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웃는 남자>

슬픈 영화 속 이별 장면을 보며 눈물짓던 유령이. 그런데 옆에서 오히려 웃고 있는 한 남자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는데?!

👻: 오늘은 언제나 웃는 표정인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웃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령!

▲ 뮤지컬 <웃는 남자> 포스터, 출처: EMK MUSICAL

나의 웃음은 가난한 자들의 울음 🤡

아이들이 귀족의 장난감으로 팔려나가던 시절, 그윈플렌이라는 이름의 소년은 콤프라치코스 아동매매단에게 납치당해요. 이들은 기이한 생김새를 원하는 상류층의 취향에 맞도록 그의 입을 웃는 표정으로 찢어버리죠. 이후 그윈플렌은 단속을 피하려는 매매단에게 버림받는데요. 정처 없이 방황하던 그는 눈이 보이지 않는 소녀 데아를 만나게 되죠. 데아와 그윈플렌이 눈보라 속에서 다다른 곳은 약장수 우르수스의 집이었어요. 그렇게 셋은 그윈플렌과 데아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을 공연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죠.


연극은 점차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졌고, 그들의 이야기는 한 공작부인의 귀에 들어가게 돼요. 셋을 초청한 공작부인은 기이한 생김새의 그윈플렌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를 유혹하죠. 그리고 공작부인에게 이끌려 상류사회에 발을 내디딘 그윈플렌은 자신이 귀족 출생임을 알게 되는데요. 하지만 이미 가난의 처절함을 경험한 그는 귀족의 권세를 누리기보단 불평등을 고발하고 변화를 일으키려 노력하죠. 그러나 귀족들의 견고한 가치관과 태도는 바뀌지 않았고, 이에 절망한 그윈플렌은 데아와 우르수스의 곁으로 돌아가요. 하지만 그윈플렌이 떠난 뒤 슬픔에 빠져 시름시름 앓던 데아는 결국 숨을 거두고, 그윈플렌도 데아와 함께 세상을 떠나고 만다고.
 
👻: 정말 비극적인 이야기네령. 그윈플렌의 곁에 있던 두 여인이 특히 그에게 의미가 있었을 것 같아령!
▲ 뮤지컬 <웃는 남자> 중 <나무 위의 천사>, 출처: EMK MUSICAL

그윈플렌을 찾아 온 두 가지 사랑 ❤

그윈플렌이 처음 마음을 준 사람은 바로 데아였어요. 그녀와 함께 고된 하층민의 삶을 살아가며 아낌없는 애정을 나눴죠. 데아는 비록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마음의 눈으로 그윈플렌의 모든 것을 사랑했어요. 라틴어로 여신을 뜻하는 이름처럼, 누구보다 순수한 소녀였던 데아는 그윈플렌이 귀족사회에 들어가려던 순간까지도 한결같이 그를 사랑하고 염려했다고. 

  

한편 그윈플렌을 사랑한 또 다른 인물, 공작부인은 데아와는 전혀 다른 애정을 보여주었어요. 공작부인은 여왕의 이복동생이었기에 누구보다 높은 자리에서 군림하던 강인한 여성이었죠. 처음에는 단순한 흥미로 접근했던 공작부인은 이내 그윈플렌을 사랑하게 돼요. 가장 낮은 곳에서 조건 없는 사랑을 나누었던 데아와 가장 높은 곳에서 무엇이든 줄 수 있었던 공작부인. 두 사람과의 사랑은 그윈플렌이 빈자와 부자의 삶을 모두 경험하고, 순수와 현실 사이에서 어떤 삶의 태도를 취할 것인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 그윈플렌이 겪었을 갈등이 유령이에게도 느껴져령. 뮤지컬 <웃는 남자>의 원작 작가가 굉장히 유명한 사람이라구령?

▲ 소설 <웃는 남자>, 출처: Wikimedia commons

위고가 고발한 영국 🚨

뮤지컬 <웃는 남자>의 원작은 1869년 발표된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웃는 남자>예요. (👻: 프랑스를 대표하는 소설가 빅토르 위고가 궁금한 플로터는 클릭! ) 위고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단면을 관찰하고, 그것을 작품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부와 권력 아래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삶을 세상을 알리고 보듬어주는 작가였죠. 소설 <웃는 남자> 역시 영국 사회에 대한 연민과 현실 고발에 대한 의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에요. 봉건사회와 시민사회의 과도기에서 변화를 촉구하고 사회적 아픔을 문학으로 승화했다는 점에서 위고의 소설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소설 속 그윈플렌과 데아, 우르수스가 공연한 연극은 고난과 숙명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과 그를 축복하는 여신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이와 달리 뮤지컬에서는 앞이 보이지 않는 소녀 데아와 입이 찢긴 괴물 그윈플렌의 사랑 이야기로 내용이 바뀌면서, 데아와의 사랑과 그윈플렌의 신분이 주는 반전에 중점을 두었죠. 고난과 여신의 축복보다는 두 주인공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거예요. 하지만 뮤지컬이 위고의 본래 의도를 전혀 담아내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2018년 한국에서 공연된 뮤지컬은 무대배경을 그윈플렌의 찢어진 입을 연상시키도록 구성하여, 원작에서 말하고자 했던 뿌리 깊은 빈부격차와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고발을 충실히 담아냈다고.

