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먹고 사는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라잎스페이퍼
라잎스페이퍼는 경기문화재단의 ‘난생처음꿈지’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18개 문화예술교육 단체의 이야기를 담은 뉴스레터입니다. 인간의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의식주와 더불어 이들이 가진 관계, 태도, 관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18개 단체의 먹고 사는 이야기를 인터뷰에 담아내고자 합니다. 7월 9일부터 9월 10일까지 매주 두 팀의 이야기를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본 뉴스레터는 청년협동조합 뒷북의 조합원 충현, 소똥이 기획하고 제작합니다.

<량 그라픽스 신량섭님, 방수경님. 이번 주도 역시나 죄송합니다.>
량 그라픽스 : 과정과 관점을 바라봤으면 좋겠어요.
  • 인터뷰이: 신량섭, 방수경
  • 인터뷰어: 충현, 소똥
  • 인터뷰 편집: 소똥
그래서 뒷북은 뭐 하는 곳인가요?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뒷북을 소개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나로 정리하기도 어렵고, 조합원들 각자가 이해하는 맥락도 다르다. 라잎스페이퍼 0호에도 실려있듯이 뒷북은 함께 잘 살고 싶은 이들이 모인 청년단체이자 청년공동체이다. 다양한 활동들 속에 총체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분명 있다.

 량 그라픽스도 뒷북과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문화예술 전반에 관심이 많아서 다양한 프로젝트 작업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래서 무슨 작가인지를 묻는다. 오해 없이 이해하려면, 설명하는 사람의 몫도 있고 질문한 사람에게도 몫이 있다. 아무리 설명한들 질문한 사람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오해 없이 이해하기 위해 준비되어 있기를 다짐했다. 

-소똥-
💭 여러분과 여러분의 단체를 소개해주세요. 
신량섭
미디어, 판화 등의 문화예술 전반에 관심이 많은 두 명의 작가가 모여 활동하고 있어요. 주로 미디어 설치 작업을 하고 있고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 연계를 통해 확장성을 실험하는 그룹입니다.
 
방수경
개인의 정체성을 하나로 규정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어려운 시대인 것 같아요. 저는 량 그라픽스 안에서는 작가이면서 미술교육을 진행하는 강사의 포지션을 맡고 있어요. 미디어 , 설치, 디지털 프린팅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관심 분야인 생태학에 대한 주제들을 가지고 작업을 해나가고 있어요. 지금 세계는 휴머니즘에서 포스트 휴머니즘으로 넘어가고 있는 시대인데, 저 또한 포스트 휴머니즘에 관심이 많아요이러한 관심을 배경으로 유기체적인 성격을 가진 대상을 만들어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충현
예를 들면 어떤 걸까요

< 과포화용액으로 작업한 작품 >
방수경
예를 들면 과포화용액으로 작업을 해요. 수분이 증발하며 결정체가 남게 되는데, 사람들이 봤을 때는 움직이는 것 같아서 결정체가 자라나는 착각을 하게 되는 거죠. 습도와 온도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연적인 형태도 달라질 수 있어요.
 
신량섭
사람들이 량 그라픽스는 뭐 하는 곳인지 많이 물어봐요. 그런데 그건 사실 음식으로 비유해보자면, 맛있는 음식이 되기까지 하나하나의 재료들을 조합하는데 그 과정은 관심이 없고 결과물에만 관심을 두는 거죠
 
충현
총체적으로 말하고 싶은 바가 있는데 그것을 보지 않고, 만든 결과물만 보고 하나로 규정짓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씀하신 것 같아요. 두 분은 문화예술을 통해서 말하고 싶은 맥락이 있고, 그 맥락 속에서 디제잉을 할 수도 있고, 판화를 할 수 있고, 지도를 만들 수 있고, 교육도 할 수 있는데 너희는 왜 디제잉도 하고 판화도 해? 너희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야? 라고 하는 것 같네요. 뒷북도 비슷한 시선을 받거든요. 우리도 총체적으로 말하고 싶은 바가 있는데 그것을 보지 않는 것 같아요.
 
