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월 한인문화회관소식지 No.143

01 December 2021 l Issue No. 143

[공지] 연말 잠정 휴관 안내

오스트리아 정부의 4차 락다운 시행으로 문화회관도 12월 13일까지 잠정 휴관하오니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달 발생한 도난 사건으로 내년 계획하였던 출입문 자동화시스템을 조속 도입하였고, 휴관 기간을 이용하여 12월 중순 설치가 완료될 예정입니다.

그사이 불가피한 방문 용무가 있으신 분께서는 저희 사무국에 사전 연락을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Ankündigung] Vorübergehende Schließung

Das KKH ist aufgrund des 4. Lockdowns bis zum 13. Dezember 2021 vorübergehend geschlossen. Um Diebstählen vorzubeugen wird während der Schließung des Hauses ein automatisches Türsystem installiert. Bei Besuchsanfragen wenden Sie sich bitte an das Sekretariat des KKH.

[공지] 2021년 기부금 및 이사회비 납부 안내

여러분들께서 납부하신 소정의 회비와 기부금 및 대관료 등은 문화회관의 운영과 개선사업을 위하여 소중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외출제한에 대면이 불가한 관계로 계좌 정보를 지면상 남기오니 이번 달까지 납부하여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계좌명: Koreakulturhaus Verein
* IBAN: AT73 1400 0015 1090 1696

* BIC : BAWAATWW

Zahlungsaufforderung der Vorstandsbeiträge bzw. Spenden für 2021

Die Mitgliedsbeiträge, Spenden und Mieteinnahmen kommen dem Betrieb und der Verbesserung des Kulturhauses zugute. Aufgrund der Ausgangsbeschränkungen bitten wir Sie um eine Überweisung der Mitgliedsbeiträge bzw. Spenden bis Ende des Monats auf das obenstehende Vereinskonto des KKH.

<알림> 한글학교 소식

1. 전면 비대면 수업 전환

연일 코로나 감염자 급증과 봉쇄령으로 인해 11월 13일을 기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였습니다.

비엔나 한글학교는 작년 9월부터 온라인 수업을 시행하여 정부지침에 의거 시의적절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학사 일정은 홈페이지와 각 반 연락망을 통해 공유될 예정입니다.

2. 온라인 행사 <독도 사랑 영상 콘테스트>

12월 4일(토) 전교생을 대상으로 '독도의 날(10월 25일)'과 관련된 특별 테마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학생들이 독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짧은 영상에 담아 11일까지 각 반 담임선생님께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수상식은 온라인을 통하여 성탄방학식이 있는 12월 18일 진행됩니다.

3. 제 12대 교장 초빙 공고

비엔나 한글학교는 2022년부터 학교를 이끌어 주실 제 12대 교장을 공개 초빙하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많은 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12월 18일에는 이사회 총회가 개최되어 신규 교장이 선출될 예정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하단의 링크를 참조하여 주십시오.

http://kswien.at/xe1/index.php?mid=board_YgSp69&document_srl=29117

<Mitteilungen> Koreanische Schule Wien

1. Umstellung auf Online-Unterricht

Aufgrund des rasanten Anstiegs der Corona-Infektionszahlen findet der gesamte Unterricht seit dem 13. November 2021 nur noch online statt. Die seit September 2020 eingeführten Online-Klassen werden den Umständen entsprechend flexibel eingesetzt.

2. Online-Veranstaltung <We Love Dokdo Video–Wettbewerb>

Am Sa, den 4. Dezember 2021 wird es eine Sonderveranstaltung für alle Schüler/innen zum Thema “Dokdo-Tag” (25. Oktober) geben. Die Video-Beiträge können bis zum 11. Dezember 2021 eingereicht werden und der/die Gewinner/in werden am 18. Dezember 2021 bekannt gegeben.

3. Ausschreibung zur/zum neue/n Schuldirekor/in

Die Koreanische Schule Wien sucht eine/n neue/n Direktor/in für das Jahr 2022. Am 18. Dezember 2021 findet die Generalversammlung der Vorstandsmitglieder statt, auf der die neue Schuldirektion gewählt werden soll. Nähere Informationen finden Sie im nachfolgenden Link.

http://kswien.at/xe1/index.php?mid=board_YgSp69&document_srl=29117

<한국 시인의 정원> 조성사업

'22년 5월 3일 개관 10주년 기념 <한국 시인의 정원> 조성사업 추진 현황을 알려드립니다.

