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나 자신에게 솔직하게 글을 써본 적 있나요? 누군가 보지 않는 일기장에 나의 생각과 감정을 여과 없이 쏟아내는 글쓰기,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일기장에조차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쓸 때가 많아요. 글쓰기는 재능처럼 누군가에게 평가받는 대상일 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의식적인 글쓰기가 우리에겐 익숙해요.

우리 모두 마음의 한구석에 누구에게도 잘 꺼내지 못하는 상처가 있죠. 하지만 그 상처를 돌볼 마음의 여유는 없습니다. 여유 없는 삶에서 그래도 가장 빨리, 조금씩 해볼 수 있는 게 바로 ‘글쓰기'에요. 하루 몇 분만 펜을 들어 타인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에 대한 글쓰기를 해보세요. 마음 가는 대로 글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상처가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당장은 모를 수 있어요. 하지만 꾸준히 그 시간을 갖다 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검열하지 않는, 나를 위한 글쓰기
많은 사람들이 글쓰는 시간을 남에게 보이기 위한 글을 쓰는데 사용합니다. 기획서, 보고서, SNS 포스팅은 쭉쭉 써내려가면서, 평생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할 나에 대해 쓰는 건 참 어려워 합니다. 그래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글로 표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요.

나다운 나를 잃어버리고 오랫동안 살다 보면 다양한 내 모습 중 선택적으로 보이기 좋은 것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인식하지도 못하는 상태에 이릅니다. 특히 나에게 제일 엄격한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라면, 누가 보는 글이 아닌데도 끊임없이 검열하고, 감추고 싶은 내 모습은 솔직하게 적지 않습니다. 글을 쓸 때조차도 스스로를 소외시켜버리는 거죠. 뿌연 안갯속에 있는 것처럼 내가 누구인지 파악이 안되고 혹여 남이 불편할까 억눌러왔던 감정들을 발견하면 애써 무시하고 아닌 척 다른 것을 쓰게 됩니다. 내가 되고 싶은 나를 현재의 나인 척 쓰기도 하고, 머릿속은 복잡한데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몰라 빈문서를 10분 동안 응시하기도 하죠.

하지만 그 불편한 감정들을 참아내며 그동안 어떤 일을 겪었고 내 느낌은 어땠는지 솔직하게 적는 작업을 하다 보면 놀라운 일들이 일어납니다. 조금씩 마음이 열리고 아무도 내 글을 검열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고 나면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쏟아놓은 감정을 주워 담을 수 없어 당황하는 순간도, 꺼내고 프로세스해도 또다시 올라오는 같은 감정을 여러 번 보여도 아무도 보지 않는 글이기에 괜찮습니다. 꾸준히 그대로의 나를 보는 연습을 하다 보면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을 더 선명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는 노하우가 생깁니다. 밝고 자신감 넘치고 열정 많다고 평가받던 것도 나고, 그 뒤에서 끊임없이 불안함과 자기 의심에 사로잡혀 있던 것도 나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트라우마에 대한 현대의 고전으로 알려진 베셀 반 데어 콜크의 저서 <몸은 기억한다>에서도 ‘내면의 감정에 다가가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글쓰기’라고 얘기합니다. 검열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고 나서 나중에 다시 그 글을 보면 놀라운 진실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또 전 세계에서 진행된 글쓰기 실험에서 혈압, 심박수, 면역지표 등이 실제로 향상되고 신체와 정신건강 모두가 개선된 결과들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누구도 환영하지 않았던 아픈 이야기를 편안하게 풀어내다보면, 무의식 중에 있었던 감정과 그 감정에 연결된 과거의 상처들도 끊임없이 발견하며 이겨내나갈 수 있습니다. ‘나'에 대한 이해 없이는 삶에서 문제가 생겨도 근본적인 원인을 보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현상만 덮으려고 애쓰고 실패하고를 반복하게 되거든요.
분명한 나에 대한 인식이 서고 상처를 들여다보고 화해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앞으로 살면서 상처받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것들이 삶을 뒤집을 만큼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자기 통제권을 가진 삶을 사는 토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내가 나답게 반짝이며 살 수 있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어렵지 않아요. 지금 한 번 노트를 꺼내 나를 마주하고 응원하고 사랑하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요?
밑미 리추얼메이커 김혜진

