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사람> & 연극 <햄릿, 걷는 인간>

▲ 왼: 자코메티의 <걷는 사람> 출처: 아트조선 / 오: 알베르토 자코메티 출처: LIFE(라이프)

인간은 걸어나가야만 해 🧠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것처럼 막대기같이 뼈만 앙상한 사람이 큰 보폭으로 단단하게 걸어가요. 20세기 최고의 조각가라 불리는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품 <걷는 사람>인데요. 자코메티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여동생을 비롯한 가까운 이들의 예기치 않은 죽음을 경험했어요. 불안한 시대 상황 속에서 인간의 고독과 번민에 대한 고민에 빠진 자코메티는 인간 실존을 깊게 사유하며 이를 철학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죠.


20세기 미술의 상징이 된 <걷는 사람>은 거칠게 패인 투박한 표면에 팔다리를 길게 늘어뜨린 부자연스러운 모습에도 정면을 직시한 강렬한 눈빛이 그 메시지를 전하는데요. 앞을 향해 걸어가는 고독한 인간의 모습을 한 형상은 인간의 허약함과 존재의 덧없음을 강조하죠. 그럼에도 자코메티는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해요.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 끝이 어딘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러나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야만 한다.” 인간은 어떠한 어려움과 고독 속에서도 모든 걸 포기하는 대신 계속 걸어나가야 한다고.

👻: 조각품 <걷는 사람>에 영감을 받아 유명 고전 작품 <햄릿>을 재해석한 연극이 있다는데령~?

▲ 연극 <햄릿, 걷는 인간> 연습사진, 극단 제공

거기 누구냐? 👆


정복 전쟁의 승리 후, 덴마크의 선왕은 가정의 한 남자로서의 행복한 삶을 선택해요. 그러나, 평화로운 왕궁도 잠시 선왕의 급작스러운 죽음은 모든 것을 비극으로 만들어버리죠. 아들 햄릿이 슬픔에서 헤쳐나오기도 전에, 선왕의 동생 클로디어스는 자신의 형수인 왕비 거투르트를 아내로 맞이하고 덴마크의 왕위를 계승해요. 혼란에 빠져있는 햄릿에게 어느 날 아버지의 혼령이 나타나 자신의 죽음이 동생에 의한 독살이었음을 밝히는데요. 뒤얽힌 욕망과 혼란 속에서 햄릿은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걸음을 계속한다고.


연극 <햄릿, 걷는 인간>은 인문학적 성찰 시리즈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극단 피악의 16번째 작품으로, 실존주의적 시각으로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을 재탄생 시켰다고 해요. 연극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원작과 같지만, 새롭게 해석된 인물과 추가된 장면들을 통해 이야기의 구성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었는데요. 부차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에 그치던 거투르트는 당당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여성으로 묘사되었으며, 오필리어와 햄릿의 사랑 장면도 엿볼 수 있죠. 연극은 햄릿의 “거기 누구냐!”라는 첫 번째 질문으로 시작하는데요. 인간의 존재를 규정하는 시공간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이 변화 속에서 인간은 스스로에 대한 사유와 실존적 존재 규정을 위해 끊임없이 걸어야 한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햄릿은 우유부단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사유하며 행동하는, ‘걷는 인간’이라고.

👻: 변화하는 시공간 속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사유해야 한다니…실존주의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햄릿>도 정말 흥미로워령~ 연출 포인트에는 무엇이 있나령?

▲ 연극 <햄릿, 걷는 인간> 연습사진, 극단 제공

실존주의적 시각으로 파헤친 인문학 연극 📖


연극 <햄릿, 걷는 인간>은 ‘나는 누구인가’를 질문하기 위해 인문학적 시선으로 작품을 새롭게 재구성했다고 해요. 클로디어스 왕과 햄릿, 왕비인 거투르트, 오필리어 네 사람을 중심으로 실존적 존재 방식을 부각시키고, 익숙한 줄거리는 과감하게 생략했죠. 연극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세계와 나를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지, 어떠한 시간과 공간 속에 존재하는지, 그리고 이 세계를 어떻게 해석하며 그 속에서 어떠한 존재로 있을 건인지에 대한 사유를 바란다고 해요. 이러한 물음을 진행하는 과정이 바로 ‘넌 누구냐’를 찾아가는 길인 것이죠. 상당히 어렵고 고통스럽지만, 그것이 실존적 인간이 가는 길이고,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길일 거라고.

👻: 유령이 플로터의 걸음은 어디를 향하고 있나령?

[공연 정보]

✔ 날짜: 10월 6일 (금) ~ 10월 22일 (일)

✔ 시간: 평일 19시 / 토 14시 & 19시 / 일 15시

*월요일 공연 없음

✔ 장소: 이해랑예술극장

✔ 러닝타임: 210분 (인터미션 15분 포함)


[30% 할인가 이벤트]

✔ 가격: R석 70,000원 → 49,900원

           S석 50,000원 → 35,000원

✔ 자체 티켓 링크에서 할인 티켓 구매 가능

✔ 인증번호 : hl2023


👻: 재해석된 고전 명작 <햄릿, 걷는 인간>을 바로 만나러 가보세령~!

▲ 나진환 연출가 출처: 민중의 소리

👻: 연출가님만의 작품을 선택하시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 저는 고전 문학을 주로 연출해왔습니다. 고전문학을 현대화하는 것이죠. 고전이라는 것은 인간의 보편성을 담고 있는 그릇입니다. 그것이 오늘날의 구체성과 어떻게 만나는가, 다시 말해 햄릿에서 ‘넌 누구냐’라는 질문을 한 인간이 오늘날에 어떤 구체성과 만날 수 있는가. 보편성이 구체화되는 관점으로 작품을 선택합니다.


👻: 연극을 준비할 때 우선시하는 가치나 지향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있으신가요?


🗣: 연극이라는 것은 익숙한 감정이나 주제를 자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지 못한 세계, 느끼지 못한 세계를 느끼고 보게 해주기 때문에 관객을 낯설게 하고 불편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문학적으로 얘기하면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켜나가는 것. 그런 방식으로 연출을 구성하기 때문에 최대한 열린 생각으로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찾는 작업을 많이 합니다. 먼저 감각적으로 덧칠을 하고, 감각 속에서 사고를 재규정하고, 내 사고를 다시한번 돌아보고 새롭게 인식의 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말이죠. 연출적으로 그러한 언어도 많이 사용하고 있고요.


👻: 연극 <햄릿, 걷는 인간>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 우리는 늘 안정적인 삶을 추구합니다. 결정된 조건과 환경 속에서 결정된 자기 주체를 가지고 살아가려 합니다. 그러나 늘 변해가는 상황 속에서 그것은 허상에 불과합니다. 마치 키에르케고르의 ‘무지의 절망’처럼요. 이것을 잊기 위해 인간은 자기 스스로 기만을 추구하는 것이죠. 사고를 많이 하는 것, 개인과 이 세계를 많이 바라보는 것, 그리고 이 세계에서 시대를 읽어낼 수 있는 그러한 분들이 작품을 많이 봐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이 연극을 통해 그러한 사유를 많이 해주셨으면 합니다.

▲ 김광석의 대학 시절, 출처: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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