지난 11월 사무국은 동 사업의 최종예산과 일정을 확정하였고 기단석 제작 위해 출장을 진행하였습니다.

대표 시인 5명 흉상의 개별 특징을 고려하고, 작품의 길이와 내용에 따라 기단면을 조정하는 등 각 기념비의 개성에 맞게 기단석 및 받침돌의 재질과 색상, 사이즈까지 확정주문하였습니다.

해외 각지에서 제작되는 흉상과 기단은 올해 12월부터 제작되고, 4월 초 문화회관으로 배송/설치될 예정입니다.

대한민국의 문화예술을 널리 알리고 그 뜻을 후대에 지속 전승하는 동 사업에 여러분의 큰 관심 부탁드립니다.

Zum Bauprojekt <Garten der koreanischen Dichter >

Im vergangenen Monat wurden das endgültige Budget und der Zeitplan für das Bauprojekt aufgestellt.

Ferner hat man die Baumaterialien, Farben und Formate für die Herstellung der fünf Dichter-Büsten und Sockel sowie des Aufsatzes ausgewählt und in Bestellung gegeben.

Die Produktion der Büsten und Sockel beginnen bereits im Dezember 2021 im Ausland und Anfang April 2022 werden sie voraussichtlich an das KKH geliefert und vor Ort aufgebaut.

Dieses Projekt dient zur Verbreitung der koreanischen Kunst und Kultur im Ausland und ihrer Überlieferung an zukünftige Generationen. Daher ersuchen wir um Ihre besondere Aufmerksamkeit und tatkräftige Unterstützung.

[광고] 2022년 1월 1일 바덴 극장 신년음악회

2022년 1월 1일 20시,

휴양과 치유의 명소로 유서깊은 Baden에서 신년음악회가 개최됩니다.

바덴 시립극장 (Stadttheater Baden)에서 유럽과 아시아 등 유수의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한국의 소프라노 양제경이 출연하여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익숙한 푸치니, 베르디, 로시니, 슈트라우스 왈츠 등 유명 오페라부터 오페레타까지 다양한 주제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통하여 신년의 활기찬 기운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https://www.buehnebaden.at/de/spielplan-und-karten/neujahrskonzert/2022-01-01-20h00/tickets.html

Badener Neujahrskonzert am 01.01.2022

Die koreanische Sopranistin Jay Yang, die sich sowohl in Europa als auch in Asien großer Beliebtheit erfreut, wird im Stadttheater Baden auftreten.

Auf diesem Konzert gibt es ein vielseitiges Programm, das von Werken aus berühmten Opern wie Puccini, Verdi, Rossini und Strauss bis hin zu Operetten reicht.

[기획연재] 권기훈의 와인 스토리텔링 14

기고자 : 권기훈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

* 편집자 주 : 기고자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의대를 다녔고, 와인의 매력에 빠져 오스트리아 국가공인 Dip. Sommelier 자격을 취득, 이후 영국 WSET, 프랑스 보르도 CAFA 등에서 수학하였습니다. 마산대학교 교수, 국가인재원객원교수, 국제음료학회이사를 역임하고 청와대, 국립외교원, 기업 방송등에서 와인강좌를 진행하는 등 현재 소믈리에타임즈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에 있습니다.

권기훈 a9004979@naver.com

ㅇ 빈 필과 로마네콩티

"로마네 콩티 한 잔은 나를 다른 세상으로 인도한다.

첫 순간부터 황홀하다.

진한 가넷 칼러에 복합미가 느껴진다.

입에 대자마자 진하게 느껴지지만 섬세함과 깊이가 있어 아주 오묘하다.

신맛이 도는 붉은 과일이 농축되어 있으며, 신선함과 감초, 부식토, 막 꺾은 허브의 향이 마시는 즉시 입 안에 퍼진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바닐라, 말린자두, 연한 오크터치의 느낌을 간직하며 잦아든다.

타닌은 섬세하고 벨벳처럼 매끄럽다.

