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를 보면 나도 시네필? 🎬🤟

안녕하세요, 님의 깊이있는 찍먹을 위한! 영화 소스 디핑입니다. 🎬🍟 

이번에 전해드리는 특집은 지금까지 디핑이 다뤄본 적 없었던 테마, 요즘 핫한 OTT 오리지널 작품들에 대한 소스로 꾸려봤어요. 그런데 이제... 여러분이 다 아는 그 작품들 말고, 디핑🍟을 만드는 저희🍊🌿의 취향을 저격한 조금은 매니악한 콘텐츠들을 골라서 디핑스럽게 담아보고 있답니다.

다 아는 그거 대신 디핑이 전해드릴 OTT 1픽, a.k.a. 그게 뭔데 10덕아 특집.
두번째 소스의 재료는 고군분투중인 국산 서비스, 왓챠에서 골라보았습니다.



🍟 왓챠를 보면 나도 시네필? 🤟
영국의 한 흥미로운 설문 결과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유명한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서도 본 척(!) 한다고 해요. 님께서도 그런 영화가 있지 않나요? 😉

국내 OTT 서비스인 왓챠에는 다양성 영화, 예술 영화와 같이 마니아층이 찾는 작품들이 많은데요. 왓챠에 접속해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어디선가 많이 들어봤는데 막상 본 적은 없는.. 그런 영화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요. OTT 1픽 특집을 준비하던 중, 마침 그 중에서 아는 척하기 좋은 감독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왓챠에서 볼 수 있는 왕가위 감독의 작품들! 😎🎬

  • 홍콩 영화와 왕가위 감독
  • 뭐가 유명한데? 🤔
  • 왕가위 영화 속, 홍콩 반환


홍콩 영화와 왕가위 감독
네이버 영화, IMDb 제공
소위 홍콩 영화라 함은? 70~90년대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홍콩의 영화들을 말해요. 이소룡의 무술 영화, 영웅본색과 같은 누아르 영화, 화양연화와 천녀유혼 등의 로맨스 물 영화들이 대표적입니다.

그 중에서도 왕가위90년대 홍콩 영화 붐을 이끈 감독인데요. 주로 고독, 헤어짐, 그리움을 기반으로 한 연인간의 절절한 로맨스 영화를 만들었어요. 빨간 조명과 화려한 네온사인들이 연출하는 홍콩 특유의 분위기, 필름으로 촬영된 영화가 가지는 감성, 독특한 기법으로 촬영한 인물들의 모습 등이 왕가위 감독 작품의 주된 특징입니다.
왕가위 영화를 오마주한 수지의 yes no maybe 뮤직비디오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본 적은 없어도 그리 낯설지는 않을 거예요. 많은 한국 창작자들이 그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받아, 각종 패러디 CF와 드라마, 영화 등을 만들었거든요. 이외에도 홍콩 컨셉의 와인 바(관악구에 있는 '아비정전')나 사진관(을지로의 '망우삼림')과 같이 왕가위 감독의 영화 속 컨셉을 재현한 가게들도 있답니다.
왓챠 UI 캡처
왕가위 감독의 작품들 중, 왓챠를 통해 총 12편의 영화를 볼 수 있는데요. 그중에서 5편이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왓챠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시리즈는 아니지만, OTT 서비스 중 이 모두를 볼 수 있는 곳은 왓챠가 유일해요. (왓챠 광고 아닙니다! 하지만... 광고 주신다면... 두 팔 벌려 환영입니다. 😎)

매니악한 듯 아닌(=시네필인 척 하기 좋은) 작품이 많은 왓챠라는 채널의 특징과, 익숙한 듯 익숙치 않은 왕가위 감독의 영화... 무언가 꽤 닮아있지 않나요? 🤭😆

오늘 소스에서 모두 다룰 순 없고, 몇몇 유명한 장면과 OST에 얽힌 일화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 OST 클립을 통해 아름다운 영화 속 미쟝센도 짧게나마 함께 감상할 수 있어요!


