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래터의 두 번째 편지입니다 웹에서 보기
여는 글 editor. 새벽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에디터 새벽입니다. 열흘 간 잘 지내셨나요? 저희는 예상보다 많은 분들께서 F01_Letter를 구독해주신 덕에 기쁜 마음으로 다음 회차들을 꾸려가는 중입니다.
저희는 이번 회차 <여성과 관계>를 통해 여성으로서 갖는 관계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함께 다뤄보고자 합니다. 여성의 관계는 나머지 성별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가족, 친구, 동료, 연인, 상사와 선생님, 다른 성별 등 다양합니다. 하지만 다른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같은 성별의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연대의식일 것입니다. 우리는 같은 여성들과 자매애, 연대감을 느낍니다. 이는 남성들의 카르텔과는 다릅니다. 기존의 세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아니라, 현세계를 살아가려는 몸부림에 가깝습니다. 동물의 세계에서 작고 힘없는 개체들이 무리 지어 다니고, 포식자가 나타났을 때에는 힘을 합쳐 포식자에 대응할 하나의 큰 형태를 만드는 것처럼, 여성들의 연대도 그러한 특징을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서로의 용기가 되어주고, 서로를 치유해주고, 세상과 함께 맞서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그러한 우리의 움직임이 애틋하면서도 뿌듯하게 다가옵니다.
이 때의 애틋한 감정은 자매애를 넘어, 여성애를 통해 나오는 감정인 것 같습니다. 저는 페미니스트인 동시에 여성애자로서 여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하지만 저의 이러한 여성애적 감정과 가치관에도 ‘메일 게이즈’의 영향이 존재할 가능성을 항상 고려하고 반성하고는 합니다. 또한 여성주의자이자 여성애자로서 사회 속 형성되는 많은 관계들에 대응해 취해야 할 스탠스는 무엇인지, 관계를 어떻게 만들고 유지할지 고민하기도 합니다. 아마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 에디터들은 오늘의 뉴스레터를 통해 저희가 했던 고민에 대한 결론을 공유하여 여러분의 고민거리를 경감시킬 수 있길 바랍니다.
이번 회차부터는 분량이 방대합니다! 다음 회차까지 열흘 간 나눠 읽으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섯 명의 에디터들이 생각했던 모든 이야기를 담고자 하고 있습니다. 여성주의자들은 모두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일반화는 아니나, 제 주변인들을 보면 다들 페미니즘 주제라면 며칠이고 밤을 새서라도 얘기할 사람들만 있네요. 여러분도 그러신가요? 그렇다면 제주도와 귤나무의 관계처럼 새로운 일반화의 오류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핫
2회차 구성은 특별컨텐츠 <나와의 관계 쌓기: 문답>, <코로나 시대의 온라인 관계>, <워크숍 이야기>, 그리고 인터뷰 시리즈 ‘일상의 여성들’과 ‘사회의 여성들’, 마지막으로 미디어 추천글과 에디터 선셋의 편지 순입니다. 요즘 35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2회차 시작하겠습니다!
나와의 관계 쌓기 editor. 스카이블루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저는 저번 회차에서 [부디, 얼지 않게끔]을 추천했고 노토킹 라디오를 진행했던 스카이블루입니다. 이번에는 ‘관계’라는 키워드에 대한 제 생각을 들려드리고 이 글의 마지막에 한 번쯤 고민해보면 좋을 질문들을 문답 형식으로 구성한 굿노트 양식을 공유해 볼게요. ‘관계’라는 단어에서 가장 먼저 연상되는 주제는 아마 “친구, 가족, 연인, 직장 동료 등등 타인과 관계를 어떻게 하면 잘 맺고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일 것 같아요.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계속해서 타인과 함께 살아가고 관계를 맺는 일에는 절대적인 정답이 없는 문제라고 느끼기 때문에 끊임없이 이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타인과의 관계를 고민하기 이전에 반드시 '나 자신'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통해 건강한 자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이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로 가득 찬 상황에서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일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특히 여성들은 외부적, 구조적인 압박과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고 능력이나 노력과 무관하게 좌절을 겪는 일이 빈번하므로 학습된 무기력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병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페미니스트로서 노력하면서도, 사회가 변하기 전까지는 이를 인지하고 개인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제가 고안한 방안은 ‘나’에 대해서 주기적으로 탐구하고 나만의 목표와 계획을 세워 조금씩 달성하면서 내 삶이 나의 통제 하에 있다는 느낌과 적절한 성취감을 맛보는 것입니다. 제가 전문가는 아닐지라도 여러 책이나 특강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구성해본 질문이니 양식을 다운 받아 깊이 고민해보고 기록해보시길 바랍니다! p.s. 38문답을 작성해보시고 레터 맨 마지막 카드뉴스를 참고하여 인스타 스토리로 공유해주시면 이벤트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이어지는 관계 editor. 하엽 안녕하세요, 하엽입니다. 이번 뉴스레터의 테마는 ‘관계’인데요,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이 어려워졌더라도 온라인을 통해 관계를 맺거나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오늘은 어떻게 그 ‘온라인 관계’를 맺거나 이어가는지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제 경험을 기반으로 하므로 대학에서의 관계 맺기가 주된 내용이라는 점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멘토링 활동을 통해 대학에서 처음 관계를 맺었습니다. 멘토인 같은 학과 선배 한 분과 멘티인 같은 학과
동기들을 만났습니다. 기존의 멘토링 모임은 주로 학교 근처에서 만나서 같이 맛집을 탐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들었지만, 저는 코로나가 유행하던 시기라서 화상회의를 통해 온라인으로 만났습니다. 사실, 직접 만나면 먹는 것이 주가 되고 이야기는 부가요소가 되어서
대화가 끊겨도 그리 어색하지 않고, 같이 돌아다니다 보면 주변 환경에 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어 대화가
계속 이어지기 편합니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만나면 얼굴만 보이고 서로의 목소리만 들리기 때문에 대화가
끊기면 어색해지고, 이야깃거리가 금세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저희가 썼던, 혹은 하고자 했던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같이 먹지는 못해도 같은 음식을 각자 사와서 먹으면서 통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술이나 간식 등을 먹을 수도 있고요. 직접 만나서 같이 먹는 것은
아니더라도 음식을 먹으며 대화하는 것은 대화에 대한 압박이나 부담을 한결 덜어줍니다. 두 번째로, ZOOM의 그리기 기능을 이용해서 낙서하며 대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서로의
그림에 관해서 이야기하면 확실히 소재거리가 풍부해지고, 캐치마인드 등의 게임을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요즘은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가 잘 되어있기 때문에 같이 영화관을 가지 못해도 영화를 함께 보고 감상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실시간으로 채팅을 치거나 대화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관에서 감상하는 것보다 활발히 소통할 수도 있습니다. 꼭 영화가 아니더라도 같이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보며 떠들 수도 있겠네요. 이외에도
영상이라는 점을 이용해 서로의 물건이나 인테리어 등을 소개하며 대화할 수도 있습니다. 몇 번 보지 않은 사이에 가족들이 있는 집에 초대하기는 꺼려지지만, 각자의
방에서 영상통화를 한다면 자신의 방의 보여주고 싶은 부분을 편하게 보여줄 수 있겠죠. 또, 시험 기간에는 ZOOM이나
구루미 등의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같이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얼굴만 보고 대화하는 것이 낯설고
어색하더라도, 바이러스의 위험이나 거리의 장벽 없이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어쩌면 우리는
온라인을 통한 관계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위에서는
주로 화상회의를 통한 방법에 대해 말해보았는데요, 영상 외에도 온라인을 통한 관계는 다양합니다.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와 저는 둘 다 게임을
좋아해서 코로나 전부터 실제로 만나서 노는 것보다 같이 게임을 하는 빈도수가 더 높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협동 게임을 하거나 아니면 서로에게 게임을 추천해서 같은 게임을 하고 감상을 나누며 관계를 이어갈 수도 있습니다.
