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무타레뮤지엄 #디지털화프로젝트
[Vol. 13] 2021/12/27

👩🏻‍🎨 오늘의 전시는?
만능해결사 디지털 기술, YES or NO?
  드디어 시즌 1 마지막 레터입니다! 그동안 뮤지엄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풀어나갔던 여러 사례를 다루어 왔는데요, 오늘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디지털 기술을 생각해볼까 해요. 과연 디지털 기술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줄 수 있을까요? 디지털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와 같은 고민을 마주했던 무타레 뮤지엄의 사례를 통해 같이 생각해보아요!
😱무타레 뮤지엄의 디지털 기술 도입! 그런데..!!!!

무타레 뮤지엄 전경 ⓒZimbabwe Tourism
  오늘의 주인공은 짐바브웨에 위치한 무타레 뮤지엄(Mutare Museum)입니다. 짐바브웨는 경제적 사정이 좋은 나라는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 무타레 뮤지엄 또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해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었죠. 1964년 개관 이후 전시가 바뀐 적이 없었을 정도로요! 그러던 중 영국 Beit trust의 후원으로 무타레 뮤지엄 내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전시관 ‘Beit gallery’를 신축하게 되었어요! 
*Beit trust는 아프리카에 진출한 영국의 철도회사가 세운 재단으로, 철도 사업 수익의 일부를 아프리카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고 있어요. 이렇듯 사기업의 후원은 재정문제를 겪는 많은 뮤지엄에게 단비같은 존재예요.
🎇무타레 뮤지엄의 디지털화 첫걸음!

퀴즈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관람객 ⓒMutare Museum
  새로운 디지털 기술로 더 많은 관객을 유인하고자, 무타레 뮤지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인터렉티브 전시 환경이 조성되었어요. 뮤지엄이 그동안 수집해온 지역 공동체의 사회문화적 관습을 보여주기 위해 오디오와 비디오를 활용하여 소외된 공동체 및 관람객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죠. 또 다양한 부족의 방언이 존재하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여러 언어로 번역을 제공했어요. 덕분에 지역 공동체의 소속감을 강화시킬 수 있었답니다.
💔새로운 전시에 대한 엇갈린 반응(두둥…)
👍🏻다양한 전시환경을 통한 풍성한 경험 제공
  디지털로 재현된 전통문화는 사라져가거나 잊혀 가는 문화와 풍습을 기록하는데 크게 기여했고 직접경험이 없는 도시의 젊은 세대에게 특히 큰 감동을 선사했어요. 학생들에게는 전통문화에 대한 배움의 장으로 역할 했죠! 또, 디지털 기기의 활용 방법과 새로이 습득된 지식을 나누려는 경향이 생겨나며 관람객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었어요. 
👎🏻디지털 수용 능력 차이와 부정확한 재현
  그러나 일부 관람객은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기술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였어요. 몇몇 노년층 관람객들은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몰라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죠. 이렇게 뮤지엄 안에서 디지털에 친숙하지 않은 관람객의 소외현상이 생겨났어요. 또, 디지털로 재현된 전통문화에 대한 비판도 있었어요. 특히 노년층은 전통에 대한 고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디지털로 재현하기만 했다며 수용을 거부하기도 했어요.
  단순히 발전된 기술을 도입하여 다채로운 관객 경험을 제공하려고 했던 뮤지엄의 의도와는 조금 다른반응이 나타난거죠! 이렇듯 디지털 전시 ‘수용’에 대한 반응은 다양했으며, 특히 세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답니다.
📊수치로 확인하는 팩트 체크
  유네스코 등 다양한 국제기구에서는 지속해서 디지털 기술의 장점을 강조해왔죠. 그러나 디지털 전시관 도입 이후 무타레 뮤지엄의 관객 증가 추이와 관객 충성도는 미온적이었어요.

ⓒMutare Museum Annual Report
  그래프를 보면,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새로운 전시관의 신설을 통해 관객 경험이 개선되었음에도 관객 수는 계속해서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죠. 이는 디지털 기술의 도입만으로는, 그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관객 증가와 관객의 충성도를 보장하기에 불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해요.
  그 이유를 무타레 뮤지엄의 ‘사회적 역할 수행 여부’에서 찾을 수 있었어요. 무타레 뮤지엄은 학교와 학생에게는 훌륭한 교육자원으로 인식되었으나, 일반 대중에게는 같은 수준의 교육적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뮤지엄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을 위한 교육기관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거든요. 짐바브웨 같은 개발도상국에서 뮤지엄은 사회복지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무타레 뮤지엄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관람객과 대중의 평가는 대체로 저조했어요.
🏛뮤지엄의 새로운 도전, 본질에 집중하기
  만약 무타레 뮤지엄의 경우처럼 디지털 기술의 도입이 뮤지엄의 관객 증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뮤지엄은 어떤 도전을 해야할까요? 무타레 뮤지엄은 디지털 기술이 관람객의 성장과 충성도를 보장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더욱 본질적인 차원에서의 문제해결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이에 무타레 뮤지엄은 다음과 같은 4가지 문제와 해결방안을 도출해냈어요.
전시환경 개선

