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가 만난 사람 − 정혜원 바리스타 Oni. 바리스타로 일하는 이유 BB Letter #007 | 2021. 5. 12. 안녕하세요. 소이입니다. 오늘은 초여름 같네요. 저는 성수동에 사는데요. 서울숲 옆 차선에 늘어선 차들의 줄도, 골목길 맛집 앞에 선 대기줄도 점점 길어져갑니다. 북적이는 인파를 뚫을 엄두가 안 나서 흘끗흘끗 보며 지나다니고만 있어요. 카페에선 바리스타의 손도 유려하게 분주해집니다. 많이 바쁘실텐데 이번 환절기는 잘 지나고 계신가요? 오늘은 한 분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사람 이야기를 좋아하는데요. 사람의 일 이야기는 더 좋아합니다. 일을 빼고는 우리의 하루를 설명하기 어렵잖아요. 깔깔대는 웃음과 미간의 주름, 희비쌍곡선이 다 일 안에 있죠.
그래서 다른 직업인들을 만나면 그 분들의 일상이 궁금해요. 머리를 자르는 동안 묵묵한 헤어디자이너의 머릿속에 지나갈 생각들과 환희와 고뇌가, 그 일을 계속하게 하는 이유 같은 것들이 궁금해집니다. 몇 년 전 바리스타 팀 인터뷰를 할 때도 그래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 것도 특별한 우연이었어요. 흘러온 이유도, 나아가는 곳도 다르고요. 준비하면서부터 설레고, 인터뷰하고 나면 에너지가 차오른 게 느껴졌어요.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피드백을 받아보니 우리 BB레터의 독자 분들도 커피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과 그 일상이 궁금하시다고요! 멀리서 보면 다 바리스타인데, 한 사람씩 자세히 파면 팔수록 재밌고 신기한 건 저 뿐이 아니라는 사실에 흥이 났습니다. 하긴, 매거진 커버스토리가 주로 인터뷰로 꾸려지는 데는 이유가 있겠죠? 정애라 바리스타(이하 포 Po)에게 인터뷰어가 되어달라고 부탁했어요. 포는 6개월 전부터 온보딩 일을 맡고 있는데요. 그게 뭐냐면, 신규 바리스타를 뽑고, 그 팀원이 안정적으로 팀에 안착할 수 있게 돕는 일이에요. 포가 그 일을 맡고 입사한 첫 타자인 정혜원 바리스타(이하 오니Oni)가 그 첫 인터뷰이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바리스타 6개월차를 지나고 있네요. 제가 인터뷰하던 일과를 생각해봅니다. 1. 인터뷰이와 일정을 잡는다. 몇 시부터 몇 시까지. 2. 미리 질문 리스트를 보낸다. 3. 포토그래퍼(당시 옆 자리 루크)와 일정을 맞춰 만난다. 4. 약속된 1시간 안에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사진도 촬영한다. 그런데 포는 정반대였어요. 1. 휴무를 맞춰 만난다. 2. 날씨가 좋다. 한강 공원 갈까? 3. 걸어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4. 한참 얘기하다가 녹음을 안 하고 있다는 게 생각난다. 녹음을 시작한다. 5. 계속되는 이야기. 무한정 적을 수는 없어 어느 시점부터는 녹음을 멈춘다. 6. 무한 타이핑. 너무 길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7. 사진이 필요하단다. 그렇다면 오니 매장 마감시간에 맞춰 신도림으로 출동. 글이 도착했는데... 무려 열 두 페이지. 타이핑하면서 손 아팠겠다는 포 걱정은 잠시, 이제 어떡하지...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이내 빨려들어갔어요. 혼자 웃다 찡하다 하며 후루룩. 그러고도 여전히 편집 방향이 떠오르지 않아 데릭에게 보여줬는데 스크롤 압박에 헉 하더니 이내 같은 반응입니다. 모니터에 점점 가까워지더니 쿡쿡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화장실 얘기하다가 - 근육 얘기하다가 - 급 교훈적으로 끝나는, 시종일관 진지한데 그게 재미있는 희한한 조합의 이야기. 전 엉뚱하게도 '새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마지막 단락에서 코가 뜨거워져 버렸어요.
