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사는 단순히 다섯 번째 비행에 성공했다는 것보다, 누리호가 이전보다 훨씬 복잡한 임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포함해 모두 15기의 위성을 싣고 올라갔습니다. 특히 주탑재위성 5기를 일정한 시간 간격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하나씩 분리해야 했기 때문에 이전 발사보다 훨씬 정밀한 자세 제어와 위성 분리가 필요했습니다. 로켓이 목표 고도까지 올라가는 것뿐 아니라, 그 안에 실린 위성을 원하는 조건에 맞게 정확히 내려놓는 능력까지 보여줬다는 점에서 누리호의 역할이 조금씩 실제 우주 수송수단에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발사한 초소형군집위성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군집위성의 장점은 위성 한 대의 성능을 크게 높이는 것보다는 여러 대를 함께 운용해 같은 지역을 더 자주 관측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번에 올라간 5기에 이어 2027년 6차 발사에서 나머지 위성들이 추가되면 모두 10기의 위성을 두 개의 궤도면에서 운용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와 주변 지역의 변화를 훨씬 짧은 간격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산불이나 홍수 같은 재난 상황은 물론 국가안보와 국토 관측에서도 활용도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이번 발사는 결국 로켓 한 대의 성공과 동시에 우리나라가 실제 군집위성 체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시작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한 부분은 민간의 역할입니다. 누리호 개발 초기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발사체 개발과 운용을 중심적으로 담당했지만, 반복 발사를 거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이 제작뿐 아니라 발사 운용과 관제까지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4차 발사에서 관제를 경험하는 단계였다면 이번에는 관제 시스템의 상당 부분을 민간이 직접 운용했습니다. 흔히 뉴스페이스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 전환은 정부가 개발한 기술을 민간 기업이 넘겨받아 직접 만들고, 운용하고, 다시 발사할 수 있을 때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5차 발사는 그런 변화가 계획을 넘어 실제 발사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발사체의 양산 체계 역시 같은 흐름에 있습니다. 앞으로 누리호를 지속적으로 활용하려면 발사할 때마다 새로운 로켓을 처음부터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같은 설계와 공정을 반복하면서 제작 기간을 줄이고 품질과 신뢰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누리호 고도화 사업에서 반복 발사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죠. 다만 아직 발사 횟수 자체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자주 발사하고, 그 과정에서 일정한 품질과 성공률을 유지하는 경험을 계속 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번의 발사에도 의미없는 발사라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으며, 발사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5차 발사를 누리호의 또 한 번의 성공이라기보다, 우리가 개발한 발사체에 실제 임무를 계속 맡기면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으로 보고 싶습니다. 2차부터 이번 5차까지 네 번의 연속 성공이 쌓였고, 그 사이 누리호가 수행해야 하는 임무의 난도도 계속 높아졌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한 번 더 성공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런 성공을 얼마나 반복할 수 있는지, 다양한 위성을 얼마나 정확하게 원하는 궤도에 보내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민간이 제작과 운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험이 계속 쌓일 때 누리호도 ‘우리가 개발에 성공한 로켓’을 넘어 실제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위성들도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우주 수송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COI: 유튜브 안될과학을 운영하며, 당일 누리호 5차 발사를 중계했습니다. 누리호 개발 및 제작에 참여한 기관이나 기업과 이번 의견과 관련된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