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사 레터링
새 입점 작가 에잇타입과 글꼴 〈본본〉
AG 라틴 글꼴 패키지
《TDC69 수상작 전시》 소개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 한글 부문 신설
《제13회 그란샨(Granshan)타입 디자인 공모전》 개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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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타이포그라피연구소 연구원들의 ‘청룡의해 2024’ 레터링으로 새해 뜻깊은 인사를 전해드립니다. 오행 사상에서 청색은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동쪽을 상징한다고 하는데요, 그 때문에 청룡은 ‘동방을 수호하는 신성한 용’으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시작’이 잘 어울리는 해인 만큼 새로운 기회와 도전으로 의미 있는 한 해를 채워나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모든 꿈과 목표가 이루어지는 특별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며, 이를 계기로 더 발전된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가 모두에게 찾아오기를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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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새로 시작한 파운드리 에잇타입을 소개합니다. 1월 중, 에잇타입의 〈본본〉을 AG Font에서 오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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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1년 차 글꼴 디자이너 박부미입니다. 10년 동안 산돌에서 일하다, ‘에잇타입(eighttype)’이라는 이름으로 독립해 글꼴을 출시했어요. 요즘은 바텐더로 일하면서 그 외 시간에는 글자를 만들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 글꼴 디자이너 겸 바텐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꼴 출시도 빨리하고 싶고 하고 싶은 일이 아주 많은데, 한편으로는 오래 일했으니 마냥 쉬고 싶기도 해서 혼란스러워요. 아직 프리랜서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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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로서의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독립한 계기나 따로 준비한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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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회사를 다니니 자연스럽게 회사가 일하는 방식이나 가치관에 익숙해졌어요. 힘든 일도 있었지만 여러 일을 겪으니 어느 정도는 무뎌지기도 하더라고요. 싫은 일에도 요령이 생기고요. 독립해서 제 글꼴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막연하게 해왔는데, 어느 날 문득 이렇게 계속 회사에 다녀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순간,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을 깨고 싶지 않아 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 위기감을 느꼈어요. 계속 미루다가는 평생 회사를 다니겠구나 싶어서 독립을 결심했습니다.
그래도 제 글꼴을 처음 낼 땐 기분이 정말 이상했어요. 글꼴을 10년 동안 만들었으니 글꼴 출시 경험도 많아서 이 과정이 새로울 것도 없는데, 막상 제 것을 낸다고 하니까 설레기도 하고 더 성이 안 차서 마감을 계속 미루기도 했습니다. 더 잘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었는데 결국엔 그 부담을 그냥 모른 척하기로 했어요. 모른 척하고 일단 내고 시작하자. 혹시라도 수정하거나 추가하고 싶은 부분이 생기더라도 요즘은 글꼴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환경이니까, 하면서 일단 출시하는 것에 집중했어요!
독립하기 위한 준비를 따로 하진 않았어요. 바텐더로 일해서 벌어들이는 수입과 약간의 퇴직금이 있어서 당장은 큰 수입을 내지 않아도 글꼴 작업을 할 수 있었거든요. 또 오래 일한 경력이 있으니 글자와 관련된 일이라면 어떻게든 해내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자신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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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이름에 대해서는 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뭔가 멋진 이름으로 하고 싶은데 또 너무 멋 부린 이름은 싫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집 가는 길에 아주 문득, ‘내가 숫자 8을 좋아하니까 8타입으로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눈사람처럼 생긴 8의 모양을 좋아하는데요, 이것저것 생각해 보니 8과 인연이 깊더라고요. 제가 8층에 살고 있기도 하거든요. 제 메일 주소에도 8이 이미 들어가 있어서 파운드리 이름에 맞춘 계정을 따로 만들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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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구하는 글꼴 작업 방향이나 가지고 있는 글꼴 철학이 있다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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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것을 만들고 싶어요. 쓰는 사람이 고민하지 않고 쉽고 편하게 쓸 수 있는 글꼴이요. 글자 하나만 봐도 작품처럼 멋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저는 그런 방향보단 글꼴이 글꼴로서 존재하기를 바라요.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딘가에 쓰일 때 글꼴이 튀어 보이지 않고 도리어 그 작업물을 돋보이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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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하면서 영감을 받는 곳이 있나요? 또는 작업의 원동력이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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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에 관해서는 여기저기서 많은 질문을 받는데요, 특별히 떠오르는 곳은 없어요. 저는 스케치를 자주 해요. 뭔가가 떠오르면 일단 그리기 시작해요. 회사에 소속되어 있을때도 개인 시간엔 아이디어 노트를 계속해서 채웠고요. 일상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잊지 않기 위해서 잠깐 산책할 때도 작은 수첩을 들고 나가요. SNS에 공개하거나 완성된 글꼴로 출시한 것들은 정말 일부고, 많이 그리고 많이 고민해요. 그렇지만 학생분들이나 글꼴 작업에 이제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에게 쭉 앉아서 끝없이 작업하라는 조언을 하고 싶진 않고요, 뭐든 많이 경험하고 많이 돌아다니세요!