여성주의 콘텐츠 제작에 큰 역할을 하는 ‘마인크래프트’나
유명한 멀티 게임인 ‘돈스타브 투게더’ 등의 여러 명이 같이
하는 게임을 다른 여성들과 함께한다면 즐거움과 함께 친해질 수 있을 거예요. 또, 저는 대학교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경제 스터디 소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피티 뉴스레터를 읽고 각자 정리한 글을 올려 뉴스레터를 읽었다는 인증을 하는 방식인데, 다른
사람이 올린 것을 보고 내가 한 것과 비교하기도 하고, 읽기 귀찮을 때 다른 사람이 올린 것을 보며
동기부여도 받는 좋은 모임입니다. 인증뿐 아니라 뉴스레터 외의 좋은 경제 정보가 있다면 공유하거나 오늘
뉴스레터가 좋았다는 식의 사담도 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건설적인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또, 전에 한 여성주의 온라인 강연을 들었는데, 그 강연을 토대로 같은
지역 사람들과 단톡방을 만들어 강연에 쓰였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등의 활동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익명성이 크기 때문에 조금만 용기를 낸다면 모르는 사람과도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시작만으로는
제대로 된 관계가 아니지만, 관계의 시작은 어떤 면에서는 조금 쉬워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눈치채셨을지
모르겠지만, 위의 경험담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집단이라는
건데요, 사실 저는 MBTI 검사를 하면 내향형이 80%가 넘는 극 내향인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관계가
부담스러운 것은 당연하고, 특히 일대일로 만나는 것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아마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내향인 분들도 많이 계실 것입니다. 그럴
때는 약간의 용기를 내서 대학교 프로그램이나 소모임, 동아리, 지역
여성주의 모임이나 강연 모임 등 집단에 한 번 참여해보세요. 관심이 분산되기 때문에 덜 부담스럽게 천천히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집단은 보통 관심사나 목표가 같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관심사나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관계의 시작에는 무언가
계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 조금만 용기를 내보세요. 세상에는 멋지고 훌륭한 여성들이 정말 많으니까요! 또, 관계를 시작하는 것만큼, 이어가는 것도 어렵죠.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를 계속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비록 물리적으로 단절될지라도 온라인을 통해 정서적으로는 계속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오프라인 워크숍 editor. 하엽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잘 쓰고 음식물은 포장해왔으며 음식물 구매를 위한 외출을제외하면 집에서만 있었습니다.) Team 001의 첫 오프라인 모임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습니다. 기존에
서로 알던 사람도 있지만, 저에게는 말 그대로 오프라인에서의 첫 만남이라 상당히 떨렸습니다. 사실 어색하면 어떡하지, 실수하진 않을지 꽤 걱정했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분위기는 정말 화기애애했습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먹으며 각자가 좋아하는 여성주의적 작품을 추천하기도 하고, 각자의 일상생활, 진로, 가족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같이 여성주의 전시회에 가기로 약속도 하고 지난번에 추천한 게임, ‘라라 크로프트 Go’를 테스트 플레이하기도 하고, 이번 주에 추천할 책인 ‘여명기’도
같이 읽었습니다. 여성주의 이슈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운동에 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대화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계속 이어졌던 데에는 저희 모두가 비슷한 스탠스를 지닌 여성주의자라는 점이 가장 컸다고 생각합니다. 탈코르셋 운동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겪는 가족에 의한 고충에 대해 같이 논의하고, 여성 주연 영화에 같이 열광하고, 여성주의 이슈에 관해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등 스탠스가 다른 친구들과는 거리낌 없이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편하게 할 수 있었으니까요. 내가 하는 말에 떨떠름하게 반응하거나 자꾸 남자나 코르셋 이야기를 끌고 오지 않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정말 편안했습니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다들 여자를 너무 좋아해서 각자 인상 깊게
본 여성 서사를 계속해서 추천했다는 점 정도일까요? 누군가 ‘이게
좋았다!’라고 하면 ‘이것도 좋았다’, ‘그거 좋아하면 이것도 좋아할 거다’라는 식으로 웹툰, 책, 영화 등 추천이 끊임없이 이어져서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단점이라고 하기엔 너무 행복한 단점이지요. 조만간 그때 추천받은
웹툰을 읽을 예정입니다. 또, 모두가 나이 상관없이 반말을 사용했다는 것도 편안함에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나이에 의한 위계질서가 심한 나라인 만큼, 한 살이라도 나이가 많다면 언니라고 부르며
존댓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친해지면서 말을 놓기도 하지만요.
