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1997년, 미국 매사추세츠에 살고 있는 캐시 허치슨(1954~2020)은 뇌졸중으로 쓰러집니다. 전신마비가 왔고 말도 할 수 없게 됐어요. 휠체어를 타고 다닌 지 15년 만이었던 지난 2012년, 허치슨은 로봇 팔을 이용해 커피를 마시는 데 성공합니다(여기).
로봇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로봇 팔로 커피를 마시는 일이 대단하냐고 반문하실 것 같아요. 로봇 팔을 조종한 것은 허치슨의 '뇌'였습니다. 허치슨이 '커피를 가져다 줘'라는 생각을 했고, 이때 뇌에서 발생한 뇌파가 로봇 팔로 전달됩니다. 신호를 읽은 로봇 팔은 커피 잔을 들어 허치슨의 입 가까이 가지고 갔어요.
당장 상용화가 될 수 있는 기술은 아니었어요. 허치슨은 이 실험을 위해 5년에 걸쳐 연구자들과 훈련을 했다고 해요. 두개골을 열고 뇌에 작은 칩을 심었고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던 임상이 아니었던 거죠.
이 같은 분야를 BCI(Brain Computer Interface) 또는 BMI(Brain Machine Interface)라 부릅니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이에요.
BCI 분야가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어요. 중심에는 혁신의 아이콘, 일론 머스크가 있고요. 그가 만든 '뉴럴링크'라는 회사, 이제 모르시는 분이 없을 것 같아요.
얼마 전 머스크는 인간의 뇌에 칩을 심는 뉴럴링크의 임상시험이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어요. BCI 기술이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됐습니다(기사). 금방이라도 공상과학(SF)영화에서나 봤던 뇌와 컴퓨터의 연결이 가능한 시대가 올 것 같은 느낌이에요. 하지만 논란 역시 이어지고 있는데요, 뉴럴링크의 도전은 BCI 분야에 어떤 변화를 안겨줄까요. 이번호 미라클 레터, 시작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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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럴링크의 도전, 머스크 효과
- BCI 기술의 역사
- 뉴럴링크에 대한 비판
- 기초과학과 상용화
- 오늘의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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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뉴럴링크가 공개한 영상의 캡처화면이에요. 뇌에 칩을 심은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는 영상입니다. 클릭하면 이동해요. <사진=뉴럴링크>
머스크는 2016년 7월, 뉴럴링크를 ‘남몰래’ 설립합니다. 뉴럴링크의 존재는 2017년 3월,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사로 밝혀져요(기사). 작은 전극을 뇌에 이식해, 뇌와 컴퓨터 연결하겠다는 구상이 드러난거죠. 이를 위해 연구자들도 채용합니다.
머스크는 인공지능(AI)이 인간의 궁극적인 위협이라고 생각해왔어요(기사). 따라서 뇌의 한계를 BCI로 극복 AI에 대응하겠다는 꿈을 갖게 됩니다. 뉴럴링크가 설립된 2016년은 전 세계에 AI 광풍이 불던 시기이기도 했어요. 같은 해 3월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무릎을 꿇은 일이 있었거든요. AI에 대한 놀라움과 함께 두려움도 커지던 시기, 머스크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원숭이, 돼지, 올해는 사람에게 임상
기업의 존재는 알려졌는데 어떤 일을 하는지 베일에 가려진채 2년이 지납니다. 2019년 뉴럴링크는 첫 연구 성과를 발표해요. 쥐의 뇌에 칩을 이식한 뒤 컴퓨터와 무선통신으로 연결했다는 내용이었어요. 뉴럴링크에 따르면 자사가 개발한 칩이 기존에 뇌에 넣는 칩과 비교했을 때 더욱 민감하고 더 많은 자극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머스크는 이때부터 난치성 질환을 겪는 환자의 뇌에 칩을 이식해 우울증, 자폐증 등을 치료하겠다고 말합니다. 팔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에게도 적용할 것이라 했어요.
