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사실 중2병을 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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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영, 파이어볼러, 위현우, 권도형, 임우석

안녕하세요, 아홉 번째 책한조각 레터입니다.

지난 4월, 미국 투자업계에 꽤나 충격적인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International Value Advisor(IVA)라는 자산운용사를 이끌던, 월스트리트의 유명한 투자자 중 한 명인 샤를 드 볼이 투신자살을 한 겁니다.

그의 회사 IVA는 한 때 무려 200억 달러(약 22조 6000억 원)를 굴리던 곳이었으나,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휘청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펀드의 실적도 곤두박질치고 오랜 사업 파트너가 불화 끝에 회사를 떠나는 등의 일도 있었다고 하네요. 결국 IVA가 운용하는 자산은 약 30억 달러(약 3조 3천억 원)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운용하는 자산은 여전히 30억 달러나 되고, 개인 자산만 해도 수 억 달러에 이르는데 이 사람이 자살을 할 이유가 무엇이 있느냐는 겁니다. 여기서 raison d'etre(레종 데트르)라는 개념이 언급됩니다. 간단히 말해 '존재의 의미'인데요, 샤를 드 볼은 자신의 존재 의미를 일에서, 즉 투자자들의 신뢰를 가진 전설적인 펀드매니저가 되는 것에서 찾는 사람이었기에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내리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입니다. 아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은 아닙니다.

제가 제목에서 "중2병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 이유는, 저는 이런 걸 보면 저와 직접적으로 상관있는 일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깊은 고민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어느덧 20대도 얼마 남지 않은 이 나이에 이제 와서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나'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잘 가라 나의 청..춘...🌆

저는 대학생 때부터 늘 '내 삶의 의미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 고민 따위 하지 않고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게 그 무엇보다도 싫었거든요. 제가 삶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 중 하나는 '주체성'입니다. 아마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여러 레터에서 다룰 듯합니다. 할 얘기가 너무 많거든요. 구독 취소하시면 안 됩니다.

때문에 저는 실존주의 철학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실존주의 철학은 결국 삶의 의미에 대한 철학입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세상에 내던져진, 아무런 목적을 지니지 않은 채 "태어나진" 존재로서 어떻게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입니다. 사실 여기까지 밖에 모르니 깊게 물어보지는 말아주세요.

대표적인 실존주의 철학자(작가) 알베르 까뮈는 그의 저서 <시시포스 신화>에서 이러한 문장으로 운을 뗍니다.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 바로 자살이다. 삶이 고생해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책한조각 웹사이트(링크)에도 올려두었으니 어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여기서 한꺼번에 다루기엔 무리가 있지만, 여하튼 까뮈는 '자살'을 삶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보았습니다. 당장 자살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냐. 무엇 때문에 삶을 계속해서 살아가야 하느냐. 이런 골치 아프지만 어쩌면 삶에서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여러분은 삶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으시는지요.

아는 척 좀 했지만 사실 <시시포스 신화>는 읽다가 어려워서 중간에 포기했습니다. 늘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아직 까뮈느님과 대화하기엔 제가 너무 부족한 탓입니다. 다음에 다시 도전해보겠습니다.

주욱 읽어보니 이번 레터는 자살로 시작해서 자살로 끝났군요. 원래 이렇게 음침한 컨셉은 아닌 거 아시죠? 다음 주에는 조금 더 밝고 명랑한 잡소리를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내일이면 금요일입니다. 남은 한 주, 주말 모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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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가장 위대한 의무는 존재의 이유인 소명을 찾는 것이다."

🤔 내 평생의 고민. 나의 소명은 무엇인가?

📖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사람이다."

🤔 이 부분을 읽고 좌우명이 하나 추가되었다.

📖 "바쁜 것이 업적은 아니다."

🤔 바쁘면 착각에 빠지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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