무타레 뮤지엄 도면 ⓒMutare Museum
  위 도면에서 알 수 있듯 전체 무타레 뮤지엄에서 Beit Gallery가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일부분이에요. 다시 말해, 뮤지엄 전시관의 대부분은 아직도 관리되지 않은 상태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 멋진 전시관 하나를 만들기에 앞서 전반적인 전시 방식과 환경의 변화를 먼저 꾀할 필요가 있었어요. 체계적이지 않고 시각적 효과가 전무한 전시 방식으로는 누구의 눈도 사로잡을 수 없으니까요! 게다가, 무타레 뮤지엄의 경우 소장품 관리가 매우 미흡했는데요, 3개의 수장고가 이미 유럽작품으로 가득 차 있어, 고고학·민족지학적 작품들은 큐레이터 사무실에서 보관하고 있었어요. 그마저도 부족한 설비로 인해 3개월마다 해충 소독이 필요할 지경이었죠.
접근성 강화

짐바브웨 무타레시 전경 ⓒSeabifar,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아프리카는 교통이 발전되지 못해 지역 간 이동이 어려워요. 그래서 전시의 주제가 짐바브웨 동부 지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Beit gallery의 관객들은 대부분 도시 거주자였어요. 관객이 뮤지엄을 방문하기 어렵다면? 뮤지엄이 가는 거죠! ‘밴을 이용한 이동식 전시’라는 아웃리치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시골 지역에서도 전시를 즐길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구상했어요.
입장료 인하

무타레 뮤지엄의 높은 입장료를 지적하는 트립어드바이저 후기
  주변 관광지의 가격에 비해 무타레 뮤지엄의 입장료는 높은 편이었어요. 타 관광지와의 가격 경쟁력 확보 목적과 함께, 입장료 수익보다 많은 사람들이 뮤지엄을 통해 문화활동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입장료를 인하하자는 제안이 나왔어요. 뮤지엄의 사회적 역할을 인정받아 점점 더 많은 관람객이 방문한다면 자연스레 금전적 문제도 해결될 것이고요! 
관람객 유형 다각화

무타레 뮤지엄 페이스북 페이지
  앞서 말했듯, 무타레 뮤지엄의 관람객 대부분은 학생이었어요. 이에 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자원이 중심이 되다 보니 자연히 성인 관객의 수가 감소했어요. 다양한 관객층 유입을 위해서는 범위의 확장이 필요한데요,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가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무타레 뮤지엄의 온라인 플랫폼은 페이스북뿐이거든요.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같은 추가적인 SNS 플랫폼 및 독자적인 웹사이트 개발을 통해 온라인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어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홍보는 기존의 다른 광고 대비 가격적으로 효율적이며 전 세계적인 파급력을 갖고 있거든요.
🔜STEP BY STEP
  무타레 뮤지엄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현대적인 전시관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관람객을 끌어모으리라 생각했지만, 그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어요. 더욱 본질적이고 시급한 문제들의 해결이 필요했죠.
  디지털 기술은 분명 뮤지엄의 여러 영역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제공해요. 그러나 개발도상국이나 도서 지역에 위치한 소규모 뮤지엄에서는 다른 차원의 문제가 선행되어야 할 때가 있어요. 재정 지원 부족, 오래된 전시, 낮은 접근성, 불충분한 수장고, 높은 입장료, 낮은 대중적 매력 등 다양한 문제가 산재해 있거든요.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들은 디지털 기술의 사용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어요.
  디지털 기술이 주목받음에 따라 뮤지엄이 마주한 모든 문제를 디지털로 해결해보고자 하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어요. 그러나 디지털 기술은 적절한 상황에 적절한 방법으로 쓰일 때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뿐,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줄 수는 없어요. 그렇기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역량을 키워야 해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열린 태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뮤지엄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아닐까요?
REFERENCES
Chiwara, D., & Chipangura, N. (2018). Digital technology: The panacea to improve visitor experience and audience growth?. Museum International, 70(1-2), 114-123.
Seabifar, CC BY-SA 3.0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3.0>, via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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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월요일에 새로운 전시로 만나요!
먼데이 뮤지엄
monday.museum.94@gmail.com
먼데이 뮤지엄은 2019년 홍익대학교 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권지연 교수님의 "미술관 경영" 수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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