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있는 부분에서는 미리 알려드릴테니 걱정 ㄴㄴ
우린 대한민국 사람이니까 작품에 대해 논하기 전에 성적부터 이야기 나눠봅시다. 디즈니+에서 현재 영화는 <인어공주>가 탑을 찍고 있고, <무빙>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무빙>은 한국과 타이완(대만), 홍콩에서만 1위를 찍고 있습니다. 아시안들은 아시안 작품들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분명히 존재하는 듯 합니다. 백인들이 백인들 나오는 걸 선호하듯이요.
<무빙>을 연출한 박인제, 박윤서(사진은 디즈니+)
<무빙>을 연출한 사람은 박인제, 박윤서입니다. 두 사람은 <킹덤> 시즌2를 각각 연출, 조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박인제 아조씨 사진은 넷상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데 박윤서 아조씨 사진은 찾기가 힘든 것으로 보아, <무빙>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은 박인제 아조씨가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전 <킹덤>은 시즌1보다 시즌2를 훨씬 높이치는데, 거기에도 박인제 아조씨의 손이 닿았다니 안 보신 분들은 시즌1부터 보시고 시즌2를 꼭 달려보시길 바랍니다. 생각해보니 거기에도 류승용이 나왔네요.
원작은 강풀의 <무빙>이라는 만화입니다. 강풀의 만화가 영상화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각본에 도전합니다. 각본에 도전한 이유는 그냥 누가 한 번 써보라고 해서 써봤다고 합니다. 그런데 꽤나 잘 써냈는지 <무빙>은 워낙 재밌게 뽑혔죠. 구린 각본에선 괜찮은 작품이 나올 수 없으니 강풀의 각본이 안 좋았다면 연출가가 히치콕 뺨따구 때리는 연출가라도 재밌는 작품을 만들어낼 수 없었을 거라 봅니다.
<무빙>이 참고한 작품은 여럿이 있을텐데요. 일단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영향을 크게 받은 작품은 <기묘한 이야기>입니다. <무빙>에는 자식들의 플롯이 있고 어른들의 플롯이 또 따로 있습니다. 1화에서부터는 자식들의 이야기가 먼저 시작되고, 어느정도 디벨롭이 되고 난 상태에선 어른들의 플롯이 시작되죠. 아직 아이들의 플롯과 어른들의 플롯이 꽝하고 맞물리지는 않은 상태인데, 지금은 기를 모으는 상태일 거라 봅니다. 특정 에피소드에서 꽝하고 아이와 어른들의 플롯이 합쳐지면서 굉장히 재밌는 에피소드가 생겨날 겁니다. 손모가지를 걸죠.

이런 구조는 <기묘한 이야기>와 닮아있습니다. <기묘한 이야기>에는 위의 포스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초능력을 쓸 수 있는 꼬맹이 하나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어른들의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무빙>과 달리 <기묘한 이야기>에는 절대악이 등장하는데, 이 절대악을 물리치기 위해서 아이와 어른들은 자신만의 스토리를 써내려가다가 어느 순간 만납니다. 그리고 다같이 연합해서 절대악을 무찌르죠. 이런 구조는 시즌2를 가도 마찬가지고 시즌3을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묘한 이야기>에서 아이들은 아이들의 사랑을 하고, 어른들은 어른들의 사랑을 합니다. 그리고 <무빙>에서도 아이들은 아이들의 사랑을, 어른들은 어른들의 사랑을 하죠. 둘은 별개의 플롯으로 존재하지만 결국에는 서로 맞물려서 스토리가 이어져 나갑니다.

결과적으로 <기묘한 이야기>에서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습니다. 흔히 아역이 주인공인 영화에서는 어른들이 빌런으로 등장하거나 서포터로 등장하고, 반대로 어른들의 주인공인 영화에서는 아이들이 사고를 치면 그걸 어른들이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기묘한 이야기>에선 그런 게 없습니다. 누구도 소모품으로 전락하지 않죠.

이런 플롯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도 꽤나 효과적입니다. 아이들이 드라마를 볼 수 있게 붙잡을 수도 있고, 성인들도 드라마를 보게 붙잡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이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불쾌해하지도 않습니다. 말씀드렸듯이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스토리-플롯 라인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히어로즈>라는-시즌1만 괜찮은-미드를 참고했을 거라는 썰이 있는데, 그다지 참고한 것 같진 않습니다. 초능력자들이 나온다는 공통점 외에는 그다지 겹치는 게 없거든요. 아, 무한재생능력이 있는 아름다운 설정의 여성 캐릭이 등장한다는 점도 같기는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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