👻: 빅토르 위고는 <웃는 남자>를 통해 사회의 아픔을 말하고자 했군령. 그런데 <웃는 남자>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아픔이 담겨있나령?

짐승만도 못한 사람들 😥

위고는 언제나 웃고 있지만, 동시에 광대로서 사람들을 웃겨야만 하는 존재를 소설의 주인공으로 삼았어요. 웃는 남자의 배경은 빈부격차가 심각했던 17세기 영국이었는데요. 귀족들은 가난한 자들의 피눈물 위에 군림하며 화려한 삶을 살았죠. 그윈플렌의 입이 찢긴 이유도 새롭고 자극적인 유흥을 찾던 귀족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서였으니, 얼마나 잔인한 사회였는지 상상할 수 있죠. 그윈플렌의 웃음은 웃을 수 없는 사회에 대한 위고의 자조적인 웃음, 나아가 비웃음을 담고 있다고. 

위고의 비판적인 시선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름에서도 드러나는데요. 그윈플렌을 납치해 귀족에게 팔아넘기려 했던 아동매매단의 이름은 콤프라치코스로, ‘사다’와 ‘어린이’라는 뜻의 스페인어를 합친 단어예요. 그윈플렌을 괴물로 만들고 버렸던 콤프라치코스는 실제로 인간을 사고파는 행위가 이루어졌던 잔인한 사회상을 보여주죠. 또한 약장수 우르수스의 이름은 곰을, 우르수스가 데리고 다니는 늑대의 이름 호모(Homo)는 사람을 의미하는데요. 이 둘의 이름에는 짐승과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고.


*넘버: 뮤지컬에서 사용되는 노래나 음악.


👻: 작품의 배경까지 알고 나니 뮤지컬 <웃는 남자>가 더욱 궁금해졌어령. 뮤지컬의 묘미인 넘버*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있나령?

▲ 뮤지컬 <웃는 남자> 중 <세상은 잔인한 곳>, 출처: EMK MUSICAL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 🎵

‘세상은 잔인한 곳, 하지만 살아내야 해’ 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뮤지컬 넘버예요. 그윈플렌에게 우르수스는 하층민에게 가혹했던 당시 사회 분위기와 그윈플렌이 견뎌야만 했던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외모에 대한 자신과 타인의 경멸을 노래해줘요. 그러나 동시에 잔인한 세상에서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하죠. 숱한 어려움을 앞두고 어린 그윈플렌이 듣게 되는 이 노래는 부조리한 세상을 일깨워주지만, 그럼에도 멈춰서는 안 된다는 주제의식을 보여줘요. 더불어 그윈플렌 뿐만 아니라 벅찬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주죠.

▲ 뮤지컬 <웃는 남자> 중 <그 눈을 떠>, 출처: 한국뮤지컬어워즈

<그 눈을 떠>는 그윈플렌이 마침내 귀족들의 앞에 서게 되었을 때, 그들에게 더 이상 하층민의 삶을 외면하지 말라고 호소하는 노래예요. 그는 노래 속에서 귀족들이 누리는 특권과 대비되는 하층민들의 비극적인 삶과 고통을 고발하는데요. 호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향해 눈을 뜨라고 부르짖죠. 이 곡은 가사와 멜로디뿐 아니라 배우의 눈빛, 몸짓 등이 합쳐져 그윈플렌의 절실함이 전해지는 뮤지컬 <웃는 남자>의 대표곡이라고.


👻: 노래에서 사회의 어두운 면을 여실히 보여주면서도, 세상을 향한 바른 마음가짐을 담아냈다니 정말 대단해령!

플롯 TMI 💎
발작적인 웃음을 터뜨리며 잔인한 범죄를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악당, 조커도 오늘 소개해드린 <웃는 남자>의 주인공 그윈플렌의 기이하게 찢어진 웃는 표정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캐릭터라고 해요. 인신매매와 끔찍한 취향을 위해 만들어진 그윈플렌과 모순된 사회로부터 태어난 잔혹한 악당 조커의 웃는 표정은 인간 사회를 더욱 비극적으로 그려낸다고.

👻: 오싹한 조커의 웃는 표정이 궁금한 플로터들을 위해 영상을 준비해봤어령!
▲ 영화 <The Dark Knight> (2008) 중 ‘Now I'm always smiling’ 씬,
출처: Flashback FM
👻: 플롯은 여러분의 피드백을 기다려령!

👻: 플롯을 통해 문화생활을 즐긴 플로터들의 후기가 궁금하다면?

 유령이👻가 살금살금 전달하는 플롯레터는 가끔씩 메일함에서 사라지기도 한대요. 
매주 플롯레터를 안전하게 받아보실 수 있도록 
꼭 playalot@playalot.co.kr를 주소록에 추가하시거나 VIP로 등록해주세요!

같이 읽고 싶은 친구에게 
👉구독 링크 공유하기!
플롯이 더 궁금하다면? 😍
(속닥속닥) 인스타그램에는 더 많은 정보가 있다구?
구독 취소하기 😢 | skknpi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