알콜, 산도, 타닌의 균형이 뛰어나 기품있는 조화가 느껴지는데, 질감은 가는 실크로 촘촘하게 짜인 비단을 연상시킨다.

내 영혼은 관능, 가벼움, 우아함, 섬세함, 성숙함, 조화가 어우러진 회전목마 속으로 빠져 들었다.

가장 아름다운 경험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 1985년 로마네 콩티를 시음한 후. 빈에서

WCN 송효숙 대표님의 초대로 빈 필 부산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연주를 들으면서 최고의 와인 로마네 콩티를 떠올려 냈습니다.

빈 필이 만들어내는 음색과 음향을 '금빛 찬란한 음빛깔', '실크와 벨벳 같은 우아함의 극치' 등으로 묘사합니다.

로마네꽁티의 시음기를 그대로 옮겨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빈 필의 전용 연주홀인 Musikverein은 빈필이 지향하는 사운드를 반영하듯 황금홀로 지어졌습니다.

로마네꽁티의 생산지인 꼬뜨도르(Cote d’Or)의 뜻도 ‘황금의 언덕’ 입니다.

빈 필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19세기 후반에 사용하던 악기를 그대로 사용합니다.

팀파니, 호른, 빈 오보에, 욀러 클라리넷, 로터리 트럼펫, 로터리 튜바, 등 국제 표준 악기가 아니라 빈 전통 스타일의 악기를 고수합니다.

이것이 바로 빈 사운드(Wiener Klangstil)의 비밀입니다.

연주곡을 미리 집에서 여러 번 듣고 갔습니다.

트롯을 우리나라 사람이 불러야 제 맛이듯,

모짜르트와 슈베르트는 빈 필이 연주해야 제격입니다.

신년음악회 마다 자주 호흡을 맞추는 리카르도 무티와 빈 필은 어떤 상황에서도 최상의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팔순의 무티는 부드러운 전희로, 때로는 휘몰아치는 강렬함으로 관객들을 유린하다가,

앵콜곡 '운명의 힘 서곡(Overture of La forza del destino by Verdi)’에서 절정으로 치달았습니다.

화끈한 부산 관객들은 20분간의 기립박수로 응답했습니다.

다음날 아침식사는 세븐일레븐에서 내린

뜨거운 1,300원 짜리 커피와 감동란 두 알이었습니다.

숙소 커튼을 들어 올리는 광안리 바닷바람과,

화사한 아침햇살,

달큰하게 남아있는 어젯밤의 여운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로 만들어주었습니다. [完]

[연재] "한국 스키 100년, 그 뿌리를 찾아서... 2"

기고자 : 대한스키협회 의무이사 공창배

* 편집자 주 : 한국원자력병원 정형외과장 공창배 박사께서는 2020년 비엔나종합병원(AKH) 교환교수로 오스트리아와 인연을 맺으셨습니다. '100세 시대의 건강관리'에 이어 평소 관심 분야인 스키 및 한-오 스키의 역사 관련 글로 여러분을 다시 뵙게 되었습니다.

현재 기고자께서는 국제스키연맹의 의무위원로 활동하시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의무위원 및 한국스키 100년사 편찬위원을 역임하는 등 대한민국 스키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알파인 스키를 최초로 개발한 나라는 오스트리아일까요? 노르웨이일까요?

미적분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뉴턴인지, 라이프니츠인지를 따졌던 원조 논쟁이 떠오르는데요. 미적분학 최초 발명자 논쟁과 마찬가지의 원조 논쟁으로 유명한 사례가 백열 전구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에디슨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한 것보다 1년 빠른 1878년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인 조지프 윌슨 스원 경(Sir Joseph Wilson Swan, 1828~1914)도 진공으로 된 유리구 안에 탄소 필라멘트를 넣은 전구를 발명하였습니다.