1년 만인 2020년에는 돼지의 뇌에 칩을 이식합니다. 돼지가 냄새를 맡기 위해 코를 킁킁 거릴 때 발생하는 뇌파를 수집하는 장면도 보여줬어요. 또 1년 만인 2021년에는 칩을 이식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영상을 공개합니다. 원리는 간단해요. 원숭이가 조이스틱을 움직이며 게임을 할 때 발생하는 '뇌파'가 있습니다. 이 뇌파는 다른 행동, 예를 들어 "다리를 움직여야지" "눈을 깜박여야지"와 같은 행동을 할 때 발생하는 뇌파와 다릅니다.
연구진은 원숭이가 조이스틱을 움직이며 게임을 할 때 발생하는 뇌파를 잡아냅니다. 이 뇌파를 뇌 속에 심어 놓은 칩이 인지하면, 컴퓨터로 신호를 전달합니다. 컴퓨터는 이 신호를 받아 게임을 실행해요. 원숭이는 손을 쓰지 않고 뇌파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거죠. 머스크는 “곧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을 하겠다”고 말해요. 2022년에는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타이핑을 하는 실험을 보여줍니다.
드디어 올해, 뉴럴링크는 FDA로부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허가를 받아냅니다. 아직 어떤 내용으로 임상을 할지 모르지만 특정 질병을 갖고 있는 환자의 두개골을 열고 뇌에 칩을 넣은 뒤 질병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식이 될 것 같아요.
뉴럴링크가 설립되고 난 뒤 BCI 분야에서 머스크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2019년에만 BCI 분야에 9700만 달러의 투자 자금이 유입됐고 2021년에는 2억9000만 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어요(기사).
뉴럴링크보다 먼저 설립됐지만 드러나지 않았던 BCI 기업들도 세간의 관심을 받습니다. 싱크론, 브레인코, 블랙락뉴로테크가 대표적이에요. 제프 베이조스와 빌 게이츠는 싱크론에 7500만 달러를 투자합니다. 싱크론은 혈관에 칩을 넣고, 이 칩이 뇌로 이동한 뒤 뇌파를 읽는 BCI 기술을 연구하고 있어요. 이미 FDA로부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허가도 받아 현재 임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기사). 머스크와 함께 페이팔을 창업한 피터 틸은 뇌 임플란트용 전극을 만드는 블랙락 뉴로테크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어요.
신생 기업들도 생겨나요. 머스크와 뉴럴링크를 창업한 벤자민 라포포르트 박사는 뉴럴링크를 박차고 나와 ‘Precision Neuroscience’라는 BCI 기업을 설해요. 이같은 움직임에 많은 시장 조사 기관들은 BCI 산업의 성장세가 매년 10%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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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게이트에서 진행한 무선 칩 임상시험의 모습이에요. 지금까지 BCI 기술 구현을 위해서는 머리에 달린 장치가 컴퓨터와 선으로 연결되어야만 했습니다. 브레인게이트는 2021년 이를 무선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합니다. <사진=브레인게이트>
뉴럴링크는 7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옵니다. 2019년 이후 1년에 한 번씩 성과를 발표했을 정도에요. ‘일론 머스크’가 ‘주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도 나와요(여기).
이제는 전 세계 많은 연구자들이 해왔던 BCI 연구를 살펴볼게요. 먼저 2000년, 미국 듀크대의 미구엘 니콜렐리스 교수 연구진이 원숭이의 뇌에 전극을 이식한 뒤 뇌파를 측정해 로봇 팔을 움직이는데 성공해요(기사). 니콜렐리스 교수는 BCI 분야 세계적 석학입니다.
2004년에는 ‘브레인게이트’ 연구진이 사지가 마비된 환자의 뇌에 미세전극을 이식, 생각만으로 TV를 켜고 이메일을 보내는 데 성공해요(기사). 브레인게이트는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BCI 연구자들이 비영리 목적으로 모여 연구를 하는 컨소시엄이에요.
