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경험'의 가치는 경험이 가질 수 있는 오류 때문에 더 높아져요. 인간은 경험을 통해서 뭐든지 판단을 하게 되는데 자신이 경험한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것을 경험 편향(experience bias)이라고 한대요. '나 때는 말이야'가 대표적인 경험 편향이 아닐까요? 내가 먼저 경험해 봤는데 넌 안해봤지? 그러니까 내가 맞아!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빠르게 변하는 요즘같은 세상에서 경험이 많으면 오히려 변화가 느려지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막는다고 주장해요.
미국 문학의 아버지인 마크 트웨인은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어요.
"신문을 읽지 않으면 그냥 모르지만(uninformed), 신문을 읽으면 잘 못 알게 된다(misinformed)."
'편향'이 '미경험'보다 나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문구에요. 마크 트웨인이 새뮤얼 랭혼 클레멘스가 신문에 글을 쓸 때 필명이었다는 것을 감안해도 재밌는 표현이에요.
이왕 신문 얘기가 나왔으니 저희 언론사 얘기를 잠깐 해드릴게요. 일간지 기자들은 보통 2-3년 마다 부서를 바꿔요. 정치부, 사회부, 경제부 이런식으로요. 이렇게 부서가 바뀌면서 기사를 쓰는 담당분야가 바뀌는데 거의 회사를 옮기는 것만큼 생활에 변화가 커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3~6개월 정도를 적응하다보면 그 이후 부터는 마치 담당 분야를 잘 아는 것처럼(인사이더처럼) 글을 쓸 수 있답니다.
적응기간 때 기사가 제일 좋았네?
그동안 몇 개 부서를 거치면서 제가 썼던 가장 창의적인 기사는 이 적응 기간이 끝날 때 즈음에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아웃사이더의 시각을 여전히 유지하면서 인사이더가 갖고 있는 배경지식이 더해지니까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는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 신기한데?), 해당 분야의 내부자들에게도 좋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사를 쓸 수 있게 돼요(😏 : 좀 알고쓰네?). 하지만 이 기간이 지나고 1년 정도가 되면 점점 인사이더에 편향적인 기사를 쓰게 돼죠. '이거 다 나왔던 얘기야'라면서 일반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기사를 쓰지 않게 됩니다.
저는 이 적응시기에 느꼈던 새로운 분야에 대한 신선함과 낯섦을 최대한 잘 기억해서 기사를 써야한다는 생각을 자주해요. 그것을 기억해야 정말 많은 독자들이 읽고 싶어 하는 기사를 쓸 수 있을테니까요. 이건 미라클레터를 쓰면서도 계속 명심하려고 하는 부분입니다.
이런 '미경험'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에요. 사람이 이미 경험한 것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해요. 오직 경험하지 못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만이 가능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