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무의섬
2021년 01월  둘째 화요일
#08
🍅인사의 말
무무의섬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새해 첫 무무의섬으로 인사드려요. 

인사의 말을 쓰고 있는 오늘, 날씨가 꽤 풀렸어요.
봄은 아직 멀었지만, 조금 풀린 날씨만으로 기분이 방방 뛰네요.

새해를 맞아 어떤 계획을 세우셨나요?
저는 올해 무무의섬을 꾸준히 발행하기가 목표예요.
오늘 보내드리는 8호가 바로 그 시작이겠죠.

올해에도 무사히 무무의섬을 발행하길 바라며
총총
🌱이번 무무의섬 구성
  • 편집자 일기
  • 출판 이슈 톡톡
  • 문장 수집 생활
🛠️편집자 일기
편집자 일기는 99퍼센트의 진실과 1퍼센트의 창작이 공존하다는 점을 유념해주세요(찡긋)   
지난해는 출판사에 처음 입사한 지 삼 년이 되던 해였다. 북에디터 편집자 채용공고에서 가장 핫하다는 바로 그 삼 년 차 편집자. 출판사에 입사해 삼 년 정도 일했을 때가 이직해서 몸값을 올리기에 최적의 시기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었다. 물론 그 말은 동시에 출판사에서 가장 낮은 값에 고효율의 노동력을 기대하는 경력이 삼 년 차라는 말과도 같겠지만. 

당구풍월이란 사자성어도 있지 않던가. 서당 삼 년이면 개도 풍월을 읊는다. 사람이 한 업계에서 삼 년을 굴렀으면 달라도 뭔가 다를 줄 알았다. 독자의 필요를 정확하게 파악해 건강한 책을 기획하고, 적재적소에 알맞은 협업자를 찾아 섭외하며, 편집 과정 전반을 알맞게 조율하는, 만드는 책마다 너끈히 손익을 넘기는 능수능란하고 실속 있는 편집자....는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삼 년 동안 도대체 무얼 하며 보냈는지 모르겠다. 기획력을 날카롭게 갈고닦았나, 아니면 편집력을 연차가 부끄럽지 않게 벼리기를 했나. 모두 호기롭게 대답하기 망설여진다. 다른 동료 편집자들은 어떤 마음으로 매일 출근하는지 궁금하다. 삼 년 차는 구인과 구직 모두 가장 활발한 연차라고 하지만, 사실 출판계를 아예 떠나버리는 '탈출판'을 도모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들은 왜 삼 년을 일한 업계에서 떠나기로 결심했을까. 나는 무슨 생각으로 여직 남아 있을까. 
🔍출판 이슈 톡톡
함께 나눌 출판계의 소식을 소개해요.
중요 이슈는 심층 탐구를 하고, 평시에는 제가 읽은 기사를 소개해드려요. 
<대망> 개정판, 1심과 2심 판결을 뒤엎고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
사건을 요약하면 이래요. 1975년 동서문화사는 정식으로 계약을 맺지 않고 일본 소설을 번역하여 《대망》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해요. 해적판이었지만 저작권법이 정립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큰 문제는 아니었죠. 그러다 1990년대 저작권법이 강하되고, 1999년 솔 출판사가 일본 저작권자와 계약을 맺어 해당 소설을 《도쿠가와 이에야스》란 이름으로 출간하죠. 
    2005년 동서문화사가 《대망》 개정판을 출간하면서 갈등이 고조돼요. 솔 출판사가 문제를 제기했지만 판매를 막지는 못하죠. 《대망》 개정판은 2016년까지 18쇄까지 내면서 출간하구요. 2017년 솔 출판사는 결국 동서문화사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재판을 진행했죠. 1심과 2심 법원은 동서문화사의 《대망》이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며 벌금형을 선고해요.
    하지만 대법원판결은 1심과 2심의 판결은 완전히 뒤집어버리죠. 2020년 12월 21일, 대법원은 《대망》 개정판이 저작권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한 것이죠.  그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기사를 통해 살펴보실 수 있어요.