저희는 회의 등 공적인 일을 할 때는 존댓말을 쓰기도 하지만 사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서로를 이름으로 부르고 반말을 하기로 했습니다. 서열을 중시하고 어떻게든 상대를 찍어누르려는 남성이 없는 여성들 간의 관계에서는 오히려 존댓말보다 상호 반말이
서로에 대한 존중을 표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적은 사람만이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존대하는
관계는 비록 그럴 의도가 없더라도 서열을 나누게 되고,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나이 적은 사람에 대한 무시나
소외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같은 나이끼리 뭉치는 식으로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 여성들만 있는 모임에서 모두가 반말하는 것은, 예의를
지킨다면 나이에 대한 의식 없이 서로를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존중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헤어진 후에 각자
찍은 사진을 공유하면서 단톡방으로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저는 극 내향인이라서 모임이 즐겁더라도 헤어진
후에 에너지가 쭉 빠져 너덜너덜해지는데요, 놀랍게도 이번 모임 이후 그렇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피로하긴 하지만 그 이상의 정신적 충만감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저는
첫 오프라인 모임을 정말 성공적으로 보냈습니다. 여러분도 저와 같은 경험을 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여성들만 모여서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경험은 모든 여성에게 꼭 필요하고, 무엇보다 정말로 즐거우니까요! 지역 여성주의 모임이나 대학교의 여성주의
동아리, 혹은 소모임 등 어떤 모임이든 용기를 내서 도전해보세요. 안전을
위해 서로의 신원이 확실하다는 전제하에 여러 명이 모인다면 즐겁고 충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일상의 여성들 editor. 선셋 휘에 대하여 휘는 빨래터의 구독자 중 한 명입니다. 지금도 절찬 모집중인 인터뷰이 신청을 통해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넓은 카페의 모퉁이에서 자신과 여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더운 낮을 지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이유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원래 카페나 바 같은 여성 전용 공간을 창업하고 싶었는데, 친구들과 일정이 안 맞았다. 또 돈을 모아 두었는데 코로나 시국이 오래 간다. 레터가 온라인 관계의 해결책이라고 느꼈다. 어떻게 인간관계를 구축했는지 코로나 시대 때문에 모든 인간관계가 19년도에 멈춰 있다. 학교에서 만났던 인연들이 남아있는 게 전부다. 커다란 건 두 개다. 같은 과에서 만난 친구와 동거중이고, 다른 과 친구와 연애중이다. 성격이 활발해 단대 학생회와 중앙동아리를 하면서 많은 인연을 만났다. 1학년 때 기숙사에 살면서 만난 인연들과 자연스럽게 만났고, 코로나로 인해 연락이 되는 건 극소수다. 애인과의 관계에 대하여 자취를 하고 있고, 애인도 자취를 하고 있어서 서로의 집에 자주 놀러 다니다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 레즈비언 연애에서 흔히 말하는 가부장제의 이성교제 방식을 탈피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고 있다. 독점, 질투, 집착, 폭력... 부정적인 것들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 여러 미디어와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양한 관점을 보았다. 내가 생각했을 때, 연애라는 체계는 든든한 내 편이라는 안정감을 주기 위해 존재하고, 비상상황이 생겼을 때 나를 대리할 권한을 상대에게 부여한다. 개인으로서의 안정감과 사회적인 체계 안에 있기 위해서다. 연인과는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약속을 했다. '확실히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것'. 무엇이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서로를 제일 먼저 떠올린다. 같이 해보고 싶은 것이 생기고, 성장하게 된다. 동거인에 대해서 투룸 각방에 거주중이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공간을 융통성 있게 관리할 수 있고, 서로 성격이 잘 맞다. '내가 이 지점까지는 참을 수 있어'라는 선이 잘 맞아야 동거가 되는 것 같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졸업 후에도 같이 살 것 같다. 서울에서 집 구하기가 쉽지 않다. 둘이 하면 구체적으로 보인다. 최근에도 전세집으로 이사를 가려고 했다. 둘이 하면 더 좋은 조건에 가능성 있는 집으 볼 수 있다. 나와 함께 살 사람이 있어 든든하다. 서울에 집다운 집을 구하는 방법이다. 관계 속의 나에 대하여 자기주장이 뚜렷하고, 호불호가 뚜렷하고, 할 말은 하는 타입이다. 주변 사람들에게는 같이 있었을 때 편한 사람이 되고 싶다. 친목조차 편한 사람이 되고 싶다.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하겠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여성 연대에 대하여 공학 출신이지만, 여대에 입학했다. 평범한 대학생활을 했는데 여성 연대를 느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탈코를 하고 다녔는데, 고등학교 전체 중에 짧은 머리 여자는 나 하나였다. 접점이 별로 없는 남학생들도 뒷담을 했더라. 여대를 딱 붙자 마자 삭발을 하고 졸업식을 갔다. '너 대체 왜 그래?' 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을 받았다. 여대에 입학해서는 한 번도 그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 여대를 합격하고 머리를 밀고 학교를 다녔고, 눈에 띄었다.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는 연대에 대해 생각할만한 친구가 없었다. 올해, 갑자기 고등학교 때 안 친했던 친구한테 카톡이 왔다. 휘야 너, 카카오톡 배사가 혹시 (여성전용 바)니? 지금 자기 탈코 했다, 언제 한 번 같이 가자, 해서 갔다. 여성 연대를 체감했다. 구독자 분들께 하고 싶은 말?
여성과 맺을 수 있는 관계가 스펙트럼이 넓다. 언어로 정의된 적 없는 관계. 가시화되지만 존재하지 않는. 친구 중에서, 걔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고 영혼의 동료, 인간 안식처라고 부르고 싶은데 친구 이상의 단어로 나타낼 수 있는 게 없다. 새로운 연애 방식을 찾아가려고 하는데, 독점을 벗어난 일대일 관계. 가시화되지는 않았다. 가족이어도 마냥 애정을 느낄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애정, 연민, 여동생은 같은 가부장제의 피해자임을 알고 있지만 먼저 성인이 되었기에 도망쳤다. 하나의 관계로 정의할 수 없는. 다른 여성과의 관계에 최대한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었으면 좋겠다.
서한나 작가 님의 '사랑의 은어'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다. 여성들 간의 사랑은 언어로 정의된 적이 없다. 그래서 사랑을 은어로 표현하겠다. 은어를 통해서라도 여성과의 관계를 확장시켜 주시길 바란다.
C에 대하여 고등학교 졸업 후, 사회복지기관에서 일하고 계신 C님. 지인의 소개로 인터뷰에 응해주셨습니다. 현재의 인간관계에 대하여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람들 많이 못 만난다. 친구들과 매주마다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요즘은 많은 친구들과 함께하지 못해 애인을 자주 만난다. 인터뷰이님께 영향을 주는 사람들 애인. 자격증 공부,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면서 영향을 받는다. 엄마. 성격이 완전 똑같다. 밝으면서 아이같을 때도 있다. 기분이 안 좋거나 화가 날 때도 성격이 똑같다. 친구처럼 지내다가도 싸울 때도 있다. 가족과 함께 주거중인데, 싸울 때면 불편하지만 원상태로 돌아갈 거라는 믿음이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 솔직한 사람이고 싶다. 편견 없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모든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인 것 같다. 고민이 있는 친구들이 나에게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인간관계가 깊다. 넓지는 않은데 한 명 사귀면 오래 간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입학하자마자 같은 조가 되어 친해진 친구가 있다. 아직도 연락하고 지낸다. 깊고 긴 관계다. 안 이어질 것 같다가도 만나면 잘 이야기한다.
