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INGVOTER 14호

안녕하세요, 캐스팅보터 입니다. 

벚꽃이 활짝 핀 한 주 였습니다. 이번주는 20대 여성의 정치적 선택과 여론조사를 악용하는 언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따뜻한 봄날 캐스팅보터와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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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은 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할까?

✌️ 이 주의 원픽: 언론이 여론조사를 이용하는 방법

2017년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한때 5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잃었고, 그 핵심 원인은 2030세대 남성 지지층 이탈이었습니다. 정권교체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다양한 패배 요인 분석에 2030 남성층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2030 여성층이 왜 민주당을 끝까지 지지하고 있는지, 소위 개딸(2030 젊은 여성층들의 이재명 대표에 대한 팬덤층 형성) 현상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 주 캐스팅보터는 20대 여성이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윤석열 정권을 가장 비토하고, 국민의힘을 가장 싫어하는 20대 여성

2023년 3월을 기준으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에 가장 큰 거부감을 느끼는 세대는 20대 여성층입니다. 갤럽의 3월 통합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 의하면, 모든 성별X연령 세부 연령층에서 가장 낮은 긍정 평가를 기록한 것은 20대 여성(11%)입니다. 반면 같은 세대인 20대 남성은 여성과 비교해서 2배 이상의 긍정 평가(27%)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부정 평가 또한 30대, 40대 여성과 함께 70%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20대 남성이 불과 55%를 기록한 것과 확연한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지지율 또한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갤럽 3월 통합 정당지지율에 의하면 20대 여성층은 모든 세대를 통틀어서 국민의힘을 가장 지지하지 않는 집단입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36%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7%에 불과했습니다. 전 세대를 통틀어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연령층은 20대 여성뿐입니다.

 

이처럼 20대 여성층은 어떤 연령과 세대와 비교해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하여 가장 강하게 거부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고, 또 다른 하나는 대안 부재입니다.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세상은 흔히 정반합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하나의 일이 발생하면, 그로 인한 반대급부가 생기고, 이를 조정하는 중간값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정치 또한 이런 메커니즘을 따르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최초로 페미니스트 대통령임을 선언했습니다. 남녀평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한 것입니다.

 

하지만 선한 의도로 시작된 페미니스트 대통령 선언은 2030 남성들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거두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성평등 고용, 성별 임금 평등, 여성 고위 공직자 적극 기용 등의 여성 우대 정책은 20대 남성의 이탈이라는 반작용을 가져왔고, 앞서 말했던 정권 교체의 핵심적 사유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반작용은 또 다른 중간값을 만들어냈습니다.

 

바로 20대 여성층의 민주당에 대한 ‘지지 고착화 현상’입니다.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 20대 남성이 원하는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국민의힘이 이들의 힘을 통해 정권 교체를 이뤄내자 20대 여성은 그에 상응하는 조처로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한 것입니다.

 

대안이 없을 때는 현실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20대 여성에게 가장 친화적이고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친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아니기 때문이죠.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은 각종 성비위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오히려 실망감을 안긴 정당입니다.

위의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실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2017년도 말 60% 이상을 기록했던 지지율은 올해 3월 절반 가까이(36%) 하락했습니다. 그럼 20대 여성에게 가장 친화적이고 적극적인 구애를 펼친 정당은 어디일까요?

 

바로 정의당입니다. 정의당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두 명의 2030 여성 정치인들을 비례대표로 당선시켰고, 지속적으로 여성 의제에 앞장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율과 큰 차이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갤럽의 3월 통합 정당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이 20대 여성층에서 7%의 지지율을 기록할 때, 정의당 또한 9%에 불과했습니다. 20대 여성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정당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이죠.

 

왜 그럴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의당이 내걸고 있는 가치와 목적이 옳은지에 대한 여부를 차치하고 과연 그것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젊은 여성 국회의원 2명을 선출하고, 여성 의제를 적극적으로 외친다고 해서 20대 여성이 바라는 세상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20대 여성이 더불어민주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이유는 국민의힘이라는 반대 급부에 대한 대안이 되지 못하는 정의당 덕분입니다. 과거 강력하게 지지를 받았던 때와는 달리, 어쩔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최선의 대안을 찾다보니 더불어민주당에 머물러 있는 것이죠.