이 말이 뉴스레터가 어디로 가야 하나 머리를 싸매고 있는 저를 토닥이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때고 머리 아플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말. 이 안에 몇 살의 멘탈이 들어있는 거지 싶었어요. 인터뷰 속 오니는 사람을 참 좋아합니다. 그러고보니 최근 신도림 매장에서 만난 오니에게서도 느껴졌어요. 쇼케이스 앞에서 망설이고 있으니 '이건 이번 달에 나온 신상이고요. 이 타르트가 인기가 좋아요. 모네는 이걸 좋아해요.' 같은 힌트를 던져주기도 하고요. 그런데 겉모습만 봐서는 표가 안 나요. 포에게 받은 사진들 속 오니는 온통 무표정합니다. 로스터리 세미나, 신도림 매장, 여러 맥락에 놓인 사진들을 샅샅이 뒤져도 다 똑같아요. 웃는 건 고사하고, 장난치거나, 얼굴을 가리는 경우도 없어요. 포는 '그게 오니'라고 했어요. 면접 자리에서도, 오뎅집 추천해줄 때도 늘 그 표정이라고, 그걸 알고 보면 너무 재밌다고요. 그리고 여느 일이 그렇듯 좋은 순간보다 고될 때가 많은 일상에서는 그 무덤덤함이 강점이 되는 것 같다고. 제 둔탁한 분류 체계로는 딱 들어맞지 않는 오묘한 조합입니다. 츤데레도 아니에요. 마음은 사람한테 뛰어나가고 있는데 겉보기엔 무덤덤한 캐릭터. 잔잔한 호수 같은 노인의 영혼이 20대 몸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런 오니, 정혜원 바리스타를 소개합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힘들 때마다 스스로를 달래고 있는 분, 바리스타 n년차에 문득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었는지 가물가물해진 분에게는 더 반가운 이야기일 것 같아요. 혹시 신도림에서 오니를 만난다면, BB레터에서 봤다고 아는 척 해주셔도 좋겠습니다. 여전히 오니는 덤덤한 얼굴이겠지만, 아마 마음이 쿵쾅거릴 정도로 좋아하고 있을 거예요. 일의 기쁨과 슬픔 포가 만난 사람 − 정혜원 바리스타 Oni 몹시 친절한 지원자 오니 입사일 언제인지 알아? 11월 17일이요! 잊을 수가 없어요. 155일째다! 오늘 만나기 전에 오니 지원서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 다시 봐도 엄청나더라. 책으로 만들어서 낸 사람은 유일무이야. 그때 몇 달 걸려서 만들었다고 했지? 만드는 데만 6개월? 7개월? 아니, 무슨 확신이 들었던거야? 처음은 하남 스타필드에서였어요. 포스가 로지였던 것 같아요. 제가 산미 있는 커피를 안 좋아하는데 벨벳화이트 원두가 궁금한 거예요. 그래서 산미가 강한지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그런데 설명해주시다가 “만들어 둔 게 있는데 드셔보시겠어요?“ 하면서 주신 거 맛보고 시켰어요. 그 서비스가 되게 기억에 남는 거예요. 그래서 궁금해서 홈페이지를 보다가 마인드가 멋있다고 생각하면서 지원서를 준비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원두도 먹어보고, 아도이 브루잉 클래스 들으면서 더 마음이 커졌고요. 코로나 심해지기 전에는 외부 활동이 되게 많았잖아요. 그게 너무 좋았어요. 내가 지원서 보고 인터뷰한 기간은 짧지만, 앞으로도 ‘바리스타로 직업을 갖는 게 맞을지, 이 회사가 나와 맞을지’에 대해서 책을 만들 정도로 깊게 고민하고 오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 같아. 페이지 수도 페이지 수인데 그 퀄리티가 와… 디자인도 놀랐지만, ’바리스타 지원자 정혜원은 어떤 사람인가?’ 부터 시작해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왜 커피를 하려고 하고 왜 여기여야 하나’ 그런 걸 셀프로 질문하고 대답하고.. 