2012년에는 레터 처음에 소개했던 허치슨의 사례를 꼽을 수 있어요. 브레인게이트의 성과였죠. 2014년에는 하반신 마비 환자가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시축에 성공해요. 다리를 감싸고 있는 로봇의 다리가 환자의 뇌에서 발생한 뇌파를 인지하고 움직여 공을 찬거죠. 니콜렐리스 교수의 성과에요.
2017년에는 사지 마비 환자가 ‘자신의 팔’을 움직여 컵을 들고 물을 마시는 데 성공합니다. 뇌에 칩을, 팔 근육에는 전기 자극을 주는 장치가 이식됐어요. 뇌에서 발생한 신호가 근육에 있는 장치로 전달되면 전기 자극이 발생, 근육이 움직이는 거죠. 브레인게이트의 성과에요.
2021년 브레인게이트 연구진은 처음으로 무선 칩을 사지가 마비된 환자에게 이식한 뒤 이를 이용해 생각만으로 태블릿PC를 움직이게 하는데 성공합니다(기사). 무선 칩을 인간에게 사용한 첫 사례였어요. 이밖에 전 세계의 많은 연구진이 대체로 비슷한 방식의 연구성과를 논문 등을 통해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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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불리는 미구엘 니콜레리우스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뉴럴링크 비판 글입니다. 그는 머스크의 성과에 대해 '공허한 허세'라고 일갈합니다. <사진=트위터 캡처>
지난 20년 동안 이어진 BCI 연구의 큰 줄기를 따라가 봤습니다. 어떤가요. 뉴럴링크가 2019년부터 보여줬던 연구와 상당히 유사하죠. 머스크가 워낙 ‘핫’하다 보니 뉴럴링크의 연구 성과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지만 이미 많은 연구자들이 20년 전부터 해당 기술을 차곡차곡 쌓아왔어요.
뉴럴링크는 이 연구를 재현하며 빠른 추격자의 모습을 보여준거라 볼 수 있습니다(조선시대에 대해 배우기 전에 삼국시대, 고려시대를 미 알아야 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그러자 BCI와 뇌를 연구하던 연구자들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기 시작해요. 니콜레리스 교수가 대표적이에요. 그는 머스크가 2021년 원숭이 실험을 공개했을 때 이를 거세게 비판합니다(기사). 니콜레리스 교수는 “그가 보여준 연구는 이미 우리가 2014년도에 했던 연구”라며 “혁신이 부족하다. 다른 연구를 모방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말해요(뉴럴링크의 공동 창업자인 막스 호닥은 니콜레리스 교수의 연구실에서 일했던 연구원이었습니다).
"머스크는 효과없는 물건을 파는 달인"
니콜레리스 교수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머스크의 ‘앞서 있는’ 발언이에요. 머스크는 BCI로 환자를 치료하고, 궁극적으로는 컴퓨터에 저장해둔 정보를 뇌로 다운로드 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같은 일이 정말 가능할까요.
우리 뇌에는 100조개의 시냅스, 800억 개에 달하는 신경세포가 있어요. 간단히 얘기하면 뇌는 너무 복잡하고 연구하기 쉽지 않아서 모르는 게 많아요. 뇌 연구자들은 “뇌에 대해 인간이 이해한 부분은 1%가 채 되지 않는다”라고 말할 정도에요. 뇌에 칩을 이식하는 일도 간단한 게 아니에요. 두개골을 여는 큰 수술을 치러야 합니다. 잘못해서 뇌의 다른 영역을 건드리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어요.
뇌에 칩을 넣는다고 해서 뇌의 기억을 컴퓨터로 옮기거나, 컴퓨터에 있는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일도 인류가 얻은 지식 수준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에요. 니콜레리스 교수는 이 같은 이유로 “머스크는 절대로 감정을 다운로드 받거나 이식할 수 없을 것이고 사람들이 프랑스 문법을 뇌에 업로드해서 프랑스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할 수도 없다. 머스크는 효과 없는 물건을 파는 달인일 뿐”이라고 비판하죠.
