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엘르보이스 구독자 설문조사🎁
개 두 마리와의 밸런스 게임
©Unsplash 
지금 우리집에는 두 마리의 강아지가 있다. 3년 전 가족이 된 김정원과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우리집을 찾아온 하리. 이제 내 인생에 더 이상 강아지 임시 보호는 없다! 라고 다짐했던 내가 작년 말, 어쩌다가 또 이 작은 개를 데려오게 됐냐고 묻는다면… 역시 일상이 송두리째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한 작년 12월의 일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계엄은 몇 시간에 끝났다고 해도 총구가, 죽음이 삽시간에 우리 이마에 와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 그러나 탄핵소추안 가결도, 체포 등 당연히 진행돼야 할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지 않았다. 무력감이 찾아왔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기적임을 고백하자면, 하리는 그렇게 나에게 왔는지도 모른다. 홍성보호소에서 죽음을 앞뒀던 강아지. 세상을 바꿀 수 있기는커녕 세상이 규칙대로도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절망이 스며들던 저녁, 크리스마스를 앞뒀지만 아무것도 축하하고 싶지 않았던 어느 밤. 스마트폰 속에서 본 보호소의 개들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로 철창에서 추위를 온 몸으로 맞으며 정말로 매일 죽었다. 그 중 심장사상충까지 걸려서 하루를 기약하지 못하던 강아지가 있었고, 절대 안정이 필요해 격리 돌봄이 필요하다는 말에 나는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입양까지 책임지기로 결정했다.

구조 의사를 밝힌 후 봉사자의 확답이 오기 전까지가 가장 두려웠다.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다른 강아지에 관심도 없는 정원이를 평생 가족으로 받아들일 때, 더 이상의 임보는 없을 거라 굳게 다짐했었는데. 자기 효능감에 목마른 반려인의 이기적인 결정은 아닐까? 두려움 속에서도 몸은 움직였다. 우선 안방 가구를 재배치하기 시작했다. 하리가 아니라 정원이를 위해서, 침대를 옮기며 정원이와 마주치는 것을 최소화하면서 줄 수 있는 최대 공간을 만들었다. 보호소에서 연락을 받은 것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파티 대신 밤운전을 해서 홍성에 달려가 하리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Unsplash 

김정원의 체중은 9kg. 하리는 몸 길이가 더 긴데도 4.5kg. 엉덩이뼈까지 만져지는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다. 너무 안쓰러워 눈물이 터질 것 같은 마음을 누르고, 얼른 밥을 챙겨주고 나와서 정원이와 시간을 보냈다. 몇 시간 자리를 비운 내가 새 강아지를 안고 안방으로 들어가버렸을 때 정원이가 느꼈을 감정을 외면해선 안 됐다. 그 후로 오늘까지 매일매일, 내 삶은 ‘적절하게 사랑하는 것’에 맞춰져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하리는 과도한 관심과 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상태다. 심장사상충 환견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신나거나 흥분할 경우 급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유리알 같은 눈망울을 보고 있으면, 웰시코기처럼 다리가 짧똥해서 모든 옷의 소매를 접어서 겨우 입히고 앉아있으면, 부정교합 때문에 묘한 ‘웃상’인 입가를 보고 있으면 너무나 귀여워서 힘들어지는 것이다. 개가 흥분하는 건 내가 조심한다고 해도, 내 심장이 터질 것처럼 귀여워서 만지고 싶은 건 도무지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원이를 반려하며 배운 가장 큰 교훈은, 강아지가 루틴의 동물이라는 점이다. 하루종일 쓰다듬고, 만지고, 귀여워하다 그만큼을 채우지 못하는 어느 날이 온다면 나는 하리에게 외로움을 가르친 셈이 되고 만다. 산책 전후 안아서 안방으로 들어온 후에, 마음 같아서는 벌러덩 누워 몇 시간이고 끌어안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적절하다고 느끼는 만큼만 예뻐해주고 나온다. 스스로 지키고 있다고 믿는 그 애매하고 희미한 선 끝에서 말이다.

다행히 정원이는 내 노력을 알아주는 것 같다. 하리에 대해 적대적으로 나오지도 않고, 나에게 과도한 애정을 갈구하지도 않으면서 여전히 거실 켄넬에서 자고, 아침에만 내 침대로 뛰어올라와 아침인사를 하고 가끔 침대 너머의 하리를 곁눈질로 본다. ‘갑자기 우리 집에 침투한 얄밉지만 조용한 친구’, 정원이는 하리를 그 정도로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

단기 임시보호를 포함하면 이미 네 번째지만 반려하는 강아지가 있는 상태에서 임보강아지를 돌보는 일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나의 선의가 어떻든 강아지 둘 모두에게 지속 가능하고 정당한 사랑을 쏟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늘 하리와 먼저 산책하는 대신 정원이와는 더 느긋하고 긴 산책을 하고, 체중 증량이 필요한 하리에게만 특식을 주고 나오면 소파에서 입맛을 다시던 정원이를 안고 눈을 맞추며 시간을 보낸다. 정원이를 바라보며 하리에게도 얼른 하리가 전부인 보호자와 이런 시간이 주어지면 좋겠다 생각하다가도, 정원이와 있을 땐 정원이에게 집중해야지 반성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면서.