진짜 어마어마 했다. 많은 지원자들 중에 나를 보게 하려고 한 거예요. 정성이 들어가면 알아 보잖아요. 이때까지 많은 지원서 받아봤을 테니까 이 정도면 ‘되게 열심히 했구나’ 하고 궁금해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고민 많이 했어요. 디자인도 신경쓰고. 회사도 리스크를 줄이고 싶을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나에 대해서 친절하게 알려주자는 생각도 있었죠. 정성 끝판왕. 이 정도로는 전무후무 하지 않을까? 대단하다. 책으로 만든 오니의 지원서 표지. Design by 정혜원 Oni. 바리스타의 고충 — 식도, 위, 그리고. 실제로 일해보니 어때? 다를 수 있잖아. 생각했던 현실이랑 비슷해요. 커리어토크도 그렇고, 지원 과정에서 되게 상세하게, 신중하게 생각을 많이 하게 돼서 환상이 없었어요. 막연하게 상상하기에는 이 일이 여유롭게 보일 수 있잖아요. 근데 일해보면 전쟁 같고ㅋㅋ 신도림 전쟁터 ㅋㅋ 장난 아니잖아요. 고객과 만나는 것도 중요한 일인데 그 사이 사이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체크해야 하니까 팀원들이랑 소통도 잘 돼야 하고. 바를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도, 고객 분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 체크하는 것도, 신경쓸 게 많잖아요. 단지 커피가 좋아서 시작하면 빨리 실망할 것 같아요. 그 현실을 다 알려주려고 한 것 같아요. 맞아. 핸드드립이나 라떼아트 하는 일부 모습만 보고 감성적이고 멋있어 보이니까 지원하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 현장은, 전쟁통이고! 백조랑 비슷한거 같아요. 겉으로는 여유 있어 보이잖아요. 여유롭게 커피 마시면서 오픈 할 거 같고 그런데실제로는 청소!!! 청소기 돌리고 대걸레질 하다보면 팔이 벌크업 될 거 같아요. 근육이 막 생기는 느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저번에 위 아파서 스터디모임 못 왔잖아. 좀 괜찮아? 이제 조금 괜찮아졌어요. 그때는 너무 아파가지고. 못 가서 아쉬웠어요.일할 때 커피 몇 모금마시고 판단을 해야 하는데 확신이 안 서서 계속 마셨더니 속이 진짜 뒤집어졌어요. 최근에 식도염도 다시 오고 힘들어요. 헐, 뭘 잘 챙겨 먹어야 하는데. 잘 먹는데도 그러더라고요. 위가 선천적으로 안 좋아서요. 맛만 보고 뱉어봐. 요새는 진짜 그러려고 하고 있어요. 확실히 몸 사려 가면서 해야겠더라고요. 처음에는 막 먹었는데 아프면서 그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그럼. 그리고 한 번 크게 아파버리면 계속 커피를 마셔야 하니까, 회복될 틈이 없더라고. 맞아요. 그래서 이제는 진짜 조심하고 있어요. 그리고 안색도 너무 안 좋아지는 거예요. 피부 톤이 아픈 사람처럼. 커피만 마시고 물 안 마시면 그런대요. 맞아. 원래는 마신 커피의 최소 두배는 물을 마셔줘야 한대. 그런데 말이 쉽지, 일하다가 계속 화장실 가야하는 게 불편해서. 전에 아도이랑 둘이서 러시타임이라 바쁜데, 화장실이 너무 급한 거예요. 죽는 줄 알았어요.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참았거든요. 결국 뛰어갔다 왔는데 바지에 실수하는 줄. 아찔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이 궁금해요 요즘 직업 만족도는 어때? 아직은 높지? 아직은요.ㅋㅋ 배울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요. 뭐 더 해보고 싶어? 고객들과 만나는 경험을 더 하고 싶어요. 가끔 피곤하긴 해도 결국은 사람 만나는 게 바리스타 일의 매력인 거 같아요. 