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두부

editor. 색칠🎨

금자가 전도사의 두부를 받지 않은 이유는 금자가 아직 새 인생✨을 살아갈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13년 전, 갓 스무살이 된 금자는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하고 교생 선생님이었던 백선생에게 찾아가게 돼요. 하지만 알고 보니 백선생은 아동유괴범으로😅, 금자를 꼬드겨 여섯 살 원모의 유괴에 동참하게 하는 악인이었죠. 거기다 원모를 죽인 뒤 금자의 갓 태어난 딸을 인질로 잡고 금자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기까지 해요.😡 그 날 이후, 금자는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백선생에 대한 복수를 계획✏️하게 됩니다. 금자는 여전히 원모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리고 끔찍한 복수를 계획하고 있었기에 전도사의 두부를 받을 수 없었죠.

출소 후, 금자는 교도소에서 쌓은 인맥을 이용해 차근차근👣 복수를 준비해 나가요. 그 과정에서 백선생이 13년간 원모 외에도 많은 아이들을 유괴하고 살인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죠. 자신이 백선생 대신 누명을 썼기 때문에 더 많은 피해자가 생겼다는 것을 깨달은 금자는 죄책감에 괴로워해요.🥹 그녀는 피해자들의 유가족에게 복수의 기회를 양보하고, 허무함😳을 느낍니다. 유가족들은 여전히 피해자를 그리워하며 고통받을 것이고, 금자는 여전히 원모에게 용서받지 못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런 금자 앞에 그녀의 어린 딸, 제니👧가 나타나요. 제니는 두부 모양의 케이크🎂를 건네고, 금자는 제니의 두부를 받아 먹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고 금자가 제니를 통해 과거의 죄를 잊고, 두부처럼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고 받아들였어요. 제니도 백선생 때문에 엄마와 떨어져 살아야 했던, 백선생의 피해자들 중 하나였어요. 하지만 피해자인 제니는 결국 금자를 용서하고❤️‍🩹 구원했으니까요.💛

<친절한 금자씨>는 스토리부터 연출까지, 어느 하나 독특하지 않은 구석이 없던 영화였어요. 눈백입백 에디터들조차 작품에 대한 해석이 갈릴✌️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이어지는 카도 에디터의 글을 읽고 눈백이👀들은 둘 중 어느 해석이 더 마음에 드는지 눈백입백과 함께 이야기 나눠봐요!

친숙하고 낯선 금자씨

editor. 오리🪶

영화 속 금자씨는 두개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교도소 안에서와 출소 후에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줘요. 교도소 안에서는 수감자들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하며😇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인물이었어요. 하지만 출소 후에는 화장도 진하게 하고💋, 사람들에게 차갑게 대하며😏 교도소에서의 모습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줘요. 금자는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복수를 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며 의도적으로 사람들에게 ‘친절함’을 연기했던 것일까요? 금자의 원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요.

우선 금자씨 역할을 맡은 배우 이영애 배우🎬에 대해 잠깐 알아볼까요? 이영애 배우는 1990년 CF 촬영으로 데뷔해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여배우예요. 대표작으로는 한류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 <대장금>, 이번 뉴스레터🗞️에서 다루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 등이 있죠. 이영애 배우는 2000년, 대학원의 석사논문으로 ‘스타니스랍스키와 브레히트의 연기론에 관한 비교연구’라는 논문📚을 작성했어요. 그리고 이 논문에서 다루는 내용은 마치 금자씨의 모습을 담은 듯한 연구 내용들이었죠. 실제로 이 논문은 이영애가 <친절한 금자씨>를 촬영하기 전에 쓴 것으로 이 논문을 연기로 구현해 금자씨를 연기🎞️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그렇다면 이영애 배우가 쓴 논문은 어떤 내용일까요? 스타니스랍스키는 ‘메소드 연기🎬’의 창시자로 사실적인 연기를 주장한 연극연출가예요. 반면 브레히트는 ‘낯설게 하기🤔’를 중시하는 연기학을 주장한 극작가이죠. 이들이 주장한 대비되는 연극 이론은 금자씨의 출소 전, 후의 모습과 연결돼요. 교도소에서의 친절하고 친숙한 모습, 우리가 알고 있는 배우 이영애의 모습과도 연결되는 연기는 매우 사실적😸이며 반감을 일으키지 않아요. 하지만 출소 후의 금자씨는 우리에게 낯선 모습과 성격을 보여주곤 하죠. ‘낯설게 하기’를 통해 관객은 극중 인물이나 사건에 동질감을 갖지 않고 거리를 유지🙀하게 되는데, 출소 후의 금자씨를 보는 관객이 모습도 그러했을 거예요. 금자씨의 낯선 모습을 통해 인물의 복수 의지🔪를 엿볼 수 있고 긴장감을 가진 채로 그녀의 복수 행위들을 지켜보게 되죠.