새해 벽두부터 들려오는 서점 폐점 소식
2021년 새해가 밝았지만 출판계는 기대감보다는 석연찮은 불안감이 감돌고 있어요. 연말연시 잇따른 서점들의 폐점 소식 때문인데요. 대구 지역 대형서점 영푼문고 대백점과 반디앤루니스 대구신세계점이 모두 이달 초에 영업을 종료했어요. 이제 대구 지역에 남은 대형서점은 교보문고 두 개 지점이 전부라고 하네요.
    예스24가 운영하는 중고서점 강남점도 운영을 중단했어요. 예스24 관계자는 부동산 임대 계약 만료로 운영을 중단했고 점포 이전이나 형태 변화를 고려한다고 밝혔죠. 하지만 강남점이 예스24 중고서점의 첫 지점이었던 만큼 향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아요.
    여기에 망원동의 미스터리북 부카페 '카페홈즈'와 건대 유일의 독립출판 전문서점을 표방했던 '생산적 헛소리'가 모두 폐점 소식을 알린 것 역시 많은 독자의 아쉬움을 샀어요. 카페 홈즈는 서점을 자주 방문하는 작가들이 단편집 《카페 홈즈에 가면》을 출간할 정도로 여러 사람에게 사랑받던 장소였죠. 이음서점과 북새통문고를 비롯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서점 폐점 소식이 앞으로 더 이어지지는 않길 바라요.
발행 중단하는 이케아 카탈로그, 새로 시작하는 매거진들  
이케아가 70년을 계속 발행하던 카달로그 발행을 중단했어요. 카탈로그 그게 뭐, 싶을 수도 있지만 1951년부터 이어온 오랜 역사와 함께 2016년에는 2억 부, 지난해에는 4,000만 부를 발행한 이케아의 대표 홍보 채널이었던 만큼 주목을 끄는 결정이었죠. 이케아는 카탈로그 발행 중단을 앱과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한 온라인 시장의 성장으로 인한 결정이라고 설명해요. 
    온라인의 시대, 종이 발행물은 정말 끝장나버린 것일까요? 그런 우려를 불식하듯 한국 출판시장에선 새로운 종이 발행물이 계속 얼굴을 비추고 있어요. 2019년 11월엔 아르테에서 SF 무크지 <오늘의 SF>, 2020년 1월엔 민음사에서 인문 잡지 <한편>을 출간했죠. 같은 해 10월에는 다산북스가 '내러티브 매거진' <에픽>을 선보였구요. 올해에는 서평전문 계간지 <서울리뷰오브북스>가 텀블벅 모금을 통해 발행을 시작했고, 김영사는 '아날로그 무규칙 이종 지식교양잡지'라는 알쏭달쏭한 소개로 <매거진 G>를 시작했어요. 

도서정가제에서도 건들지 못한 그 이름, 알라딘 중고서점
지난해 도서정가제 국면에서 다방면에서 동네책방의 목소리를 대변한 조진석 전 이음책방 대표가 지난해 11월부터 주간경향에 글을 연재하고 있어요. 연재 시리즈 제목은 "미션 임파서블 동네서점"이에요. 한국 출판시장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네서점을 운영한다는 건 불가능한 임무라는 뜻이겠죠. 
   연재글 첫 편에서 '동네책방의 예고된 몰락'의 배경으로 '인터넷서점이 집어삼킨 시장'을 지적했던 조진석 대표는 이번 1월에 발행된 글에선 보다 타깃을 구체적으로 언급해요. 바로 알라딘 중고서점이죠. 이렇게 직접 언급한 이유는 소위 기업형 중고서점의 전형이 바로 알라딘 중고서점이기 때문인데요. 알라딘이 중고서점은 매년 2000억의 매출을 만들면서 출판사나 저자에게 1원의 수익도 배분하지 않는 구조를 지적하고 있어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기사를 읽어봐주세요.
📚문장 수집 생활 
2019년 1월부터 친구들과 매일 전날 읽은 글을 소개하는 팀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어요. 여기 꼭지에선 지난 시간 동안 읽은 문장 중 함께 나누고 싶은 문장을 꼽아 소개해드려요.    
"요즘 문학인들이 문학에 대해서 말할 때 윤리를 언급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흥미롭게도 그것은 문학의 위기에 대해서 말할 때다.(중략)"