우리끼리 공장에서 맨날 커피만 만들면 얼마나 재미 없어요. 안 그래요? ![]() ![]() 로스터 이준명 Patrick & 김선민 Kev : "????" 그치. 맛있게 마셔주는 사람이 있어야 더 좋지. “맛있게 먹었어요” 말해주는 고객 분들도 계시고. 약간은 연예인같은 느낌. 바를 무대라고 하잖아요. 진짜 맞는 것 같아요. 관심을 먹고 사는 존재들. 사람에게서 에너지를 얻어야 조금 더 즐겁 게 일할 수 있는 것 같아. 맞아요. 저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진짜 많거든요. 그냥 처음 보는 사람도 그냥 여기 혼자 오셨으면 뭐 때문에 오셨을까? 남녀 둘이 오셨으면 연인 관계인가? 커피 맛있으셨을까? 원두카드는 읽으실까? 이런 게 궁금해요 늘. 일이랑 되게 잘 맞는다. 처음엔 약간 쭈뼛거렸는데 요즘엔 얘기 많이 나눠요. 요즘 신도림에서 시카고 뮤지컬 하는데티켓 있으면 할인되거든요. 티켓 보면 (저도 시카고 보고 싶어서) “오늘 누구 나와요?”, “부러워요~” 하기도 하고요. 자주 오시는 분들은 잘 기억하는 편이라 “늘 이렇게 드시네요.” 말씀드렸을 때 표정, 그런 반응이 좋아서 더 얘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원두 드립백으로 만들어서 나눠드리기도 하는데 그것도 재밌어요. 그것 때문에 원두 사가신 분도 있고요. 마침 드립백으로 만들어둔 커피를 궁금해하시길래 드렸는데요. 맛보고 싶어하셔서 바로 내려드렸더니 입맛에 너무 맞으시다면서 사가셨어요…! 이렇게 면대면으로 고객을 만나고, 그러다가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생기는 게 재밌어요. 나는 사람을 좋아하긴 하지만 크게 관심은 없거든? 출근할 때 업무적으로 사교 모드가 켜지고, 퇴근할 때 꺼지고. 내 자신한테 더 관심이 많은데 오니는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것 같아. 원래 안 그랬거든요? 일하면서 되게 달라졌어요. 아, 바리스타 하면서 달라진거야? 원래는 회사 다녔으니까요. 본성은 이야기하는 거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데, 거래처 분들과그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못하다 보니까 억누르고 다녔나봐요. 바리스타 일하면서는 많이 얘기하는 것 같아요. 단골 손님 오시면 특히 더요. 지금까지 억누르던 걸 마음껏 펼치면서 살고 있어요. 그런 게 전에 하던 일이랑 제일 달라요. 돈 이야기 사실 요즘 처음부터 바리스타로 시작한 사람이 별로 없긴 하지만, 오니도 사진, 디자인 관련 일 하다가 넘어온 거잖아. 페이는 어때? 보통 바리스타보다 덜 버는 경우가 많이 없긴 하더라고. 한 번 있었어요. 사진 일 했을 때 주 6일에 한 달에 오십만원 받았어요. 어시니까. 그게 뭐야? 정식 계약이 그렇게 가능한가? 장인과 제자 관계 같은 느낌이에요. 일은 직장처럼 하는데 월급은 그렇지 않죠. 그게 오랫동안 계속 유지되어 왔던 관습이기도 하고 또 그거를 깨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나도 그랬으니까’ 하면서 계속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사진이 진짜 좋아서 시작을 했는데 일을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현실을 무시 못 하겠더라구요. 내가 이 현실에 궁상맞게 살면서 이 꿈을 유지할 수 있을까? 내가 그만큼 이 일을 힘들게 살면서도 이 일을 사랑할 수 있을까? 했을 때그렇지 않더라구요. 많이는 못 벌더라도 그래도 오십만원은 못 받겠다 해서 그만뒀어요. 바리스타도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은 아니니까 그런 고민하는 경우 많은데, 그런 고민도 해? 지금은 시작한 지 얼마 안됐으니까 그런 고민은 아직 안 해요. 