방수경
규정성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 같아요.
 
신량섭
한국이 경제적으로 성장을 했다고 해도 과정을 들여다보고 관점을 바라보는 것을 안 하려 해요. 그런 거에 부딪히다 보니 삶이 힘든 것 같아요.
💭 난생처음꿈지를 통해 진행하는 사업프로그램을 소개해주세요.
신량섭
전반적으로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눈높이는 많이 올라갔고 삶의 질도 많이 올라갔는데 실질적으로 문화예술을 얼마나 즐기고 있는가?’ 하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하게 체험활동들이나 기교적 학원들이 많지만, 정작 아이들은 배운 것을 실제로 즐기면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대학 입시에 맞춰서 움직이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량 그라픽스라는 공간에 와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해보고 싶어서 난생처음꿈지 사업에 공모하게 되었어요.
 
충현
량 그라픽스를 통해 아이들이 어떤 경험을 하길 원하시나요?
 
신량섭
요즘 아이들은 일상을 오감을 통해 경험하는 것보다 피상적이고 관념적인 것 위주로 삶을 접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급속히 발전하는 미디어 매체의 절대적인 영향이 있다 하더라도, 인간만이 갖고 있는 오감을 경험하게 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천시 아이들과 우리 동네 지도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우리 동네 지도 작업이 단순히 물리적인 역할의 지도로서가 아니라, 지도를 통해 완성되는 과정에서 각자가 생각하는 우리 동네에 대해 함께 생각을 해보는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신량섭
우리 동네 지도를 만들기 전에는 사물연상 드로잉 활동을 하려고 해요. 상상하면서 그리는 거죠. 아이들이 각자 고양이라고 생각하며 그려도 그림들을 보면 고양이 같지 않아요. (웃음) 다각도로 볼 수 있는 게 좋아요. 존재하는 사물이 있지만 상상할 수 있는 생각은 다양하게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충현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싶은 동네의 모습 또는 내가 상상하는 동네의 모습을 그려나가는 지도에 가까워 보여요

방수경 
량 그라픽스의 미술교육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율성이에요다른 곳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량 그라픽스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그림을 그릴 때 규정된 것을 제시하지 않으면 어려워해요스스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죠자유롭게 생각하고주어진 사물을 가지고 놀면서 원하는 것을 표현하도록 하게 놓아두고 싶어요

<도자예술마을 속 량 그라픽스>
💭  6~13세 사이의 어린이를 교육 대상으로 잡으셨습니다. 그런데 사실 6세 어린이와 13세 어린이는 성장의 차이가 크고, 나타낼 수 있는 표현의 방식이나 대화의 유형, 습득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꽤 다를 텐데요. 량 그라픽스는 이러한 차이를 프로그램 안에서 어떻게 소화하고 풀어나갈 생각이신가요? 6세 어린이와 13세 어린이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각각 어떤 것들을 얻어갈 수 있을까요?
충현
뒷북에서 범고래반이라고 아이들을 돌보는 모임에 참여했었어요. 아이들을 만나며 6살 아이와 7살 아이가 되게 다르다고 느껴졌는데 그 시기에는 1년마다 성장이 남다른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교육대상을 6살부터 13살까지 잡으셨는데, 그들이 상상하는 범위와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를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13살이 6살 아이들과 활동하는 게 시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어떤 상황이 나올지 궁금했어요.
 
신량섭
한 예로 량 그라픽스 공간에서 판화체험을 하는데 13살 아이와 7살 아이가 같이 볼록판화를 하고 있었어요. 어떤 애는 언니·오빠가 하는 걸 보고 저렇게 그리고 싶다고 하고, 또 다른 13살 아이는 7살 아이가 그린 그림을 따라 그리고 싶어 했어요. 예술은 계급이 없고 원하는 마음으로 그리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공통점에 의해서 서로 배워요. 같이 지식을 공부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예술의 표현은 나이가 크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아요.
 
