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제조기업은 해외 공급업체와 단가 협상을 벌이던 중에 난관에 봉착했는데요, 실무진이 아무리 조율해도 가격 조건의 차이를 줄일 수 없자 양쪽의 임원들이 나서서 장기 파트너십 조건과 기술 협력안을 패키지로 교환했습니다. 이 역시 좋은 에스컬레이션입니다.
좋은 에스컬레이션은 숨겨진 문제를 명확히 드러내고, 조직 차원에서 더 큰 관점으로 균형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이끕니다. 이때 상사는 단순한 ‘재판관’이 아니라 갈등의 본질을 파악하고 협력과 합의를 이끌어내는 중재자가 되어야 합니다.
반대로 나쁜 에스컬레이션은 직접 해결이 가능한 문제까지 상사에게 에스컬레이션하는 것입니다. 어떤 금융회사의 A부서는 사소한 일정 조율 문제도 곧바로 팀장에게 보고했습니다. “언제까지 누가 보고서를 내야 합니까?” 같은 단순한 다툼까지 에스컬레이션되자 부서장은 늘 자잘한 문제를 처리하는 데 시간을 뺏길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전략적 의사결정 사안은 늘 후순위가 되었고, 직원들은 “팀장에게 말하면 다 해결된다.”라는 유아적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렇듯 나쁜 에스컬레이션은 작은 문제를 크게 과장하고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립니다. 상사가 해야 할 역할은 명확합니다. 직원들에게 “그 문제는 직접 대화로 풀라”고 피드백하고 본인이 필요할 때만 개입해야 하죠.
우리는 보통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제를 숨기지 말고 드러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상사에게 달려가 일러바치라”는 뜻은 아닙니다. 사소한 갈등까지 모두 에스컬레이션하면 조직은 순식간에 비효율과 불신의 늪에 빠진다는 걸 기억하세요. “어떤 문제를 에스컬레이션할지 말지를 가려내는 능력”, 이것 역시 일 잘하는 직원의 ‘좋은 눈치’라는 것도 명심하기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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