니콜레리스 교수만의 지적이 아니에요. 독일의 저명한 뇌과학자 크리스토퍼 코흐 박사 역시 머스크의 생각에 의문을 표합니다. “스페이스X나 테슬라와 같이 우리는 기술적 문제나 기반 시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이것은 기초 과학(Basic science)의 문제다. 머스크의 화려한 수사(rhetoric)는 뇌 기술의 진전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헛된 희망을 줄 수 있다.”
BCI는 뇌를 다루는 만큼 뇌와 관련된 연구와 따로 갈 수 없어요. 독성도 없고 뇌파를 잘 측정할 수 있는 칩을 아무리 잘 만들었다 한들, 어디에 넣어야 하는지 알 수 없으면 무용지물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특정한 정보를 뇌로 넣고 싶어도 어떻게 하는지 인류는 알 수 없어요. 쥐 실험을 기반으로 공포심을 이식하는 실험 정도에 성공한 정도입니다. 파킨슨병, 뇌전증 환자의 뇌에 칩을 이식한 뒤 자극을 줘 증상을 완화시키고 제한적인 뇌파를 측정해 로봇에 연결하는 게 현재의 과학이 할 수 있는 정도에요.
아직 과학은 준비가 안됐는데...
BCI는 사람, 그 중에서도 치료법이 없어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적용되는 기술이에요. 과학이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내가 기술 개발을 빨리 해서 당신을 고쳐주겠다”라고 이야기한다면 환자들은 헛된 희망에 사로잡힐 수 있습니다. 과학에 대한 불신을 가져올 수도 있어요.
하지만 머스크도 지지 않죠. 그는 지난 2020년 뉴캐슬대 신경과학자 앤드류 잭슨 교수가 "(뉴럴링크의) 실험은 실망스러웠다. 세포를 기록하는 것과 생각을 읽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말을 하자 트윗을 통해 이렇게 남깁니다. "불행하게도 학계의 많은 사람들은 아이디어는 과대평가하고 아이디어의 실현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달에 가겠다는 아이디어는 별거 아니지만, 달에 가는 일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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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에서 뉴럴링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머스크가 남긴 트윗이에요. <사진=트위터 캡처>
기초과학 vs 상용화
뉴럴링크와 기존에 BCI를 연구하던 그룹의 연구 문화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가장 큰 부분은 바로 ‘영리’적인 부분입니다. 뉴럴링크는 투자를 받아 연구를 해요. 즉 투자자에게 성과로 보답을 해야 합니다. 성과가 나려면 뉴럴링크가 개발한 칩을 사람들이 돈을 주고 사야만 해요. 이를 위해선 빨리, 그리고 대규모 임상을 통해 효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반면 기존의 연구 그룹은 정부의 지원이나 기부를 받아 진행해 왔어요. 돈을 돌려줄 필요도, 돈을 준 사람 역시 돌려 받을 생각도 없어요. 연구는 공익적 목적으로 진행됩니다. 이들의 연구성과는 '논문'을 통해 철저히 '리뷰'를 받습니다. 실험 과정이 논리적이지 않거나, 혹은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했거나, 이전 연구와 비교했을 때 독창적이지 않다면 동료평가(피어리뷰)를 통과할 가능성은 낮아요. 뉴럴링크는 단 한 편의 논문 외에 연구결과를 모두 공개하지 않았어요. 그냥 발표를 했을 뿐입니다.
이런 연구 성과들이 하나 둘 쌓여 비로소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게 돼요. 물론 상용화 또한 쉽지 않아요. FDA와 같은 정부 기관으로부터 임상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의료 기기로 등록이 되려면 역시나 복잡한 절차, 인증을 통과해야 합니다.
마음급한 뉴럴링크, 지킬 것은 지켜야 하는 학문
두개골을 열고 뇌에 칩을 이식하는 일은 신중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직 인간이 뇌에 대해 아는 것은 극히 제한적인 만큼 우리가 칩을 이식해 얻을 수 있는 효과 역시 제한적이에요. 임상 시험을 마음껏 할 수 있다면 기술의 발전 속도는 당연히 빠르겠지만 인간은 뇌는 함부로 다룰 수 없는 부위입니다.