터져나오는 사랑을 두 강아지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하느라 깎고 욱여넣으며, 우리는 2025년 겨울을 통과하고 있다. 어설프게 세운 내 매뉴얼에도 늘 편안히 자고 먹고 쉬어주는 하리와, 그 매뉴얼을 차근 차근 생각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차분히 있어준 정원이 모두에게 무한히 고맙다. 정원이를 위해 얼른 하리의 완벽한 가족이 나타나길 바라고, 하리를 위해 정원이의 오늘이 편안하고 즐거웠으면 좋겠다. 비록 걱정 많고 마음만 바쁜 보호자의 마음은 오늘도 보수볼 위에 한 다리로 서서 휘청대는 것과 꼭 같지만, 강아지들만 눈치 못 채면 됐다. 하리야, 많이 먹고 얼른 튼튼해지자! 정원아, 우리 꼭 하리한테 제일 좋은 가족 찾아주자!
작가 곽민지 비혼자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예능 팟캐스트 〈비혼세〉 진행자이자 출판 레이블 ‘아말페’ 대표. 방송 작가로도 일하고 있으며 여성의 몸과 사랑, 관계에 관심이 많다.
엘르보이스는 다음주 가족을 찾는 더 많은 강아지 소식으로 찾아올 예정입니다. 반려견 입양을 고민 중인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주세요!🐶
지금이 너무 행복해요
일곱 명의 사진가가 담은 아주 보통의 행복

박정우

무계획으로 떠난 바닷가. 지인의 친구들과 하루 전날 허겁지겁 수영복을 챙겨 강원도 양양으로 고등학교 졸업여행을 떠났다. 미성년 학생으로서 마지막 여행을 즐기는 모습을 무작정 촬영했다. 목적 없이 떠난 여행에서 그저 눈에 보이는 광경을 놀면서 포착하는 것은 해방감과 행복감, 안도감을 동시에 안겨줬다. 사진에 당시의 행복감이 오롯이 담겼다.

이예지

들에서 태어나 이 땅의 모든 존재를 무서워하던 내 친구 '스댕'이가 내게 기대어 몸을 비비기 시작한 지 두 달째. 사진처럼 스댕이가 내 다리에 턱을 올리고 바라볼 때, 나는 보통의 행복을 느낀다. 우리가 서로 의지하고 있음을 깨달으면서. 내가 작업을 하다 집중력을 잃거나 시공간 감각이 떨어질 때, 스댕이는 다가와 나를 툭툭 친다. 이 발길질이, 이 행복이 영원히 이어지길.

영배

몇 날 며칠 동안 비가 억수처럼 내린 여름날. 비가 멈췄고 집에 햇살이 들었다. 누군가에겐 이 햇살이 달갑지 않을지도 모른다. 날씨의 변화도 모른 채 지하 작업실에서 온종일을 보내는 내겐 이 햇살이 소중했다. 이 빛이 하루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이렇게 행복을 깨달은 이후 하루하루에 충실하며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품고, 묵묵히 알아서 변하는 자연처럼.

하태민

1년에 한두 번은 꼭 고향 군산을 방문한다. 갈 때마다 필름 한 롤을 챙겨 구석구석을 담아온다. 할머니와의 순간을 포착하는 건 나에게 아주 보통의, 소소한 행복이다. 군산에서도 시내에서 꽤 멀리 떨어진 시골 동네에 사는 우리 할머니. 이 동네에선 할머니의 품, 귤을 내주는 손처럼 서울에서는 찾기 힘든 편안함을 느낀다.

양중산

일정이 없는 날, 잔잔하게 흘러갈 것 같은 하루를 기대하며 빵을 구웠다. 빵이 누렇게 탔지만 그마저 괜찮다고 느꼈던 하루. 어떤 할 일도, 걱정도 없는 날은 내게 귀하고 큰 행복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별다를 것 없는 빵도 이토록 맛있게 느껴지니까.

진소연

이사 오기 전부터 침대를 꼭 창문 아래에 두리라 결심했다. 새 집은 침대에 누우면 내가 원했듯 기울어진 창문으로 바로 하늘이 보이는 구조다. 밤에는 달이 빛나고, 아침에는 햇빛이 뜨거워 잘 깬다. 며칠 전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조금씩 쌓이더니 창문에 아름답고 기이한 표식을 남겼다. 마치 크리스털 같은 눈의 질감을 바라보며 문득 잊고 있었던 낭만과 행복을 깨달았다. 기울어진 창문으로 보이는 것들은 이제 내 하루의 일부가 됐다.

