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님, 혹시 식물 하나쯤 키워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지금까지 수많은 식물을, 그렇게 키우기 쉽다는 다육이마저 줄줄이 죽게 만든 전력이 있어요. 스스로 '식물 킬러'라고 생각해왔고 제 돈을 주고 사서 키워 볼 엄두를 내지도 못했죠. 그러다 최근 이사한 새집에 생기를 불어넣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서 공기정화식물로 유명하다는 테이블 야자를 들였어요. 통기성이 좋은 화분을 골라 분갈이를 해주고 화분이 마르면 넉넉히 물을 주고요. 아침이 되면 창문을 열어 바람과 볕을 가깝게 두었어요. 틈이 날 때마다 잎을 잘 관찰하며 마른 곳이 없는지 건강 체크도 해보며 정성을 들이고 있어요. 지금 딱 한 달쯤 지났거든요. 죽이지만 않아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줄기 사이사이 새잎이 쭉쭉 자라고 있는 거예요. 혼자 '오- 오-'하며 얼마나 기뻐했는지 몰라요. 제가 만약 저 자신을 계속해서 식물 킬러라고 단정 짓고, 식물과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런 기쁨을 맛볼 수는 없었을 거예요. 이제껏 있었던 수많은 실패를 교훈 삼아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보니 적어도 '테이블 야자 잘 키우는 사람'은 되었잖아요. 테이블 야자 잘 키우는 사람에서 몬스테라도 잘 키우는 사람, 그러다 식물 장인으로 거듭나게 될지 아니면 이쯤에서 머무르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그다음이 궁금해서라도 저는 앞으로 계속 나아가 보려고 합니다. 독자님도 혹시 이전의 경험으로 새로운 시도 앞에 주저하고 있다면 눈 딱 감고 그냥 저질러 보세요. 확실한 결과는 해봐야만 알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