금자씨의 본래 모습이 출소 전의 친절한 금자씨인지, 출소 후의 마녀 금자씨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영화는 친숙한 모습과 낯선 모습을 대비시켜 금자씨의 복수심🩸을 더 잘 드러내 주었어요. 이는 이영애 배우가 썼던 논문📖과 연관지어 해석할 수 있는 흥미로운 부분이기도 하죠. 다채로운 연기를 소화한 배우의 연기를 통해 극에 더 잘 몰입할 수 있던 것처럼 배우의 연기에 관한 배경🎞️을 알고 작품을 본다면 배우의 연기를 이해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될 거예요!

<친절한 금자씨>를 이미 접한 눈백이👀들이 있을까요? 다른 영화들과는 조금 다르고 독특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나요? <친절한 금자씨>외에도 박찬욱 감독의 다른 작품을 본 적이 있는 눈백이들이라면 일반적이지 않은 주제📝와 독특한 표현 방식🎬을 느낀 적이 있을 거예요. 박찬욱 감독의 작품은 인간의 본성과 죄의식에 대해 다뤄지는 경우가 많아요. 이를 평범하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이 과정에서 조금은 극단적이고 과장된 표현🫢이 동반되기도 하죠.

이번에 다룬 작품인 <친절한 금자씨>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잘 확인할 수 있는데요. 금자가 교도소에서는 친절하게 굴다가 출소하자마자 복수🔪를 준비하며 독기 가득해지는 부분에서는 금자의 본성이 잘 표현돼요. 또한 금자가 계속해서 죄책감💦을 느끼거나 종교🙏🏻를 통해 용서를 구하는 모습에서는 죄의식이 드러나죠. 이렇듯 박찬욱 감독은 타 작품들에서는 단독으로 잘 쓰이지 않는 주제를 잘 활용한다는 점에서 독창적이에요.

이러한 주제가 표현되는 과정에서 조금은 극단적으로 구체화되기도 해요. 백한상은 성욕을 난폭한 방식으로 해소하기도 하고, 아이가 귀찮다는 이유로 아이에 대한 어떤 미안한 감정도 없이 죽이면서 잔혹한☠️ 본성을 드러내요. 또한 금자의 죄책감을 표현할 때 손가락☝🏻을 자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죠. 난폭하고 잔인한 주제를 표현하기에 박찬욱 감독의 작품은 약간의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훌륭한 미장센과 개성 있는 캐릭터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 중에서는 복수⚔️ 3부작이 크게 알려져 있는데요. 그 중 <친절한 금자씨>💄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마지막으로 완성되었고, 이전 작품인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등에서도 극단적이고 잔혹한☠️ 방식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친절한 금자씨>가 마지막 작품인 만큼 가장 덜 자극적이고 희망찬 마무리🌸라는 평이 있기도 하죠.

복수 3부작 외에도 <박쥐>, <아가씨>, 그리고 최근 흥행한 <헤어질 결심>까지지 독특하고 새로운 스토리✍️와 캐릭터👥들로 매번 관객들을 놀라게 하고 있는데요.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의 밑바닥까지 드러나는 본성과, 잔혹한 사건을 조금은 인간적으로 보이게 하는 주인공들의 죄의식까지.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을 주는 박찬욱 감독이 이후에도 또다른 새로운 독특함을 전해주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