최근에 깨달은 건데, 저는 그냥 글자를 만드는 것이 즐거워요. 이제 회사를 나왔으니 글자를 만들지 않아도 되잖아요. 글자를 만드는 일로 당장 수입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요. 그럼에도 혼자서 계속 글자를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는 것이 어렵지 않더라고요. 제가 정말 글자 만드는 일을 좋아하고 재밌어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결국 가장 큰 원동력은 작업 자체에 대한 즐거움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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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새롭게 출시한 글꼴 〈본본〉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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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본〉은 “직선만 있는 글꼴은 어떤 느낌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글꼴입니다. 〈본본〉은 모든 글리프에 곡선이 없고 직선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ㅇ’이나 라틴 알파벳 같은 원 모양을 만들 때 많이 고민했어요. 둥글둥글한 스타일의 글꼴을 만들 때는 ‘ㅁ’이 ‘ㅇ’처럼 보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는데 〈본본〉은 그 반대였습니다. ‘ㅇ’이 ‘ㅁ’처럼 보이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직선으로 각을 굉장히 많이 쪼개서 만들면 곡선처럼 보이잖아요. 그러면 글꼴 전체 콘셉트와 맞지 않을 것 같아서 적당한 모양을 찾으려고 여러 가지 안을 만들어봤습니다. 최종적으로 8각에서 아무리 많아도 10각을 넘지 않는 형태로 마무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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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만 활용해서 각지게 만들어야 하니 글자의 뼈대만 남기는 느낌으로 형태를 만들었어요. 여기에 착안해서 글꼴 이름을 지었습니다. 뼈는 ‘본(bone)’이니까 ‘본’으로 이름을 짓고 싶은데 한 글자는 허전하고, 이미 ‘본’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유명한 글꼴이 있고, 이런저런 고민 끝에 ‘본본’으로 지었어요. 같은 글자를 반복해서 어딘지 귀여운 어감도 마음에 들었고, 단순한 이름이라 오히려 더 다양한 의미를 품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같은 발음인 한자 ‘본(本)’과도 의미가 통할 것 같더라고요. 저는 글꼴 이름을 고유명사처럼 짓는 것을 좋아해요. 사전에 없는 단어였으면 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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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모든 획이 직선이라는 강한 특징 때문에 제목용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만들다 보니 오히려 작게 썼을 때 더 매력적이었어요. 그래서 작업 중간쯤부터는 아예 본문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굵기 가족에서 용도를 구분해서 미디엄과 레귤러는 작게 썼을 때도 잘 읽히도록 특히 신경을 많이 썼어요. 실제 책 조판 작업에도 얹어서 샘플을 봤는데 생각보다 더 잘 읽혔고 질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그 질감이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비슷하다고 표현했어요. 가까이서 보면 투명하고 각진 눈 결정이 켜켜이 쌓인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면 포근하게 느낀다는 점에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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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라틴 알파벳은 한글의 부리를 그대로 가져오는 방식으로 맞추지 않았어요. 각진 특징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살짝 기울인 모양으로 제작했고, 필기체의 특징을 넣어 〈본본〉의 한글과 결이 비슷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필수로 제작하지 않는 도형이나 이모지 글리프도 욕심내서 넣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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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몇 종 있어요. 종종 인스타그램에도 올리는 굉장히 굵은 굵기의 〈극흑〉(가제)이라는 글꼴도 하나 있고요. 꽤 오랫동안 붙잡고 있는 작업이라 빨리 끝내고 싶어요. 곧이어 출시할 손 글씨 스타일의 글꼴과 모바일용 글꼴도 있습니다. 차근차근히 하고 싶은데 마음은 급해서 작업을 몰아서 하게 되네요. 오히려 마무리 단계에서 이것저것 고민하는 데 시간을 오래 쓰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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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에잇타입의 포부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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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본〉처럼 지금 작업하고 있는 글꼴들을 훌훌 출시하고 싶어요. 