충현
오히려 달라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신량섭
저의 스튜디오에서 같이 미술 수업을 하면, 나이와 상관없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게임 같은 것은 간극이 클 텐데 말이죠. (웃음) 테크닉이 중요한 게 아니라 순수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과정에서는 다 잘해요. 공통적인 상황만 주어지면 오히려 어른들보다 금방 친해지는 것 같아요. (웃음) 서로 챙겨주려고 하고요.
 
충현
6세 아이와 80세 어르신이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다양한 연령대로 통합한다고 했을 때 저희도 가능하다면 초대해주세요. 그림 테크닉으로만 따지면 저희는 6세입니다. (웃음)
 
신량섭
다른 세대가 함께 그림 그리는 것도 세대 간의 중요한 소통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 왜 도자예술마을에 자리를 잡으셨나요? 
신량섭
여기 오기 전에는 문래동에서 5년 거주했어요.
 
충현
두 분은 언제부터 만나셔서 활동했어요?
 
신량섭
방수경 작가와는 대학 동기입니다. 과는 다르지만, 알고 지낸 지는 20년이 넘었어요.
 
충현
오랜 친구군요.
 
신량섭
네네. 문래동에도 있었고, 파주 헤이리마을에도 있어 봤어요. 그런데, 어딘가 정착하면 정부나 지자체에서 문화관광특구(?)로 지정하고, 방송 매체에 나오고, 언론에 오르면 집값이 오르고, 그러면 떠나게 되는, 이러한 젠트리피케이션의 일차적인 피해자는 그곳을 만들고 가꾸는 문화예술가인데... 그 예로 홍대, 가로수길, 성수동, 경리단길 등 그렇게 만든 사람들은 문화예술가들인데 그곳이 유명해지면 그분들이 가장 먼저 그 지역을 떠나는 상황이 계속 반복돼요. 저 또한, 그렇게 돌고 돌아 이천으로 왔어요.

<도자예술마을을 찾아가던 도중에. 빨간불일 때 찍었습니다>
충현
이곳은 괜찮은가요?
 
신량섭
도자예술마을 내에는 상업지구가 못 들어와요. 특정 구역에만 음식점이나 카페가 들어올 수 있어요. 도자예술마을 대부분은 다 자생적으로 수공예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해요. 그래도 아직까지 상업적인 부분이 침투가 안 됐어요. 그런 부분은 좋아요.
 
충현
마을 사람들끼리 서로 알고 지내나요?
 
신량섭
마을축제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어요. 도자예술마을 안에 4개의 마을이 있어요. 우리는 회랑마을인데 회랑마을 축제위원회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있어요. 마음이 열려있어야 친해지더라고요. 내가 무엇을 한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무엇을 공유하는지가 중요하더라고요. 여기서 그런 부분을 배웠어요. 차근차근히 하다 보면 사람들과 더욱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충현
즐거우신가요?
 
신량섭
마음 한구석에는 이 공간을 어떻게 유지할지, 돈을 어떻게 벌지... 늘 마음에 대못 하나가 박혀있어서 통증이 와요. (웃음) 즐겁기는 한데 또 다음 달 어떡하지? 라는 질문이 한쪽에 늘 있어요. 그래도 서울보다는 여러 가지 환경이 훨씬 좋아요. 서울은 모든 면에서 힘들었어요. 문화예술 활동 하시는 분들이 버티질 못해요.
     
