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폭염이 시작된 이번 주, 용혜인 의원이 몸담고 있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폭염만큼이나 뜨거운 논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기재위 산하 조세소위에서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선을 '공시가격 상위 2%'로 완화하는 종부세법 개정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종부세법 개정안은 높아진 부동산 가격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며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결정해 발의한 정책입니다. 그러나 이번 종부세 개정안이 오히려 부자감세로 부동산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후퇴라는 비판 역시 존재합니다. 종부세 개정안, 대체 뭐길래 이렇게까지 난리인걸까요?

현재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의 주택을 소유하면 종부세를 내야합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상위 2% 부과”로 변경하게 되면 현재 기준으로 공시가격 10.7억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들만 납부하게 됩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종부세 납부 대상 18만명 중 약 9만 명의 주택소유자가 종부세를 면제받게 됩니다. 또한 소유한 주택이 비쌀수록 오히려 종부세 부담이 적어지는 조세역진성 문제 역시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종부세 상위 2% 과세안이 결과적으로 부자감세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명확한 부자감세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서는 10년 전에 비해 주택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투기가 아닌 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한 1가구 1주택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종부세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2~3년간 다주택자의 투기만 규제하고 1가구 1주택에 대한 혜택을 늘려왔던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은 오히려 “똘똘한 한 채”에 대한 투기 수요를 불러 집값 안정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종부세 완화 역시 다주택자에게 가해지는 불이익은 피하면서 미래가치를 보장하는 “똘똘한 한 채”를 향한 투기수요를 더욱 더 부추기게 될 것입니다.

부동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끊어내야 합니다. 용혜인의원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매년 평균 200조원에 가까운 부동산 불로소득이 부동산 부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이처럼 부동산이 불로소득을 벌어다주는 자산증식수단으로 존재하는 한, 부동산 폭등과 불평등은 지속될 것입니다. 오히려 부동산을 소유한만큼 세금을 제대로 매겨야 집값이 떨어지고, 집값이 떨어져야 불로소득이 사라집니다. 불로소득이 사라져야, 부동산불평등 역시 해결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오르고 있는 집값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서는 정의로운 부동산 과세가 필요합니다.

민주당은 이번 법안을 발의하며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종부세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민주당이 말하고 있는 국민에는 서울에서 살아가고 있는 시민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무주택자의 존재는 지워져 있습니다. 몇 천, 몇 백의 보증금이 없어 대출에 의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무주택자, 지옥고의 주거환경을 견디며 살아가는 청년, 쪽방에서 평당 가장 비싼 월세를 내며 착취당하고 있는 주거 빈곤층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부동산 정책이 필요합니다. 부동산 가격폭등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으며 살아가고 있는 무주택자의 눈으로 부동산 정의를 다시 세워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