그러나 에디슨은 전구 뿐만 아니라 발전기와 기타 백열전구를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기구들을 함께 개발하였기 때문에 최초의 백열전구를 개발한 사람은 에디슨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moeblog&logNo=220572189791

맛집 골목에 들어선 것도 아닌데, 원조 논쟁으로 글을 시작하는 것은 스키 역시 원조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릴리언펠트 스키 박물관에도 스키의 원조 논쟁과 관련된 책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책 제목이 ‘릴리언펠트 사람들인가, 노르웨이 사람들인가’ 일텐데요. 스키 종주국은 어디일지 두 번째 연재 글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릴리언펠트 스키 박물관 이야기 2:

릴리언펠트 바인딩 or ‘뒤꿈치가 들리는 철제 바닥 바인딩(Lilienfelder Stahlsohienbindung)’

노르웨이의 난센이 극지 탐험을 통해 스키의 중요성과 효용성을 당시 전 유럽에 알린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입니다.

“1888년 노르웨이의 북극 탐험가인 난센Nansen (1861~1930)이 그린란드를 횡단하면서 스키의 중요성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의 저서는 유럽 전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스키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결정적 도움이 되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94/0000008880

“It is well known, of course, that the Scandinavian nations in the dawn of history knew the use of the ski, but they employed them just for hunting or as a means of transportation.

Fridtjof Nansen, the famous explorer of the Arctic, made use of them on his memorable crossing of Greenland, as described in his book, In Night and Ice.

At that time there lived on his country estate high up in the Traisen Valley near Lilienfeld in Austria a very peculiar man called Mathias Zdarsky.”

http://publications.americanalpineclub.org/articles/12194240300/Mathias-Zdarsky-the-Pioneer-of-Alpine-Skiing

스키 원조 논쟁에서 알파인 스키의 종주국을 오스트리아라고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츠달스키가 개발한 릴리언펠트 바인딩 때문입니다.

이 바인딩을 통해 츠달스키는 기존에 전 세계에 있었던 눈 위에서 이동 도구로써의 스키들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스키를 탄생시켰습니다.

아래는 한국 스키 100년사에 기술된 내용입니다.

“알파인 스키의 탄생

알파인 스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사람은 체코 태생(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일원)의 마티아스 츠다르스키(Mathias Zdarsky 1856~1940)다. 그가 알파인 스키 개발에 나선 건 1888년 노르웨이 탐험가 프리티오프 난센(1861~1930)의 ‘그린란드 횡단 성공’이 계기였다. 난센은 그린란드를 뒤덮은 빙모(氷帽 Ice Cap)를 건너는데 스키를 활용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츠다르스키가 스키의 유용한 쓰임새를 알프스 산악의 눈 덮인 사면을 내려오는데 기능하도록 변용하는 시도를 하였다. 그 연구 과정은 지난했다. 2년 동안 무려 200번의 시도가 이어졌다. 그런 끝에 1890년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핵심은 ‘뒤꿈치가 들리는 철제 바닥 바인딩(Lilienfelder Stahlsohienbindung)’을 스키에 부착시킨 것이었다. 노르웨이의 텔레마크 스키와 비슷해 보여도 그 기능은 전혀 달라 급격한 경사면에서도 자유자재로 회전을 할 수 있게 한 현대 스키 바인딩의 모체다.

그는 이것을 스키를 개발한 도시 지명을 붙여 ‘릴리엔펠트식 바인딩’이라고 불렀다. 이렇게 해서 인류는 드디어 스키를 신은 채 설산의 경사면을 따라 내려오며 회전을 통해 나무 등 장애물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알파인 스키의 탄생이다.”

스키 박물관에는 츠달스키의 스키와 바인딩 뿐 아니라 19세기 후반 노르웨이에서 개발된 스키를 같이 전시하고 있습니다. 거의 동시대에 서로 영향을 주면서 개발되었기에 누가 먼저냐를 논하는 것 보다는 노르웨이 스키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차이점의 핵심은 바로 뒷꿈치를 고정시키는 철제 릴리언펠트 바인딩입니다.

