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시밀리안 황제는 나폴레옹 3세가 멕시코에 황제로 세운 합스부르크 왕가의 인물로, 나폴레옹 3세가 멕시코의 지하자원을 노리고 황제로 즉위시킨 인물입니다. 그러나 프랑스가 멕시코를 철수하면서 막시밀리안 황제는 멕시코 내에서 무력화되었고, 결국 베니토 후아레스의 게릴라 병들에게 사형당하게 되었어요.

이 작품은 막시밀리안 황제와 그의 휘하 장군들이 처형되는 순간을 그린 것으로, 멕시코 모자를 쓴 황제와 그의 장군들이 사형대에 서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막시밀리안 황제의 사형을 집행하는 군인들의 복장이 프랑스 군복과 묘하게 닮아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마네가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을 통해 프랑스 제3제국의 역할과 프랑스의 역사적 책임을 비판적으로 담아내고자 한 의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여요.

담장 너머에는 구경꾼들의 모습도 그려져 있습니다. 사형장면 뒤의 인물들과 주변의 분위기를 통해 전체적인 긴장감과 공포, 그리고 무심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총을 점검하고 있는 화면 오른쪽의 사수는 나폴레옹 황제를 암시하고 있으며 긴장감이나 죄책감을 찾기 어려운 무표정한 표정으로 그려져 있어요. 이는 살인의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냉담한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마네가 전쟁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생애 경험에 기인할 수 있습니다. 그는 1870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프랑스의 패배와 나폴레옹 3세의 퇴위를 가져오며 프랑스의 사회와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친 전쟁)의 시기에 참전한 경험이 있어요. 이때 마네는 1년 동안 파리 포위 공격에 참여했으며, 직접 전쟁의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가 아내 수잔에게 보낸 편지에선 ‘전쟁 기간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말과 노새, 심지어 애완동물까지 잡아먹기 시작했다’며 질병과 절망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케테 콜비츠(1867-1945)는 독일의 여성 예술가로서, 제1차와 제2차 세계 대전 사이의 어둠과 격동의 시대에서 활약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색채 대신 단색 그래픽 기술에 주력하여 전쟁의 비극과 하층민의 어려움을 주요 주제로 삼았으며, 평화와 인간적인 연민과 고통을 나타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특히 얼굴과 손을 강조하여 감정과 갈등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어요.
콜비츠는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 시기에 두 아들을 전쟁터로 보내게 되었고, 둘째 피터가 전투에서 사망하며 이 사건은 그녀에게 큰 충격을 줍니다. 훗날 “삶에서 가장 참기 힘든 충격”이었다고 회상한 그녀의 1914년 10월 30일 금요일 일기에는 단 한 줄 만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1922년 케테 콜비츠는 인류의 전쟁 경험을 표현하는 판화 연작 “전쟁”을 창작했습니다. "전쟁"은 베를린의 국제 반전 박물관에서 전시되었고, 전쟁의 비인간적인 면과 인간의 고통을 소설적이고 감정적인 표현으로 담아내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제1차 세계 대전 발발 당시, 많은 군인들이 전쟁에 흥분하며 승리를 기대했고 자신들의 나라를 대표하여 싸우는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오토 딕스도 그들 중 한 명이었어요. 그러나 전투 경험은 곧 참호전의 무서움과 비참함으로 변하며, 승리에 대한 희망은 빠르게 사라져갔습니다.

오토 딕스는 제1차 세계 대전과 전후 시대를 그린 그림, 에칭 작품을 통해 사회적 비판과 현실을 표현하였습니다. 그의 작품은 표현주의에서 새롭게 나온 신즉물주의(Neue Sachlichkeit)로 분류되며, 이 운동은 전쟁과 사회적 변화에 대한 현실적인 반영을 추구했어요.

딕스는 전쟁에 참전하며 대기 시간을 떼우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자발적으로 참전한 군인으로서 전쟁터에서 마주하는 공포와 모순적인 경험을 작품에 담았으며 죽음, 폭탄, 부패, 진흙 등 전쟁의 현실적인 모습을 다양한 시각에서 다루었어요.

또한 끔찍하지만 부상당한 군인들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전쟁의 현실을 묘사했습니다. 폭탄, 박격포, 지뢰 조각에 의해 끔찍하게 변형된 군인들의 얼굴은 여러 번의 수술이 필요했고, 사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특별히 마크스도 제작되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잔혹하고 날카로운 선들을 통해 전쟁의 참상과 고통을 강조하며,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표현을 추구했습니다.