💭 경기량 그라픽스 스튜디오는 외부와 단절된 공간이자 타인과 연결된 공간이며, 타인의 자아와 연결을 통해 성장하는 공간이라고 사전 질문지에서 소개해주셨는데요. 공간 소개를 더 부탁드립니다. 이 공간은 누가 주로 사용하나요?
방수경
평소에는 작업공간으로 사용하고 있고, 주말에는 미술교육 오픈 스튜디오를 해요. 지인 작가들이 힐링하러 많이 놀러 오기도 해요.
💭 가장 자신다운 복장을 설명해주세요.
충현
처음에 난생처음꿈지 멘토분들에게 참여단체들이 어떤지 짧게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중에서도 량 그라픽스 소개가 인상 깊었는데요. 두 분이 저승사자처럼 검은색 복장을 차려입고 오셨다고. (웃음) 오늘도 두 분이 검은색 복장으로 입고 오실까? 왠지 오늘도 검게 오실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두 분에게 중요한 부분인가 싶기도 했고요

<인터뷰 당일에도 검정색 옷을 입고 오셨다.>
신량섭
모순적인데, 소통하고 싶은 공간이면서도 아무 소통 없이 이 공간 안에서만 살고 싶은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해요. 이 복장이 그런 느낌을 전달한 것 같아요. 심리적인 영향이 모습으로 전달된 것 같고요.
 
방수경
저는 장식을 좋아해요. 흔히 말해 여성적이라 말하는 장식 같은 거요. 그때 꿈지 워크숍에 갔을 때는 검은색 재킷과 바지를 입고 갔어요. 딱히 뭐 여성성이나 나이를 강조하면서 보여줄 필요는 없는 듯하고, 일과 관련된 것을 공유하는 곳이라 생각했어요. 오늘도 성 정체성이나 개성을 읽을 수 없는 컨셉으로 입고 왔어요.
 
충현
두 분의 복장을 보고 두 분을 판단할 수 없도록 말인가요?
 
방수경
. 저 사람 여자인데 몇 살일까? 그런 규정성을 피하는 의도로 말이죠.
 
충현
왜 규정성을 피하고 싶으세요?
 
방수경
누구보다도 편견이 강한 사회가 한국 사회라고 생각해요. 편견이 붙게 되면 그 사람을 제대로 알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리고 복장이 내 개성을 보여줄 수 있지만, 역으로 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는 그게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파티에 가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연애한다면 모르겠지만.
 
신량섭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옷의 브랜드를 정확하게 알더라고요. 위에서 밑까지 쭉 스캔하고 평가할 때 미치겠어요. 제가 오늘 입은 옷들 각각 5천 원이에요. (웃음) 모자는 다이소에서 샀어요. 저는 그런 거 생각 안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않더라고요. 결국 나를 방어하지 않으면 헤쳐나갈 수 없어요. 누군가 소통하고 싶어도 내가 에너지가 떨어지면 끝나는 거잖아요. 영리해져야 된다는 생각을 해요. 엄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에너지를 빼는 게 아니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소통이 많아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충현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만나는 능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신량섭
그게 참 어렵더라고요. 이 공간은 크지 않지만, 우리만의 공간으로 살고 싶은 생각을 해요. 인생은 내가 눈을 뜨는 순간 세상이 있고 움직이는 거지 내가 눈을 감는 순간 세상은 없어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나로부터 시작이 된다고 생각해요. 힘들더라도 원하는 대로 삶을 사는 것이 행복한 게 아닐까? 내 기준이 명확하다면 요리조리 피하면서 내 방식대로 사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
 
충현
요리조리 피하는 능력이 필요하네요. (웃음)
     
💭 밥을 먹으며, 술과 커피를 마시며 가장 많이 나누는 이야기 주제가 무엇인가요?
신량섭
푸념 엄청 많이 해요. (웃음) 과거에 좋았던 이야기들도 많이 공유해요. 서로 과거에 좋았던 지점들을 이야기하며 위로해요.
 
방수경
우리한테는 생활공간이지만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힐링하러 오는 공간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푸념들.
 
충현
상담소 아닌가 싶네요. (웃음)
 
신량섭
아는 형님이 새벽 1시에 온다고 하길래 오라고 했어요. 그 늦은 시간에 온다고 하니 오라고 해야죠. (한숨과 웃음) 코 골며 자고, 자다 일어나서 술 마시고 다시 자고. 며칠 뒤에 또 연락이 와요. 잘 지내고 있다고.
 
