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님!"
마음을 두드리는 이야기를 전하는 넉넉(Knock Knock)레터입니다. 

여러분은 꼭 이루고픈 꿈이 있으신가요?

하루 종일 그 생각만 나고, 포기하고 다른 걸 하려 해도

결국에는 다시 매달리게 되는 그런 꿈이요.

여기 꿈꾸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혐오가 만발한 시대, 남들에게 핍박받고 멸시받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좇아가는 사람들

심지어 세계 멸망을 앞두고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넉넉레터 여섯 번째 이야기는 『곧 죽어도 힙합니다. 

은호의 말에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생각하던 석재가 예상치 못한 제안을 했다.

“그럼 일공이를 같이 쓰는 건 어때?”

뜻밖의 말에 놀란 은호가 걸음을 멈추고 석재를 쳐다보았다.

“원래 가사 쓰려고 컴퓨터를 만들었다며. 너도 아쉬울 거 아니야. 아직 50대 남아있다며?”

은호의 선한 얼굴에 곧 차마 감추지 못한 혐오의 빛이 드러났다.

“세상이 지옥이 될 수도 있는데 지금 그깟 힙합이 대수입니까?”

“내가 랩 하지 못하면 그게 나한테 지옥이야. 이 세상 인간들 전부가 웃어도 내가 웃지 못하면 그게 무슨 소용인데?”

둘이 서로를 노려보던 그때, 어느새 그들 곁으로 다가온 누군가가 둘의 머리에 총구를 붙였다. 뒤통수에 차가운 감촉을 느끼고서야 둘은 자신들 뒤에 용병이 붙었음을 깨달았다. 방금 전에 지나갔던 드론이 실은 그들을 보았었다는 것도.

“총 내려. 생포해.”


- 『곧 죽어도 힙합』 중에서

   깨어있을 때도 꿈을 꿔야 한다


심장을 움켜잡는 베이스, 흥분의 규칙을 세우는 드럼, 귀를 간지럽히는 피아노, 열광하는 관중의 환호와 그 위를 서핑하는 신들린 랩! 「곧 죽어도 힙합」은 혐오가 팽배한 시대, 모두가 무시하는 꿈을 좇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게 뭐라고 저렇게까지 열심이지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글을 읽다 보면 문득 그들을 응원하게 됩니다. 사실 그들은 그저 좋아하는 걸 할 수 있기를 꿈꾸는 것뿐이니까요.

꿈이 꼭 거창해야만 하는 건 아니죠. 억만장자가 되어 스포츠카를 타고 도로를 달리고 싶다거나 유명인이 되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싶다는 꿈도 물론 좋지만,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도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거나 끊임없이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또한 그에 못지않은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료한 일상에 원동력이 되어주고 사람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힘. 우리는 어쩌면 깨어있을 때도 꿈을 꿀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꿈에는 희노애락이 있다


하지만 사실 희망찬 꿈을 꾸기에는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그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인데, 사기를 당해 돈을 받기는커녕 빼앗기기도 하고, 주변의 반대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꿈을 외면하기도 하며, 아무리 해도 닿지 않는 꿈을 보며 자신에게 이만큼의 재능만 준 신을 원망하기도 합니다. 울고, 웃고, 화내고, 기뻐하고……. 꿈을 꾸는 것만으로 한 권의 소설을 쓸 수 있을 정도죠. 어쩌면 한 사람의 온갖 감정이 다 녹아들어 있기에 꿈과 그 꿈으로 향하는 이들의 여정이 아름다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이 멸망할지라도


「곧 죽어도 힙합」에는 그저 좋아하는 힙합을 잘, 멋있게 하고 싶을 뿐이었는데 졸지에 세계 멸망과 꿈을 양자택일하게 된 힙합 노인 석재가 나옵니다. 세상에 멸시받고 무시당하더라도 자신에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한 꿈,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보다, 곁을 내어준 친구보다 소중할까요?

처음에는 그깟 게 뭐가 대수라고, 아등바등 원하는 걸 얻겠다고 발버둥 치는 석재가 이해되지 않았는데요.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마냥 욕할 수는 없더라고요. 저도 석재처럼 남들이 뭐라 해도 듣지 않고 꿈을 좇았던 적이 있기에 그 마음이 얼마나 절박한지, 얼마나 간절한지 이해가 갔거든요. 석재 말처럼 내 세상이 무너지는데 다른 사람의 세상이 무슨 문제란 말인가. 이런 생각도 들고 말이죠.

여러분에게도 힙합 노인 석재처럼 포기할 수 없는 꿈이 있으신가요?

그의 손에 쥐어지는 합격 목걸이!

<쇼미더머니 SHOW ME THE MONEY>는 현재 시즌 11까지 나온,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한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힙합에 관심이 없고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한 번쯤은 공연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들어봤을 거예요. 저도 힙합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매주 본방사수를 할 정도로 즐겨본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쇼미더머니>가 전 국민을 힙합에 열광하게 만들었던 건 아마 단순히 음악만을 선보이는 게 아니라 그 음악을 하는 ‘사람’에도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일 겁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상황에 있으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런 걸 알고 음악을 들으니 그 사람이 내뱉는 가사 하나하나에 훨씬 몰입되더라고요.

곧 죽어도 힙합의 핵심도 ‘사람’입니다. 살인마를 잡으려는 간 큰 다단계 판매원, 사람이 죽은 촬영장에서 주인공의 비밀을 밝히려는 단역 배우, 대머리 부장에게 찍혀 복수의 칼날을 가는 탈모 직원, 유튜버, 양아치, 재벌집 뺑소니범……. 그보다 더 수상한 버스 기사, 백발백중 여자 귀신에 홀린 스포츠 도박 중독 아빠, 괴물들이 창궐한 날 죽기보다 고백하기를 선택한 양궁 선수, 그저 좋아하는 힙합을 하려다가 세계의 운명을 손아귀에 쥔 힙합 노인까지. 그들을 이해하고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몰입하며 이야기에 빠져든 자신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예상을 깨부수는 반전은 덤입니다!

웃음과 서스펜스로 중무장한 요지경의 상상력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정재환 작가의 단편 소설집 곧 죽어도 힙합을 다루었습니다.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 『대스타』, 『이달의 장르소설 5』 등 다양한 공모전에서 선정된 단편과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신작 단편까지 꾹꾹 눌러 담은 곧 죽어도 힙합정재환 작가님 특유의 문체로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독자를 끌어당깁니다. 곱씹을수록 빠져드는 유머와 예상을 빗겨나가는 참신한 반전을 좋아하신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독자님! 오늘 저희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난 구독자 피드백 이벤트는
정말 많은 분들이 참가해 주셔서 조기에 종료되었답니다.
당첨자분들께는 따로 안내가 나갔고 4월 초 선물이 발송될 예정입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삼개주막 기담회4』 관련해서도 구독자분들께서 재밌는 답글을 해주셨어요.
할아버지의 지팡이 이야기, 어릴 적 읽었던 송장 괴물 공포 이야기 등
여러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했는데요,
날이 더워지면 공포 특집으로 한번 찾아뵙고 싶네요. 😱
정성스럽게 적어주신 답변 항상 감사합니다!

이번 두드림에서는 노인 석재의 꿈처럼
여러분은 어떤 꿈을 꿨고, 꾸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아래 FEEDBACK으로 살짝 들려주세요!

 

그럼, 오늘도 넉넉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며, 다음 뉴스레터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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