리 밀러(Lee Miller)는 사진작가, 모델, 뮤즈, 요리사로 활동한 다재다능한 여성으로, 그녀의 삶은 밝고 어두운 면을 모두 가졌으며,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삶을 살아갔습니다.

리 밀러의 어린 시절은 비극적인 사건으로 시작되었습니다. 7살 때 가족 친구의 집에서 강간당하고 매독에 감염되어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어요. 이후 사진작가인 아버지를 통해 사진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예술적 경험을 쌓아왔고, 외적인 아름다움과 독특한 매력은 그녀를 보그의 대표 모델로 만들었습니다. 여러 유명 사진작가들의 카메라에 포즈를 취하면서 모델로서의 경력을 쌓았고, 1929년에는 파리로 이동해 맨 레이와 함께 활동하며 초현실주의적인 사진 작품을 창작했습니다. 1932년에는 뉴욕으로 돌아와 초상화와 패션 사진에 집중하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그녀는 보그의 종군기자로 활약합니다.

리 밀러는 전쟁의 1열에 서서 전쟁의 현실을 기록하였으며, 잔혹한 현실을 민감하게 담아내었습니다. 전쟁 기간 동안 다큐멘터리 작업을 통해 유럽 대륙을 여행하며 그 시기의 잔혹한 현실을 기록하였으며, 특히 강제 수용소의 사진을 통해 전쟁의 비인간적인 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전쟁터에서 돌아온 그녀는 그간 본 것들로 인해 평생 상처를 입고 PTSD로 고통받았습니다. 우울증이 악화되고 전쟁 이미지가 계속 그녀를 괴롭히면서 점차 사진 찍는 것을 멈췄고, 요리를 통해 내면의 상처로부터 탈출하려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요리는 그녀를 치료하고 마음의 휴식이 되었습니다. 👩‍🍳

이중섭(1916-1956)의 대표작 중 하나인 '길 떠나는 가족'은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의 참상에 노출된 삶 속에서 가족의 행복한 순간을 담은 작품으로, 이중섭의 가족애와 그리움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따뜻한 톤으로 가족 구성원들이 따뜻한 봄날, 남쪽으로 향하는 길을 가는 모습을 그렸어요.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워 보입니다. 특히 아이들의 모습이 활기차요. 이 그림을 통해 이중섭은 가족 간의 사랑과 유대감을 아름답게 표현하였습니다. 👦🏻

이중섭은 본디 이북의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 사랑하는 일본 여성과 결혼을 하고 토끼같은 아이들을 낳았지만 일제강점기와 6.25 동란을 겪으며 화가로서 살아가기에 녹록치 않은 현실을 체험합니다. 결국 집안의 반대와 가난으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을 일본에 보내게 되었고, 부부는 언젠가 함께 살 날을 기대하며 더욱 애틋해졌습니다. 원산, 부산, 통영, 제주… 따뜻한 남쪽 바다를 향해 이동해가며 가족이 함께 모여 마음 편히 쉴 날을 얼마나 기다렸을까요. 

이 작품이 더 특별한 이유는 1955년 서울 미도파 화랑에서 열린 이중섭의 전시회에서 소장자 김태현 씨가 그림 석 점을 쌀 10가마를 주고 사들였는데, 이중섭 화백이 나중에 찾아와선 가족을 그린 작품은 애들 주려고 그린 거라고, 다른 그림으로 바꿔줄 테니 돌려달라고 사정을 해 이중섭 화백이 돌려 받았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이중섭은 작품을 통해 가난과 전쟁 등 어려움을 겪은 삶에서 가족의 결속력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양하 작가(@yang_ha.site)의 개인전 <오픈더윈도우>가 OCI미술관에서 9월 9일까지 진행됩니다. 2023 OCI YOUNG CREATIVES에 선정된 양하 작가는 작품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폭력을 '폭발' 이미지로 표현하며 관객들에게 창의적 시각을 제공합니다. 네덜란드에서 유학 당시, '2020년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폭력의 본질과 사회적 현실을 내면적으로 탐구합니다. 양하 작가는 다채로운 물감과 형식을 통해 폭력의 복잡한 면면을 표현하고, 창문을 통한 외부 세계 바라보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