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북악 스카이웨이를 산책하면서 도심의 가을을 만끽했어요. 너무 덥다가 갑자기 추워졌다가 다시 더워지고 요란한 날씨였지만 그래도 꽤 단풍이 들었더라고요. 그리고는 귀가해서 고양이 노즈워크 장난감을 만들어 봤어요. 적당한 크기의 페트병을 잘 씻어 말린 다음에 적당히 구멍을 내주고 안에 사료 몇 알을 넣으면 끝! 혼자 남은 고양이가 적적할 것 같아서(얼마 전 첫째가 떠났답니다...😿) 만들어봤어요. 쓰레기를 늘리지 않는 좋은 방법이라고 스스로 뿌듯해하면서요. 사료 냄새를 맡은 고양이도 엄청 좋아하는 것 같고요. 금방 부러지고 찢어져서 버리게 되는 고양이 장난감들이 아쉬웠는데 이렇게 수제 장난감의 세계에 입문. 용사님들 혹시 좋은 아이디어 있음 알려주세요!       

딱 3년 전 이맘때, 네스프레스 커피 캡슐을 재활용하는 공장(다시 읽기) 갔다왔었는데요. 공장은 잘 있는지(아련...), 그동안 더 좋아진 건 없는지 궁금해서 또 다녀왔어요. 특히 이번에는 네스프레소가 지속가능한 기업 활동을 위해 뭘 하고 있는지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사실 이전까진 캡슐 재활용 잘 하고 있구나, 정도의 생각뿐이었는데 좀 더 좋은 인상을 갖게 되더라고요.     

📌네스프레소 개발 뒷이야기
네스프레소는 무려 1986년에 처음으로 커피캡슐 머신을 만들었는데요. 네슬레(=네스프레소의 모회사)에서 근무하던 스위스인, 에릭 파브르가 이탈리아인인 아내를 위해 개발했대요. 같이 스위스에 사는데 아내분 입맛에는 스위스 커피가 넘나 별로였던 것...! 근데 마침 파브르 씨가 로켓공학을 전공한 능력자라, 집에서 뚝딱뚝딱 만들어서 회사에 갖고간 거죠. 이 때 회사 사람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있다가 본인이 임원이 된 후 다시 회사를 설득해서(뭐지 이 능력자) 마침내 출시할 수 있었다고.

이승오 네스프레소 코리아 마케팅 본부장님이 차근차근 설명해주셨는데요. 예를 들어서 네스프레소는 유럽 기반 회사다보니, 캡슐 재활용을 1991년부터 일찌감치 시작했대요.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네스프레소 캡슐의 60%를 재활용하는 게 목표고요. 2020년 말의 전 세계 재활용률이 32%였는데, 현재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60%를 향해 착실히 올라가고 있대요. 참고로 이전 레터에서 쓴 것처럼, 한국 소비자들의 캡슐 재활용률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꽤 높아서 60%에 상당히 가까운 편이라고. 
그리고 재활용 알루미늄(80%)을 쓴 캡슐 제품, 종이 캡슐도 출시됐어요. 다양한 시도로 자원순환의 길을 착실히 걸어가는 중.    

그 외에도 많은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우선 전 세계 커피 농장(농부 수는 무려 18만명)과 직계약을 해서 커피를 공수해요. 그리고 해당 농장들이 커피나무를 키우는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재생농업을 도입하도록 돕고 있고요. 2030년까지 네스프레소가 공수하는 95%를 재생농업으로 생산한단 계획. 그리고 커피 농부들의 행복이 커피 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됐다는 믿음으로, 농장 근처에 도서관이나 아이들 놀이터를 조성하는 등의 지원 산업도 꾸준히 계속되는 중이에요. 덕분에 네스프레소는 2022년에 환경, 사회적 책임을 지키는 기업에만 주어지는 비콥 인증도 받았어요.   

