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후를 상상해보자 ㅋ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처럼
각종 사건과 사고가 있었지만 지구는 여전한 상태이다. 영화에 나오던 전염병, 기후변화, 핵전쟁, 혜성 충돌 없이 여전하다. 정년이 연장되지 않았다면 당신은 산업보건 분야의 현역이 아닐 것이다. 지금 막 관련 전공 공부를 시작한 대학 새내기라도 말이다. 내 동년배 세대라면 그 때쯤 오동나무 코트를 입었을 가능성이 커서 이 분야에 이해관계가 없을 것이고, 현재 학생이거나 커리어 초기라면 미래의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누구도 모르는 상태다. 50년 후의 산업보건은 어떤 모습일까?
인류 멸망 시나리오(전염병): 28일 후(2002)
인류 멸망 시나리오(기후변화): 인터스텔라(2014)
인류 멸망 시나리오(핵전쟁): 매드맥스:분노의 도로(2015)
인류 멸망 시나리오(혜성 충돌): 돈 룩 업(2021)
우선 50년 후에도 직업이 존재할까?
지금의 인공지능 및 로봇 개발속도라면 많은 직업이 사라졌을 것이다. 직업에서 생존을 위한 돈벌이로서의 기능은 그 때쯤 의미 없을 수도 있다. 최소한 위험한 작업/직업은 로봇 등으로 대체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을 문명이라면 지구가 원숭이들에게 양도된다 해도 나는 불만이 없다.
직업보건 분야는 어떻게 될까?
사람이 직업을 가지는 이상 영원히 지속될까?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나서 터미네이터에 쫒기는 반란군이 되거나, 이미 진압되어 생체 배터리가 되었거나, 외계인과 난민촌에 살거나, 가상현실 속을 탐험하는 모험가가 된다 해도 직업보건이 필요할까? 이런 미래를 상상하는 과학적 또는 합리적 근거를 요구하는 당신에게 내가 줄 수 있는 확실한 한 가지는 이것이다. 당신은 분위기 파악을 못 한다는 말. 영화 예고편에 링크를 거는 글에 근거를 요구하다니, 상상도 못 했다.
미래의 직업(반란군): 터미네이터(1984)
미래의 직업(배터리): 매트릭스(1999)
미래의 직업(공무원): 디스트릭트9(2009)
미래의 직업(모험가): 레디 플레이어 원(2018)
산업보건이 필요 없는 미래와 현재 사이는 이어질 것이다.
직선, 접선, 혹은 최단하강곡선으로든 연결되겠지만 양자도약(퀀텀점프)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100년은 안 되지만 제법 연륜이 쌓인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현재의 이해관계는 실타래처럼 엉켜 있고 누구도 양보하려 들지 않는다. 수십 년간 이어져 이제는 쉰 떡밥이 되어버린 측정제도개선처럼 근시안적인 계획으로는 현상유지만 될 뿐이다.
구도심 부흥에 성공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나와 이해관계 없는 먼 미래에 대한 예측에 동의한다면 현재와 그 지점 사이에 찍을 수 있는 지표에 대한 합의에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의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사람마다 다른 형태의 의자를 떠올리는 것처럼 위험성평가라는 말에 대한 선호도 참 다르다.
이 글을 읽는 동안 당신의 식사시간과 취침시간이라는 미래는 조금 더 다가왔다. 상상을 마치고 의자에서 일어나 현재로 돌아갈 시간이다.
글쓴이: 김승원 (계명대학교 공중보건학과)
한국산업보건학회 편집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