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스트레스 역치 올리고 싶을 때 보면 좋을 <시바 베이비>

나는 스물 아홉.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퍼뜩 내가 ‘서른’이 될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렇게 얼렁뚱땅 20대를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은데.

나의 20대가 모두 지나가기 전에 뭔가를 써서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씨를 위해 옽뜨스텔라가 드디어 새로운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어!

29년을 들여도 여전히 못 자란 '나' 대신, 두 시간 만에 쑥쑥 성장하는 십 대의 이야기를 가성비 차원(!)에서 사랑하는 옽뜨스텔라의 1호 객원 내비게이터 김서른씨가 마침내 서른 살이 되거나, 스물아홉 해의 솔로 생활을 청산하는(!) 그 순간까지만 연재하겠다는 조건으로 시작하는 첫 번째 칼럼, 아직도 하이틴.

하이틴 영화나 시리즈에 대한 그만의 감성을 꽉꽉 눌러 에세이 형식으로 담아 매달 세 번째 목요일에 발행할 예정이야. 다음 안내서에 좀 더 자세한 소개 글을 공유할 테니 기대해줘!

OTT 세계를 부유하는 주민들과 함께 더욱더 다채로운 감상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그에게 응원의 메시지가 있다면 여기에 남겨주길! 😆

연휴 다 어디로 갔어!!!!!!!!

다들, 명절 잘 살아 남았지?

분명 우리에겐 3일의 시간이 있었는데, 새로운 드라마 시리즈 보고 갈비찜 먹으니까 출근날이 밝았지 뭐야... 오지랖과 잔소리, 가부장제가 난무하는 명절날, 할머니네 작은 방에 피신해서 핸드폰 보다가 얻어걸린 트위터 공유 할게...

그래서, 너네 가족 모임이 최악이라고 생각했지...?

씨의 2022 설날을 위해,

명절 맷집을 키워줄 영화 하나 추천 할게😇

14호 안내서는 우리같은 밀레니얼이 친인척 모임에서 고통받는 모습을 그린 영화,

<시바 베이비 Shiva Baby>야.

한 줄 줄거리

장례식에 간 대니엘, 친척들에게 이성친구,학업,커리어 질문 폭탄을 받는데 더해 슈가대디와 그의 가족까지 마주치는데..

출연진

레이첼 세노트 Rachel Sennott (대니엘 역)

몰리 고든 Molly Gordon (마야 역)

대니 데페라리 Danny Deferrari (맥스 역)

감독 및 작가

엠마 셀리그먼 Emma Seligman

장르

드라마, 코미디

평균 러닝타임

1시간 17분

볼 수 있는 곳

왓챠

오늘의 옽뜨스텔라를 읽고 나면...👀

유대교의 장례 전통 '시바'에 대해 아는 척 할 수 있어
<시바 베이비>가 사용하는 여러 영화적 장치와 함의를 해석해 볼 수 있어
명절 - 친척 서터레스,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어

위키: 시바...? 시바... 일부러 이렇게 만들었다고?

What is ㅅㅂ…? 영화 속 장면으로 시바(Shiva) 알아보기

시바에 대한 짧은 설명!

시바 Shiva는 유대교의 관습 중 하나로, 망자를 땅에 묻은 후 집으로 돌아와 7일간 망자를 애도하는 기간을 말해. 이 기간에 친지와 가족, 가까운 친구들이 가족들을 방문하여 애도와 위로를 표현하는데, 성경 창세기에서 요셉이 아버지의 죽음을 7일간 애도한 것에서 유래되었어. 보통 장례식 이후 집에서 열리지만, 가족에 따라 장소와 기간, 방문 시간이 달라지기도 하고, 영화에서 처럼 때에 따라 예배가 열리기도 한대.

영어로는 동사형을 사용하여 Sitting Shiva라고 표현하는데, 망자의 가족과 친척들이 이 기간 동안 낮은 의자에 앉아있기 때문이야. 슬프고 가라앉음을 상징하는 것이지. 또한 시바에서는 집안의 모든 거울을 가려 놓는데, 슬퍼하는 곳에서는 자만심과 허영심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래.