박물관을 설명해주시는 분께서 현재도 여전히 잘 작동하는 릴리언펠트 바인딩의 동작을 손수 보여주시기까지 했는데요. 이 분이 강조하신 것은 노르웨이 스키 바인딩과 달리 릴리언펠트 바인딩은 뒷꿈치가 고정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여기서 불현듯 1994년 처음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탈 때 뒷꿈치가 스키 바닥에 닿지 않고 이리저리 헤매던, 그것 때문에 마구 넘어지고 헤매던 저의 과거가 떠오르더군요. 스키 바인딩의 안정성에 있어서 뒷꿈치가 들렸다가 제 위치에 정확하게 고정되는 작동 원리의 중요성은 경험하신 분들께서는 다들 잘 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스트리아 스키장에서는 플레이트가 얇은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아닌 텔레마크 스키 같은 걸 신고 슬로프를 올라가는 스키어를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처음 봤을 때 제일 신기했던 건 경사에서도 뒤로 밀리지 않는다는 부분이었는데요.

릴리언펠트 바인딩의 작동 원리를 보니, 뒷꿈치가 들리면서도 제 위치에 고정되는 작동 원리가 없었다면 저 스키를 이용해서 텔레마크 턴이나 업힐을 하는 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릴리언펠트 박물관에 잘 보관되어 있는 릴리언펠트 바인딩, 이것이 오스트리아가 알파인 스키 종주국임을 보여주는 핵심 증거입니다. [完]

[음악연재] 지음知音*의 클래식

기고자 : 음악 칼럼니스트 나성인

* 소리를 알아듣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이르는 말

클래식 음악과 인문학을 한데 엮어 더 깊은 감상을 돕는 글입니다.

* 편집자 주: 서울대 독문과에서 독일시를 전공하였고 독일 아욱스부르크 대학에서 수학, 예술가곡 분야 코치 및 공연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문학과 클래식의 만남에 주목하여 강의와 저술활동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베토벤 아홉 개의 교향곡』, 『하이네. 슈만. 시인의 사랑』, 『슈베르트 세 개의 연가곡』, 『베토벤 현악 사중주』 등이 있습니다. 기고자는 현재 예술 무크지 『풍월한담』의 편집을 맡는 등 클래식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계십니다.

2021년을 보내며 서거 100주년 생상스를 기억하다

2021년 올해는 카미유 생상스 서거 100주년의 해다. 그는 어떤 작곡가였는가. ‘어린이 클래식’의 대표곡 <동물의 사육제>, 김연아의 쇼트 프로그램 <죽음의 무도>의 작곡가일 뿐인가.

정식출판 작품만 169개에 이르고 마지막 해인 1921년에도 여전히 작품을 발표한 예술가를 이렇게 요약하는 것은 부당하다. 또 훗날 드뷔시나 스트라빈스키 작품을 몰라보았다 하여 구식으로 모는 것도 마뜩잖은 일이다. 그는 1910년, 일흔다섯의 나이로 말러의 교향곡 8번의 초연을 보기 위해 뮌헨까지 찾아간 유일한 프랑스 작곡가였다.

생상스는 실은 혁신적인 예술가였다. 독일 음악에서 얻은 착상을 프랑스적으로 토착화한 것, 또한 독일에 없는 프랑스적인 방법론을 가꿔 후대에 전달한 것이 그 혁신의 골자다.

그가 등장했을 때 프랑스 음악계는 당혹감에 휩싸여 있었다. 혁명의 혼란, 베토벤과 로시니, 독일 낭만주의의 거센 물결을 연이어 맞은 그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음악에서의 헤게모니를 빼앗겼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 또 왕정복고 시절의 장식적인 취향은 프랑스 음악을 허약하게 했다.

Camille Saint-Saëns (1835-1921)

한 세대 앞의 베를리오즈가 프랑스의 낮은 취향과 학구적 허례허식을 한탄하며 ‘문학적 음악’의 길을 갔다면, 생상스는 오히려 제대로 된 형식을 갖춤으로써 프랑스 음악의 체질을 개선하려 했다. 모차르트, 멘델스존 만큼이나 신동이었던 그는 불과 다섯 살에 무대에 서기 시작해 열세 살이던 1848년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했고, 졸업한 1853년에도 여전히 십대였다.

이후 생상스는 프랑스의 유서 깊은 성당에서 오르가니스트로 봉직하며 작품 활동을 한다. 마들렌 대성당에서 연주를 들은 리스트는 세계 최고의 오르가니스트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전 생애를 통틀어 가장 행복했던 이 시기에 생상스는 두 가지 정체성을 확립한다.