뭐가 유명한데? 🤔
✔ 유통기한이 없는, <중경삼림>

<중경삼림>의 제목은 영화의 배경이 된 홍콩의 중경빌딩(충킹빌딩)에서 따온 것입니다. 중경빌딩과 그 주변 빌딩들의 숲이란 뜻이죠. 감독이 이전 작품인 <동사서독> 작업을 하며 지친 나머지 시내에서 짧게 찍어 본 것이라는 비화가 있는데요. 쉬어가기 위해 찍은 작품에서 수많은 명장면과 명대사가 나왔다니, 괜히 명장 소리를 듣는게 아닌가 봐요. 😂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네이버영화 제공
<중경삼림>은 1부와 2부에 각기 다른 에피소드가 전개되는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인데요. 1부의 남자 주인공인 금성무(카네시로 타케시)는 연인과의 헤어짐을 부정하며 통조림을 삽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헤어짐을 받아들여야 하는 날이 오고 말았어요. 이런 상황 속에서 "유통기한을 꼭 적어야 한다면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 라는 아주 유명한 대사를 남깁니다.
(🌿 헐... 금성무가 일본인이었다니!! 😮😮😮)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네이버영화 제공
명장이라 불려지는 감독들의 특징 중 하나는 찰떡같은 노래를 선곡해 장면의 시각과 청각 모두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긴다는 것인데요.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에도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압도하는 인상적인 순간이 있습니다. 주인공 양조위의 등장과 왕페이가 춤추는 장면은 2부에서 가장 유명한 씬이라 할 수 있지요. 이 장면에서 울려퍼지는 노래, Mamas & Papas의 캘리포니아 드리밍(Californica Dreaming)입니다. 들어보고 싶으시다면 클릭 🎶🎼
👉 왓챠에서 <중경삼림> 보러가기 
✔ 흥행하지 못했던 영화, <아비정전>

장국영이 속옷 차림으로 맘보춤을 추는 장면으로 유명한 영화, <아비정전>입니다. 흘러나오는 노래는 Los Indios Tabajaras의 마리아 엘레나(Maria Elena)라는 곡으로, 노래를 틀기 전 담배를 피며 발 없는 새 이야기를 하는 독백신도 함께 잘 알려져 있어요. 아래의 유튜브 클립으로 짧게 감상해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 <아비정전> 中 '발 없는 새' 장면 클립
<아비정전>은 왕가위의 대표작 중 하나로 뽑히는 작품이지만, 개봉 당시에는 온갖 욕을 먹으며 흥행에 참패했어요. 관람객들은 당시 유행하던 홍콩 누아르물을 기대했으나, 막상 영화가 개봉하고 보니 우울한 영화여서 실망했기 때문이었죠. 😓 친모에게 버림받고, 양모와 갈등을 일으키고, 여성편력을 보여주는 아비의 인생 이야기였거든요.

줄거리만 보면 이게 뭐야😓❓ 싶기도 하죠. 왕가위는 <아비정전>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요? 이거야말로 영화를 찬찬히 감상해야만 고민해볼 수 있는 개인마다의 인상과 해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왓챠에서 <아비정전> 보러가기
✔ 왕가위의 퀴어 영화, <해피 투게더>
영화 <해피 투게더> 스틸컷 /네이버영화 제공
영화 <해피 투게더>는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닌 두 남자의 만남과 헤어짐을 담고 있습니다. 홍콩이 아닌, 아르헨티나의 이국적인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배경으로 전개되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영화 전반에 걸쳐 탱고춤이 등장합니다. 주인공 중 하나인 아휘(양조위 분)는 탱고바에서 일을 한다는 설정을 갖고 있고요, 두 주인공이 미묘한 기류를 조성하며 탱고 연습을 하기도 해요. 탱고풍의 음악들 또한 영화 속에 여러번 삽입되었습니다.

디핑에서는 그 중에서도 두 주인공이 함께 춤을 추는 사진 속 장면에서 나온 음악을 소개할게요. Astor Piazzolla의 Finale(Tango Apasionada)입니다.
영화 <해피 투게더> OST 중 - Finale(Tango Apasionada)
왕가위 감독은 아시아 뿐 아니라 서구에서도 인기를 끌었지만 큰 상을 받진 못했는데요. <해피 투게더>는 고전하던 그에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안기며, 비로소 왕가위 감독을 국제적인 감독의 위치로 올려주었어요. 더더욱 영화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
👉 왓챠에서 <해피 투게더> 보러가기
✔ BTS의 앨범 이름이 된, <화양연화>

젊은 친구들에게는 방탄소년단 앨범 이름으로 더 익숙할지 모르는 제목. 영화 <화양연화>입니다.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한 시절이라는 뜻으로, 왕가위 감독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에요. 이는 감독의 예술성이 정점을 찍은 영화로 평가받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 <화양연화> 스틸컷 /네이버영화 제공
영화 속 두 주인공의 만남에 사용되었던 노래는 실은 일본 영화 <유메지>의 OST였어요. 왕가위 감독은 필요하다면 기존에 다른 영화에 삽입되었던 곡도 자신의 영화 음악으로 사용하곤 했답니다. 물론 지금은 <화양연화> OST로 훨씬 유명해졌죠. Shigeru Umebayashi의 유메지의 테마(Yumeji's theme)를 소개합니다.
영화 <화양연화> OST 중 - Yumeji's Theme
'시네필'을 비롯, 수많은 영화 팬들이 인생영화라 손꼽는 <화양연화>. 사실은 불륜 관계를 그리고 있는 영화인데요. 그렇다고 무작정 불륜을 미화하는 전개는 아니에요. 그랬다면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좋아하지는 않았겠죠? 😇