시바는 보통 묘지에서 장례식을 끝내고 바로 집으로 돌아와 시작되기 때문에 묘지에서의 죽은 영혼을 씻어내기 위해 현관에 손 씻을 물을 담아두고, 집에 들어올 때 손을 씻는 것의 의례라고 해. 영화에서 대니엘 옷에 커피가 쏟아지자, 대니엘 엄마가 (원래는 그러면 안 되는데) 현관의 이 물로 옷을 닦아주지.

안 그래도 정신 사나운 시바를 저 세상급 텐션으로 올려버리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는 이 아기, 사진만 봐도 약간 귀가 아픈 것 같지...? 원래 시바에서는 망자의 가족이 아이를 잘 알거나, 시바에 아이들이 있는 경우에만 방문객이 아이를 데려간다고 해. 그래서인지 영화에서도 ‘왜 시바에 아이를 데려오냐’고 수근대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우리나라도 웬만해서는 장례식에 어린아이를 데려가지 않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

하지만 아기가 무슨 잘못이 있겠어....(볼따구 너무 귀여운 죄...?)

과연 우리는 이기적인 걸까?- 밀레니얼, 유대인, 바이섹슈얼 여성 그리고 슈가베이비

엠마 셀리그먼Emma Seligman 감독은 캐나다 출신으로, 뉴욕대에서 영화를 전공했으며 유대인, 양성애자, 밀레니얼이라는 정체성을 지니고 있어. 영화 속 대니엘은 결국 감독의 자화상인데, 심지어 엠마 또한 대니엘과 마찬가지로 대학교 시절 슈가대디를 찾는 앱에 가입한 적이 있었대. 이 경험에 대해 그녀는 “대학교의 훅업hookup(소위 헌팅) 문화는 비인간적이며, 종잡을 수 없고 ‘컨트롤 할 수 없었다’. 반면에 슈가대디-슈가베이비*의 관계는 예측과 통제가 가능해 보였고, 사회적 지위와 권력도 없는 내가 일종의 힘을 가진 것처럼 느끼게 해주었다”고 고백하지.

슈가대디라… 몰라… 그냥 그녀의 관점... (사진 출처: Girls on Tops)

감독은 밀레니얼 세대의 로맨틱하고 섹슈얼한 삶의 영역에 유대인, 바이섹슈얼, 슈가베이비라는 정체성을 더해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삶의 단면을 대범하게 표현해. 그녀는 자신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를 설득하는 영화 보다는 베이비부머와 밀레니얼 세대간의 충돌을 그려내어 밀레니얼의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해. 따라서 흔히 세상이 ‘이기적인 여자’라고 말하는, 대니엘 같은 여자들이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담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목표. 그래서 엠마는 준비중인 HBO 코미디 프로그램인 <Sugar>에서도 슈가대디에게 지원을 받는 뉴욕의 여성 이야기를 다루며 이러한 궤적을 이어갈 예정이래!

*슈가 대디는 경제력을 수단으로 젊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려는 중장년층, 슈가 베이비는 자발적으로 이러한 중장년층과 관계를 맺고, 그 대가로 수입을 얻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대학생 원조교제, 성매매라는 타이틀이 따라 붙지만, 사실은 성적 접촉 없이 데이트의 형태로만 유지되는 경우도 있기에 다양한 담론을 통해 새로운 해석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

대박 난 졸업 단편 영화, 장편이 되다 - 터지기 직전의 압력밥솥 같은 대환장 속터짐의 연속

원래 <시바 베이비>는 엠마 감독의 졸업 단편 영화로 제작되었어. 같은 시기에 NYU에 재학 중이던 레이첼이 대니엘 역에 오디션을 보면서 둘의 인연은 시작되었지. 단편 버전이 유수의 영화제에 초대되고 조명을 받으면서 <시바 베이비>는 장편으로 재탄생했어. 감독은 단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장편에서도 느낄 수 있게 노력했는데, 특히 곧 터질 것 만 같은 불안한 압력밥솥 같은 상황을 연출하지. 보면서 굉장히 불편하고 신경질이 마구 났다면, 감독의 의도를 정확하게 느낀 거야. 만약 대니엘이 시바에서 하룻밤을 자게 된다면 속도가 느려졌을 거라며, 벽이 조여오는 듯한 느낌을 유지하려고 일부러 시공간을 시바 전체가 아닌 하루로 한정했다고 해.

모두의 말과 행동이 신경을 긁고 선을 넘어대는데 벗어날 수는 없는 그 답답함!!