실리콘밸리 게임 플랫폼 회사 ROBLOX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워킹맘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살며 언어의 장벽과 치열한 경쟁 앞에 늘 위축되었는데, 치유의 글쓰기와 독서 리추얼을 통해 삶이 바뀌었다. 나의 감정을 여과 없이 표현하는 글쓰기로 내면의 상처를 마주하는 시간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밑미 리추얼메이커로 함께 하게 되었다.
내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시간
밑미 리추얼메이커, 이승희(숭) 님의 이야기

Q. 숭님을 소개해 주세요!
A.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숭, 이승희 입니다. 상황에 따라 저를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어요. 일로 이야기할 땐 마케터 이승희로, 책과 관련해서는 작가 이승희로 표현합니다.

Q. 마케터, 작가, 블로거.. 어떻게 그렇게 다양한 숭의 모습을 만들어 가나요?
A. 다양한 ‘나’를 만들어가기 위해선 오롯이 나 혼자 보내는 시간도 필요하고, 다양한 세계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뭔가를 써내고, 만들어서 보여주고.. 항상 아웃풋을 내기 위해 무언가를 하잖아요. 자발적으로 나를 드러내는 아웃풋의 양이 많기 때문에 책처럼 인풋하면서 삶의 균형을 맞추는게 필요한 것 같아요.
늘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했던 나의 하루에 '책 읽는 시간'을 붙박이로 두고, 나를 만나는 시간을 많이 확보하려고 노력해요.

밑미 리추얼을 통해 매일 아침 30분 동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책을 탐독한 지도 어느덧 3개월 차에 접어드는데요, 참여하시는 분들이 아침마다 올려주시는 책과 발췌한 문구들을 엿보며 추가적인 인풋을 또 쌓아가고 있어요. 아침 30분이란 시간이 짧을 수 있지만 이걸 1년 동안 하게 되면 엄청 큰 시간이 되는 거잖아요. 꾸준함과 반복의 힘을 하루하루 체감하고 있습니다.

Q. 기록도 꾸준히 하고 계시죠. 그 원동력은 어디서 오나요?
A. 겉으로 보이는 체형이나 피부, 머릿결 같은 외형적인 것들은 관리를 하지 않으면 눈에 바로 보이잖아요. 그렇기에 사람들이 피부 관리도 받고, PT도 하고, 미용실도 가고 열심히 관리하죠. 하지만 우리의 의식이나 멘탈은 사실 더 중요한데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관리를 할 생각을 못 해요. 저도 회사 다닐 때 마음 관리를 따로 하지 않았었고요.

오늘 내가 만난 사람으로부터 들은 이야기,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간판, 책을 읽다 영감을 받은 문장들.. 하루 동안 메모한 일상의 기록을 매일 밤 다시 글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내 마음의 근력이 점점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아요. 글을 쓸 때만큼은 제 감정에 솔직해지기도 하고요.

Q. 글도 함께 쓰고, 책도 함께 읽잖아요. 함께 하는 것의 힘, 어떤 게 있나요?
A. 서로에게 공적인 채찍질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심어놓은 거나 다름없죠. 제가 만약 매일 아침에 30분 동안은 오롯이 책을 읽겠어! 하고 혼자서 다짐하면 잘 안 하게 될 게 뻔한데,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서로 지켜보게 되고, 나만 안 하면 괜히 신경도 쓰이고 그래요. 같이 하면 할 수 있어요!