사회의 여성들 editor. 밤 D에 대하여 "어떻게 이런 여성주의적 가치관을 유지하면서 회사 생활을 계속하는 거지? 별종이 되는 걸까 혹은 그냥 순응하는 걸까" 2년 차 신입 회사원, 같은 대학을 졸업하신 D님은 여성주의적 가치관을 유지하면서 회사 생활을 할 때 겪는 내부적인 갈등과 사회적 갈등,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인터뷰에 응해주셨습니다. D님은 소비자, 시장, 제품 분석 관련 업무를 맡아 소비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계시고, 해당 업계와 현재 근무 중인 회사에는 여성의 비율이 높다고 답해주셨습니다. 계속 여성들이 많은 환경에서 생활을 하고 계신데, 졸업 전후로 사회생활하면서 느껴지는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면?
"이전에도 학교에서도 여초 환경이었고 회사도 여초 환경이라서 되게 적응을 잘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회사에서는 어떤 학교에서처럼 좀 다양한 여성 군상이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는 외적인 것도 그렇고 굉장히 다양한 학생들도 생각도 굉장히 다양한 학생들이 많이 있었고 그리고 그런 생각이 나 외적인 것들을 서로 자연스럽게 존중해 줄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고 장려가 되어있었다고 생각을 하는데, 회사에 오면 굉장히 전형적인 여성들의 모습들이 많이 보여서 그런 면에서 제가 약간은 소외감을 느끼기도 하고, 나도 다시 저렇게 동참을 해서 저 사람들 비슷한 모양을 갖춰야 더 빨리 친해지고 빨리 동화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을 좀 많이 느꼈다.
회사 사람들과 얘기해도 대화가 잘 통할 수도 있지만 먼저 얘기를 꺼내는 것은 조금 부담스럽다. 잘못 꺼냈다가 내가 이상한 사람 혹은 별난 사람으로 카테고라이즈 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학교에서는 자연스럽게 의견을 주장이 볼 수 있었고. 정치적인 것이나 페미니즘적인 것이나 어떤 정답이 없이 마음대로 펼쳐보고. 또 그걸 친구들이랑 얘기를 해 나가면서 발전시켜 보고 서로 설득도 해보고 하는 과정들이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회사에서는 그런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나를 평가하는 요소가 될 것만 같아서. 그런 부분들이 여초 환경임에도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사회생활 환경에서 인간관계가 어떻게 바뀌었고 또 주변 여성들과 어떻게 관계를 이어나가고 계신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엄청 많이 바뀐 것 같지는 않다. 학교생활을 할 때는 학교에 대한 얘기도 많이 했고 그다음에 일을 활용해서 내가 커리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하다 보면 커리어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건지 그리고 회사와 나와 잘 맞고 안 맞는지를 파악해 하겠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옛날에는 좋은 회사 네임밸류가 높은 회사를 들어가야 되고 부모님이 좋아하실 것 같은 그런 회사에 내가 어떻게 잘 들어갈지. 그 회사에 기준에 저를 맞추려고 많이 노력을 했는데 근데 그게 아니라 회사를 다녀 보니까 스스로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되는 걸 깨달았다. 이런 것을 잘 알고 회사를 다녔더라면 비교적 회사 생활에 적응하기가 쉬웠을 것 같다. 옛날에는 스스로를 알아볼 생각을 하지 않고 회사를 알아볼 생각만 많이 해서 자신에 대해서는 잘 모른 체 회사에 자신을 맞춰 가려고 많이 노력했던 많이 아쉽게 느껴진다. 친구들 하고도 얘기해 보면 그런 부분들을 많이 아쉬워한다. 지금 회사 생활에서 조금 힘든 점들이 되짚어보면 그때 회사를 알아보기도 하고 나를 알아 보기도 했으면 지금 더 잘 적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많이 들어서 그런 얘기를 좀 하고 있다.
회사에서도 여성들과의 관계를 계속해 나 가고 있긴 한데 학교 생활에서는 그냥 다 개인 개인이었던 거 같다. ABC 익명 개인들이 모여 있었다면 회사에서는 익명이 아니다. 회사에서는 익명의 개인이 아니라 어디 대학 출신 뭐 어느 지역 출신의 누구라는 게 너무 명백하게 드러나고. 그다음에 뭐 이해관계 이런 것들도 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신입이고 막내고 평가를 하기보다는 받을 일이 더 많은 사람이 이런 것도 있고 뭐 배워 나가야 될 것도 많고. 아직 부족한 사람 이런 것들이 좀 있기 때문에 그 관계 속에서 제가 존재하게 되니까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있는 것 같다. 회사가 자유롭고 수평적인 분위기더라도 학교와는 절대 비교가 안 되는 것 같다. 팀플을 할 때도 학과 정도만 알고 이름이나 학번 등을 잘 모르고 팀플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저 사람이 언니니까 나는 의견을 내지 말아야지 이런 거 없다. 내 의견은 내 의견이고 그냥 제 관점이고. 그런데 마치 회사에서 얘기를 하면 “역시 Z세대라서 다르다.”, “여자라서 이런 부분까지 예민하게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제가 말하는 게 제 이름이나 제 배경과 연결 지어 해석된다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회사에서 여성분들과 관계를 이어나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제 말이 여대 출신이라서, 젊은 친구라서 저렇게 생각하나 여겨지는 부분들이 스스로 위축이 됐던 부분이 있다." 직장 내에서 기대하는 여성에게 기대하는 사회적 역할과 여성주의자로서의 갈등
"여성들한테 기대하게 되는 여성성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싶었다. 같은 행동을 해도 여성들이 행했을 때 말했을 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치로 명백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런 미묘한 느낌을 받을 때가 몇 번 있었다. 예를 들면 여자들한테는 조금 더 상냥하게 말하는 게 좀 더 일상적으로 느껴지고 꼼꼼하게 잘 챙기고 이런 거를 남자들은 그러지 않아도 되고 그러면 다정하고 섬세한 사람이 되는 플러스 요인이 된다. 그런데 여성들은 그게 디폴트고 그렇지 않으면 이상하고 이상한 사람이 되는 그런 면이 좀 있었던 거 같다. 의견을 제시할 때도 좀 차갑게 팩트만 기반으로 말하면 약간 차가운 여자, 철의 여인 이런 식으로 되고 그런 걸 느꼈던 것 같다. 또 담배 피우는 것도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기호인 건데 남성들이 담배를 피우는 건 남성 신입도 담배를 피울 수가 있다. 그건 아무렇지 않은 행동인데 여성 신입이 뭔가 담배를 피운다, 여자 인턴이 담배를 피운다 하고 하는 건 낯설게 느껴지고 조금 더 별나게 느껴지는 시선들이 좀 있었던 거 같다.