💃🏻후즈~ 댓~ 걸~: 레이첼 세노트

감독은 레이첼 세노트 Rachel Sennott가 실제 시바나 여타 유대인 가족 행사에서 마주칠 것 같이 생겼다는 이유로 캐스팅했다고 해. 그래서 레이첼도 유대인인가 했더니, 실제는 이탈리아, 아이리시계 미국인이더라고. 심지어 그녀의 필모와 사진이 있는 본인 PR 사이트까지 있는데, 역시 자기 PR의 시대… 배우이기도 하지만 스텐드 업 코미디도 하는 코미디언인 레이첼의 영상도 볼 수 있으니, 궁금한 주민은 체키라웃!

레이첼은 연기를 공부하기 위해 뉴욕대 Tisch를 다니면서 감독 엠마를 만났대. 레이첼이 다른 학생 영화들에 출연한 걸 보고 엠마가 <시바 베이비>의 원작 단편에 그녀를 캐스팅했지. <시바 베이비>의 성공 후 둘은 <바텀스 Bottoms>라는 다음 작품도 같이 만들고 있다는 소식! 고등학교 졸업 전 섹스를 하기 위해 파이트 클럽을 시작하는 두 명의 퀴어 걸의 이야기라고 하는데, 줄거리만 들어도 심상치 않은 것이… 벌써 심장이 뻐렁쳐!

생각거리: 세상 사는거 다~ 똑같다~

유대교 <시바 베이비>에서 유교 명절 냄새 맡은 썰 푼다.txt

틈만 나면 대니엘에게 대학교 졸업은 했는지, 일은 하는지, 남자친구는 있는지, 살은 어쩌다 이렇게 빠진 건지 질문을 퍼부으며 지나친 관심을 표현하는 친지들. 당장이라도 물음표 살인 당할 것 같은 대니엘의 모습을 보며 데자뷔를 느낀 주민?

그녀를 향한 지나친 관심이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장면...

아니나 다를까, 국내 리뷰를 보면 <시바 베이비>를 보고 명절 스트레스가 에어드랍되는 느낌이었다는 후기가 매우 많아. 어떠한 공통점도 없는 유대교와 K-유교가 이렇게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대니엘이 마주하는 관심들은 K-기시감을 일으키지.

추석에 듣기 싫은 말 Top 3가 <시바 베이비>에 다 나온 것이 학계 정설... (자료 출처: 헤이뉴스)

대니엘을 무력하게 만드는 가족 모임의 잔소리, 어쩌면 ‘관심'이라는 이름의 참기 힘든 참견은 전 세계 가족 어른들의 국룰인가봐. 하지만 나보다 어렸던 친척 동생들이 고등학생이 되고, 사회에 진출하는 것을 보면서 괜히 우리도 이러한 실수를 하는 건 아닌지 조심하게 되더라… 우리 모두 잔소리보다는 덕담을… 말보다는 돈으로… 표현하는 가족의 일원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지...

이 영화, 왜 이리 현기증 나지?

<시바 베이비> 보면 주인공 대니엘이 느끼는 짜증과 정신없음이 우리에게 고스란히 느껴져. 내비게이터들도 누구는 너무 웃겼다고 하고, 누구는 진짜 짜증(영화보다 리얼 빡침)이 치밀어 올랐다고 하더라고. 대체 이 영화의 어떤 부분들이 우리를 이렇게 환장하게 했던 건지 한 번 뜯어보자.

끼기긱 끼기긱! 사람 예민하게 만드는 사운드 효과

영화에서 사운드는 이야기의 정보를 전달하고 인물의 감정을 구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특히 스릴러/공포 장르 영화에서 관객에게 공포감을 주기 위해 사운드 효과가 두드러지는데, 실제로 귀를 막고 공포 영화를 보면 덜 무서울 수 있지.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의 유명한 샤워씬에 등장하는 고음 바이올린 소리가 공포를 극대화하는 대표적인 예시야.

<시바 베이비>에서도 분명 장례식인데 숙연한 애도의 노래가 흘러나오긴커녕, 일상적으로 거슬리는 소리가 가득해. 가장 두드러지는 건 아기 우는소리와 식기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대니엘 엄마를 비롯해 남 말하기 좋아하는 친척들의 목소리들이 자주 나와. 게다가 대니엘이 극한으로 몰렸거나 기가 빨리는 순간에 불협화음의 현악기 소리가 신경질적인 감정을 고조시킴으로써 그녀가 느끼는 압박을 더욱 효과적으로 느끼게 해주지.

