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룰루레몬 구독제 2.아더에러 매장 탐방기
 2023.06.07 23-022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룰루레몬의 구독모델 실험은 계속됩니다
  02 아더에러가 디테일의 악마를 사로잡은 비결
  03 뉴스 TOP5 - '코카콜라 뉴진스 광고 성공 요인'

   

룰루레몬의 구독모델 실험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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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서 발견한 새로운 기회

룰루레몬의 홈 피트니스 스타트업 미러 인수는 결국 실패로 끝났습니다. 룰루레몬이 미러 인수에 무려 6,000억 원이 넘는 거액을 베팅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홈 피트니스 시장이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사람들은 신속하게 체육관으로 복귀하였고요. 이제 룰루레몬은 미러의 하드웨어 생산을 중단하는 것까지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미러는 스마트 거울을 통해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구독 기반의 홈 피트니스 플랫폼입니다

물론 그간 룰루레몬은 미러를 살리기 위해 여러 노력들을 해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미러 구독 상품에 룰루레몬 브랜드 혜택을 결합하여 출시한, '룰루레몬 스튜디오'였습니다. 미러를 구매하고 월 39달러의 유료 멤버십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룰루레몬 상품 구매 시 10% 할인, 룰루레몬 체험 매장 클래스 무제한 수강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한 건데요. 실제로 가입전후 고객당 평균 구매 금액이 9%가량 늘어난 효과도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드웨어 구매와 높은 구독료로 인한 진입 장벽 때문에 확장 속도는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출시 5개월 만에 90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확보한 무료 멤버십 Essential에 비교했을 때, 이는 아쉬운 결과였습니다. 이에 따라 룰루레몬은 새롭게 발견한 가능성을 더욱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룰루레몬 스튜디오 내에 새로운 과금 플랜을 출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문턱은 낮추고, 고객에게 맞췄습니다

새롭게 출시한 APP 멤버십 플랜은 기존 All-ACCESS 멤버십 플랜 대비 접근성을 강화했다는 점이 핵심이었습니다. 우선 미러 하드웨어 기기 없이도 가입 가능하며, 월 구독료 역시 기존 39달러에서 12.99달러로 확 낮췄습니다. 또한 처음 1달은 무료 체험도 가능해서, 누구나 손쉽게 시도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주요 혜택은 유지되었습니다. 사용자는 1만 개가 넘는 운동 프로그램을 이용 가능하며, 여러 룰루레몬 이벤트에 조기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파트너 스튜디오 20% 할인 혜택은 제외되었고, 룰루레몬 제품 10% 상시 할인이 연 1회로 제한된다는 점뿐입니다.

결국 이번 새 구독 모델 출시로, 룰루레몬은 라이트 팬이라고 할 수 있는 Essential 멤버십과 진성 팬인 ALL-ACCESS 간의 징검다리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구독료를 매월 지불하는 고객의 브랜드에 대한 관여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룰루레몬은 최소 900만 명에 달하는 Essential 고객들을 더 높은 단계로 이전시키고, 이를 통해 더 큰 비즈니스 성과를 얻는 것을 기대하고 있을 겁니다.

또한 동시에 룰루레몬은 멤버십을 고도화시키는 과정 속에서, 고객들이 자신들의 기준에 맞추도록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었습니다. 우선 고객의 운동 행태가 홈 피트니스로 바뀌자, 과감히 미러를 인수하였고요. 엔데믹 이후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가자, 오프라인 혜택을 더한 룰루레몬 스튜디오를 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혜택을 무조건 퍼주기보다는, 자주 구매하지 않는 운동복의 구매 특성을 고려하여, 이번 APP 멤버십의 경우 연 1회 할인으로 제한하여, 디브랜딩을 방지하면서도 고객의 리텐션은 필요한 만큼 확보할 수 있었고요. 반면에 운동에 진심인 충성 고객들에게는 파트너 스튜디오 할인을 독점적으로 제공하며 확실한 차별성을 주었습니다.

구독은 D2C의 최종 진화형입니다

이처럼 룰루레몬이 구독모델을 끊임없이 테스트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건, 룰루레몬의 경쟁력이 D2C 커머스에 근간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룰루레몬 매출의 90%는 직영 채널에서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룰루레몬은 특유의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유지했을 뿐 아니라, 의미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여 제품의 품질을 개선해 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D2C 커머스를 구현하기 위해선,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도 고객을 지속적으로 직영 채널로 유입시키는 파이프라인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유료 구독모델이야말로 이용자가 운동복을 구매할 때, 자연스레 룰루레몬으로 선택지를 줄일 수 있기에, 가장 표과적인 고객 확보 수단이라 할 수 있고요. 더욱이 구독료 수입은 더 튼튼한 수익 구조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룰루레몬이 멤버십 내에서 고객과 브랜드를 잇는 연결고리를 콘텐츠로 잡은 것은 놀라운 포인트입니다. 단순히 정기 구매를 유도하는 기존의 패션 브랜드들의 구독모델들은, 고객의 구매 행태 및 주기를 강제적으로 서비스에 맞추는 형태였기 때문에 성장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반면 룰루레몬의 멤버십은 운동이라는 라이프스타일에 콘텐츠를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고요. 따라서 현재의 새로운 테스트가 잘 자리 잡는다면, 현재는 모두가 실패라 말하는 미러 인수도 언젠가는 재평가될 수도 있을 겁니다.

