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일해온 기획자의 집답게 ‘파랑~’ 1집러의 공간에는 오래된 것들이 가득해요. 유물 같은 고가구를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겨울, '힙 트래디션(Hip Tradition)'에 대한 열망이 차오른다면, 박물관 투어는 어떠세요? 불필요한 색은 생략하고 '백白' 하나로 이야기하는 백자 달항아리부터 전통 목가구 재료의 자연스러움을 살린 고가구까지! 오늘의 1집러는 옛 멋이 담긴 고가구들로 집 안을 가꾸었어요. 마치 박물관에 온 듯한 특별한 구석을 함께 둘러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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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에디터 영은 | 글 진아 | 사진 기태 | 영상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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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일해온 기획자의 집답게 ‘파랑~’ 1집러의 공간에는 오래된 것들이 가득해요. 유물 같은 고가구를 곁에 두고 살다 보면 자연스레 보는 눈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수집이 어느덧 3년 남짓. 커다란 병풍부터 자개장, 수석 같은 골동품을 하나씩 들여와 집안을 채웠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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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터뷰 :
혼자 사는 1집러의 잘~사는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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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프리랜서 문화 기획자 이연화(@yhgh0000)입니다. 미대에서 박물관 교육을 전공하고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근무하다가 지금은 박물관 콘텐츠 기반으로 문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독서 모임을 하듯 함께 전시 이야기를 나누는 ‘전시 독후감’, 내 소장품을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면서 이름을 붙이는 ‘호장품’ 프로그램이 대표적이에요.
활동할 때는 본명 대신 파랑~이라는 이름을 써요. 푸른빛과 물결이라는 뜻을 동시에 담으면서 윤슬의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도록 물결 기호를 붙여 활동명을 만들었어요. 물결 안에서 잘게 부서져 빛나는 윤슬처럼, 소소하더라도 많은 사람과 소통하면서 일하고 싶다는 의미가 담겨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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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랑~'님의 MBTI❓
✔️ ENFP(활동가) : 정열적이고 외향적이며 상상력이 풍부하다. 창의적이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시도하며, 반복되는 일상적인 일에는 열정이 생기지 않는다. 활기차고 낙관적인 태도로 삶을 대한다.
✔️ 스마트한 탐험가 : 어떤 소비를 해야 행복해지는지 차근차근 알아가는 상태. 다른 사람들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할 때 행복을 느끼며, 행복을 위해 꾸준히 고민하고 행동으로 실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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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랑~님의 1인 라이프는 어떤가요? 👧🏻 만 서른 살이 되던 해, 함께 살던 쌍둥이 동생이 결혼하면서 자연스럽게 독립하게 됐어요. 아주 오래전부터 집을 예쁘게 꾸미며 혼자서 잘 살아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거든요.
독립과 동시에 만 서른 살 기념 생일 파티도 기획했는데요. 반가운 서른이자 환갑의 반이라는 뜻으로 ‘반갑 잔치’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홀로 살게 됐으니 이 정도면 나도 어른이 된 것 아닌가 싶더라고요. 지나온 20대를 돌아보며 의미 있게 매듭짓고 다가올 30대를 멋지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제대로 응원받고 싶었어요. 내 취향의 소품을 사서 집을 꾸미고 상도 차린 다음 주변 사람들을 초대해 말 그대로 잔치를 벌였죠. 그때 이후로 저처럼 반갑 잔치하고 싶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정규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진행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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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에 옛 물건들이 가득하네요. 고가구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사실 고가구가 너무 좋아서 모은 건 아니었어요. 박물관 유리관 속 유물과 비슷한 고가구를 직접 품고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름의 안목이란 게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죠. 박물관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고가구를 수집한다고 하면 설득력도 있어 보일 것 같았고요.