또 사업자등록을 하고, 몇 년 동안 미뤄왔던 ‘운전면허 따기’라는 과제를 해치우고 싶네요. 무엇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즐겁게 글자를 그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본본〉이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네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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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타이포그라피연구소에서 연말연시를 맞이해 조금 특별한 글꼴을 선보입니다. 바로 〈AG 라틴 폰트 패키지〉인데요, 두루두루 사용하기 좋은 본문용 글꼴 〈AG Next〉와 〈AG Daily〉, 강렬한 표현으로 제목에 활용하기 좋은 〈AG MONSTER〉와 〈AG MORRIGAN〉, 마지막으로 은은하고 조용하게 개성을 표현하고 있는 〈AG Fountain〉까지 총 5종의 글꼴을 하나로 묶었습니다. 하나의 패키지로 최대한 다양한 상황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는데요, 상세 페이지에서 직접 〈AG 라틴 폰트 패키지〉의 글꼴들을 타이핑해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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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ype Directors Club(이하 TDC)》(뉴욕)은 1953년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타이포그래피 및 글꼴 디자인 공모전입니다. 올해 69번째로 개최된 《TDC》는 타이포그래피의 심미성과 혁신성을 다루며 언어를 뛰어넘어 문자 자체의 예술성을 평가합니다. 또한 전문 심사 위원이 선정한 각국 디자이너와 디자인 전공생들의 작품을 모아 미국, 캐나다,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스페인, 베트남 등을 포함한 16개국의 주요 도시에서 매년 해외 순회 전시를 엽니다. 이번 《TDC69》의 우수 작품 전시는 삼원특수지가 주최하여 더페이퍼랩 벙커 갤리리에서 진행합니다. 다음 달 17일까지 다양한 나라의 타이포그래피 작품 1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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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3년 12월 21일(목) ~ 2024년 2월 17일(토)
장소: 서울특별시 광진구 천호대로 549, G-TOWER B1층 THE PAPER LAB The Bunker
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40분(월 ~ 금) / 오전 10시 ~ 오후 5시 40분(토)
휴관: 매주 일요일 및 국가 공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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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 한글 부문 신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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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공모전 2024》 개최가 결정되었는데요, 올해는 특별히 한글 부문이 개설되었습니다. 연령,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응모할 수 있으며 기존 라틴과 일문에 중문 간체 및 번체, 한글 부문을 더해 총 5개 부문에 응모할 수 있습니다. 2024년 봄과 여름 사이에 개최된다고 하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미리 준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후 소식은 공모전 특설 사이트 및 모리사와 타입 디자인 SNS를 참고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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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그란샨(Granshan) 타입 디자인 공모전》 개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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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그란샨 타입 디자인 공모전(Granshan Type Design Competition)》은 비(非)라틴 글꼴을 대상으로 하는 세계적인 글꼴 디자인 공모전입니다. 한글을 비롯해 아라빅, 키릴, 그릭, 조지아, 한자, 히브리 등 10개의 다양한 문자권에서 참가작을 모집합니다. 한글로만 이루어진 글꼴, 라틴을 포함한 한글 글꼴, 다국어를 포함한 한글 글꼴의 본문용과 제목용을 구별해 총 6개의 카테고리에 출품할 수 있습니다. 한글 부문 의장은 디자이너 노은유가 맡았으며, 전 의장을 맡은 디자이너 김창식이 함께합니다. 심사 위원으로는 디자이너 류양희, 민본, 함민주가 참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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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 기간: 2024년 2월 15일까지 (수상자 발표 2024년 5 ~ 6월)
참여 요건: 유니코드 인코딩을 준수한 2020년 이후 제작된 폰트 프로젝트에 참여한 누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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