여서 그들의 높고 불가능한 기준과 평가를 만족시키려고 했지만, 항상 실패를 하여 자주 주눅 들고 행복하지 못한 아이들도 있죠. 이러한 아이들의 공통점은 사랑과 돌봄을 받는 것에 어색한 사람으로 자란다는 거예요.

4. 부모님의 가혹한 양육 방식이 ‘스스로에게도 학대적이고 가혹한 자아’를 만들어서, 고문하는 사람이 없어도 스스로를 고문하는 사람이 되는 거죠. 스스로를 토닥이기보다 채찍질하고 밑도 끝도 없이 자책을 하는 그런 사람이요.

5. 아마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거예요. 그렇게 한다면 본능적으로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약한 존재’가 되어버릴 것 같은 공포를 느끼기 때문이죠.

6. 예를 들어, ‘나는 더 완벽하고, 실패 따위는 하지 않고, 강하고, 매 순간 내 가치를 증명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강인함과 완벽함’은 타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에요. 그래서 ‘실패해도 돼, 부족해도 돼, 괜찮아.’라고 인정하는 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무기를 빼앗기는 기분인 거죠.

7. 그래서 누군가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고 돌봐주면 이상한 기분을 느껴요. ‘나는 이 사람에게 해준 게 없는데 왜 나를 아무 이유 없이 사랑해 주지?’ ‘나는 실수를 한 바보인데 되려 왜 나를 위로해 주지?’ 이렇게요.

8. 게다가 이런 사람은 ‘사랑과 돌봄을 받지 못해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될 거라는 자기 암시’도 하기 때문에, 자신이 사랑과 돌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정체성에 혼란이 생겨요.

9. 지금이라도 자신을 돌보고 이전에는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데, 그 과정 자체가 매우 고통스러운 일처럼 느껴져 포기할 확률이 높죠.

10. 이렇게 습관적으로 사랑과 돌봄을 거부하다 보면 사랑과 돌봄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어도, 어렸을 때부터 살아온 가혹한 세상을 짊어진 채 살아가게 돼요.

11. 구독자님 혹은 구독자님의 주변 사람이 이러한 방식으로 사랑받기를 두려워하고 있다면 이런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12. 고생 많았어요. 많이 힘들었을 텐데, 정말 고생 많았어요. 스스로를 조여가며 살아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괜찮아요. 모든 게 당신 탓은 아니에요. 당신은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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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울이의 질문

💭 내가 우울증인 게 맞나?

우울이 A

남들은 우울하면 잠을 잘 못 잔다는데, 저는 반대로 심하게 우울하면 잠을 억지로 과도하게 자버려요. 깨어있는 느낌이 싫어서 회피하려고 그런 것 같은데.. 그런 상태에서 많이 자고 일어나면 썩 개운하지도 않아요. 저는 왜 이런 걸까요?

에디터 DK의 답변

1. 말씀대로 불면을 포함해 식욕부진, 불안, 초조와 같은 증상이 일반적인 우울증 증상이긴 해요. 하지만 이런 증상을 겪지 않아도 우울증 진단을 받는데, 정확한 진단명은 ‘비전형적 우울증’이에요.

2. ‘비전형적’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적인 우울증과는 양상이 조금 달라요. 그래서 자신이 우울증이 있다는 자각을 하기 어렵죠. 비전형적 우울증의 증상은 다음과 같아요.

3. 첫째, 식욕이 증가하고 특히 밤에 폭식을 자주 해요. 혈당이 증가하면 우울감과 불안감이 줄어들어서 더 많이 먹게 돼요. (주로 탄수화물이나 매운 음식)

4. 둘째,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요. 밤낮이 거의 바뀌거나, 질문해 주신 우울이처럼 과도하게 많이 자요. 결국 새벽에 에너지와 식욕이 증가하고 낮에는 심한 무기력증을 보이죠.

5. 셋째, 몸이 무겁고 주로 누워 지내요. 비전형적 우울증을 겪으면 우울하다는 생각보다 피곤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에요.

6. 넷째, 타인에게 거부당하는 것에 아주 민감해져요. 특히 타인의 표정이나 말투에 매우 민감해요.

7. 타인이 하는 말의 내용에는 집중하지 않고 표정이 어떤지 예민하게 살피죠. 그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지 어떤지 과다하게 생각하고 많은 의미 부여를 해요.

8. 혹은 타인의 말을 잘못 해석하여 타인이 자신을 비난하거나 싫어하는 것으로 느끼기도 해요. 이렇게 대인관계가 어려워지는 게 비전형적 우울증의 가장 큰 특징이에요.