엄정한 고전적 형식미와 오르간이 표상하는 자유로움이다. 한편에는 교회음악과 바흐의 전통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즉흥연주가 있다. 곧 형식을 엄격하게 다루지만, 그 안에서 더없이 자연스러운 음악이 그의 개성이 된 것이었다.

엄격함과 자유의 조화. 그것은 모순을 종합할 줄 알아야 도달할 수 있는 하나의 ‘경지’다.

Camille Saint-Saëns am Flügel (1913 in Paris)

생상스에게 편견은 없었다. 에콜 니더메이에르에서 그는 당시의 현대음악이었던 슈만, 리스트, 바그너를 학생들에게 가르친다. 원래 에콜 니더메이에르는 오르가니스트 지망생들에게 교회 선법에 기초한 화성을 가르치는 종교 음악원이었다.

자연스럽게 생상스의 수업에서는 자연히 중세와 르네상스로부터 내려오는 프랑스적 전통과 당시의 현대음악인 낭만주의가 조화를 이루었다. 그의 제자 포레는 그의 가르침을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화’로 인해 생상스 이후의 프랑스 작곡가들은 독일의 음악가들처럼 바그너(바이마르파/신독일악파) 대 브람스(라이프치히파/순수주의)로 대립하지 않고 보다 자유롭게 새로운 조합을 모색할 수 있었다.

생상스 자신도 그러했다. 전반적인 작풍은 순수주의의 멘델스존처럼 단정하지만, 음악으로 회화성을 이끌어내는 데서는 신독일악파의 리스트와 친화성을 보여준다.

생상스의 교향곡 제3번 <오르간>은 생상스의 이러한 음악사적 의의가 작품으로 결실한 가장 중요한 사례다. 단단한 형식미와 장대한 음향적 표현력은 여기서도 빛을 발한다. 리스트를 추모하기 위해 쓴 이 작품은 그의 위대한 b단조 소나타처럼 하나의 주제가 계속 변형되면서 구조를 만들어낸다.

하나에서 전부가 도출되는 원리를 따르면서도 전곡은 교향악적 구조 또한 유지한다. 외적으로는 두 개의 악장이지만, 생상스 자신의 설명대로 4악장 구조로 이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유투브 링크: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 Daniel Barenboim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오르간 가스통 리테즈 Gaston Litaize

그레고리안 성가의 진혼곡 “진노의 날”을 주제로 사용한 첫 악장은 자꾸 나아가려는 파우스트적인 노력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격렬한 발전부는 재현부로 회귀하지 않고 내면적인 아다지오 부분으로 매끄럽게 이어진다. 고요하고 경건한 오르간의 지속음이 불안감을 진정시키고 내적인 명상과 율동으로 듣는 이를 이끈다.

2악장의 첫 머리는 통상적인 교향곡의 3악장인 스케르초이지만, 오르간이 충만하게 음악적 공간을 채우는 둘째 부분 마에스토소는 더없이 화려한 찬가 풍의 피날레다. 이때 오르간은 기교를 드러내기보다는 오케스트라와 짝을 이루고, 특이하게도 피아노도 관현악의 일부로 등장한다.

또 관악이 두드러지는 오케스트라의 음향은 천상의 환희를 그려내는 또 하나의 오르간으로 ‘변용’된다. 의미심장한 조합이다. 관악에 결집되는 인간의 숨. 건반악기이지만 송풍기로 거대한 바람을 일으키는 오르간의 호흡으로 인해 작품 전체가 ‘숨쉬고 있다’. ‘진노의 날’을 극복하는 거대한 생명력의 표현이 아닐 수 없다.

그 어떤 표제의 도움 없이도 교향시다운 색채감과 종교적 희열, 고전적인 형식미와 생명력을 동시에 포착해낸 프랑스 교향악의 최고봉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기념하며 살아가지만, 그저 숫자나 명성에 의미를 부여할 때가 많다. 그가 왜 여전히 기억되고 있는지를 더 잘 들여다 볼수록 더 깊은 감동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完]

Youtube link 2021.5.19 : Saint-Saëns - Le Carnaval des animaux, The Carnival of The Animals, 動物の謝肉祭, 동물의 사육제 (Georges Prê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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