정진우

어느 유치원의 핼러윈데이 파티 날. 입만 사용해 먹어야 하는 도넛 게임에서 급한 마음에 그만 손으로 집어먹는 아이의 모습이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빚어낸 행동을 관찰하고 포착할 때, 세상과 연결된 감정을 느낀다. 투명하고 맑고 순수한 것만큼 행복감을 안겨주는 게 또 있을까?

표기식

풍경을 수집하기 위해 가까운 동네를 자주 찾으며 알게 된 건, 식물은 자기 방식대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으면 하루하루 바뀌는 자연의 모습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다. 사진에 보이는 나무도 단 9일 사이에 변화한 모습이다. 이파리의 형태, 바람의 방향에 따라 휩쓸리는 꽃, 자연이 살아가는 모습, 햇빛이나 날씨로 변한 풍경을 바라보는 일은 삶의 큰 행복이다.

새해 문구류 잘쓸템!

벌써 1월도 절반이 지나갔네요. 님은 올해 세우신 목표들을 잘 지키고 계시나요? 제 올해 목표 중에는 "꾸준히 일기 쓰기"와 "흔적이 남는 독서하기"가 있는데요. 이번 보이스 초이스에서는 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애용 중인 문구류 4가지를 추천해 드리려고 합니다.

오롤리데이 홈페이지


심플한 무지 다이어리로, 하루에 한 페이지씩 총 365페이지가 담겨있어요. 일기는 물론, 좋아하는 문장 필사나 소소한 기록을 남기기에도 딱이랍니다. 일기 쓰기가 부담스러운 날은 건너뛰어도 괜찮아요. 특별히 포함된 미니 포스터에 일기 쓴 날을 체크할 수 있답니다!

@the_taste_of_cherry 인스타그램


#TTC다이어리(The Taste of Cherry) / 17,900원

‘1일 1질문’, 감정 일기, 감사 일기까지 한 번에 기록할 수 있는 다이어리입니다. 매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고, 무슨 내용을 써야 할지 막막한 분들도 하루 5분만 투자하면 한 페이지를 뚝딱 채울 수 있어요. 저도 이 다이어리로 매일 하루를 돌아보고, 제 자신을 알아가며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느끼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노스팅거(nostinker)


#펜슬북마크(노스팅거) / 10개 묶음 12,000원

연필과 책갈피 역할을 동시에 해주는 귀여운 북마크입니다. 책을 읽다가 밑줄을 긋고 싶었는데, 늘 펜이나 연필을 깜빡 잊어버렸던 분들에게 꿀템! 크기도 작고 저렴해서 여러 개를 구매해 평행 독서를 할 때 요긴하게 쓰실 수 있습니다.

슈퍼쌤 Long Long 하이라이트 인덱스


#밑줄스티커(슈퍼쌤) / 2세트 8,000원

“흔적은 남기고 싶지만, 책이 훼손되는 건 싫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이 밑줄 스티커를 활용해 보세요. 인상 깊게 읽은 문장에 밑줄 스티커를 붙여두면 보기에도 좋고, 스티커이기 때문에 떼어낼 때도 깔끔합니다. 덕분에 중고로 책을 다시 판매할 때도 아주 요긴하답니다.


님도 혹시 애정하거나 잘 쓰고 계시는 꿀템 문구류가 있나요? 있다면 아래 피드백을 통해 추천해 주세요.✍🏻🍀

🦄담당자 지나 수시로 엘르보이스 인스타그램을 들락날락하는 콘텐츠 마케터. 지속 가능한 것들에 관심이 많다.
2025년 엘르보이스 구독자 설문조사

2025년 엘르보이스 뉴스레터 개선을 위한 구독자 설문조사를 진행합니다. 응원, 궁금증, 개선 사항 어떤 의견이든 좋습니다. 평소 엘르보이스에 하고 싶었던 말이 있던 아리님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참여해 주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도 있는 콘텐츠 구성과 디테일이 좋았습니다.


엘르보이스를 통해 작가 현주님께 축복과 응원을 보내고 싶어요. 아리아 양과 다니엘의 이야기를 보면서도 저는 삶의 지혜를 또 하나 배웁니다. 삶에 정답이 있다고 믿었던 저는, 엄마나 혹은 아내가 되기가 두려워졌을 때가 있었어요. '좋은', '최고의' 엄마와 아내가 될 자신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당신의 여정을 보며 저도 할 수 있다는 걸 어렴풋이 믿어봅니다. 당신이 해냈듯이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이정표를 주셔서 정말 많이 감사해요.

🍀 엘르보이스 구독링크 공유하기

허스트중앙 유한회사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156 HLL 빌딩 02-3017-2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