뉴럴링크가 지난해부터 FDA에 인간의 뇌에 칩을 넣는 임상을 허락해 달라고 요청 했을 때 FDA가 “칩의 와이어가 뇌의 다른 부분으로 이동, 과열에 따른 조직 손상 유발 가능성이 있다. 이식한 칩을 제거할 때도 뇌 손상 위험이 있다”며 거부한 이유에요. 마음이 급한 머스크의 심정은 이해가지만 그렇다고 이같은 절차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뉴럴링크는 속도전을 펼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선 기존 연구자들이 해왔던 성과를 따라가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을 거 같아요. 속도전은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여요. 2016년 설립 후 불과 7년 사이에 인간의 뇌에 무선 칩을 넣기 직전까지 왔으니까요.
하지만 속도를 중시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잡음이 터집니다. 동물 학대(기사), 직원들에 대한 성과 압박(기사) 등 예상했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돼요. 뉴럴링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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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애플 비전 프로는 혼자 노는 것":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애플이 얼마전 발표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언급했어요. 메타 직원과의 회의에서 그는 "우리가 아직 연구하지 않은 물리적 법칙에 대한 해결책이 없었다. 우리 발전에 좋은 신호다"라고 말했습니다.
구글, 뉴스앱 美서 출시: 구글이 올해 여름 미국에서 뉴스 제공 어플리케이션 '구글 뉴스 쇼케이스'를 출시한다고 해요. 지역 언론사를 돕는 기능과 함께 재정적인 지원도 약속했다고 합니다. 로이터와 AP,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은 대형 언론사도 일부 포함됐다고 해요.
GM도 테슬라 충전소 사용: 테슬라가 미국에 구축한 충전소를 GM도 함께 쓰기로 했습니다. 이에 GM 운전자들은 내년 초부터 미국에 설치된 1만2000여 곳의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게 됐어요. 포드에 이어 GM까지 테슬라의 충전소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충전 시설 표준은 사실상 테슬라가 '차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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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I 기술을 바라보는 학계와 뉴럴링크의 생각 모두 이해가 갑니다. 학계는 차분히, 그리고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뉴럴링크, 즉 머스크는 BCI 기술에 많은 돈을 투자해 빠른 기술개발을 이루고 싶을겁니.
현재 연구가 진행되는 많은 분야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유전자를 편집하는 '유전자 가위'에서도 만약 머스크와 같은 사람이 나타난다면 논란이 생길 게 뻔해(이미 2018년에 중국 과학자가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어요. 이 소식도 곧 레터로 다뤄보겠습니다). 줄기세포를 비롯해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떠오르는 모든 연구 분야가 마찬가지에요. 빠른 상용화, 기초과학 간 마찰은 잦아질 겁니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기초과학과 상용화는 따로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뉴럴링크는 최근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요. 임상 승인을 받기 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신경외과연구소인 배로연구소와 손을 잡았다는 보도가 나와요(기사). 속도전을 벌이던 뉴럴링크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허가에 번번이 떨어지자 찾은 방책으로 보여요. 배로연구소와 협력한다는 소식이 보도되고 두달 뒤, 뉴럴링크는 FDA로부터 드디어 임상 승인을 받아냅니다. 관련 연구 경험이 많은 배로연구소의 도움이 뉴럴링크가 FDA로부터 임상허가를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요.
스페이스X가 재사용 로켓 개발에 나섰을 때 기존 연구자들은 쉽지 않을 것이라 봤어요. 테슬라가 내연기관 플랫폼이 아닌,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차를 생산할 때도 비슷했어요. 하지만 재사용 로켓,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BCI 분야에서도 같은 혁신이 일어나길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혁신은 혼자만의 힘으로는 해낼 수 없어요. 스페이스X는 NASA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았고, 테슬라는 파나소닉으로부터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뉴럴링크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라 생각해요. BCI 분야에서 불고 있는 상용화 시도, 그 조력자는 지금까지 뇌와 BCI 분야에서 확보한 기초과학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류가 쌓아온 지식이 혁신가와 만나면 그 효과는 더 크지 않을까요.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
도움주신 분 : 김기범 한국뇌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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