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쓰고 싶어서
이소라 - Track 10 (2008)  
  
뉴스레터 말미의 10월의 소식에 복사-붙여넣기 실수가 있었던 걸 발견했어요. ㅠㅠ 수정본을 보냅니다. 이런 실수 하지 않게 잘 살펴볼게요. 너그러운 이해를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랜디 서입니다. 10월이 벌써 다 갔네요. 잘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함께 듣고 싶어서 고른 위의 노래는 이소라의 2008년 7집 앨범에 수록된 'Track 10'이에요. 누가 나직히 알려주듯 할로윈의 유래를 말하고 거리의 풍경을 읊는 가사가 흥미로워요. 아예 쌩쌩 추운 겨울보다도 쌀쌀해지는 공기에 마음이 괜히 더 스산한 시기에 같이 나눠들으면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곡이라 생각해서 골랐어요.

이번 달은 음악 리뷰 대신 10월을 떠내보내며 그냥 제가 쓰고 싶은 것을 간단하게 적어 보내봅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은 할로윈 데이입니다. 제가 있는 도시는 할로윈을 큰 축제로 즐기는 곳이에요. 길거리에 으스스한 데코레이션을 해놓기도 했고, 가게마다 이런저런 캔디 상품을 번들로 팔고 있기도 해요. '트릭 오어 트릿'을 하러 다닐 어린이들을 위해서겠죠.

이제 한국은 할로윈이라 하면 마냥 웃고 떠들기만은 힘든 때가 된 것 같아요. 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 2022년 10월 29일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일어난 참사로 159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제때 제대로 된 조사 및 수사가 이루어졌다면 유가족과 사회가 애도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겠지만, 2년 동안 진실 규명은 계속해서 미루어져 왔습니다. 멀리서 듣는 소식들이 안타까워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제가 올해 뉴스레터를 재개한 때가 4월이었죠. '봄날' 리뷰를 쓰며 세월호 참사를 생각했어요. 세어야 하는 사회적 참사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많이 슬픕니다.

2주기를 앞두고 들려온 관련 재판 소식은 박희영 용산구청장 1심 무죄,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1심 무죄 선고였습니다. 9월 5일 올라온 뉴스타파 영상에서 '코트워치' 최윤정 기자가 짚은 점에 따르면, "용산구청 재판에서는 서울시청이나 행정안전부의 책임은 싹 빼버리고 용산구청의 책임을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한 방식으로 재판이 진행" 되었고, "용산구청은 용산경찰서 탓을, 경찰 안에서도 서울경찰청은 용산경찰서 탓을 하며 서로간의 책임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재판이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이래서는 재판과 수사를 통한 진실 규명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보여요. 그래도 9월 25일에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공포 및 시행 된지 4개월 만에 드디어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 위원회'(특조위)가 출범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부디 특조위를 통해 유가족이 찾고자 하는 진실이 밝혀지고, 다시는 이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도 2022년 그 날 한국에서 들려온 뉴스는 큰 충격이었어요.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선진국 한국의 제1의 도시 서울, 그것도 젊은이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라기엔 믿을 수 없는 소식이었기 때문입니다. 희생자 중에는 외국인도 포함 되어 있었습니다. 유가족들이 시신 양도나 유류품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취재도 있었습니다. 한국을 케이팝이나 케이드라마 등 대중문화를 통해 알고 있던 해외의 사람들에게는 충격이 더욱 컸습니다. 제 주변에도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아닐텐데 이러한 대규모 참사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상기한 재판 중에는 '대통령실 이전은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 됐다'는 경찰 내부의 증언도 있었습니다. 살다 보면 서로 상관 없어보이는 사실들이 실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때가 있더라고요. 위 같은 증언도 제대로 된 조사를 통해 배경과 사실이 모두 밝혀진다면 좋겠습니다.
그 밖에 중요하다 생각한 10월의 소식에는 이런 것들이 있었어요.

  • 기다렸던 제이홉의 전역 소식이 있었습니다! 10월 17일 강원 원주 육군 제36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전역을 신고하고 가족과 팬들의 곁으로 돌아왔어요. 진이 돌아올 때도 느꼈지만, 최근에는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 사이에서 가장 활기가 도는 때가 바로 멤버의 전역 때 같아요. 오래 기다렸으니 얼마나 반가울지요. 저도 오랜만에 방송 카메라 앞에 선 제이홉의 모습이 반가웠습니다.
  • 방탄소년단 진의 신보 [Happy]에 앞서 선공개곡 'I'll Be There'이 나왔습니다. 입대 전 'The Astronaut' 싱글을 냈지만 풀사이즈 앨범은 내지 않았던 진이라 새 앨범에 기대가 큽니다. 라이브 클립이 특히 좋았는데요. 창법에도 변화를 준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 방탄소년단 알엠의 앨범[Right Place, Wrong Person]의 제작기를 담았다는 다큐멘터리 'RM: Right People, Wrong Place'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상영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이전의 하이브 아티스트 필름들과는 달리 이스라엘이 상영국에서 빠진 점이 눈에 띕니다. 이스라엘은 작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독립 정당 하마스가 일으킨 납치 사건의 보복을 핑계로 그보다 훨씬 규모가 큰 가자 지구 학살극을 벌여왔습니다.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하이브가 미성년 아이돌에 대한 외모 품평이 포함된 임원용 업계 동향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지적이 제기 됐습니다. 국감에서 공개된 내용에 더해 추가 분량이 인터넷에 유출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저도 SNS에 올라온 캡쳐본을 몇 장 보았는데, 기업의 의사 결정자들이 동향 파악을 위해 보고 받은 문건이라기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내용들이었습니다.
  
다음 달에는 방탄소년단 관련 리뷰나 에세이로 돌아올게요. 환절기에 아프지 않으시길, 무탈히 지내시기를 빕니다.
11월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