학생 때는 그런 게 아무렇지 않고 저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이런 나를 상대가 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관계를 더 이상 맺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을 했다. 페미니즘적인 발언을 했을 때도 상대가 저를 이상하게 본다면 다시 안 만나면 되는 거였다. 근데 회사라는 좁은 환경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 제가 말하고 행동하는 것들이 다 축적이 되고 평가가 되기 쉽고, 여성혐오 발언을 많이 한다고 해서 그 사람과 일을 안 할 수도 없다. 저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거나 제가 도움을 구해야 하는 사람 또는 저와 협조가 필요한 팀의 사람일 수가 있는데 그 사람을 배제 시킬 수 없는 사회라는 조직에 들어와 있어서 밸런스를 맞추는 게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더 얘기를 해보자면, 아무래도 회사 내에서는 여성혐오나 코르셋에 관심이 없는 여성들도 많이 있다. 그런 분들도 학생 때는 거리를 두면서 관계를 유지했었는데 회사에서는 그렇지 않다. 여성주의적 시각을 말할 수도 없었고 화장품이나 네일이나 시술 이야기 다이어트 얘기 이런 얘기들이 점철되어 있다. 제가 느끼기에는 코르셋이라고 생각되는 주제들의 대화가 오가는 데, 거기에 끼기 어렵고 상대적으로 관계를 잘 못 맺는 것 같고 사회적이지 않은 것 같고 그런 평가를 받을 수도 있고 저 스스로도 좀 그렇게 느꼈다. 나만 괜히 좀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특히 초반에 적응할 때 힘든 부분이 있었다. 학교 다닐 때는 주변에 코르셋 전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괜찮았는데 네일 하고 화장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늘어나다 보니 해야 할 것 같다는 압박감, 그리고 솔직히 다시 해도 괜찮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전시 효과 때문에 그렇게 되기 쉬울 것 같은데, 극복 방법이나 대처 방법이 있는지?
"한두 명이라도 주변에 다양성을 가진 여성분들이 계셨으면 연대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모두가 전시를 하고 있으니까 흔들렸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학교에서의 경험을 되새기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지금은 주변에 보이지 않지만 학교에서 만났던 다양한 여성들이 분명히 사회에도 있다고 믿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 사람들이 제 눈에 안 보이고 제 주변에 없다 뿐이지 각자 저와 같은 마음으로 저와 같은 힘듦을 겪으면서 노력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여성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파이가 커져야 결국 변화가 생기는 거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여기서 다시 뒷걸음질 쳐 나가는 건 저 개인의 퇴보뿐만이 아니라 모두의 퇴보라는 생각해서 저도 힘이 되고자 노력을 했다. 학부 때는 머리가 사실 길었다. 그게 편하다고 생각했고 일반적이라고 생각했고. 되려 회사를 다니다가 숏컷을 자르게 됐다. 그 이유는 이런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였다. 자꾸 전시를 접하면서 저조차도 마음이 다잡아지지 않아서 그냥 숏컷을 해버리자. 그러면 그런 것들을 요구 받지 않을 것 같고 스스로에게도 내가 요구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다." 여성 관계와 연대에 관해 하고 싶으신 말씀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제가 행동하는 것이 유의미하다고 느낀 에피소드가 있어서 공유해드리고 싶다. 제가 하는 일이 시장을 조사하고 분석하는 일인데 설문조사를 할 때 전통적이고 세계 통용적으로 성별은 1번이 남자고 2번이 여성이다. 당시에 저는 이게 불합리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어느 나라나 1이 남자고 2가 여자이기 때문에 이렇게 우리 회사에서도 하는 게 틀린 일은 아니지만 처음 정해졌을 때 1이 여성이고 2가 남성이었으면 그렇게 썼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번 2번을 바꾸기는 어려웠지만 적어도 자신의 성별 지향성을 말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나 남성 여성조차 말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3번 기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회사에서 이런 의견을 내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굳이?라는 반응이었다. 결국 의견이 잘 반영이 되지 않고 설문조사가 진행이 되었다. 그런데 진행이 되고 나서 나중에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의견을 주셨다. 설문조사를 할 때 왜 꼭 1번이 남자고 2번이 여자고, 나는 생물학적인 성을 밝히고 싶지 않은데 왜 꼭 밝혀야 하느냐, 요즘은 그런 회사들도 많이 있던데 아직도 이 회사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때 제 의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그때 그 사원이 말했던 말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었구나. 요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한발 앞서서 생각한 거였구나. 이런 식으로 분위기가 반전이 되면서 3번에 기타를 넣을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그때 저는 처음으로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줘야 하는구나. 목소리를 자꾸 내주면 그걸 바꾸려 던 누군가가 다시 힘을 얻어서 나아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광고나 마케팅 많이 여성혐오적인 요소나 바뀌어야 하는 요소들이 많은데 솔직히 나도 그전에는 어휴 답이 없다. 그 회사가 바뀌겠어? 이렇게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회사도 분명히 여자가 있었을 거고 분명히 그걸 말하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그걸 소비자가 말해준다면 신이 나서 아마 진행을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연대하는 정말 많은 방법이 있겠지만 만약에 그걸 표현하기 어렵다면 온라인으로라도 회사를 압박하는 방법을 사용해 주셨으면 한다. 저는 회사 내의 여성 구성원들이 잘 진행을 해주실 거라는 여성 연대에 대한 믿음이 있다." 앞으로 사회에 나갈 사회 초년생, 학부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얼마 전 취업을 해서 취업 준비 생활에 대해서 해 줄 수 있는 얘기가 많은 것 같다. 특히 여성주의적인 관점을 조금은 버리고 취업 준비를 하게 되면서 마음이 무거워지거나 양가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보수적인 업계로 들어가기를 희망한다면 치마 정장을 입어야 하나 화장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될 건데 정말 작은 것까지도 취업 준비를 할 때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는 점을 정말 잘 알고 있다. 그럴 때 자기가 그러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기가 그 회사를 들어가기 위해서 잠깐 행동했던 것에 대해서 죄책감 가질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여기에 들어가서 자기가 펼쳐나가는 또 말이나 행동들이 더 여성주의적인 관점에서 풍부하게 일어나 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화장을 하지 않고 숏컷 상태로 면접 보고 싶다고 해도 그런 본인의 받아들이지 못하는 회사 가면 본인이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주눅 들지 않고 취업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요즘 너무 어렵기는 하지만 너무 회사가 바라는 것에만 갇혀서 지원하기보다는, 나라는 사람을 잘 알고 이런 나의 가치를 잘 펼칠 수 있고 잘 받아 줄 수 있는 곳이 어딘지. 그리고 그런 걸 잘 할 수 있는 직무나 필드는 어딘지를 고민해 나가면서 하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회사에 들어가서 마주치게 되는 여성들을 보면서 아직 세상은 멀었구나 혹은 내가 그동안 이상한 생각을 한 게 아닐까 내가 그동안 좀 이상했던 건가 이런 양가감정이 많이 들 수 있을 것 같다.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들 때 누구 탓할 필요 없이 그 사람들도 그냥 여성인 거고 자기가 학교에서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도 여성이고 나도 여성이고 우리 엄마도 여성이고, 여성들이 다양한 양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 사람들이 맞고 내가 틀리고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힘들어지는 거 같다. 유연한 모습으로 대처를 한다면 사회생활도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 저도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제가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여성주의적으로 요즘은 되려 멀어지지 않았나 하는 그런 생각에 인터뷰에 하기가 조금 처음에는 망설여졌던 면이 있었는데요. 