충현
두 분이 계실 때는 무슨 이야기를 하나요?
 
방수경
저희가 마을에 완전히 정착한 건 아니어서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이 있어요. 신량섭씨는 보시다시피 이야기가 많아요. (웃음) 감정도 풍부하고 사람에게 관심이 많아요. 사소한 일상들, 다른 사람이면 쉽게 넘어가는 것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해줘요. 작업이나 도자예술마을에 정착하는 이야기, 사람과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을 주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이 친구는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스타일인데 그런 사람들은 상대에게 기대도 크기 때문에 받는 상처도 커요.
 
신량섭
(화장실을 다녀오신 후 등장하며) 그렇게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상처를 많이 받아요.
 
충현
방수경 작가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웃음)
💭 여러분의 식사는 안녕하신가요? 먹는 행위가 여러분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먹고 살만하던가요?
신량섭
이 활동은 마이너스죠. 플러스가 거의 안 돼요. 돈을 20년 동안 플러스로 굴려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웃음) 밥을 사 먹기에도 때마침 환경도 안 좋아요. 음식점들도 8시면 문을 닫고 치킨 하나 시킬 데가 없어요. 그래서 전통시장에서 과일이나 재료들 사 와서 담백하게 만들어 먹어요. 사서 먹는 게 언제부터가 힘들더라고요. (웃음) 비용적인 부분도 있지만, 몸에 안 좋은 영향도 있고요. 몸이 튼튼하지 못하면 무엇이든 못 하니까. 맛이 없더라도 만들어 먹는 편이에요.
 
방수경
나이가 있다 보니 건강에 대한 걱정이 있어요. 만들어서 먹다 보면 불필요한 것을 먹지 않아도 되고, 영양제를 먹는 것도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유지하기 위한 개념이죠. 평소에 하는 일을 지장 받지 않기 위해 관리해야 하는 신체들이에요. 먹는 것에 대해 즐거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즐거워하지는 않아요.
💭 예술활동을 제외하고 여러분들이 정만 쉰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음향장비들과 이전에 작업했던 사운드미디어 프로젝트를 친절히 소개해주셨다.>
신량섭
그게 좀 부족해요. 그 연장선상으로 음악을 만들어요. 취미로 디제잉도 하고 유튜브도 찍으면서 휴식해요. 그것도 어찌 보면 일과 관련된 부분으로 들어가기도 해요. 도자예술마을 밖은 일반적인 농가들의 모습인데 그곳에서 산책하는 걸 좋아해요. 그게 쉬는 것 같아요.
 
방수경
저는 금붕어를 키워요. 쉴 때는 금붕어를 보며 이야기하거나(?) 취미로 인형 메이크업을 하기도 해요. 이따가 물고기하고 인형 보여드릴게요

<연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인형. 사진과는 다르게 실제로 보면 그렇게 무섭지는 않다.> 
 💭 마지막으로 난생처음꿈지 사업에 참여하는 다른 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신량섭
혹시라도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나 경로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거리상으로 많이 떨어져 있고, 단체마다 장르도 다르고. 이해가 되려면 몇 번 왕래하며 밥도 먹고, 술도 마셔야 되는데 쉽지 않죠. (웃음) 재단에서 모였을 때가 기회인데 그 기회를 살리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방수경
다른 분야에 대해 알아가며 교류해볼 기회가 없어서 아쉬워요
량 그라픽스 :  과정과 관점을 바라봤으면 좋겠어요. 끝.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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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의 메시지, 인터뷰를 보며 느낀 생각, 궁금한 점, 함께 해보고 싶은 일, 전하고 싶은 소식 등등
글의 내용은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 사진: 소똥
  • 장소: 량 그라픽스 스튜디오
  • 인터뷰 발행일: 2021.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