리빙 잡지 속 해외 빈티지 가구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는 아티클을 보면 정말 아름답고 멋있게 느껴졌어요. 문득 내 주변에서도 충분히 멋진 한국형 빈티지 가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집에 있는 자개장도 1970년대쯤 만든 거거든요. 제 눈에는 해외 빈티지 가구만큼 영감을 주는 물건이었고요. 이 집으로 이사할 때 짐을 거의 들고 오지 않고 오래된 물건을 하나씩 사서 들이기 시작했어요. 집이 그리 넓지 않고 천장도 낮아서 높이가 낮은 가구로만 채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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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가구나 소품들은 주로 어디에서 구하나요? 👧🏻 대부분 중고 거래를 통해 구매해요. 버려지는 가구를 제가 구해 오는 느낌이에요. 좋은 물건을 보는 눈이나 요령은 딱히 없어요. 제 취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기존에 가진 것과 잘 어울리면서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의 질과 가격이면 그냥 사는 편이죠. 중고 거래를 하러 나가면 저를 이상한 눈초리로 보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젊은 아가씨가 수석이나 병풍 같은 옛날 물건을 사 가는 게 낯선가 봐요. 고미술품 경매에 관한 책을 선물해 주신 좋은 분도 기억에 남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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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특별한 취향이 깃든 구석은 어디인가요?👧🏻 가장 마음에 드는 건 거실이에요. 이 집의 중심 공간이라고 할 수 있죠. 12폭짜리 커다란 책가도 병풍부터 자개장과 상, 3층 찬탁에 진열해 놓은 백자와 수석까지 3년 동안 천천히 채워 온 거예요. 그래서 어느 정도 통일성을 갖추며 예쁘게 꾸밀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거실 한편에는 파란색 수채 물감으로 직접 그린 그림도 전시해 뒀어요. 언젠가 제가 만든 소품과 그림을 판매하는 쇼룸으로 활용해 보고 싶기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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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 취미이자 좋아하는 일
이름처럼 푸른 색감을 활용한 그림 그리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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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집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 저에게 집이란 삶과 일을 가꾸는 베이스캠프라고 생각해요. 먹고 잠자고 쉬는 곳이지만 프로그램을 떠올리고 실행하는 공간이기도 하니까요. 집을 거점으로 시작한 일도 많고요. 그래서 온전한 휴식처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중앙국립박물관장을 지낸 혜곡 최순우 선생의 기념관에서 잠시 일한 적이 있는데, 그때 들은 조선백자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웠어요. 1950년대만 해도 너무 가까운 시대의 유물이라 백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낮았대요. 그런데 당시 최순우 선생은 서민들이 일상에서 쓰던 소박한 백자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면서 ‘달항아리’라는 이름도 붙였어요. 덕분에 백자는 대중에게 사랑받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게 됐죠.
이 이야기를 듣고 익숙해서 진가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일상적인 물건에 마음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낡고 소외된 물건 속에 아직 발견하지 못한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이렇게 오래된 물건을 집안에 모으면서 직접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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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향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있다면 어떤 콘텐츠를 만나고 싶나요? 👧🏻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각자의 취향을 자유롭게 나누는 콘텐츠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특별한 게 없더라도 그냥 사람 사는 모습 보면 다 재미있더라고요. 자기만의 방식대로 공간을 꾸미며 내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도 건강한 일이라 생각해요. 저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나누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서로의 취향을 존중하는 사람들도 더 많아지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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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가기 좋은 숨겨진 스폿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동네에 있는 ‘웅차(@woong_tea_)’라는 찻집을 종종 가곤 해요. 6~8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아주 작은 공간이지만 편하게 차 마실 수 있어서 좋아요. 한 달에 한 번 이곳에서 ‘호장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고요. 참고로 사장님이 차 클래스를 운영하는데 단 한 명만 신청해도 클래스를 열어 주시거든요. 차에 관해 공부 좀 해보고 싶은 분이 있다면 방문해 보는 걸 추천해 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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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차: 서울 은평구 갈현로1길 7-1 1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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