북적거리는 장례식 공간과 거슬리는 인물들

<시바 베이비>를 보면, 카메라의 움직임이 지극히 주관적인 시점에서 진행되고 있단 걸 눈치챌 수 있어. 소설에 전지적 작가 시점과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서술 방식이 다르듯이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야. 주인공 주관적 시점의 <시바 베이비>에서는 대니엘이 존재하지 않는 시공간, 또는 대니엘이 모르는 정보가 관객에게 제공되지 않는다는 말이지. 객관적인 시점에서 엄마와 친척들은 그렇게 유난스레 굴지 않았을 수도 있어. 다만 카메라는 시종일관 대니엘을 따라다니며, 모든 인물과 상황을 대니엘의 시점과 해석으로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 같아. 덕분에 우리는 대니엘이 느끼는 스트레스를 동일하게 느낄 수 있어서 어지러울 정도야.

시바 "베이비"

대학교를 졸업하고 진로를 정하지 못한 대니엘은 상당히 과도기적이면서 이중적인 인물이야. 4년제 인문학, 그중에서도 대체 뭘 직업으로 삼아야 할지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는 젠더+경영 협동과정을 전공했지. 로스쿨을 가고 싶다는 건지 취직을 하겠다는 건지도 모르겠어. 채식주의자라더니 베이글에 연어를 얹어 먹고, 자립한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엄빠 용돈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심지어 성 정체성도 바이야. 전 여친 마야와는 완전히 정리한 것도 아닌 미련 오지는 관계에 있고 쿨하게 금전적인 관계를 고집했던 슈가 대디 맥스가 번듯한 가정을 꾸린 꼴을 보니 배알이 꼴려 괜히 도발하고 싶어 하지. 바비인형 외모에 성공한 사업가인 맥스의 아내를 경멸하면서도 내심 부러워하는 것처럼 보여. 자신도 지금 자기가 뭘 하는 건지, 뭘 원하는 건지 모르는 이도 저도 아닌 아노미 상태란 거야.

대니엘아 지금 뭘 어쩌자는 거..?

대니엘은 중산층 유대인 집안에서 자라나 ‘돈 좀 버는 직장’과 ‘멋진 가정’으로 귀결되는 성공의 척도를 벗어나고 싶어 하면서도, 엄빠가 주는 돈 없이는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부모님이 제공했던 삶의 수준을 여전히 누리고 싶어 하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냅다 던져진 우리 주민들도 이런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었을 거야. 막연히 이 나이쯤이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취업의 벽은 높기만 하지, 어쩌다 고학력자는 되어서 이상은 높은데 현실은 바닥이며, 이 사회에서 내 쓸모와 역할이 뭔지 전혀 모르겠는, 하루하루 자존감만 바닥을 치는 상황 말이야…

그 시절 생각하니 조금 울컥하는 내비게이터들.jyp

후반부 화병을 깨트리고 울면서 엄마한테 “못하겠다"고 끊임없이 말하는 장면에서 대니엘의 혼란은 폭발하지. 엄마가 대니엘에게 다 괜찮아질 거고 정 안되면 엄마아빠에게 돌아와 함께 살면 된다는 대답을 하는데, 여기서 <시바 베이비>의 아기가 실은 대니엘이었다는 걸 보여줘. 결국, 부모 세대가 강요하는 관습과 가치를 부정하고자 하면서도 그들의 보살핌 없이 자립할 수 없는 ‘베이비'나 마찬가지인 대니엘이, 사회에 나와 또 다른 자본 주체에 기생하기 위해 ‘슈가 대디'를 찾은 건 아니었을까. (알고 보니 슈가 대디 역시 와이프의 부에 기생하는 인물이었지만 말이야 🤦‍♀️)

옽뜨스텔라가 선정한 <시바 베이비>의 명대사!

대사는 1분 45초부터 나와!

“그래서 넌 그저 공부하며 잘 먹지도 않고

대단한 친구들과 그저 놀러다닌다는 얘기구나, 그게 너의 삶이니?"

"네, 그게 제 삶이에요."

