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을 공부했다면 글로벌 무역이 어떻게 설계되어 있었고 왜 이런 균형이 필요한지 아실 겁니다. 그 균형이 지금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 붕괴의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이 바로 “스타 대통령 도널드 J. 트럼프”입니다. 우리는 뉴스가 아니라 세계경제사 교과서 10페이지 분량짜리 대사건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 국가에 대한 고율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고 발표했고, 폭락했던 미국 증시는 하루 만에 9.5% 급등하며 큰 반등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일관성 없는 무역 정책은 여전히 세계 경제에 큰 혼란을 주고 있습니다. 중국에는 무려 145%의 관세가 적용되며, 중국은 이에 맞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등 보복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첨단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고, 한국 역시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핵심 수출 산업이 관세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부와 기업들은 미국과의 협상에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들, 투자자들, 심지어 트럼프 지지자들조차 혼란스러워합니다. 도대체 이 정책의 ‘진짜 목적’이 뭔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게다가 트럼프가 원하는 게 ‘무역 재협상’인지, 아니면 ‘중국을 고립시키는 장기 전략’인지도 모호해 보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전략 없는 전쟁” 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혼란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한 경제 정책”이라고까지 말하죠.

단순히 “관세가 오르면 물가가 오른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Economist는 지금 세계 경제를 지탱해 온 ‘무역 신뢰’라는 개념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를 분석합니다. 기업들이 왜 ‘관세율’보다 ‘정책의 일관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트럼프의 보호무역이 왜 자국 생산 유턴(reshoring)조차 불가능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중국과의 충돌이 경제전쟁을 넘어 군사적 충돌 위험까지 높이고 있다는 점까지 조목조목 짚어냅니다. 

지금 우리는 역사적 사건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정책 실험이 아니라 질서의 해체, 경제가 아니라 철학의 대결입니다.

요즘 The Economist를 읽으면 격렬한 투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단순히 경제지표를 나열하는 수준이 아니라, “tariff madness”, “tragicomic finale”, “reckless agenda” “wanton self-harm and general destruction”  같이 그들의 언어적 한계(?) 안에서 최대한의 극단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관세라는 주제는 이코노미스트의 ‘출신 성분’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애초에 ‘자유무역을 옹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저널입니다. 1843년, 영국에서 고율의 곡물 수입 관세(곡물법)에 반대하는 운동의 일환으로 창간되었고, 창간호부터 "정치, 상업, 농업, 자유무역 저널"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습니다. 1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자유무역 철학은 이 매체의 뿌리이자 존재 이유입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관세 장벽’을 쌓으며 자유무역 질서를 무너뜨리는 순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철학, 정체성에 대한 투쟁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그 맥락을 알고 나면, 그들의 사설이 왜 이토록 날카롭고, 신랄한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내용에 대한 리들리클럽의 아티클을 읽어보세요.

1. 중국, 단독으로 미국과 싸울 수 있을까?
📦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은 보복 관세, 희토류 수출 제한, 미국 기업 제재 등 전방위 반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죠. 트럼프는 각국과 개별 협상을 벌이며 중국을 고립시키려 하지만, 중국은 ‘이 싸움은 단순한 무역이 아닌 시스템 간 대결’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관세보다 더 무서운 것은 불확실성”이라며, 양국 모두가 상처를 입고 글로벌 공급망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 원문 읽기

🌀 “Liberation Day”라 불린 관세 발표 후폭풍 속에서, 트럼프 경제 참모들은 저마다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나는 ‘세계가 미국을 너무 오래 공짜로 이용했다’는 논리, 다른 하나는 ‘미국 산업기반 복원이 목적’이라는 주장. 하지만 시장은 “그 누구도 진짜 전략을 모른다”고 말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자일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불확실성 자체를 즐기는 mercurialist”라며, 이번 정책이 ‘논리’보다는 ‘반사적 반응’에 가깝다고 분석합니다.👉 원문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