"한마디로 그 모호하기 짝이 없는 윤리성의 존재 여부를 통해 다른 하찮은 대중소설과 진지한 문학작품을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나는 윤리가 문학에 있어 일종의 알리바이로 쓰인다는 의혹을 갖게 되었다. (중략)"

"결국 이 윤리란 급진성을 잃어버린, 주류나 기득권과 다를 바 없이 보수화된 지식인과 예술가들이 자신의 처지를 변명하는 알리바이가 아닌가?"

* 김사과,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中
0 이하의 날들 
#김사과 #산문집 #창비 #2016년 

아, 뭐 읽지, 뭐 재미난 거 없나. 눈으로 문장을 읽기도 전에 바로 다음 문장이 궁금해지는 그런 "쌈빡한(?)" 글!

독서모임 세 개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읽어야 하는 책'은 늘 정해져 있어요. 문제는 멍석이 깔리면 일단 움츠러드는 제 성정이겠죠. 읽어야 할 책을 '내일의 나'에게로 미루고 퐁당 빠져 읽을 뭉너가를 애타게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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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한 관념을 독살하는 문장"이라는 친구의 후기를 보고 어떻게 이 책을 읽지 않을까요. 친구의 후기는 정녕 진실이었죠. 맨날 진라면 순한맛에 달걀까지 풀어서 먹다가 제대로 만든 불닭볶음면을 크게 한 젓가락 삼킨 기분. 짜릿하고, 통쾌하고, 신기하고, 때때로 아픈 문장으로 가득해요. '주례사 서평'과 '좋은말 대잔치 비평'에 실증이 난 구독자 여러분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어요.
"국회 의원회관에는 토론회 같은 것을 열 수 있는 회의실들이 많이 있어요. 그런데 행사를 열면 사람들에게 물이라도 줘야 하니까 생수 500ml를 사서 많이들 비치하나봐요. 그런데 사람들이 그 물을 다마시는 게 아니라 적당히 몇 모금 마시고 두고 간다는 거죠. 그럼 그것들을 일일이 수거해서 물 따로 플라스틱 따로 버리는 것이 꽤 번거로운 작업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여쭤보니 500ml가 아니라 350ml 짜리 작은 병으로 준비해서 깨끗이 다 마시고 갈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차분하고 급진적인
#국회의원 장혜영 2020 의정보고서
#후원위원장 이슬아 대담 

장혜영 국회의원의 의정보고서가 장안의 화제였어요. 소책자와 PDF로 제작하여 신청자에게 직접 의정보고서를 전달했죠. 인상적인 표지는 물론이거니와 이슬아 작가와의 대담 형식으로 된 구성 역시 돋보였어요.

의정보고서에서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국회 청소노동자의 대화였어요. 우리는 때때로 법이나 제도처럼 '거대한' 무언가를 변화해야만 한다고 단정하죠. 그런데 정작 일상을 바꾸는 건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주 잊는 것 같아요.

지금 장혜영 국회의원의 2020년도 의정보고서는 공개되어 누구나 다운받아 볼 수 있어요. 구독자 여러분도 함께 읽어보면 어떨까요? 읽고난 소감을 SNS 계정에 해시태그(#의정보고혜영)와 함께 올리면 장혜영 국회의원이 찬찬히 읽어볼 예정이라고 해요.
  • 장혜영 2020 의정보고서 다운로드 (링크)
무무의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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