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올해 오랜 숙원이던 상장에 성공하면서, 쿠팡은 만성적인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상장을 통해 5조 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쿠팡은 자금의 여유가 생기자마자 로켓배송을 다시 무료로 풀면서, 아직도 쿠팡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내밀기 시작한 겁니다. 이러한 이벤트는 로켓배송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이용한 사람은 없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존 로켓와우 회원들의 이탈도 쿠팡플레이 등 추가적인 혜택을 제공을 통해 붙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쿠팡에서 많이 팔수록 두렵습니다 이처럼 고객들에게 쿠팡은 천국과도 같습니다. 더욱이 배송비도 내지 않고 로켓배송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쿠팡에 입점한 셀러들은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MBC 스트레이트에서는 쿠팡의 이중적인 행태를 지적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내면서,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쿠팡의 셀러들이 고통을 겪는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먼저 아이템 위너 제도를 통해 퇴로 없는 최저가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아이템 위너로 선정된 판매자는 상위 노출은 물론, 상품명과 후기까지 모두 독식하는데요. 아이템 위너는 MBC의 주장에 따르면 철저히 가격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벌이게 된다는 겁니다. 더욱이 이렇게 경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쿠팡의 정산은 2달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매출이 커질수록 현금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심지어 쿠팡은 자사 PB를 론칭하며, 이를 노골적으로 밀어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쿠팡이츠의 라이더 배달 수수료 문제나, 물류 노동자 과로 이슈까지 같이 다루면서 가려져 있던 쿠팡의 어두운 면모를 방송은 조명하였는데요. 이러한 일들이 알려지자, 댓글창은 쿠팡을 성토하는 내용으로 가득 찼습니다. 쿠팡은 로켓배송 등으로 사실 기업 이미지 자체는 좋은 편이었는데요. 여러 나쁜 이슈들로 인해, 의욕 있게 시작한 무료배송 이벤트마저 묻힐 위기에 처했습니다. 쿠팡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쿠팡이 오랜 기간 생존하려면, 고객뿐 아니라, 입점 셀러와 같은 이해 관계자들과 내부 직원들도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쿠팡은 그동안 노동 이슈 등 부정적 논란이 터질 때마다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전략을 펼쳐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작년에 코로나 확진자 사태가 터졌을 때, 상황을 상세하게 공유한 마켓컬리와 달리 쿠팡은 조용히 이슈가 묻히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쿠팡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구체적인 개선책을 내놓았으면 좋겠습니다. 쿠팡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싫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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