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책의 표지에 적혀있는 말입니다. 오늘 술을 안마실 구실을 만드는 것은 어제 마시는 방법 밖엔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 맨날 마셔야 한다는 거죠. 내숭 없고 솔직한, 화끈한 발언에 그만 저는 녹아들었어요. 제가 타고난 술꾼인 걸까요..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하나 있었어요. 137P에 나오는 말인데요.
살면서 그런 축소와 확장의 갈림길에 몇 번이고 놓이다 보니, 축소가 꼭 확장의 반대말만은 아닌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되었다. 때로는 한 세계의 축소가 다른 세계의 확장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축소하는 과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확장이 돌발적으로 벌어지기도 한다.
<축소, 어떤 말인가요?>
저는 지금까지 '축소'라는 말에 굉장히 부정적이었어요. 성장 욕구가 커서인지 몰라도, 축소를 하면 불안했기 때문이에요. 성장하는 삶, 나아가는 삶을 위해서는 축소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위에 말을 보고 작가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어요. 지금껏 제가 느꼈던 축소에 대한 욕구가 나약해진 저를 대변하는 게 아니었다는 걸 말해주었거든요.
저는 늘 무언갈하는 것에 욕심이 있고 제 삶의 반경을 늘리다 보니 가끔은 지치고 버거울 때가 있어요. 제가 벌려놓은 일들을 해나면서 책임감을 가질 곳이 늘어나니 포기에 대한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과거의 제가 확장해 놓은 일들을 원망하기도 했었죠. 그때 저는 꾹꾹 참으며 나아가는 삶만 지향했던 것 같아요. 물론 끝에는 뿌듯한 마음과 깨달음을 얻었지만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들어요.
'포기가 꼭 나쁜 것은 아닌데.. 내가 만약에 그때 그걸 포기하고 방향을 돌렸다면?'
포기는 나쁜 것이고 마음먹은 것은 꼭 끝을 봐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가끔은 끝을 내는 것에 너무 얽매여있던 적도 있는 것 같아요. 포기가 곧 축소고 축소는 제 자신에게 패배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많은 일들을 겪으며 느낀 것은 포기하는 용기가 가장 큰 용기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하던 일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용기, 하던 일을 중단할 수 있는 용기 등이 될 수 있겠지요.
즉 무언가를 포기하고, 축소하는 것은 꼭 자신에 대한 패배, 의지박약이 아니에요. 오히려 자신을 바라봤다는 증거이지요. 거울 속 바라본 자신의 표정에, 감정에 주목했다는 증거에요. 일그러진 표정과 깊게 파인 감정을 보고도 계속 간다면 그거야말로 자신을 향한 상처 아닐까요?
<가장 하고 싶은 말>
축소는 도태가 아니에요. 하던 일을 줄여도, 하던 일을 잠깐 포기해도, 만나는 사람을 줄여도 괜찮아요. 작가님 말처럼 그런 축소가 오히려 여러분들이 더 넓은 세계로 향해 갈 수 있는 문이 되어줄 수도 있어요. 축소를 하면 비로소 보이지 않았던 주변의 것들이 보이지요. 문서나 사진 같은 것도 너무 확대하면 옆에 글자나 사진이 잘 안 보이잖아요? 그런데 축소를 하면 옆 글자와 사진이 한눈에 잘 보이지요. 그것과 똑같아요. 축소를 하면 보이지 않았던 주변의 것들이 눈에 차는 기회로 다가올 수 있어요.
여러분 지치면 잠깐 함께 '축소'해보아요. 자신이 축소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거울에 비친 자신의 표정을 깊게 살펴보세요. 어떤 감정인지, 표정인지 집중해 주세요. '축소는 자신에게 집중한 증거'임을 기억해 보아요. 오늘도 힘내세요! 여러분의 힘찬 월요일을 저 김물은 늘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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