냉소적으로 질문하는 이모님께 담백하게 “네"라고 대답하는 대니엘. 대니엘이 지나가려는 길을 굳이 막고 비꼬는 말투로 그녀를 건드리는 이 장면을 통해 기성 세대의 관점에서 무력하게 재단되는 대니엘의 현실이 상징적으로 표현되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어. 게다가 진짜 요즘 밀레니얼들의 삶이기도 하니, 이것 참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잔소리… ^^;

넷믈리에: 한 공간 속 환장의 티키타카가 돋보이는 다른 작품들?!

from 헤이즐

완벽한 타인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20년 넘게 알고지낸 친한 친구들과의 집들이 저녁 시간, 카톡,문자,전화 모두 오는 족족 서로에게 공유해야 한다면? 이 살떨리는 게임을 통해 별별 비밀이 다 밝혀지는데… 제한된 공간, 복잡하게 얽혀있는 관계와 다이내믹이 아주 흥미진진 해. 이탈리아 원작 <Perfect Stranger>를 한국판으로 리메이크 한 건데, 생각보다 촘촘하고 재밌어. 저녁 시간에 별 생각없이 웃으면서 보기 좋은 영화라 추천하지만, 이 게임을 하는 건 추천하지 않아…^^

from 찐하

대학살의 신

볼 수 있는 곳 왓챠

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환장의 조합 중 베스트를 꼽는다면 단연 <대학살의 신>을 꼽을게. 연극이 원작인 작품에 조디 포스터, 크리스토퍼 왈츠, 케이트 윈슬렛 등 명배우들이 알뜰하게 참여해 한 시간 반 동안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영화야. 남자아이들이 학교에서 싸웠다가 해결을 위해 결국 부모님들끼리 모이는 내용인데, 네 명의 캐릭터 다이내믹이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요동쳐서 현기증이 날 수도 있으니 조심…!

from 떠돌

아메리칸 뷰티

볼 수 있는 곳 왓챠

또 하나의 짜증 유발 가족 영화를 소개해 볼게. 완벽한 척하지만 허상뿐인 미국 사회와 가정의 모습을 비꼰 영화인데, 도발적인 제목과 포스터 때문에 가족 영화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개인사 문제로 사실상 헐리우드에서 짤 당한 케빈 스페이시 주연의 영화라 소개할까 망설여지긴 했어^^;; 씁쓸한 실소를 짓게 하는 캐릭터들과 탄탄한 갈등 배치로, 1999년 작품임에도 잘 쓰인 시나리오로 꾸준히 언급되는 영화야. 잘 만든 영화란 자고로 주제 의식이 얼마나 무겁고 비참하든 간에 일단 재밌다는 점! 내 인생이 채워지지 않는 욕망으로 가득하다고 느낄 때, 문득 떠오르는 영화야.

from 도자기

어거스트 : 가족의 초상

볼 수 있는 곳 웨이브

가족들끼리 한 장소에서 미치게 스트레스 주고받는 영화 여기 또 있어요! 아버지가 자살하면서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엄마(메릴 스트립) 집에 모이게 되는데 엄마와 딸들 사이의 트러블, 각각 딸들 가족, 연인과의 트러블들까지 환장 파티야. 그럼에도 줄리아 로버츠, 메릴 스트립 등 유명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인상적이고 해피앤딩을 위해 억지로 갈등을 해결하지 않은 결말이 매우 현실적으로 느껴졌어. 짜증이 밀려오고 숨이 턱턱 막히는 잘 만든 영화를 보고 싶다면 시바 베이비와 함께 이 영화도 추천해. (찡긋)

혹시 이번 안내서 읽다가 명절 데자뷔에 질려서 화면 닫고 싶진 않았나 몰라...!

가뜩이나 휴가도 끝나서 기분도 안 좋을 텐데, 그래도 위로를 하자면,

이틀만 버티면 주말이 온다는 점,

옽뜨스텔라가 알차게 준비하고 있는 칼럼 시리즈 소식도 있다는 점...ㅎ

우린 씨의 안녕을 기원해...! 씩씩하게 잘 지내구! 다음 안내서에서 만나쟙! ㅎ

14호 어땠는지 제발 알려줘... 제발...진짜 궁금해서 그래... 🙏

옽뜨스텔라

ottstella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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