이렇게 같이 말씀을 나누니까 제가 전시한 것도 맞지만 또 이런 얘기를 들어주실 분들이 있다는 것에 저도 더 힘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여성주의적 가치관과 사회 모습에서 오는 갈등은 여성주의자들이 사회로 나갈 때 많이 고민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선후배들을 만나기가 더욱 어려워져서 이런 고민에 대한 조언을 주고받기도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인터뷰를 통해서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사회 초년생 여성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현실적인 고민과 조언들을 취업 전후의 생생한 경험을 전해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X님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힘이 되었고 여성 연대의 가치를 상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구독자분들께서도 저희 레터를 통해서 임파워링하고 또 현재의 고난들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A교수님에 대하여 같은 학교 학부를 졸업하시고, 같은 대학교수로 계신 A 교수님께서는 서면 인터뷰 질문에 응해주셨습니다.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 또는 공부하는 과정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있었던 제약 등이 있다면?
"박사를 마치고 8년 정도 회사 생활을 하다가 교수가 되었다. 워낙 전공이 재미있었고 관련해서 실제 세상에서 어떻게 쓰이는 지가 궁금했기 때문에 고민 없이 회사를 선택했던 것 같다. 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후에는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연구를 좀 더 깊게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교수라는 직업을 다시 선택하게 되었다. 공부하는 과정에서는 여성이라고 해서 특별히 달랐던 점은 없었다. 일단 대학에서는 다 여자였으니까 아무 생각이 없었고 이후에 유학 가서는 공대라서 여학생이 적기는 했지만 특별히 내가 여자라서 공부하는데 다르거나 제약이 있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여성 공학인으로서 겪었던 어려움이나 극복 방법, 또는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여성 공학인으로 사회에서 겪었던 어려움은 솔직히 없었고 모두 저를 전문인으로 봐주고 존경해 줬기 때문에 일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제가 박사과정이나 회사 생활을 통해서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아왔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고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특별한 차이 없이 보상을 받았던 것 같다. 오히려 어려운 점이라면 일과 가정의 양립이다. 아이가 있어서 육아와 회사 생활을 동시에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고 아이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 꽤 자주 있었다. 정말 힘들었지만 (아직도 진행형이다) 육아와 집안일 대비 제 일을 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제가 한 만큼의 인정을 받을 수 있어서 오히려 밖에 나가서 일을 하면서 가정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풀면서 극복할 수 있었던 (혹은 극복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제가 여성으로서 두 가지 일에 다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주변의 남자 동료들도 저를 슈퍼우먼이라고 하면서 존중해 주고 제가 포기하지 않도록 더 많은 힘을 주었던 것 같다. 물론 여기서 이상한 부분은 제가 두 가지 역할을 다 뒤집어쓰고 있다는 점이긴 하다." 학부 졸업 이후의 인간관계 변화나 사회생활에서의 관계에 대한 가치관이 있다면?
"학부 졸업 이후로 자대 대학원에서 석사를 했기 때문에, 대학교에서 계속해서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직도 그 친구들과는 정말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다. 제가 정말 운이 좋아서 유학 생활을 하면서도 가족같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일로 만난 동료들의 경우에는 되도록 공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리고 같이 일하게 되는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저와 동등한 인간으로서 존중한다." 사회 초년생 여성들, 공학인 학부생 등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여성 공학인이라는 말이 저는 항상 들을 때마다 어색하다. 특별히 여성이라고 해서 뭐가 많이 다르지 않다.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시라." 앞으로의 포부나 여성 공학인으로서 지향하는 바가 있다면?
"여성 공학인이라서 뭘 이루겠다는 생각보다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연구를 신나게 하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가정을 제외하면 여성 공학인으로서 겪은 특별한 어려움이 없으며, 여성이 '여성 공학인'이 아닌 단지 '공학인'이라고 해주신 교수님 덕분에 공대 재학생으로서 큰 위안과 용기가 되었습니다. 구독자분들도 여성의 비율이 적은 분야라도 큰 두려움이나 망설임 없이 용기 내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미디어 추천 만화책_여명기(女命記) editor. 하엽 창작은 유구하게
여성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성은 시, 소설, 조각, 그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배제되거나 오로지 대상으로만 남았습니다. 창작물의 능동적 주연이 되는 것은 언감생심이었습니다. 그나마 여성이
주연을 허락받는 것은 순정만화나 로맨스 장르처럼 오로지 남성과의 성애가 주된 내용일 때 뿐이었습니다. 자신의
주관과 목표가 있고, 그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가던 여성 주인공이 남성과 만나 수동적인 존재가 될 때, 그리고 독자들이 여성 주인공보다는 그의 파트너로 그려진 남성에게 더 열광할 때, 저는 상실과 좌절을 느꼈습니다. 로맨스가 없어도 여성은 그 자체로
완전한데, 기존의 이야기들은 여성의 삶에서 사랑이 없다면 불완전하고,
그러므로 사랑받기 위해 온 노력을 쏟으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서사와 주체성이 없는 여성
캐릭터에게 익숙해지며 평면적으로 표현된 여성보다 입체적이고 멋진 서사가 있는 남성 캐릭터를 더 선호하는 제 모습에 자기혐오와 허탈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성적 대상화되어 트로피, 혹은 ‘악녀’로만 묘사되는 여성 캐릭터와 저 자신 사이에 선을 그으며, 그런 식으로
등장할 바에는 차라리 등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페미니즘을 접하며 제 시각이 달라진 것도 있지만,
많은 여성 창작자들의 훌륭한 창작물들의 역할도 컸습니다. 여성 주연 소설, 영화, 유튜브, 웹툰
등 소개하자면 길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 ‘여명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여명기’는
청년 여성 작가님들이 창작하신 ‘여성이 주인공일 것, 로맨스가
아닐 것’을 전제조건으로 하는 12편의 단편 만화 모음집입니다. 저 조건을 보는 순간 저는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로맨스가 없는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라니! 기대에 차 구매한 책은, 제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정말 훌륭한 책이었습니다. 현대의 작은 자취방, 회사, 바다에서부터 20세기, 근미래, 판타지까지 다양한 세계 속의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10대
청소년부터 중년까지 다양한 나이대는 물론, 청소노동자, 비정규직, 대학원생, 군인, 마녀
등 다양한 직업과 계층의 여성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 모두 현실 속 여성들이 공감할 법한 고민과, 쉽게 이입할 수 있는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상화되지
않은 생생한 여성들을 보며 그들이 처한 주변 환경에 분노하고, 막막한 상황에 탄식하고, 그들의 노력을 응원하고, 성공과 행복을 기원하며 저는 이야기에 금세
빠져들었습니다. 또한, 가족이나 주변인, 경제나 주거 환경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그들 곁에는 그들을 돕고 함께 나아가는 여성 동료들이 있었습니다. 서로의 멘토이자 멘티인 중년과 소년,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는
자매, 서로의 목표를 응원하는 동거인, 함께 여행하는 동료
등 정말 다양한 여성들의 관계를 보며 저도 이러한 관계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각각의 단편을
키워드와 함께 짧게 소개해보겠습니다. .