*밑미레터를 다 읽고 나면 맨 아래에 유튜브 밑미TV 링크가 있어요. 숭님의 리추얼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밑미TV에서 만나보세요!
힘들지? 고민을 말해봐~~ 🗣 
니쁘 님의 고민
이성과의 관계에 있어서 제가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저를 좋아해 주는 사람을 편하게 만나는 관계만 유지해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저를 좋아하지 않았을 때의 상황을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상대가 저를 좋아하게 만들어서 복수해야겠다는 마음까지 들 때도 있어요. 굉장히 미성숙하고 관계에 있어서 정말 서툰 모습인데요. 저는 언제쯤 아무 조건 없이 사랑을 해주고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외롭네요.
밑미 심리 카운슬러 함광성 님의 답변
우리 마음이 ‘충만함’을 경험하는 순간은 누군가와 온전히 사랑을 주고받고 있다고 느낄 때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늘 사랑을 서로 나누기 위해 노력하며 살지요. 그렇기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기를 바라는 니쁘님의 마음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해요.

상담심리학에 거부민감성(rejection sensitivity)이라는 개념이 있어요. 
거부민감성이 높은 사람은 말 그대로 대인관계 상황에서 거부당할 것이라는 예측을 쉽게 하고, 거부당한다고 느꼈을 때 우울감, 분노 등을 경험하는 경향성을 의미해요. 거부민감성은 성장과정에서 부모, 혹은 중요한 타인과의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거부되는 경험을 겪었을 때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거부당하는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사람보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을 선택하고, 나를 거부하는 사람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화가 나는 모습들에서 어쩌면 니쁘님도 거부민감성이 높은 것은 아닐까 싶었어요. 거부민감성을 극복하기 위해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상대방에게 표현하고, 그런 모습이 상대방으로부터 거부 당하지 않고 수용되는 경험이 필요해요.

상대가 나를 싫어할까 봐 나도 모르게 애쓰고 있는 모습들이 있지 않은지 한 번 점검해보세요. 천천히 내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아래 문장의 빈칸을 써보다 보면, 거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떠밀려 했던 행동들을 알게 되고 조금씩 ‘나답게’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거예요.

1. 나는 상대방이 나를 싫어 할까봐 __________ 한다.
2. 상대방이 나에게 __________ 하면 나는 이 사람을 싫어할까?
지금 고민이 있으시면 익명으로 밑미 고민상담소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카운슬러의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밑미타임 #MeetMeTime

나쁜 감정이란 없어요. 모든 감정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감정을 다루는 일에 서툴죠. 내 안의 감정을 외면하지 말고 들여다봐 주세요. 그리고 그 감정을 글로 기록해주세요.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감정일기를 계속해서 쓰다 보면, 이렇게 내 감정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답답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거예요.

*실천하는 모습을 모두가 볼 수 있도록 SNS에 해시태그(#밑미타임 #MeetMeTime)와 함께 올려주세요.
글쓰기의 힘이 있는 리추얼 (12/11 마감)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워킹맘 혜진&소예 님은 치열한 경쟁 속 위축된 나날을 보내던 중 마음을 토닥여주는 책을 읽고 마음 속 묵혀둔 이야기를 글로 쓰며 자존감을 회복했어요. 매일 아침 한 시간, 나를 치유하는 30분의 독서와 30분 글쓰기를 함께 합니다. 
심리상담사인 창석 님의 다정한 질문과 독려 안에서 내면 깊이 꽁꽁 숨겨두었던 기억과 감정을 마주하고, 나를 다독여주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내 마음 속 이야기를 솔직하고 안전하게 꺼낼 수 있게 도와주는 ‘온라인 심리상담’과도 같은 특별한 글쓰기 리추얼입니다.
바쁘고 지칠 때 자신을 돌보지 못했던 찬빈 님은 집에서 아침마다 좋아하는 커피를 내려 마시고, 나를 둘러싼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며 '나다움'을 발견하고 힘을 얻었다고 해요. 30분의 모닝 리추얼을 통해 내 삶을 더 애정 있게 바라보는 연습, 함께 해봐요.
밑미 리추얼메이커 숭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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