   

아더에러가 디테일의 악마를 사로잡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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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경험의 장인, 아더에러

아더에러는 한국에서 탄생하여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몇 안 되는 패션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이들은 스스로를 단순한 상품 제공자가 아닌, 패션을 기반으로 한 문화 커뮤니케이션 브랜드로 정의하는데요. 자신들만의 세계관을 구축한 독창적인 브랜딩을 통해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특히 아더에러 스페이스라고 불리는 플래그십 스토어에선, 이러한 면모를 가장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매장을 마치 전시관처럼 다양한 미디어 아트 작품들로 꾸며놓았는데요. 이를 통해 아더에러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브랜드의 독특한 색채를 전달하고 팬을 확보하는 일에 뛰어난 성과를 거둔 걸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더에러가 잠실 롯데월드몰에 입점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자연스레 큰 기대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부산과 대전의 백화점에 입점한 적은 있었지만, 서울권 최초로 쇼핑몰에 입점하는 매장이라는 점에서 어떤 차별점을 줬을지 상당히 궁금하였고요. 무엇보다 제약이 많은 공간에서 어떻게 고객 경험을 설계했을지를 빨리 확인하고 싶어, 오픈하자마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70평 공간에 펼쳐진 50cm의 마법

물론 방문 전에는 일부 염려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사실 아더에러 스페이스가 고객들의 인상에 깊이 남을 수 있었던 건, 규모에서 나오는 압도감 덕분이었습니다. 아더에러 신사 스페이스의 경우, 무려 5층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요. 반면에 아더에러 월드몰 플러스샵은 스페이스를 제외하면, 최대 규모라곤 하지만, 그래봤자 70평 정도의 크기에 불과했습니다. 더욱이 지하라는 공간 특성도 걸림돌이었고요.

※아더에러의 매장은 플래그십 스토어 역할을 하는 스페이스와 이를 압축시킨 플러스샵으로 구분됩니다

하지만 아더에러는 바닥의 높이를 50cm 정도 띄우는 디테일 하나로, 이러한 한계를 깨부는 데 성공합니다. 우선 매장이 높아지니, 당연히 그 앞을 지나가는 고객들의 눈에 잘 띄게 되었는데요. 여기에 더해 단차를 적절히 활용한 독특한 마네킹에서 나오는 강렬한 비주얼로 고객의 시선을 완전히 빼앗아 버렸습니다. 방문했던 날만 해도 지나가는 고객 셋 중 하나는 멈춰서 마네킹을 바라봤을 정도였고요. 가족고객 중엔 아이와 사진 촬영을 하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또한 단차로 인해 매장으로 들어오는 통로를 제한하면서, 들어갈 때 어딘가에 입장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계산대를 뒤로 숨겨 놓은 것도 특이했습니다. 이로 인해 뭔가 꼭 구매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편하게 쇼핑을 할 수 있었고요. 또한 입장 인원도 적절히 통제하면서 방문한 고객들이 쾌적한 경험을 누리도록 신경 쓴 점도 좋은 포인트였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아더에러 매장은 마치 작은 갤러리 같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상품을 살펴보는 과정도 무언가 작품을 구경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아마 이러한 경험들을 통해 방문한 고객들의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강화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압축에서 실력이 드러납니다

큰 규모의 매장에서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건, 충분한 자본만 있다면 상대적으로 쉬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정된 공간에서 차별성을 구현한다는 건, 훨씬 더 어려운 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불과 70평의 매장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데 성공한 아더에러에게 더욱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물론 모든 브랜드가 아더에러와 같은 방식을 따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더에러는 비교적 고가의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브랜드이기에, 공간 활용의 효율성은 어느 정도 포기하면서 경험 설계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동시에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포지셔닝을 하려면, 아더에러와 같이 차별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흥미롭게도 지나가는 고객들 중 일부가, '여기 젠틀몬스터 매장이 아니냐'고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젠틀몬스터와 아더에러는 모두가 독특한 오프라인 매장 경험을 선사하는 걸로 유명하고, 여기서 쌓은 브랜드 자산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겁니다.

  
가설과 지표를 설정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이제 정말로 쿠팡은 '물류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팝업 '독주 스튜디오'를 다녀온 후기

정체성은 지키되, 필요할 땐 과감하게 변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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