먹고
사는 것도 빠듯하지만 바다가 보이는 자기만의 집을 꿈꾸는 주인공과, 하우스메이트인 대학원생의 일상과 목표 이야기.
인상 깊은 글귀 : 그녀의 꿈은 멀리 있지 높이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
직장 동료에게서 끔찍한 입 냄새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은, 서로 민망하지 않게 일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기’에
급급해 자기 자신조차 잊은 30대 회사원 주인공은, ‘어떤
날’을 계기로 이제까지와는 다른 길을 걷기로 한다.
인상 깊은 글귀 : 20살에는
대학에 가고, 너무 늦지 않게 졸업하고, 너무 늦지 않게
취업해서, 너무 늦지 않게 결혼했더라면, 마지막은 너무 늦지
않게 무덤에 들어가면 되는 걸까. 사는 동안에는 계속 시간과 돈을 맞바꾸면서.
어렸을 적 ‘미친X’라 불리던 멋있는 싸움꾼 언니와 소심했던 주인공은, 성인이 된 후
꾸밈노동을 열심히 수행하는 언니와 탈코르셋을 한 동생이 된다. 자매의 갈등과 화해, 연대와 탈코르셋 이야기.
인상 깊은 글귀 : 우리
언닌 미친 거 아니거든! 멋있는 거거든!
20세기 전쟁사 속 아시안 여성 사병들에 대한 논문을 쓰는 주인공은, 친구에게서 대조국 전쟁에 참여한 친구 어머니의 일기를 받는다. 2차
세계대전 중 남장을 하고 취사병으로 입대한 어머니는, 상관을 죽이려 했던 여성저격부대의 일원, ‘마녀’를 만나게 된다.
인상 깊은 글귀: 많은
여자들의 이름을 공책에 적었다. 영웅들의 이야기다.
정체를 감춘 인공지능 작가의 얼굴마담을 담당하고 있는 주인공. 완결을 코앞에 둔 인공지능은 가동을 멈춰버리고 주인공은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인상 깊은 글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이야기란 없다. 그러나 어디선가 누군가는 자신을 만족시킬 이야기를 찾고, 이어갈 것이다.
고시원에서 지내던 주인공은 아는 언니에게서 필리핀 여행을 제안받는다. 사장, 강사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 주인공은
바다에서 자유로움, 해방감, 잃어버린 천진한 감각을 되찾는다.
인상 깊은 글귀: 이곳에서의
나는 자유롭다. 그건 가끔 무섭지만 싫지는 않아.
이상한 존재들이 혼재하여 사는 근미래 한국에 살고 있는 소년
주인공. 알코올 중독에 미성년자에게 술 심부름을 시키는 부친은 어느 날 실종되고 그 대신 검은 개와
함께 살게 된다.
인상 깊은 글귀: 요즘
상황은 이해할 수 없었던 지금까지의 인생 중에서도 가장 이상한 데다 미래는 불투명하고, 또 불안정한데도- 비로소,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괜찮다’.
중년의 청소노동자가 한국의 재정, 외교, 국방 등을 담당하는 슈퍼컴퓨터와 만나며 소동이 벌어진다.
인상 깊은 글귀: 54세
청소 노동자의 하루. 그런 건 어느 데이터에도 남지 않을 테니까.
신종 바이러스가 한차례 인류를 휩쓴 뒤, 소년과 중년 두 사람은 지구를 떠날지 남을지 고민에 빠진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각자의 길을 가더라도 서로를 사랑하고 영원히 친구로 남을 소년과 중년의 우정 이야기.
인상 깊은 글귀: 난
네 덕분에 해야 할 일을 알았어.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우린
친구잖아. 넌 영향력 있는 사람이야!
파트너로 만난 두 사람은 엉망진창인 첫인상으로 삐걱거린다. 오해를 풀고 첫 공동 사건을 진행하며 서로라는 기회를 얻은 두 사람은 여행과 관계의 첫 발짝을 뗀다.
인상 깊은 글귀: 넌
내 짝이잖아. 네가 나한테 주어진 기회인 거지.
숲속 외딴집에서 홀로 살던 어린 마녀는 사역마를 소환하고 변화를
맞닥뜨린다. 달의 먼지와 친구가 되고, 자신이 살던 집의
주인이었던 마녀를 만나고, 사역마와 함께 여행을 떠나며 서툴지만 천천히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인상 깊은 글귀: 뭐, 인간이 마녀의 것을 탐내는 건 유구한 일이잖아. 이 단편집에 참여한 작가님들께서는 여성 주연 작품은 굳이 찾아볼 필요가 없을 만큼 흔해야
하고, 로맨스가 없는 여성 주연 작품은 로맨스가 주가 되는 여성 주연 작품만큼 있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미디어는 대중에게 영향을 끼치는 가장 쉽고, 중요한 방법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도 ‘여명기’와
같은 로맨스가 없는 여성 주연 작품을 많이 읽고, 영향을 받고, 나아가
그러한 작품들을 창작했으면 합니다.
