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레터 88호  
2024/9/3  
야간교대근무와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직장암의 위험증가

문진영

야간교대근무와 암 위험에 관한 논란


그동안 야간 교대 근무의 암 위험에 대해 여러 코호트 연구와 사례-대조군연구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세계 여러 곳에서 수행된 이런 연구들의 결과를 보면  어떤 경우에는 위험의 증가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연구들을 종합한 메타분석의 결과는 어떠할까요? 직업환경의학에서의 메타분석은 노출량에 대한 평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노출량에 대한 정보를 빠뜨린 채 단순히 한 문헌에서 하나의 통계량을 추출해 합성하기만 하면, 노출이 제각각인 상태에서의 위험일 뿐이어서, 근거합성 (evidence synthesis)의 학술적 의미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2단계 용량-반응 메타분석을 적용한 새로운 분석 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방법론이 2단계 용량-반응 메타분석 (2-stage dose-response meta-analysis)입니다. 이 방법은 용량-반응 메타분석을 두 단계로 나눕니다. 첫째 단계에서는 각각의 개별연구에서 특정 노출 농도 구간에서 log 위험비나 log 오즈비와의 용량-반응 관계를 구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각각의 개별 연구에서 얻어진 용량-반응 관계를 합쳐서 전체 경향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Multivariate Dose-Response Meta-Analysis: The dosresmeta R Package


저는 이 방법론을 이용하여 야간교대근무와 유방암, 야간교대근무와 전립선암, 그리고 야간교대근무와 대장직장암의 연관성에 대해 다룬 기존의 모든 문헌을 모아 체계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논문] 야간 교대 근무와 유방암의 연관성: 종사년수를 노출용량으로 하는 2단계 용량-반응 메타분석. 2024

[논문] 야간 교대 근무와 전립선암의 관계: 종사년수를 노출용량으로 하는 2단계 용량-반응 메타분석. 2024



적용한 연구방법


선택, 노출, 결과, 혼란변수의 측면에서 각각의 문헌들을 상세히 분석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가능한 바이어스의 정도가 심하지 않으며 신뢰할 수 있는 문헌을 모아, 야간교대근무에 대한 노출량을 종사년수 별로 정리하였습니다.

노출측면에서 야간 교대근무의 정의가 제각각이라는 점도 고려하여 문헌을 선별하였으며, 암이라는 결과변수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정보바이어스, 그리고, 개별연구에서 혼란변수의 보정의 차이에 대해서도 분석하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신뢰성있는 연구를 선정하여, 코호트 연구와 사례-대조군 연구로 나누어 각각  2단계 용량-반응 메타분석을 적용하였습니다. 또 사례-대조군 연구에서 얻어진 오즈비를 비노출군의 유병률을 이용하여 위험비(risk ratio)로 변환하여 이를 하나로 합성해보았습니다.


[논문] What's the relative risk? A method of correcting the odds ratio in cohort studies of common outcomes. JAMA. 1998 


결과 - 야간교대근무 종사년수에 따른 유방암 위험 증가 (여성)


코호트 연구의 경우 근거 합성시 10년 야간 교대 근무 종사한 경우 위험비가 4.2% 증가하였고, 20년 종사하면 8.7%, 30년 종사하면 13.3% 증가하였습니다.

반면 사례-대조군 연구의 경우 근거 합성시 10년 야간 교대 근무 종사한 경우 오즈비가 23.5% 증가하였고, 20년 종사하면 52.4%, 30년 종사하면 88.2% 증가하였습니다.



결과 - 야간교대근무 종사년수에 따른 전립선암 위험 증가 (남성)


코호트 연구의 경우 근거 합성시 10년 야간 교대 근무 종사한 경우 위험비가 11% 증가하였고, 20년 종사하면 23% 증가, 30년 종사하면 37% 증가하였습니다.

환자-대조군 연구의 경우 근거 합성시 10년 야간 교대 근무 종사한 경우 오즈비가 23%, 20년 종사하면 51%, 30년 종사하면 86%가 증가하였습니다.



대장직장암은 보고된 문헌의 수가 적어 결론을 내리지 못해


대장직장암의 경우는 현재까지 보고된 문헌이 4개로 비교적 적은 편입니다. 따라서 별도의 저널에서 리뷰 중인데, 신뢰할만한 결과가 나오려면 개별 코호트 및 사례-대조군 연구가 더 출판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야간근무가 3가지 암을 일으키는 기전

 

야간교대근무가 위 세 가지 암을 일으키는 기전은 무엇일까요? 이는 일주기리듬(circadian rhythm)과 관련하여 멜라토닌 (melatonin)의 분비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에서 착안할 수 있습니다. 일주기 리듬이 멜라토닌 분비에 중요하고, 이 멜라토닌은 우리 세포의 DNA 손상을 복구하고 암을 예방하는 등의 역할을 합니다. 야간 교대 근무로 일주기리듬이 교란되면 결국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들고, 이는 각종 세포 손상, DNA 손상을 복구할 수 있는 여력의 고갈을 초래합니다.


[논문] Melatonin: A smart molecule in the DNA repair system. Cell Biochem Funct. 2022

 

마찬가지 원리로 야간 빛 노출도 야간 교대근무와 비슷한 원리로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직장암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야간 빛 노출에 대한 연구는 주로 인공위성 데이터를 이용한 생태학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즉 어떤 지역의 야간 빛 정도와 해당 지역의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직장암 발생률을 다른 지역의 빛 정도와 암 발생률들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논문] Outdoor light and breast cancer incidence: a comparative analysis of DMSP and VIIRS-DNB satellite data. 2021

 


이제 야간교대근무가 IARC group 1이 될 것으로 예상


이제 국제암연구소(IARC)와 세계, 국내 모두에서 야간 교대근무와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직장암의 연관성에 대해서 의심하는 연구자는 얼마 남지 않을 것 같습니다. 조만간 야간 교대근무가 IARC 의 발암성평가회의에서 Group 1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ARC monograph 124 : 야간 교대근무

 

글쓴이: 문진영 (독립연구자)


오늘 문진영 작가님의 글은 어떠셨나요?
오이레터 편집팀  oel@ksoem.or.kr