크게 돈 많이 벌고 싶어서 시작한 일은 아니거든요. 인간답게 살자고 전 직장 그만두면서 내가 하고 싶은 거 해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시작한 게 우선이었으니까. 언젠가 카페를 차리고 싶긴 하지만 머나먼 이야기고, 가까운 미래는 고민이 없으니까. 그냥 만족하면서 지내요. 오니가 직접 찍은 사진 중 가장 좋아하는 것 | Photo by 정혜원 Oni. 일을 시작하는 친구에게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 있어? "일단 부딪쳐봐!" 너무 옛날 말 같죠? 그런데 제 주변에도 새로 시작하는 친구들 있는데 의외로 완벽주의자일수록 시도 못 하는 거 알아요? 그런데 뭐라도 시작하면 결과가 나오고, 버틸 수 있는 조그만 경험이라도 생기잖아요. 시작을 안 하면 백지 상태더라고요. 그래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겁먹지 말고 일단 시작해보라고, 후회는 남아도 미련은 남기지 말자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젊을 때 말고는 이렇게 할 수가 없잖아요. 나이 들수록 지키고 싶은 게 생기면 미련이 남아도 참아야 할 거잖아요. 그런데 젊었을 때는 남은 인생도 많고, 잃을 것도 없어서 막 해볼 수가 있으니까. 나중을 위한 수많은 습작 중 하나인 거죠. 습작은 망해도 상관 없잖아요. 망해도 보고 하면서 느는거죠. 너무 웃긴다. 아무래도 1년차 같지가 않아. 아까 몇 일이었지? 155일? ㅋㅋㅋ 마지막으로 커피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바리스타는 백조 같은 삶인 것 같아요. 현실은 전쟁통이라는 걸 알고 고민을 시작하면 좋겠어요. 두 번째는,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커피에 대해서 아직 연구중인 부분이 아직 많잖아요. 연구 결과가 계속 업데이트 되니까요. 물도 흘러야 안 썩잖아요.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열려있는 마음, 그리고 배우려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내가 이 일을 정말 사랑하는지, 그리고 커피인으로서 내가 무엇을 가져가고 싶은지 많이 생각해보면 결정하고도 후회가 없을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커피를 매개로 사람을 많이 만나고 싶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봉사활동도 해보고 싶고요. 팝업 부스로 낸 수익을 기부한다든지, 커피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한테 가르치는 재능 기부를 한다든지. 글과 사진 정애라 Po, 바리스타 & 온보딩 본능적으로 재미를 향해 돌진합니다. 즉흥적인 기동성이 좋습니다. 포드위치를 만들어 배달하기도 하고, 커핑 오면서 꽃을 사들고 오기도 합니다. 정작 본인은 깊게 고민하고 벌린 일이 아닌데 사람들이 자꾸 감동해서 의아해합니다. 주변에서 장기간 얼쩡대면 사진을 찍힐 수 있습니다. 오늘 레터는 어떠셨나요?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이러면 더~ 좋아질 것 같은 점이 생각난다면 편하게 남겨주세요. 여러분에게 더 재미있고 도움되는 주제로 찾아가볼게요. :) 아침 저녁으로는 아직 쌀쌀해요. 한 주 동안 건강하게 지내고 다음 주에 만나요! 소이 드림. 덧. 지난 주 레터 설문지 답변을 제 메신저로 연동시켜두는 걸 깜빡했다는 걸 방금 알게 됐어요. 보내주신 피드백을 지금에서야 읽으며 일주일치 에너지 게이지 만땅 충전하고 하루를 마감합니다.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요! 여러분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