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영어책을 왜 많이 읽어야 하는지 아직 모르겠다면

SAT 지문이 뭐라는지 이해가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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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단 참조)

#03. 영어책을 왜 많이 읽어야 하는지 아직 모르겠다면



> 영어를 잘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의 차이


SAT. 국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맞닥뜨리는 녀석이다. 이와 비슷한 사촌뻘인 ACT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미국 입시라고 말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이 SAT이다. 

 

나는 아직도 내가 처음으로 SAT mock test를 본 날이 선명히 기억이 난다.


어릴 때부터 쭉 영어 공부를 해왔고 미국에서도 짧지만 1년 학교에 다녔던 나는 영어에는 그래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SAT는 자신감으로 보는 시험이 절대로 아니었다. 그날 깨달았다. 영어를 잘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는 것을. 지금까지 나는 영어를 감으로 공부했었다는 뜻과도 같았다.



아래 간단한 문장으로 본인이 영어 문제를 감으로 풀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Walking alone in the park, a dog barked at me."

 

SAT 공부를 하기 전에 윗 문장을 내가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면 아주 당연히 혼자 공원을 걸어가다가 갑자기 개 한마리가 나타나 나에게 짖는 장면을 상상 했을 것이다. 하지만 위 문장에 나오는 정보를 가지고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개 한마리가 혼자 공원을 거느리다 나를 보고 짖었다는 것 사실 뿐이다. 실은 나는 혼자였을 수도 있고, 친구들과 함께 걷고 있었을 수도 있고, 심지어 공원 밖 가장자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었을 수도 있다. 

 

이 당시 나는 내 독해력이 얼마나 처참한지 스스로 깨달았다. SAT 학원에서 매일 지문을 읽고 해설을 들으면서 이해하려고 했지만 새로운 지문이 나오면 원점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 헝거게임이 가져온 변화 🏹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책 읽기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전에도 밝혔지만 나는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이 아니다. 애초에 책과 거리를 두고 산 나에게 어려운 단어와 복잡한 문장으로 구성된 SAT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라는 것 자체가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과제였다. 하지만 SAT 점수를 위해 나는 독한 마음을 먹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부터 셰익스피어이니, 제인 오스틴 같은 미국 고전 명작으로 시작할 수 없었다. 뛰기 전에 걷고, 걷기 전에 기어 다니는 단계가 필요하듯이 나에게도 기어 다니는 연습이 필요했다. 첫 책을 고르는 데는 재미라는 한가지 기준만을 두었다. 십몇 년 동안 안 읽다가 고른 책마저 어렵고 재미없는거였다면 SAT를 보기 전까지 난 한 권도 못 끝냈을거다. 나는 고민 끝에 흥미로운 이야기와 너무 길지 않은 길이를 가진 헝거게임 삼부작을 선택하여 읽기 시작했다.

 

나는 단순히 책의 스토리를 이해하는 것에만 중점을 두어 책을 술술 읽는 것보다 문장마다 문법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여기서 쓴 comma가 이런 이유로 쓰인 것이구나, 이렇게 쓰여졌으니 이 문장은 이렇게 해석하면 되겠구나라고 혼자서 생각하며 글을 읽었다. 이렇게 하니 한 챕터, 한 권을 끝낼 때마다 점점 책의 내용이 잘 이해가 되는 것이 체감됐다. 

 

헝거 게임을 다 읽고 나는 점차 난이도를 높여가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호밀밭의 파수꾼, 앵무새 죽이기와 같이 미국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이 읽는 책부터 제인 에어, 비밀의 화원, 1984와 같이 SAT에 자주 나오는 소설들도 읽었다. 

 

SAT Writing을 공부하며 배운 comma, semicolon, dash 사용법들이 실제 소설에서 사용되는 것을 보면서 문장을 감이 아닌 규칙에 따라 이해하기 시작했다. SAT 공부와 내 독서 습관은 자연스러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아무리 복잡하고 어렵게 쓰인 지문이어도 그 뜻을 이해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진부한 말일지라도

 

사실 내가 이 글로 하고 싶은 말은 굉장히 진부한 내용이다. 책을 많이 읽으면 독해력이 좋아진다!


이 사실을 모르는 학생이 어디있을까. 나 역시도 이 사실을 알지만 쉽사리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학생이었다. 밝히기 부끄럽지만 11학년에 내가 처음 SAT practice test를 보았을 때 나는 Reading/Writing을 간신히 반타작 했었다. 방학동안 학원을 열심히 다녔지만 모든 학생이 목표하는 최상급 점수까지는 쉽사리 점수가 오르지 않았다.


나는 이 임계점을 시원하게 뚫어준 것이 3달 동안 매일 붙잡고 읽었던 책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SAT에 실제로 출제되었던 제인 에어에서 나오는 한 문장을 첨부하며 마무리 하고자한다:


Each picture told a story; mysterious often to my undeveloped understanding and imperfect feelings, yet ever profoundly interesting: as interesting as the tales Bessie sometimes narrated on winter evenings, when she chanced to be in good humour; and when, having brought her ironing-table to the nursery hearth, she allowed us to sit about it, and while she got up Mrs. Reed’s lace frills, and crimped her nightcap borders, fed our eager attention with passages of love and adventure taken from old fairy tales and other ballads; or (as at a later period I discovered) from the pages of Pamela, and Henry, Earl of Moreland.

 


- Editor 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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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틀만) 메인 에디터다. 아시아권 국제학교를 졸업해 어쩌다 대학도 홍콩으로 갔다. 익명성을 빌려 힘들었던 것들을 신명나게 풀어볼 생각이다.

초이 🌠 : 한국 입시에서 미국 입시로, 문과생에서 공대생으로 탈바꿈을 한 초이. 국제 학생으로 미국 입시 준비하기 힘들었던 기억에 지금 학생들을 도와주고 싶어 리얼 유학 레터에 참여했다.

감쟈 🥔 : 대학교에서 구르고 있는 수많은 감자 중 하나이다. 미국 고등학교 생활과 유학, 한국 대학 입시 정도에서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자칭 멘토 정도는 되는 감자다.

미키 🦮 : 국제고에서 고1 때 미국행을 결정하게 되어 입시를 치룬 늦깎이 유학생이다. 갑작스럽고 낯설었던 미국 입시의 기억을 되살려 비슷한 상황의 많은 학생들을 도와주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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