탄소중립 목표도 당연히 있죠. 2050년까지 넷제로(탄소배출량 0) 달성이 목표고, 네스프레소 생산 센터 모두(스위스에 3곳) 100% 재생에너지로 가동돼요. 태양광 패널은 물론이고, 커피 로스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까지 모아 활용한다고.  

사회적 가치를 위해서 이러는 것만은 아녜요. 이승오 본부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기후 온난화로 기존의 주요 커피 산지는 너무 더워져서 커피를 기르지 못하게 될 전망입니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커피는 단순히 사회적 책임을 떠나 네스프레소의 생존과도 직결돼 있어요."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본 커피가루(커피박)와 알루미늄의 분리 과정은 여전히 속이 시원했죠. 이용상 네스프레소 코리아 TQM팀 매니저님은 "이 공장에 오는 커피캡슐, 커피박은 98% 재활용된다"고 설명해 주셨어요. 나머지 2%는 소비자들이 다 쓴 커피캡슐을 담아 보내는 전용 비닐백인데, 이것도 앞으로는 재활용할 수 있는 재질로 만들 예정이래요.

어찌저찌 타사 캡슐들이 섞여들어오기도 하는데, 알루미늄 소재라면 다 같이 재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에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물론 플라스틱 캡슐이 섞여들어오면 버릴 수밖에 없지만요.   

올해 상반기 네스프레소 코리아가 재활용한 커피캡슐은 1139톤 규모. 덕분에 탄소 340톤을 줄였어요. 30년생 소나무 4만2500그루가 탄소를 흡수해준 것과 같은 효과.   

그래도...커피캡슐을 써서 탄소배출량 늘리기 싫다고요? 에디터도 그렇게 생각하고 쭉 모카포트를 애용해 왔는데 의외의  연구 결과(by 퀘백대)가 있더라고요. 꽤 신기한 내용이라서 길지만 덧붙여볼게요.   

📌탄소배출량 배틀 - 커피메이커 vs 캡슐커피 vs 프렌치프레스 vs 커피믹스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두와 물을 정량대로만(남아서 버려지는 것 없이) 쓴다고 가정했을 때, 가장 탄소배출량이 많은 방식은 미국 영화에서 웨이터가 계속 리필해주는 바로 그 커피메이커 커피(기계 드립커피). 일단 더 많은 원두가 투입되고, 계속 보온하느라 전력사용량이 많거든요. 172g의 탄소가 배출돼요. 

그리고 프렌치프레스와 캡슐커피의 탄소배출량은 125g, 127g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어요. 캡슐커피는 포장재까지 추가되는데 어째서...?싶었는데, 관건은 커피원두 사용량이었어요. 커피 생산과 소비와 폐기까지 전 과정 중 생산 단계에서 전체 탄소배출량의 40~80%가 나오거든요. 적은 양의 원두로 맛을 뽑아내는 효율적인 방식이 중요하단 얘기죠. 마지막으로 인스턴트 커피의 탄소배출량은 109g으로 가장 낮았어요. 

🤵🏻‍♀️"플라스틱 좀 고만..." 고소당한 코카콜라·펩시
미국 LA카운티가 코카콜라와 펩시를 고소했어요. 플라스틱 폐기물로 환경 오염을 부추겼고, "100% 재활용 가능"이라고 선전하면서 허위 정보를 퍼뜨렸단 이유. 실제로는 한 번만 재활용했단 사실...

🐸말라 죽는 개구리들 
21세기 말까지 전 세계 개구리, 두꺼비 서식지의 3분의 1이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어요. 기후변화로 주요 서식지가 건조해지면 개구리 몸이 말라버려서 피부 호흡을 할 수가 없게 되거든요. 개구리, 두꺼비 개체수가 줄면 이들이 먹어치워왔던 해충이 늘어날 수 있어요. 반대로 개구리와 두꺼비를 먹이로 삼았던 뱀이나 새는 줄어들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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