도서_사랑의 은어 editor. 선셋 일상의 사소해 보이는 것들을 느끼는 것. 매사에 무감하고 빠르게 휙휙 지나가는 저인지라,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 늘 벅차오르는 것 같습니다. 다르지만 궁금한 사람의 글, 흘러가듯이 적은 것처럼 보여도 일상과 자신의 소중함이 느껴지는 조곤조곤한 글. <사랑의 은어>는 제게 그런 책입니다. 인터뷰이 님께 추천을 받아 짧은 시간에 찬찬히 읽어 나가기 시작한 책은 브루클린에서의 경험담으로 시작합니다. 또 서울의 낯섦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오렌지에 대한 글도 있습니다. 작가님께서 이야기하신 모든 것이 흐릿한 듯 가깝게 다가옵니다. 흐름을 끊지 않고 쭉 읽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서울은 어지럽고 이상한 도시였습니다. 지금은 제 터전이지만, 서울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도시는 나랑 안 맞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서울이 이상하고, 조용한 대전을 좋아하시는 작가님의 취향이 제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어떤 책은 큰 깨달음을 주고, 어떤 책은 방대한 정보를 줍니다. <사랑의 은어>는 나를 사랑하고 내 주변을 사랑하고 내 일상을 사랑하는 사람의 담백한 이야기입니다. 몰입하기 쉽고 주변에 한 명은 있을 법 하지만 또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사람들의 깊은 곳을 잠시 유영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도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선셋의 편지 editor. 선셋
올해는 특별히 덥습니다. 한국의 여름은 더운 데다 습하기까지 해 사람들의 불만으로 울긋불긋 채워진 듯 합니다. 오후쯤 몰아치는 소나기와, 땅을 채우는 소나기 소리와, 그리고 순식간에 지나간 비의 정적까지, 세상이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나날입니다. 덥고 습하더라도 마냥 맑고 쾌청한 날이 하루라도 있다면, 좋은 여름이라고 생각할 법도 한데요. 오늘 저녁에도 갑자기 스콜이 쏟아지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스마트폰의 시끄러운 뉴스 탭을 잠시 닫아두면서, 옆에 있는 친구와 함께 글을 쓰면서 인사드립니다. 이번 회차에 글을 싣게 된 선셋입니다. F01_letter의 첫 회차가 나가고 두 번째 회차를 준비하는 지금, 저희 팀원들은 마감 하루를 앞두고 고군분투 중입니다. 저 역시 어제 첫 인터뷰를 끝냈고 계속해서 타자를 치고 있어요. 팀원들이 쓴 글을 읽기도 하고, 팀원들이 사랑하는 책을 읽기도 합니다. 지금 회차가 지나가도, 저희는 서로 소통하며 앞으로의 컨텐츠에 대해 이야기하겠지요. 레터는 앞으로도 경제, 환경, 가족 등 총 여섯 가지 토픽에 대해 이야기할 것입니다. 모든 토픽의 경중을 따질 순 없지만 첫 주제를 '관계'로 잡은 것은 001팀과 레터의 정체성 중 한 가지를 꾹꾹 눌러 담은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생각다운 생각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부터, 모든 사람은 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선택할 수 없는 가족부터 어느 순간 가까워진 친구, 또 다시 선택하지 못할 회사 동료까지, 수많은 관계의 거미줄에 얽혀 한 사람이 존재합니다. 관계는 때로는 달콤하고 행복하지만, 어쩔 때는 다른 무엇도 내게 줄 수 없는 상처를 줍니다. 관계에서 오는 이점을 잘 관리하고 내게 해가 되는 사람을 분별하는 것은 한 사람에게 평생에 걸친 숙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남성만 있는 무리에 혼자 여성인 적도 있고, 모두 여성인 집단에서 편하게 지낸 적도, 불편하게 지낸 적도 있습니다. 또 환경적인 특성상 성비가 1:1인 무리에서도 지냈습니다. 중고등학교는 모두 공학을 나왔지만, 현재는 여대에 재학중이라 남성이 있는 집단과 여성만의 집단의 차이를 더 뚜렷하게 느낍니다. '여성스러움'이라는 허상의 특성으로 묶일 필요 없다는 것, 그로부터 해방감을 느끼고 유한한 자유로움을 만끽합니다. 여성들 간의 지금껏 정의된 적 없는 관계에 작은 이름을 붙이고, 또 건강한 관계에서 오는 행복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동시에 언제까지나 이 세이프 존에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여성들과의 즐거움이 온 피부로 와닿지만, 동시에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남성중심 사회에서의 생활도 언제까지고 미루고 두려워할 수만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여적여'와 같은 프레임을 부수고, 남성들에게서 오는 영향을 제거할 수 있을까? 여성들만의 관계에서는 무엇이 건강할까? 개인대 개인의 관계에서 오는 질문에 더해 '여성'의 관계에 질문을 덧붙여 나갈수록, 지금껏 사회가 규정해왔던 여성과 여성의 관계 너머에 언어가 없는 관계가 뚜렷히 존재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회차에서는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여성'과의 다양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되, 동시에 남성과의 관계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담아내도록 방향을 잡았습니다.
가장 중시해야 하는 것은 '여성'의 관계입니다. 그중에서도 '여성들'의 관계입니다. 누군가는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어려움을 겪고, 또 누군가는 깊게 생각해서 뚜렷한 이름을 붙이고 싶어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가치관 속에서 여성들은 더 나은 단계로 도약합니다. 그곳에는 하나가 아닌 여럿이 함께할 것입니다. 또한 남성은 우리와 함께 얽힌 존재가 아닌, 외부에서 바라볼 대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회차를 준비하면서 레터의 방향성에 대해 재고했고, 팀원들과의 조화에 대해 고민했고, 또 주변 사람들과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도 레터를 읽은 후 한 번 쯤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후 네 시, 화창하게 해가 떠 있는 여름의 어느 날 오후에 노을을 기다리며 선셋이 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닫는 글 editor. 새벽 이번 회차를 준비하며, 저희 팀원들도 관계에 대해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희의 레터가 구독자 여러분에게 본인과 여러 타인에 대한 마음가짐을 견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회차_인증샷_이벤트는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인스타그램 @fol.letter 계정에 업로드된 카드뉴스를 확인해주세요!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다음 3회차는 “여성과 환경”을 주제로 진행됩니다. 이를 위해 환경에 관심이 많은 구독자분들을 인터뷰이로 모시고자 합니다. 인터뷰에 관심이 가신다면 주저말고 구글폼을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소정의 사례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