 

만약 이러한 사실을 더불어민주당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다면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요? 아마 새로운 대안이 발생하는 순간 남아 있던 20대 여성층의 지지율 또한 급속히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이미 2017년~2018년 사이에 기록했던 지지율 상당수가 빠져나간 것이 그 전조 증상입니다.

 

2030 남성층을 잃은 바람에 정권교체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의 해결과제는 분명합니다. 여전히 현실적 대안은 더불어민주당이라고 생각하는 2030 여성 지지층을 견고하게 하고, 2030 남성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작용과 반작용으로 일어난 2030 세대별 갈등을 더불어민주당은 극복할 수 있을까요?

언론사가 여론조사를 이용하는 방법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론입니다. 각 진영에서 얼마나 많은 편을 모을 수 있는지 여부가 권력을 쟁취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치 관련 여론조사는 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습니다. 매주 진행되는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와 정당지지율은 언론사에게 조회수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소재이기도 합니다.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가 조금만 올라도 언론사의 입맛에 따라 자극적인 단어로 포장됩니다. 위의 언론 기사가 대표적입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리얼미터는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와 정당지지율을 발표합니다. 4월 1째주 리얼미터의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지난주 대비 0.7%p 상승한 36.7%를 기록했고, 부정 평가는 0.4%p 상승한 61.6%를 기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는 동반 상승했고, 여전히 압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높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언론 기사를 보면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다수의 언론들은 0.7%p 상승한 것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주 만에 반등’, ‘소폭 반등’, ‘보수층 결집?’ 등 언뜻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가 상당히 반전된 듯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반등이라는 제목, 함부로 사용할 수 있을까?


캐스팅보터 컨텐츠를 보면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오차범위 밖’, ‘오차범위 내’라는 표현들입니다. 처음 캐스팅보터 컨텐츠를 만들때부터 강조했지만 오차범위 밖의 결과와 안의 결과는 상당한 차이를 나타냅니다. 우선 모든 여론조사는 오차범위가 존재합니다.

 

가령 리얼미터의 경우, 매주 2500샘플 조사를 실시하고 ±2.0%의 오차범위가 존재한다고 밝힙니다. 갤럽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주 1000샘플의 조사를 실시하고 ±3.1%의 오차범위가 존재합니다. 각 조사기관들은 조사 샘플 수에 따라서 오차범위가 존재한다고 명백히 알리고 있습니다. 왜 오차범위가 있다고 밝힐까요? 정답은 간단합니다. 세상에 완벽하게 정확한 여론조사 결과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샘플 조사를 실시할수록 오차범위는 줄어들고, 적은 샘플 조사를 실시하면 오차범위가 늘어나게 됩니다. 오차범위 내 결과가 나온다면, 여론의 변화를 명확하게 판단내릴 수 없습니다. 반면 오차범위 밖 결과가 나온다면, 상대적으로 여론이 달라졌다는 것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4월 1째주 리얼미터 결과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지난주(3월 4째주) 리얼미터의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36.0% 였습니다. 오차범위가 ±2.0% 였기 때문에 34.0%~38.0% 내의 지지율 변화는 ‘오차범위 내’ 결과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3월 4째주 대비 4월 1째주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0.7%p 상승한 36.7%는 ‘오차범위 내’(34.0%~38.0%) 변화이기 때문에 무작정 ‘반등’했다는 표현을 기사 제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반등’, ‘결집’, ‘오른’, ‘상승’이라는 표현보다는 ‘보합’이라는 표현이 언론 기사 제목에 적합합니다. 하지만 언론 기사의 제목을 어땠을까요?

 

대부분 ‘소폭 반등’이라는 제목을 사용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세밀한 해석과 분석 없이 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인용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민들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습니다. 조사에 대한 추이와 변화에 대해서 세밀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자극적인 단어로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보다는 여론조사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추이를 알림으로서 국민들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하지만 다수의 언론사들은 그런 노력을 기울이기 보다는 순간의 결과에 대한 단편적 기사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낮은 직무수행 평가를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이번주 기사는 그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몇 주 동안 30% 중반대 긍정 평가를 기록하며 국민 상당수에게 비판 받고 있다는 것을 외면하고, 조그마한 수치 ‘상승’에만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언론이 어떻게 여론조사를 사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한 주 였습니다.

📊 이번 캐스팅보터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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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인용:
👉 갤럽(자체조사, 23년 4월 1주차)
👉 리얼미터(자체조사, 23년 4월 1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