과연 두 주인공의 위험한 사랑은 어떤 결말을 맞이했을지... 자세한 것은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세요. 지난 주부터 메가박스에서 리마스터링 버전이 재개봉한 것으로 알고있는데.. 아직 안 끝났겠죠!? 영화관에서 보고 싶다면 지금입니다 💪
👉 왓챠에서 <화양연화> 보러가기



왕가위 영화 속, 홍콩 반환
한국일보 기사 캡처
최근 SBS가 자사의 올림픽 중계 홍보를 위해 제작한 영상에서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패러디한 일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은 시도이지만, 특히 패러디된 영화들이 홍콩 반환을 앞두고 있던 당시 홍콩인들의 심리를 녹여낸 작품인 터라... 공개 이후 대내외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왕가위 감독이 굵직한 작품을 내던 90년대는 홍콩을 둘러싼 격동의 시기였습니다. 아편전쟁 이후 영국령이 된 홍콩은 1997년 최종적으로 중국으로 반환되었죠. 그 과정에서 50년간 일국양제를 유지하기로 했으나, 중국이 이를 지키지 않아 최근 큰 문제가 되고 있어요.
영화 <중경삼림> 스틸컷 중, 홍콩인들을 대변하는 캐릭터
해당 시기 홍콩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홍콩의 분위기를 영화 곳곳에 표현한 것이 바로, 오늘 살펴본 왕가위 감독의 작품들입니다.
🎞 예를 들어 <해피 투게더>는 1997년 이후 홍콩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화양연화>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 홍콩의 아름다웠던 시절을 비유적으로 그리는 작품이기도 하죠. 그 외의 영화들에서도 혼란스러운 인물들의 내면 묘사를 통해 당시의 사회적 심리를 표현합니다.
🗺 더불어서... 감독의 영화 중 <2046>이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이 숫자는 50년의 약속이 끝나고 홍콩이 독립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연인들의 사랑과 이별 속 다양한 갈등의 양상과 그리움의 감정들, 어떠한 한 지점에 정착하지 못하고 표류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왕가위 감독이 읽고 담은 홍콩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해석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알고 본다면.. 분명 오늘 소개한 영화들이 조금은 새롭게 보일 거예요.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호불호가 갈립니다. 박찬욱 감독은 과거 과대평가된 영화로 <중경삼림>을 뽑으며 "고독한 게 뭐 자랑인가? 고독하다고 막 우기고 알아달라고 떼쓰는 태도가 거북하다." 는 평을 남기기도 했어요. 😷 다만, 그래도 영화를 직접 봐야만 이 작품이 좋다 아니다의 진정한 감상을 남길 수 있고... 신랄한 비판을 하며 아는 척(?) 할 수도 있겠지요. 어쩌면 님께서도 왕가위 영화를 맛보며 시네필로 거듭날지도...!? 😆 

오늘의 소스를 통해 왕가위 감독의 작품 세계를 접하고 흥미를 가지게 된 디핑러가 계신다면(!) 이번 기회에 영화를 관람한 후, 함께 감상을 이야기해 보는 건 어떨까요?
디핑🍟에게 자유로운 관람평을 남겨주세요! 다음 주 소스를 통해 다른 디핑러들과 공유해 보겠습니다.



오늘의 디핑 소스🍟는 여기까지입니다.
다 아는 그거 대신: 디핑의 OTT 1픽!
두 번째로 왓챠에서만 볼 수 있는 왕가위 감독 영화에 대한 스페셜 특집을 전해드렸습니다. 어떠셨나요?
다음 주에는 또 다른 국내파 OTT이자, 오리지널 콘텐츠를 업고 급부상중인 금수저(?) 티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 예능... <여고추리반> 이야기를 준비할게요! 👏
오늘 소스를 읽고 느낀 감상과 의견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디핑🍟과 나눠주세요.
한 줄 짧은 생각이어도, 날카로운 비판이어도... 사소한 제안이어도 모두 환영이에요!
보내드린 소스의 시식평을 언제나 기다립니다 💝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또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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