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추미애 의원이 차기 법무부장관으로 내정됐습니다.

추미애 의원은 광진을 지역구의 5선 의원입니다. 지금까지는 내년 총선에서 오세훈을 상대로 6선에 도전할 거라 기대하는 시선이 많았어요.

오세훈도 추미애 의원을 이기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여론조사에서도 오세훈이 앞서고 있었죠. 

이번에 추미애 의원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되면, 내년 총선에는 출마할 수 없게 됩니다. 광진을의 유력 후보로 오세훈만 남게 돼요.

정치판에서는 추미애 의원과 같은 거물급 정치인을 상대하면 인지도가 함께 올라갑니다. 그래서 체급을 키운다고도 표현하는데요. 지금까지 추미애 의원과의 경쟁을 준비해오던 오세훈의 입장에서는 김빠지는 상황이 된 셈이에요.

그런데 잠깐 아쉬워할 틈 없이 광진을에 새로운 이슈가 생겼습니다. 차기 대선 주자 1위로 꼽히는 이낙연 총리가 광진을에서 출마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거예요.

이낙연 총리는 추미애 의원보다 좀 더 강력한 후보죠. 그래서 이낙연 출마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오세훈 의원 입장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떨어지는데요. 그래도 두 사람이 한 지역구에서 맞붙는다는 사실만으로 내년 총선 최대의 화제가 될 건 분명합니다.

이낙연 총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차기 총리 인선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낙연 총리의 거취가 정해지지 않고 있거든요.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낙연 총리가 광진을로 나간다고 해서 오세훈에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오세훈에 대한 기대감이 생길 때 주식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기업은 진양산업과 진양화학입니다. 진양산업, 진양화학의 모기업인 진양홀딩스의 이사가 오세훈과 학교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엮였거든요. 

회사 측은 ‘오세훈과 전혀 관련이 없다, 사적이든 공적이든 관련 없는 회사다’라고 부인했지만 시장이 반응하는 건 다릅니다. 

과연 내년 총선의 대결 구도가 어떻게 짜여질지 궁금해집니다.

님의 월급에서 떼 가는 4대 보험 중 가장 금액이 큰 국민연금. 이 국민연금은 돈을 버는 모든 사람이 가입해야 하는 필수 연금입니다. 일을 하고 돈을 벌 수 있을 때 보험료를 내고, 일을 할 수 없게 됐을 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가 만든 보험이죠.

증권시장에서 투자를 하는 주체는 크게 세 곳입니다. 개인, 기관, 외국인 이렇게예요. 개인 투자자는 우리 같은 일반인, 개인으로서 투자하는 투자자를 말하고요. 기관 투자자는 크게 자산운용사, 증권사, 은행, 보험사와 같은 금융기관과 연기금이 있습니다. 외국인은 외국에 있는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를 묶어서 얘기하는 거예요.

이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눈여겨 보는 주체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입니다. 운용하는 자금도 크고, 소식도 빠르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님이 낸 국민연금은 세 주체 중 ‘기관 투자자'에 속합니다. 직접 투자를 운용하는 주체라는 뜻이죠. 그래서 내가 낸 국민연금은 어딘가에 그냥 쌓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이 주식 또는 채권 투자에 사용됩니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라는 곳에서 국민연금을 관리하고 운용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이렇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국민연금을 내는 시기와 받는 시기의 시간차가 커서, 현금 액수는 같더라도 미래에 현금 가치가 떨어질 수 있고요.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일을 하는 사람=국민연금을 내는 사람’에 비해 ‘일을 못 하는 노년층=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이 더 많아져, 국민연금이 고갈될 수 있거든요. 이렇게 국민연금공단에는 국민들이 낸 돈을 그저 잘 모아두는 게 아니라, 국민연금기금을 불려 나가야 한다는 미션이 있어요. 그래서 ‘국민연금’이라는 타이틀을 단 기관이 국내외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를 하고 있는 거죠.

투자 규모도 어마어마합니다. 국내만 해도 800여 개의 기업에 투자하는 데다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기업만 3백여 개에 달하는 등 굉장히 큰 규모로 투자하고 있어요. 기업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대주주인 거죠.

투자를 하는 주체가 무려 ‘국민연금’이긴 하지만, 국민연금도 어떤 투자에는 성공하고 또 어떤 투자에는 실패합니다.

지난 버닝썬 사태 이후 YG의 주가가 폭락했던 일이 대표적이죠. 당시 국민연금은 YG 지분의 6.06%를 갖고 있는 주주로, 이번 ‘승리 버닝썬 사태’ 이후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주식의 가치가 약 98억 원 떨어졌습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분노했습니다. 왜 국민연금이라는 공공의 성격이 있는 기관이 ‘이슈에 따라 주가가 크게 오르내리는(=변동성이 큰)’ 엔터테인먼트 종목(테마주)에 투자를 하냐면서요. 

물론 당시만 해도 국민연금이 YG 주식을 아직 팔지는 않았기 때문에, ‘투자로 손실이 생겼다'라고는 얘기할 수 없는 단계였습니다. 또 국민연금이 워낙 많은 곳에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YG에서 주가가 뚝 떨어졌다고 해서 전체적인 기금 운용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어요. 그치만 내 돈이 들어간 기금으로 투자가 이루어지는 건데 분통 터지는 건 사실입니다.

이렇게 국민연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낸 돈’으로 투자를 하는 기관에 대해, 좀 더 ‘주주’로서 책임감 있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들고 와서, 지난해 말 법안으로 통과된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가 바로 그 내용이에요. 

스튜어드(steward)는 관리자, 집사라는 뜻인데요. 주인의 돈을 지키는 관리자처럼 국민의 돈을 지키기 위해, 국민연금이 기업의 주주로서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야 한다는 게 이 법안의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로 기업 총수의 경영권을 뺏은 첫 번째 사례, 대한항공에서 있었습니다. 조양호 회장이 이사 연임에 실패하게 된 시점도 이때였죠. 이 결정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국민연금이었습니다. 대한항공의 2대 주주로, 약 11.6%의 지분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조 회장에 대해 기업 가치의 훼손 또는 주주권의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해 이사 연임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거든요.

아직까지는 경영인 단체에서 반대 의견이 거셉니다. 많은 기업에 큰 지분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경우, 국민연금이 민간기업의 경영권을 흔드는 ‘연금 사회주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는 300여 개, 그중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곳은 약 100개입니다. 정부에서는 올해 안에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 규정을 만든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