9. 비전형적 우울증은 20~30대 청년층에서 더 흔하고, 여성에게 발병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그리고 우울증 환자의 40% 정도가 비전형적 우울증을 앓는다고 해요.

10. 다른 우울증 치료처럼 약물치료와 심리상담을 동반하면 좋지만, 비전형적 우울증을 극복하는 첫걸음은 ‘아침’을 만드는 거예요. 우울증과 호르몬은 쌍방 관계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좋은 호르몬과 신체리듬을 만들면 우울증 극복에 큰 도움을 줘요.

11. 몸이 각성되는 시간을 밤에서 오후로 앞당기면, 밤에 식욕이 줄고 편하게 잠에 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예민함과 불안함이 줄어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편해질 수 있어요!

12. 본인이나 주변 사람이 비전형적 우울증 같다면, 병원에서 정밀한 진단을 받아보시는 걸 권장 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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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병을 앓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

1. 국민이 2억 명인 나이지리아에서 정신과의사는 200명 밖에 안 돼요. (한국은 약 3800명) 또한, 75%의 정신질환은 저소득 국가에서 발견되는데, 대부분의 아프리카 정부들은 정신건강 분야에 의료예산의 1% 미만의 돈만 투자 중이에요.

2. 아프리카 사람들은 종종 정신건강에 대해 거리를 두고, 무시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두려워하고, 분노를 느낀다고 해요. 조현병에 걸린 사람한테 “걘 미쳤어. 악마에 홀린 거야.”라는 말을 하는 것처럼요.

3. 제가 왜 갑자기 아프리카의 정신건강 얘기를 할까요? 우리도 여전히 정신건강에 대해 보수적이기 때문이에요.

4. 세계 보건 기구에 따르면 정신건강이란 ‘삶 속의 일반적인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어서 생산적이고 풍부하게 일을 하고 당신이 속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에요. 이럼에도 육체적 건강보다 안 중요한 이유가 있을까요?

5.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4명 중 1명은 우울증을 한 번씩 경험하지만, 전체 보건 예산 중 정신건강 분야 예산은 1.6%에 불과과하다는 것이죠. (2017년 기준) 프랑스의 국민 1인당 정신보건 예산은 395$, 독일도 395$, 우리나라는 65$에요.

6. 어떤 생각이 드나요?

7. 도대체 우리는 왜 심리적으로 힘든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그런 얘기를 털어놓는 일에 쉬쉬해야 하는 걸까요..

8. 얼마 전 카페에서 이런 말이 들리더라고요.
“우울증이 뭐라고 그렇게 유난이야?”

9. 누구라도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인데 그런 식으로 인식된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정신건강에 대한 오명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이죠.

10. 약해져도 괜찮아요. 우리가 느끼는 것에 정직해지는 게 우리를 나약하게 만들지 않아요.

11. 힘들면 말해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 본문에 제 의견을 보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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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어가는 글

😮‍💨 불안 잠재우기

2년 전,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픈 두통을 겪던 시기가 있었어요. 원래 편두통이 잦았던 사람인지라 이것도 없어지겠거니.. 했는데 이전과는 달랐어요.

"혈압이 너무 높아요. 두통이 문제가 아니에요", "편두통 약 드릴게요", "이 약 드시고 몇 주 지켜보시죠" 병원을 가도 이런 말만 들었어요. 마지막 희망으로 동네 신경정신과에 갔더니 신경안정제(항불안제)를 처방해 줬어요.

그 약을 먹자마자 귀신같이 두통이 없어졌어요. 두통의 원인이 저를 엄청나게 불안하게 했던 한 사건이었다는 걸 깨달았죠.

(이 글을 쓰기) 30분 전, 그 사건과 비슷한 일이 일어났어요. 식은땀이 나고,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너무나 불규칙했어요.

패닉에 빠질 뻔했다가 숨부터 제대로 쉬려고 노력했어요. 가슴이 들릴 정도로, 소리가 날 정도로 크게 숨을 쉬었어요.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 숨 쉬자 제발!' 계속 이렇게 중얼거렸던 거 같아요. 그리고 현재 상황을 돌아보니 과거의 사건과 유사하긴 했지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깨달았죠. '아, 실제 일어난 사건과 내 감정이 동화되지 않을 수 있구나.'

불안을 더 잠재우기 위해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어요. 메모장에 글자들이 채워지는 걸 보니 마음이 차분해지네요.

저처럼 어떤 일로 인해 불안감이 밀려와서 미칠 것 같을 때는 우선 호흡부터 가다듬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그 일을 차분하고 냉정하게 바라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어렵긴 하겠지만요..

저희 모두 불안감에서 탈출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해서 감정을 잘 다룰 수 있기를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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