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연극이며, 우리 인간은 모두 무대 위의 배우이다.”

-셰익스피어

극은 이야기를 연기한다는 면에서 인간의 삶과 닮아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도 이야기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극”은 여러 문화권에서 관찰됩니다. 한국에서는 과거부터 판소리나 창극, 가면극 등으로 극의 뿌리가 이어졌다면, 서유럽에서는 오페라로 발현되죠. 틈만 나면 비가 쏟아져서 정말 여름임을 실감하는 요즘! 어떤 음악을 여러분께 큐레이팅할까 고민하다가 스페인의 극음악을 택했습니다. 이열치열이라고, 강렬한 햇빛이 인상적인 스페인의 음악으로 더운 여름을 물리쳐보아요!🔥

🔖 재미있는 소재를 추천해주신 글리터 Belle님 감사합니다.

1835년, 스페인의 무르시아에서 태어난 카바예로는 매형 Julian Gil에게 음악을 배우고, 수도원에서 성가대원으로 활동했어요. 15살의 나이에 무르시아 음악원에 입학한 그는 작곡과 화성학을 공부함과 동시에 바이올린 연주자로도 두각을 나타냈죠👀 여러 음악 장르 중, 카바예로가 유독 흥미를 느낀 것은 다름 아닌 극음악이었어요. 7년 동안 약 30개의 극음악을 쓴 카바예로. 그러나 세상은 좀처럼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고, 결국 1871년 쿠바로 건너가 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나 다시 음악 활동을 해보고자 스페인 마드리드로 돌아온 카바예로에게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그가 쓰는 극음악마다 모두 성공을 거두었던 것인데요. 오늘의 노래가 속한 극, <샤토 마고> 역시 카바예로가 스페인으로 돌아와 작곡한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시련도 있었어요.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게 되어 여러 차례의 수술을 받아야 했거든요. 하지만 카바예로는 이러한 시련을 딛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렇게 19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음악가가 되었죠😉 여기서 잠깐, 카바예로가 평생을 바쳤던 이 '극'은 무엇일까요? 많은 분이 아마 오페라라고 생각하셨을 텐데요, 정답은 바로 '사르수엘라' 입니다. 사르수엘라가 무엇인지는 아래에서 더욱 자세하게 다뤄볼게요! 

사르수엘라는 스페인의 음악극으로, 기존의 오페라처럼 음악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노래와 노래 사이에 극 중 인물들의 대화가 삽입되어 있어요. 오페라보다는 뮤지컬 같죠? 17세기 스페인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한 사르수엘라는 19세기에 와서 보다 대중적으로 변했어요. 그래서인지 사르수엘라에 관한 설명을 찾아보면 '국민적인'이라는 수식어를 종종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사르수엘라라'는 명칭은 첫 공연이 이루어졌던 장소의 이름에서 비롯되었어요. 사르수엘라의 모태가 되는 공연이 마드리드 근처의 '라 사르수엘라(La Zarzuela)'라고 하는 왕의 별관에서 이루어졌거든요. 초기에는 신이나 영웅, 전설과 같은 비현실적인 내용을 극의 소재로 삼았다면, 이후에는 일상적인 소재로 풍자적이고 재치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극 곳곳에서 스페인의 민속음악이나 민속춤을 찾아볼 수 있다는 거예요. 

오늘 소개할 <Es este burdeos>는 카바예로의 사르수엘라 [샤토 마고]에 등장하는 아리아입니다. 단막극 형태의 이 사르수엘라는 1887년 마드리드에서 초연되었는데요. 간단하게 내용을 먼저 살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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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이 오르자, 마드리드에 위치한 안젤리타와 마누엘의 호화로운 저택이 보입니다. 신혼 부부인 둘을 위해 하인 호세가 여러 개의 결혼 선물을 두고, 플라멩고를 추고 있네요! 하지만 안젤리타는 그게 거슬렸는지 호세를 부엌으로 보내버리죠. 아, 마침 친척인 로라와 그의 남편이 이곳을 방문했네요! 겉으로는 하하호호하고 있지만, 이들의 속내는 꽤 어두운 것 같아요. 그들이 안젤리타와 마누엘의 재산을 노리고 있다는 것은 우리만 알고 있는 비밀입니다🤫

손님인 로라 부부는 귀한 '샤토 마고' 와인을 대접 받고 한창 기분이 좋은 상태인 듯합니다🍷 하지만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못해요. 구식 귀족인 로라 부부는 취한 안젤리카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이 예의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이들이 화가 나서 자리를 뜨려고 하는 이때! 남편 마누엘이 도착하여 다시 샤토 마고 와인을 대접하고, 다시 행복해진 두 부부의 모습 앞으로 막이 내려집니다. 

“고잉홈프로젝트”는 전 세계 유수의 음악가를 초청하여 연주를 선보이는 단체입니다.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의 대표적인 연주자들을 초청하여 연주를 기획하는 고잉홈프로젝트에서 이번 여름, 4번에 걸쳐 연주가 진행됩니다.👍🏻 7월 30일 <봄의 제전>을 시작으로, 8월 4일 <브루크너 교향곡 6번>으로 마무리되는 이 공연은, ‘괜찮은 공연 보고 싶은데, 도대체 뭐가 괜찮은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께 딱 알맞은 선택지가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